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284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3화
1. 다시(3)
아몬드가 등장한 후.
-견! 견! 견! 견!
-와 우리 몬드 성공했다 ㅠㅠㅠ
-헐 남돌 앞에서도 안 꿇리는 미모 뭔데 ㅋㅋㅋ
-와 형님 ㄹㅇ 억빠가 아니라 빛이 나네요.
채팅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주혁은 긴장되는 얼굴로 카운트를 지켜봤다. 그가 직접 다운받은 채팅 카운터다.
[21] [59] [92].
.
.
점점 올라가는 숫자.
처음엔, 숫자 자체는 중요한 게 아니다. 올라가는 그래프의 그림이 중요했다.
‘비슷해.’
그래프의 추이가 앞에 나온 남자 아이돌 게스트인 인호와 비슷해 보인다.
물론 절대적인 수치는 인호가 앞서고 있지만, 상승세 모양이 비슷하다면 언젠가는 절대 수치도 같아질지도 모른다.
‘더 올라간다.’
그래프가 인호의 모양보다 조금 더 가파르게 치솟는다.
-와 아몬드 차려입으니까 장난 아니다
-미친 거 아냐? 왜 저렇게 잘생김? 어쩌라는 거임?
-와 견과류 형을 여기서 보네 ㅋㅋㅋ
-의상이랑 머리 진짜 찰떡이다 ㅠㅠㅠ
-아빠! 난 왜 아몬드가 아니죠? ㅠㅠ
.
.
.
쉴 새 없이 올라가는 스크롤.
생각보다 초반 부스팅 화력이 오래간다.
‘단순히 채팅이 많다고 좋은 건 아니지만…… 이 정도면 선방인데?’
일단 토크 자체가 재밌어야 편집본에 들어가겠지만, 절대적인 채팅 수도 무시하긴 힘들 터.
그게 인호와 비슷한 추이로 나온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선방이다.
인호는 이번 게스트들 중에 가장 팬덤 화력이 높은 사람이니까.
‘일단 신선함 때문이야.’
아몬드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아몬드라는 사람을 처음 봐서 관심이 생기고, 알던 사람들은 아몬드가 토크쇼에 나간 게 처음이라 관심이 생긴다.
새로운 포맷에 대한 설렘과 기대가 있는 것이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갈까? 연예인들은 아몬드를 어떻게 볼까?
‘사, 삼백을 넘었어?’
순간적으로 분당 300개의 채팅까지 올라왔었다.
-아몬드가 한민구 앞에 앉아버리다니 ㅋㅋㅋ
-김트루 멍하니 대본 보는 것 봐 ㅋㅋ 뭐 깔 거 없나 하고 ㅋㅋㅋ
-한민구가 얼굴 보고 한마디 할 것 같은데 쟤 잘생긴 남자 싫어하자나 ㅋㅋ
이 정도면 제작진도 반응이 올 텐데…… 라는 생각으로 주혁은 촬영팀을 돌아본다.
“오. 반응 좋은데?”
역시. 저 앞쪽에서 피디가 중얼거린다.
작가들도 웅성거린다.
“생각보다 괜찮죠?”
“응. 화력도 상당하고. 카메라에도 잘 나와.”
“섭외 좋았던 것 같아요.”
“꽤 충성 팬들이 있나 봐요. 라이브 방송까지 따라와서 채팅 쳐주는 사람들이 이 정도인 거 보면.”
제작진도 채팅 반응이 좋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이제 아몬드만 잘하면 된다.’
판은 다 깔렸다.
토크쇼 자체만 제대로 흘러가면 된다.
* * *
세트장으로 들어간 상현은 속으로 감탄을 삼켰다.
‘와.’
일단 온갖 호들갑스러운 환호성으로 반겨주는 호스트들이 있었다.
“양궁 천재 소년에서, 대기업 아성의 정직원, 그리고 게임 스트리머로! 태세변환의 귀재! 스트리머 아몬드입니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수많은 대수의 카메라.
