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28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5화
2. 본질(2)
어색한 인사를 주고받으며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뒤.
주혁의 눈이 빠르게 층 버튼으로 향했다.
‘어디서 왔더라.’
주혁은 처음 어디서 엘리베이터가 멈춰 있었는지 기억하고 있었다.
제일 위층이어서 오래 걸리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렇다면 14층이다.
[14] [임원 집무실]‘임원……?’
띵!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지하 3층에 도착한 것이다. 주차해 놨던 곳이다.
인호 쪽은 지하 4층에 넣어둔 건지 지하 4층이 눌려 있다. 먼저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주혁과 상현이 인사를 건네며 내렸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예! 또 봬요!”
쿵.
문이 닫힌 후.
엘리베이터는 다시 내려갔다.
“……둘이 대기실에서 뭔 일 있었냐?”
눈치가 빠른 주혁은 진즉에 알아챘다. 단순히 저들이 위층에서 온 게 이상한 게 아니라, 엘리베이터에서 흐르는 공기도 어딘가 묵직했다는 걸.
“일? 아니? 빨리 가자. 배고프다.”
상현은 휙 돌아서 먼저 주차장으로 향했다.
굳이 주혁에게 사소한 것들을 떠벌려서 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았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시선이 꽤 따갑긴 하지만 말이다.
* * *
집에 도착한 뒤.
주혁과 상현은 약속이나 한 듯이 앉아서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아다녔다.
이번이 첫 메이저 채널 진출이다 보니 시청자들의 반응이 궁금했던 것이다.
주혁은 틈틈이 봤을 테지만 상현은 채팅창 외에는 보지 못했으니 더 궁금했다.
그는 일단 게임 커뮤니티부터 들어갔다.
[릴프로]최근 아몬드에 관한 언급이 가장 많이 나오는 릴프로다.
아니나 다를까, 빅프로에 이미 떡하니 ‘아이돌한테 안 밀리는 아몬드.jpg’라는 게시물이 올라가 있었다.
그 아이돌이라고 하면 역시 인호다.
들어가 보니 인호가 어디 짜부러진 것처럼 나온 사진과 아몬드가 배시시 웃는 사진이 함께 놓여 있었다.
다분히 의도적인 사진 선택이다.
-오우 멘……
-저게 30대라고?ㄷㄷ
└28이라잖아.
└정보) 아몬드는 나이를 2살 속여먹었다
-근왜빅?
└왜 빅이긴. 여기 아몬드 팬카페니까 십련아
└ㄹㅇㅋㅋㅋㅋㅋ
-아이돌한테 안 밀리는 게 아니라 걍 아이돌이 오징어 되는데?ㅋㅋㅋㅋ
-요즘 아이돌 몇몇 제외 대부분 다 화장이랑 스타일링 빨인데. 진짜 미남인 아몬드한테 밀리는 게 당연;
-으딜 남성 호르몬 제거 수술받은 것 같은 초밥쉑을 아몬드 형님이랑 비비냐?
-이게 왜 빅프로냐? 이게 뭔 릴 얘기임.
└인호야 로그인해^^
역시 릴프로답게 댓글이 매서웠다. 이들은 특히나 남자 아이돌에 심한 거부감을 보인다.
저 매서움이 한때는 아몬드를 향해서 칼날을 들이댄 적도 있었다. 상현은 그걸 아직 잊지 않고 있다.
다만 어쨌든 지금은 뭔가 통쾌한 기분.
상현의 입꼬리가 슥 올라간다.
[아몬드 이브닝와이드 하이라이트. (영상)]다음 게시물은 이브닝와이드 하이라이트라는 건데.
[와. 진짜 천재 아냐?]한민구가 감탄하며 날린 질문에 아몬드가 당연하다는 듯이 ‘진짜 천재 맞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장면이 첫 영상이었다.
