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29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1화
4. 진짜 생존(2)
아몬드는 매점에 들어가기 전.
현재 상태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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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지구력이 5%까지 감소합니다. 굶주림이 지속되면 체력이 깎여 나가고, 공황, 분열증 등의 환각 증세가 뒤따릅니다.
[탈진]지구력을 너무 많이 소모했습니다. 지구력의 회복속도가 감소합니다.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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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과 굶주림이 현재 상태다.
‘들어가서 조금 쉬어야겠네.’
아마 매점에 들어가서 빵을 좀 먹고, 휴식을 취한다면 괜찮아지리라.
그리 생각하며 아몬드는 매점 안으로 들어갔는데.
“뭐야, 너네. 수업 시간에 오지 말라니까?”
매점 알바가 있다.
‘어…….’
그러고 보니 이런 건 고려하지 못했다. 안에 사람이 있다는 거 말이다.
‘이제 문을 잠가야 하는데.’
곧 교문 밖에서 몰려온 좀비들이 다 넘어올 것이다. 곧 이 매점도 위험해질 거다.
근데 뭐라고 하면서 문을 잠그나?
‘어쩌지?’
매점 알바는 좀비 사태에 대해 모른다.
저 여자에게 ‘좀비가 있으니 문 좀 잠그겠습니다’ 하면 들어줄 리가 없다.
‘힘으로 그냥 제압?’
힘으로 제압해야 하나.
대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다. 아무리 김주혁이 약골이어도 제압할 수 있을 거다.
문제는 여자 하나가 아니란 거다.
“깜짝이야…….”
몰래 피자빵을 먹고 있는 남학생이 하나 더 있다.
“학주인 줄 알았네.”
남학생이 피자빵을 오물거리며 중얼거린다.
머리가 길고 덥수룩한 게 어딘가 어두컴컴해 보이는데. 체형은 말랐다. 키도 작다.
아몬드는 자신의 몸을 내려본다. 신체 구현은 아몬드의 것 그대로다. 호리호리한 남학생 하나와 여대생 하나 정도야 당연히 제압할 수 있어야 하는 스펙.
다만 이 김주혁이라는 캐릭터의 성격이 문제다. 이 쫄보가 또 공포에 걸리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거기에 현재 ‘굶주림’ 상태도 더 지속되면 또 정신병 비스무리한 게 얹어질지도 모른다.
“야. 돌아가. 얼른.”
매점 점원이 가판대에서 나와 아몬드에게 다가온다.
“야 피자빵. 너도 돌아가. 학주쌤 오면 나도 혼난다고.”
‘이런 고민 할 시간이 없어.’
철컹!
판단을 마친 그는 아무런 말 없이 문을 잠가버린다.
-아니 냅다 잠가버려?
-박력ㄷㄷ
-매점 누나 심쿵사 하겠네 ㅋㅋㅋㅋ
-또또 ㅈ대로 게임하네 우리 견과류~
“……야. 너 지금 뭐 해?”
매점 알바가 문 쪽을 휙 돌아보더니 눈을 부라린다.
머리를 묶으며 다가오는 그녀. 기세가 심상치 않다. 화가 난 모양이다.
“문을 왜 잠가? 어? 미쳤어? 너 진짜 한 대 맞아볼래?”
아몬드는 일단 무시하고 매점 쪽으로 걸었다.
[굶주림]얼른 이 상태부터 해결해야 했다.
“야! 내 말 안 들려?!”
-이 언니 왤케 날이 서 있어
-급식들 상대하다 보면 다 흑화하긴 하지
-누나 나(가면) 죽어어! 죽는다고!
-귀엽다 ㅋㅋ
아몬드는 땅콩 소보로빵 하나를 뜯어서 일단 입에 쑤셔 넣었다.
“역시 매점이 좋네요. 전기 끊겨도 그냥 먹을 게 많아서.”
소보로의 고소함과 땅콩버터의 고소함이 합쳐져 더블로 고소한 맛. 거기에 소보로빵의 촉촉하고 사부작거리는 재밌는 식감까지.
-소보로 ㅋㅋㅋ
-자연스럽네 ㅋㅋㅋㅋ
-그 와중에 이 악물고 견과류 고르는 거 보소
[배고픔]이제 배고픔 단계로 상태가 완화되었다.
덜그럭…… 끼익.
매점 알바가 다시 문을 열려고 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우. 진짜 별 이상한 새끼들이 너무 많아.”