마치 느와르 영화에서 주인공이 배신당해 수많은 총에 겨눠지고 있던 장면이 떠오를 만큼…….
‘살벌하네.’
살벌한 느낌마저 드는 규모였다.
아몬드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에 앉았다.
이제는 카메라 너머의 사람들도 눈에 들어온다.
스태프, 작가진, 피디, 감독…….
‘이런 걸 보면서 진행하고 있던 거구나.’
그간 별생각 없이 보던 예능 프로들이 이런 환경에서 만들어졌다는 걸 이제야 실감하게 된다.
쿵. 쿵.
심장이 조금 빨리 뛰기 시작했지만, 아몬드는 능숙하게 호흡을 정돈하며 긴장을 가라앉혔다.
그제야 대충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귀에 제대로 들린다.
“아, 셋은 대기실에서 서로 인사했어요?”
메인 MC인 한민구가 게스트들의 인사를 유도하려는 듯했다.
인호가 기다렸다는 듯이 멘트를 쳤다.
“예! 아까 했죠! 제가 먼저 와 있었는데. 들어오셨거든요! 문 딱 열리면서 나오는데, 전 진짜 배우님인 줄 알았어요!”
-ㅠㅠ 역시 우리 애가 진짜 성실하다니까요??
-제일 먼저 와서 폴더 인사하는 거 진짜 머리에 그냥 그려진다 ㅋㅋㅋ 넘 커여워 ㅠ
-호갱아 ㅠㅠㅠ
-왘ㅋㅋ 인호야 간단한 질문에 왤케 열심히 대답이야 ㅋㅋㅋㅋ
아몬드는 잠시 눈을 돌려 릴잔디 쪽을 바라본다.
아마 릴잔디는 대기실에 늦게 들어와서 모를 것이다.
인호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거.
“인호우~ 너 또 아이돌식 인사 했지!? 안녕하세요! 블라썸입니다!”
그 말에 한민구가 빵 터진다.
“아니. 넌 혼자 있을 때도 그걸 하냐?”
“스, 습관이죠…….”
-아니, 그걸 어떻게 혼자 한담?ㅋㅋㅋㅋ
-블라썸입니닼ㅋㅋㅋㅋㅋ 혼자서???
-누가 루루 좀 붙여줘 ㅋㅋㅋ 호갱이 넘 불쌍ㅠㅠ
-호갱아 아무 데나 가서 꼬리 흔들지 말라구 ㅠㅠㅠ
그의 팬들은 호갱이라는 애칭을 사용하며 채팅 화력을 올려댔다. 인호가 평소 호구 컨셉이라서 생긴 별명이다.
‘호갱이라…….’
아몬드는 희한한 그의 별명에 피식 웃고 말았다.
그렇다. 출연진들도 채팅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촬영팀 쪽에 떡하니 거대한 스크린에서 글자들이 올라오고 있다.
채팅에 직접 대답하면 안 되지만, 어느 정도 적용해가면서 토크를 진행해야 한다.
이런 점에선 스트리머인 아몬드가 유리한 면도 있는 셈이다.
“정말이에요? 아몬드 씨?”
한민구가 아몬드에게 물었다. 인호의 말이 진짜냐고. 이에 인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으나, 오히려 아몬드는 표정 변화가 없었다.
한민구의 뉘앙스로 봐선 그냥 아몬드에게 말을 걸어주려고 물은 것일 뿐, 별다른 의미는 없었으니까.
“아, 네. 저는 아이돌을 보는 게 처음인데. 너무 예의 바르셔서 깜짝 놀랐어요.”
한민구는 박수를 짝 치며 수긍했다.
“아~ 그래. 아이돌들 예절 교육 하난 제대로야. 요즘엔.”
김트루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쵸. 요즘 우리나라에선 아이돌이 거의 유교의 마지막 수호자 같은 느낌이죠?”
“그래~ 나중에 역사책에 선비라는 직업이 아이돌로 바뀌었다고 기록될 거라니까? 어? 두고 봐봐.”