-이게 ‘진짜’지
-진짜 앞에 당황한 가짜 광기 한민구
-느슨해진 토크쇼에 긴장감을 더해주는 것 같다.
-특유의 빠른 반응속도랑 무표정이 겁나 웃김ㅋㅋㅋㅋ
-무슨 페이크 다큐인 줄ㅋㅋㅋㅋㅋ
저땐 진짜 별생각 없이 최대한 빨리 대답해야 된다는 마음으로 했던 건데.
굉장히 반응이 좋다.
아몬드는 머리를 긁적거렸다. 다음 영상도 엇비슷한 거였는데.
서린이 용기를 내서 한번 질문에 끼어들었을 때 대답이었다.
[활을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빨리 쏘시는데. 저 이런 거 처음 봐요. 혹시 이유가 있어요?] [아…… 그냥…… 늦게 쏠까요?]-늦게 쏘라면 늦게 쏘겠다는 기세 ㅋㅋㅋㅋㅋㅋ
-저게 뭔 대화야 ㅅㅂ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서린 아직은 토크쇼 진행하기 무리네
└진행은 무슨ㅋㅋ 내가 봤을 땐 저기 호스트도 간당간당함
└걍 아이돌 쿼터 때문에 넣은 거지
└팩트) 존나 예쁘니까 넣은 거다
등등…….
이후로도 비슷한 영상들이 몇 개 더 첨부가 되어 있었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여론이 의외로 좋네.’
상현은 자칫하면 욕 좀 먹겠다고 생각했는데. 여론이 상당히 좋은 걸 보고 의외라고 느낀다.
물론 이건 릴프로 한정이지만. 그 어느 커뮤니티보다도 아몬드를 인정하지 않았던 자들인데. 이들이 이 정도라면 다른 사이트는 보나마나 아니겠나?
‘정말로 분량 좀 많이 나오겠는데.’
상현은 이번 편집본에 자신이 많이 나올 거라는 행복회로를 한번 돌려보기 시작했다.
단순히 망상은 아니었다.
-이번에 아몬드 분량 좀 많이 나오겠는데?
└옆에 아이돌한테 안 밀릴 듯
└걔보다 훨씬 더 나올듯?
-아몬드 나름 캐리했넼ㅋㅋㅋㅋ
└토크쇼만큼은 나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ㅈㄴ 신기하네
-아몬드 이제 토크까지 섭렵했으니 다음 프로는 지니어스로 나가자.
└도랏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초 탈락 확정
└이 새낀 아몬드가 아니라 호두 팬임.
시청자들도 그가 이번 토크쇼에서 꽤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물론 그렇지 않게 보는 사람도 있다.
-그냥 라이브 시간 좀 많이 잡아먹었다고 절대 분량 많게 편집 안 된다…… 방송 모르는 잼미니들 많누
-에휴 급식 새끼덜 신났네. 엉님이 딱 말해준다. 새끼덜아. 인방충은 그냥 인방충이야. 연예인들이 친한 척 좀 해준다고 비빌 수 없다. 새끼덜아.
└형님. 집에서 틀니나 닦으세요 덜그럭 소리 나서 뭔 말인지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ㅁㅊ
“흐음…….”
상현은 소파에 드러누우며 다른 커뮤니티 반응을 더 살피기로 한다.
다음은 ‘킹치만’이다.
1위) 와 ㅠㅠㅠ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냐 ㅠㅠㅠ
뭔가 굉장히 감격스러운 제목이 이슈글 1위에 올라가 있다.
==== ====
아몬드가 이브닝와이드 나가서 킹덤이 메이저 채널 방송 타게 생겼다ㅠㅠ
역시 스타 한 명이 게임 하나 먹여 살린다니까? 고인물 유저로서 진짜 성불이다.
으아아아아아!
==== ====
-성불이 아니라 제령당하는 것 같누 ㅋㅋㅋㅋ
-와 진짜??? 진짜야???