-유교 마지막 수호자 ㅋㅋ
-ㅋㅋㅋㅋㅋ한민구 받아주는 거 개웃겨
-선비가 아이돌 ㅋㅋㅋ
-얼추 비슷하긴 하네ㅋㅋㅋ
-맞네. 시 짓고 시 읊고 하는 게 춤추고 노래하는 거 아님? ㅋㅋㅋ 예절 빡시게 차리면서 ㅋㅋㅋ
한민구는 자기 말빨이 좀 먹힌 것 같자, 한번 피식 웃고는 다시 쇼를 진행시켰다.
“자. 게스트들도 전부 입장했으니까.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서. 릴잔디 씨부터 질문 들어가 볼게요.”
게스트 출연 순서대로 각자의 사연과 태세변환의 이유를 말하며 토크가 진행됐다.
릴잔디는 새로운 앨범 홍보와 더불어 철학적 깨달음 따위를 전파하며 약 20분 정도를 잡아먹었고.
인호는 출연하는 드라마 홍보 위주였고. 다른 동료 배우들에 대한 잡담, 그리고 발연기 논란 등으로 감성팔이 파트를 추가하여 40여 분을 잡아먹었다.
“자. 이제 아몬드 님 순서인데.”
한민구는 아몬드를 다시 유심히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한참 살펴보던 한민구가 눈을 껌뻑인다.
“아니…… 근데. 이분. 제일 연예인이 아닌데. 비주얼은 제일 연예인이신데?”
그가 다른 호스트들에게 동의를 구한다.
그중 서린을 툭 치며 물었다.
“어때, 서린아.”
“예?!”
그냥 가만히 있던 여자 아이돌 호스트, 서린이 깜짝 놀란다.
‘여자 아이돌 그룹 슈가슈가…… 예능 초보. 비주얼 담당.’
아몬드는 그녀를 보며 대강의 정보를 되새긴다.
“아니, 어떠냐고. 아몬드 님. 지금 바로 아이돌 그룹에 들어가도 센터 차지하겠지 않니?”
-ㄹㅇ
-진짜 존잘이긴 함
-ㅋㅋㅋㅋ30살에 아이돌 센텈ㅋㅋㅋ
-서른이지만 가능하지
-정보) 아몬드는 서른이 아니라 28이다.
아이돌 센터라는 말에, 인호의 표정이 잠시 굳었으나. 카메라에 메인으로 담기진 않았다.
“아, 아. 네! 그쵸!”
“뭘 또 그쵸야. 서린아. 센터가 얼굴로만 하는 거야?”
한민구가 요놈 잘 걸렸다는 듯 갈궜다.
“아…… 아뇨!”
“집중해.”
“넵!”
-ㅋㅋㅋㅋㅋ 서린이 왜 괴롭혀
-커엽 ㅋㅋㅋ
-찐당황했네 ㅋㅋ 딴생각했나?
한민구는 대본으로 책상을 탁탁 친다.
“집중해 진짜로. 어? 서린이 너 왜 오늘 이렇게 말이 없냐? 너 힘든 스케줄 하고 왔어?”
이에 옆에 있던 다른 호스트, 아이돌 출신 예능인인 현민이 일러바치듯이 끼어든다.
“서린이 오늘 널널하게 왔어요! 쟤 지금 잘생긴 남자 둘 나와서 정신 못 차리는 거잖아요~!”
“아 뭔 소리야 넌!”
서린의 격한 반응에 한민구가 빵 터지며 되물었다.
“아니. 진짜야?”
그는 신나서 범인 찾기에 나섰다.
토크쇼 시작하고 이만큼 한민구의 눈이 초롱초롱한 적은 없었다.
-이제야 살아 있음을 느끼는 한민구 ㅋㅋㅋ
-먹잇감을 발견ㅋㅋㅋㅋ
-쟤는 사람 안 놀리면 죽는댔어 이해해 줘.
“누구야, 누구? 어? 인호?”
서린의 눈이 한민구의 손을 따라 인호로 향한다. 애매한 반응이다. 다음은 아몬드를 가리킨다.
“아님 아몬드?”
“아, 아니, 진짜 왜 그래요! 오빠!”
서린이 한민구를 가볍게 밀치며 시선을 피한다.
“이런 거 진짜 구식 토크라니까요?”
……라고 타박하는 서린.
구식이라는 말에 PTSD가 있는 한민구가 한 번 더 쏘아붙인다.
“야. 너 갑자기 무슨 구식 신식 토크 신경 쓰는 척하냐? 너 그런 거 모르잖아!”
-헤드샷!
-“정곡”
-명치 터지겠닼ㅋㅋㅋ
-솔직히 서린이가 토크 트렌드에 관심 있는 타입은 아니지 ㅎㅎ
한민구가 서린의 반응이 재밌는지 깔깔대며 더 놀린다.
“이야~ 서린아. 근데 가능성 있다. 아몬드 씨 30이 아니라 28이래. 이게 대본 더 밑에 가서야 써 있네. 장난하나. 제작진 진짜.”
“아. 그게 처음에 아몬드 씨가 30이라고 말해서 그렇게 됐대요.”
“어? 그래요? 그나저나 우리 아몬드 님 말 한 번도 안 시켰네. 아이고 죄송합니다.”
아몬드는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괜찮다는 의미로.
“나이부터 해서 찬찬히 알아봅시다. 아몬드 님 처음에 양궁 선수는 어떻게 시작하신 거예요?”
-드디어 아몬드 얘기 나오네
-서린이 왤케 집중하는 표정이냐 ㅋㅋㅋ
-와 저분 양궁 선수셨어? 왜 존잘이야? 나 인호 보러 왔다가 ㅈㄴ 치이고 간다ㅠㅠ
-???: 스트리머 된 썰 품ㅋㅋㅋ
아몬드는 과거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냈다.
“중학교 때 클럽 활동을 골라야 했는데. 저희 학교가 무슨 생활 체육 시범 학교였어요. 그래서 다 공짜였거든요.”
“아, 공짜요? 클럽 활동이 공짜 아닌가요, 보통?”
“아. 클럽 활동 자체는 무료인데. 비용이 드는 활동은 개인 부담이었어요.”
“아~ 예. 그래서요?”
“축구나 농구 같은 거보단, 양궁이 뭔가 장비도 좀 멋있고. 비싸 보였어요. 제 눈에는요. 그래서 기왕 공짜인 거 비싸 보이는 거 하려고 골랐어요.”
-엥? ㅋㅋㅋㅋ
-이때부터 자본주의 견과류였냐고 ㅋㅋㅋ
-ㅁㅊ ㅋㅋㅋ 이유 ㅈㄴ 단순하네
-극강의 효율충ㅋㅋㅋ
-아몬드, 세금 거덜 내려고 양궁 시작해……
“아. 그러시구나. 아니, 뭐 효율충 어쩌고 하는데. 그런 마인드, 난 좋아해요. 근데 그 나이엔 그런 생각하기가 힘든데. 혹시 뭐 이유가 있었나요?”
“제가 어렸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할머니가 키워주시는 바람에 돈에 좀 민감했습니다.”
이 말에 호스트들과 릴잔디는 탄식을 자아냈다.
모두들 안쓰럽다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헐 ㅠㅠㅠ
-영웅은 불우한 환경에서 나오는 법이지 ㅠ
-ㅠㅠㅠㅠ
-탈룰라 한 새끼들 다 엎드려!
한민구도 잠시 한숨을 내쉬고 다음 질문을 이어간다.
“아. 그래서 양궁을 시작하셨구나. 근데 그렇게 그냥 쭉 선수까지 하시게 된 거예요?”
“예.”
“이야. 재능이 있었나 보다.”
“예.”
“???”
한민구는 신기한 흐름으로 이어지는 토크에 잠시 당황한다.
-ㅋㅋㅋㅋㅋ견과류식 대화
-근데 없다고 할 순 없잖아?ㅋㅋㅋ
-예. 너무 많았어요.