└이브닝와이드 라이브 와서 안 봄? 넌 킹덤 유저가 아니다.
└ㅋㅋㅋㅋㅋㄹㅇ
-찬양해라! 견과류는 영장류보다 위대하다! 견과류는 영장류보다 위대하다!
└위대하다! 위대하다!
-야 십 진짜 이런 날이 다 오네ㅋㅋㅋㅋㅋㅋ
-헐…….
-이제 한 번만 더 해주면 소원이 없을듯.
킹치만은 반응이 상당히 좋다.
아무래도 거기서 유일하게 직접 자료 화면이 띄워졌던 게임이니까.
그 외 배라31도 아몬드 얘기가 이슈글에 몇 개 올라가 있었다.
‘다 반응이 좋네.’
게임 커뮤니티들은 반응이 좋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가.’
게임 커뮤니티는 상현의 본진이나 다름없는 곳이니만큼, 당연히 반응이 좋을 확률이 높았다.
실제 반응을 보려면 이브닝와이드의 주류 시청자가 있는 커뮤니티로 가야 한다.
그런 게 있다면 말이다.
“주혁아. 이브닝와이드 커뮤 있어?”
“어. 있지. 그냥 커뮤니가든 가면 되잖아.”
그런 게 있단다.
* * *
커뮤니가든.
사용자들이 직접 자유롭게 커뮤니티를 만들고 지우고, 관리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사이트다.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커뮤니티가 다 존재한다.
이 커뮤니티를 ‘가든’이라고 부른다.
본래는 식물을 길러서 찍어 올리던 사이트가 커진 것에서 유래한 용어이다.
여기서 이브닝와이드 관련 글을 보려면, 이브닝와이드 가든으로 가면 된다.
이브닝와이드의 담당 피디, 장 피디. 그 역시도 이곳의 반응을 늘 참고했다.
“음. 가든 평도 아주 좋은데?”
이브닝와이드 촬영 다음 날 아침.
제작진 회의에서도 가든의 이야기가 나오는 건 당연했다.
“작가님들 생각은 어때. 내 직감으로는 아몬드 메인으로 편집하면 수월하게 잘 빠질 것 같은데.”
장 피디의 가장 가까이 앉은 작가가 펜을 한번 돌리더니 끄덕인다.
“그렇습니다. 아몬드가 일반인? 게스트처럼 보일 것 같아서 좀 걱정했는데. 평이 좋아요. 은근히 라이브 시청자 펌핑도 좀 해준 것 같구요.”
“그게 아몬드 때문이에요? 인호 때문 아닌가?”
다른 작가가 확실히 하기 위해 물었다.
그는 아무래도 아몬드 메인 편집은 반대하는 모양이다.
장 피디는 개의치 않았다.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게 회의의 기본이니까.
“그게 정확하진 않은데. 이전에도 인호랑 비슷한 정도의 인기를 가진 아이돌 부른 적 있잖아요? 빅데이터적으로 채팅 빈도나 이런 게 비슷한 그래프를 그리는데. 그때는 시청자 펌핑이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장 피디는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래도 외부 파이에서 끌어져 온 건 맞겠지. 아몬드는 그간 안 나왔던 게스트니까.”
“아, 그럼 아몬드가 시청자 펌핑을 해줬다는 거로 피디님도 보시는 건가요?”
“그렇지. 아무래도 그간 없던 변수가 그것뿐이니까.”
“스트리머의 시청자층이 이렇게 충성도가 높나요?”
이들은 조금 당황스러워하는 듯했다.
큐티파이 때는 이 정도가 아니었는데.
“음. 아무래도 내가 매일같이 보던 스트리머가 이런 데 나온다고 하면 신기해서라도 보겠지. 우리가 여태 부른 스트리머라고는 아이돌 출신인 민서밖에 없잖아.”
“아. 오픈빨 같은 건가요?”
“그래. 오픈빨.”
다들 그럴듯하다며 끄덕이는 와중, 아몬드를 안내했던 유 작가가 손을 든다.
“그게 오픈빨이라고 해도, 저희도 그 오픈빨 받아야죠!”
“그래. 맞아.”
장 피디가 수긍한다.
“오픈빨 우리도 받아야지. 내 판단으로는 아몬드 쪽을 메인으로 잡으면 방송 흐름이 아주 자연스럽고 깔끔한데. 어때?”
“실제로 아몬드가 나오는 장면들이 반응도 좋아요. 저도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던 장면 대부분 아몬드 사연이었고요.”
유 작가가 아몬드 쪽을 두둔하고 나서고. 메인 피디인 장 피디도 수긍하며 거의 이대로 빠르게 굳혀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그럴 순 없다는 듯 다른 작가 몇이 반박했다.
“아닙니다. 아몬드가 파이를 크게 해준 건 맞지만, 그건 스트리머가 나왔다는 일시적인 호기심이구요. 편집본에서도 그게 유효할지는 모릅니다. 또한, 실제로 장면마다 반응이 좋은 건 인호 쪽입니다.”
“맞습니다. 인호가 나오는 장면의 채팅 횟수가 아몬드와 거의 1.2배가량 차이 나고 있고…… 주요 장면이 아니라 모든 장면을 합쳤을 시엔 거의 3배까지도 벌어집니다.”
장 피디도 데이터를 살펴봤다. 확실히 그렇다.
인호 장면에 채팅이 많다.
근데…… 지나치게 많다. 작위적일 정도로.
“이거 우리 시스템상 한 명이 여러 번 치는 거 못 거르잖아. 이건 그냥 일당백 하는 아이돌 팬덤 특징 아냐?”
인기 좀 있는 아이돌 등장했을 때 벌어지는 일이다. 한 사람이 의도적으로 채팅을 도배하듯이 쳐대는 경우도 있고 단톡방에서 조직적으로 몰려와서 데이터에 혼란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일반 대중들이 볼 때 이걸 기준으로 잡으면 재밌겠어?”
이 데이터는 대중의 선호도와는 괴리가 있을 여지가 많다. 작가들도 그걸 모르진 않는다. 이제부턴 해석의 차이다.
“아이돌 팬덤 화력도 대중 화력 중 하나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이돌 팬덤의 충성도 역시 데이터로 봐야 한다는 입장.
“아니. 방송은 조회 수 장사야. 아무리 개인 하나가 인호를 죽어라 좋아해서 돈을 퍼주고 싶어도, 우리 조회 수는 딸랑 하나로 잡힌다고.”
장 피디는 아무리 일당백을 해도, 결국 우리에겐 한 명이라는 입장.
“하지만 인호 쪽으로 편집될 경우 광고사의 타깃팅이 매우 수월해진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10대 20대 여성이 주류가 될 테고. 그들의 충성도로 광고 이득도 크게 볼 테니까요.”
“맞습니다. 저런 팬들은 채팅으로만 일당백이 아니라, 실제 구매력에서도 일당백인 경우가 많아요. 저희가 조회 수로만 먹고살진 않죠. 그럴 거면 올튜브 해야죠.”
“…….”
장 피디는 잠시 침묵했다.
그사이를 다른 피디가 치고 들어왔다.
“맞습니다. 우선 인호의 소속사 계열사인 메이크업 브랜드 미니마스에서 저희 채널의 큰 스폰서 중 하나이죠.”
장 피디가 인상을 찌푸린다.
“스폰서 눈치나 보면서 편집하라는 거야?”
“스폰서 눈치 보자는 게 아니라, 그쪽이 광고를 준다면 프로그램도 그쪽 광고 제품에 맞는 수요층을 타깃으로 맞추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보입니다.”
장 피디는 결국 긴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빌어먹을 숫자놀음.”
“?”
순간 싸해지는 분위기.