“이야. 생각보다 재밌는 분이네. 난 이렇게 바로 튀어나오는 거 좋아하거든. 이게 재능이야. 어? 똘기라고 하거든?”
허허허.
한민구는 이때부터 아몬드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단순히 신기한 게스트를 보는 눈에서, 이거 재밌겠다는 식이 된 거다.
확실하게 캐릭터가 잡혀 있다는 느낌을 받은 듯했다.
한민구가 이 토크쇼를 다 이끌어가는 사람이다 보니 그가 흥미를 느낀다면 분량이 늘어날 확률이 높았다.
“여기 대본에 보면 들어가자마자 그냥 바로 교내 1위였다는데. 진짜예요?”
“네.”
아몬드는 이번에도 조금도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와. 진짜 천재 아냐?”
“진짜 천재 맞습니다.”
0.001초 만에 튀어나오는 아몬드의 대답에, 호스트들이 빵 터졌다.
푸하하하하!
특히 한민구가 배꼽을 잡고 웃었다.
그의 취향인 모양이다.
“아니, 여기 반응속도 빠르다는 것도 있던데. 진짜네. 진짜 빨라.”
“아하하하! 맞아! 다른 사람보다 뭔가 반 템포 빨라.”
김트루도 깔깔 웃으며 동의한다.
-미친ㅋㅋㅋㅋ아몬드 ㅋㅋㅋ
-토크도 피지컬로 압살하냐고ㅋㅋㅋ
-엌ㅋㅋㅋ “진짜 천재” ㅋㅋㅋㅋ
-나? 진짜 천재
-이게 “진짜”지 ㅋㅋㅋㅋㅋ
이후 거의 30여 분 가까이 아몬드 위주로 대화가 흘러갔다.
계속해서 자신을 천재라 주장하는 탓에 한민구는 결국 영상까지 보자 한다.
“거…… 그 영상 있잖아요? 대회에서 우승하는. 그거 한번 봅시다, 우리.”
이 영상까지 틀어지니, 인호의 분량보다도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잡아먹게 됐다.
그렇다고 반응이 나쁜 것도 아니다.
“와. 진짜 올 텐이네? 진짜 장난 아니다.”
호스트들은 영상 속 상현의 활 솜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심지어 인호마저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와…… 씨…….”
“헐.”
서린도 입을 틀어막으며 눈이 테니스공만 해진다.
그녀는 조심스레 아몬드에게 첫 질문도 시도했다.
“화, 활을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빠, 빨리 쏘시는데. 저 이런 거 처음 봐요. 혹시 이유가 있어요?”
“아…… 그냥…… 음…… 늦게 쏠까요?”
푸훕.
패널들 사이에서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ㅋㅋㅋㅋㅋㅋ굳이? 라는 표정이네
-정보) 사실 빨리 끝내고 아몬드나 먹으려 했다.
-그냥 늦게 쏠까욬ㅋㅋㅋㅋㅋ
한민구가 수습하고 나섰다.
“아니, 서린아~! 빨리 쏠 수 있으니까 그냥 빨리 쏘는 거야~! 넌 그럼 촬영 빨리 끝내면 빨리 끝내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니?”
세트장에 또 한바탕 웃음이 지나간다.
-ㄹㅇㅋㅋㅋㅋㅋ
-한민구 표정 짜증 가득ㅋㅋㅋ
-서린이 불쌍ㅠㅠ
“여튼. 아몬드 님. 진짜 빠르고 정확한 화살을 쏘시는데.”
슬슬 한민구가 대본을 넘기며, 운을 뗀다.
“음…… 근데. 이 양궁을 그만두셨더라구요. 올림픽에도 결국 안 나가셨고. 아주 어린 나이에 은퇴를 하셨어요.”
슬슬 자기의 토크 시간을 넘을 듯하자, 인호의 얼굴엔 초조함이 깃들었으나.
애석하게도 아몬드 관련 토크는 이때부터 제대로 된 시작이었다.
“은퇴하신 이유가 있나요?”
언젠가 나올 줄 알았던 질문에, 아몬드는 호흡을 가다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