“일단. 둘 다 참고할 테니까. 여기서 오늘은 해산. 수고했어요. 다들.”
장 피디가 가장 먼저 회의실을 도망치듯 뛰쳐나가자, 나머지 인원끼리 이야기가 오간다.
“하. 장 피디님 왜 저러실까. 돈 되는 방송 하는 게 우리 일이잖아?”
“그쵸…… 우리가 무슨 예술가도 아니고.”
장 피디의 판단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유 작가가 장 피디를 두둔하고 나선다.
“돈 되는 방송의 개념이 서로 다른 거죠. 장 피디님은 재미가 좋으면 조회 수가 좋아진다는 근본론을 갖고 계신 거구요. 조회 수가 곧 돈이잖아요.”
“……그래. 그건 그럴 수 있어. 근데 메이저 채널이 어디 조회 수로 돈 버나? 우리 입이 몇 개인데? 조회 수로 배부를 수 있는 건 마이너 채널이나 가능해.”
“조, 조회 수가 높으면 스폰도 더──”
“아니. 광고가 조회 수 보고 준다고 생각해? 광고는 자기 물건 살 사람들이 보는 채널에 돈 줘.”
“…….”
“남녀노소 다 보는 채널. 말은 좋지. 근데 광고사 입장에서 생각해 봐. 누굴 타깃팅 할 건데?”
유 작가는 반박하지 못하고 입만 뻥긋거렸다.
“됐어. 유 작가도 아직 순수한 거지. 장 피디는 순진한 거고. 우리도 해산하자.”
이 말을 기점으로 모두 다 회의실을 떠났다.
* * *
옥상이다.
흐리멍덩한 겨울 하늘이 보이는 옥상.
그 위로 이른 낮의 빨간 별이 하나 타오른다.
치익.
연기와 함께 탄식을 뱉는 장 피디.
“후우. 이럴 거면 그냥 알파고를 쓰지. 피디로.”
언제부터인가?
예능 프로그램 피디가 전혀 재미가 없어지고 있다. 실제로 요즘 나오는 메이저 채널의 컨텐츠 중 진짜로 재밌는 게 몇이나 될까?
다 이런 숫자 계산으로 만들어낸 광고 뽑아내기 기계 같은 것들이다.
보는 사람들도 왜 보는지 정확히 이유를 모르고 그저 멍하니 실실 웃으며 보게 된다.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서 광고만 보게 만드는 게 목적인 프로그램들.
“어차피 재미가 최우선 아니냐?”
그는 대답해 줄 사람도 없는 허공에 대고 물었다.
“재미가 있으면 사람들이 보고 광고도 붙는 그런 거 아니었나…….”
언제부턴가 순서가 바뀌었다.
“아. 뭐……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 구경하는 것도 재미라면 재미지.”
장 피디는 체념한 듯 중얼거리며 난간에 기대어, 휴대폰을 켰다.
그리고 평소 잘 보지 않았던 ‘트리비’ 앱을 켜본다.
혹시나 하고 봤는데…….
[스트리밍 중]“오? 이 시간에도 해?”
아몬드는 방송 중이다.
[‘그 게임’이 광고를 줬다?]제목은 이런 식이었다.
“하. 이놈도 광고구나. 여기도~ 저기도~ 광…… 응?”
플레이 중인 게임이 눈에 익은 것이다.
[킹덤 에이지 플레이 중]‘킹덤?’
아몬드 촬영 중에 들었던 게임이다. 관련 스토리가 재밌어서 장 피디도 기억하고 있다.
‘아. 그 퍼펙트샷.’
특히나 퍼펙트샷이라는 개념이 인상 깊었다.
그는 호기심에 한번 아몬드 방송을 클릭해 본다.
“이야. 거기서 광고까지 줬어?”
어차피 담배 피우면서 할 것도 없지 않은가.
“엥? 뭐야?”
방송에 들어가 본 피디는 바로 황당한 표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