그녀는 아몬드가 빵을 집어 먹고 있는 건 모르는 채로 문고리 사이에 채운 봉을 다시 빼내고 있었다. 구식 철문이라 이런 무식한 방법으로 열고 잠가야 한다.
그런데──
“!?”
끼익.
반대쪽에 나타난 아몬드가 다시 봉을 밀어 넣었다.
“미친! 너 정신 나갔냐?”
냠. 냠.
아몬드는 대꾸도 없이, 소보로빵을 먹으며 봉을 계속 밀어 넣었다.
“아오! 이건 또 무슨 신종 장난이니?!”
매점 알바는 계속 빼내려 하고, 아몬드는 계속 민다.
드르륵. 드르륵.
철이 갈리긴 하지만, 어쨌든 문은 잠긴 채로 유지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몬드 쉑 게임 ㅈㄴ 대충하네 ㅋㅋ
-매점 누나도 사람 취급을 해줘 ㅋㅋㅋㅋ
-효율적으로 하는 건지 뭔지 ㅋㅋㅋ
-개웃겨 ㅋㅋ
-누나 불쌍해 ㅠㅠ
매점 점원은 어이가 없어서 묻는다.
“하아…… 하아…… 야. 왜 계속 잠그는데? 어? 너 어디 아파? 몇 학년 몇 반이야? 너네 담임 부른다?”
그녀가 휴대폰을 들고 흔든다. 협박하려는 것 같은데. 그건 잘못된 선택이었다.
“아. 휴대폰.”
탁!
매점 알바가 어찌할 새도 없이 아몬드가 가로채 버렸다.
-???
-ㅈㄴ 빨라ㅋㅋㅋ
-배부른 아몬드는 무적이다!
-이, 이게 피지컬?
아몬드는 휴대폰이 이 상황의 타개책이라 여겨서 가져간 것이나, 매점 알바가 그런 것까지 알 리가 없다.
“야! 그거 안 내놔!? 너 진짜 정신병자야!?”
자기 휴대폰까지 가져가자 당연히 매점 알바는 본격적으로 달려들었다.
그러나 물론 아몬드의 상대가 되진 못했다.
휙. 휙.
아몬드를 향한 공격은 전부 허공을 저을 뿐이고.
아몬드의 공격은 전부 적중. 그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로 그녀의 이마를 계속 밀어버렸다.
“아악!”
이마가 쭉 밀려나며, 뒷목을 잡는 매점 점원.
벌써 8번째 밀린 거다.
“이…… 개찐따 같은 게……!”
-돌겠닼ㅋㅋㅋㅋㅋㅋ
-무친 피지컬
-존나 웃기넼ㅋㅋㅋㅋㅋ
-이마 푸쉬업 뭔데 ㅋㅋㅋㅋ
-매점 누나 이마 빨개짐ㅋㅋㅋㅋ
채팅창은 웃음바다가 되어버렸다.
[쬬 님이 1천 원 후원했습니다.] [아몬드 님. 왜 매점 누나 멸시하세요. 레이나한텐 이렇지 않았잖아!]“뭐라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요…….”
[팩트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아몬드 속마음: 어라? 그냥 얼굴 들이대면 다 됐었는데? 설명을 왜 함?]“후원 감사합니다. 페이크 님.”
-팩트를 자연스럽게 페이크로 읽어버리기 ㅋㅋㅋ
-혓바닥 드리블ㅋㅋㅋㅋ
-이게 텅트위스팅인가 뭔가 하는 그거냐?ㅋㅋㅋㅋ
-견과류 쉑 토크쇼 물 좀 마시더니 좀 치네
아몬드가 후원 감사 인사를 하는 동안에도 매점 알바는 이마로 푸쉬업을 하다가 결국 지쳐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아…… 미, 미친…… 이게 뭐람. 갑자기 웬 미친…….”
그녀는 이 상황이 납득이 안 되는지 계속 정신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요약충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저 누나 입장에선 갑자기 웬 놈이 매점에 난입하더니 가게 문 잠가버리고 폰까지 뺏어간 뒤 다시 가져가려니까 엄청난 피지컬로 모든 공격을 피하면서 이마 밀기로 10분 넘게 버팀. 그리고 행색을 보니 전혀 지쳐 보이지도 않고 한 30분도 더할 거 같은 절망스러운 상황.]-ㅋㅋㅋㅋㅋㅋㅋㅋㅋㄹㅇ이네
-엌ㅋㅋㅋㅋ
-정신 나갈 것 같네 ㄹㅇ
-나였으면 게슈탈트 붕괴 일으킴.
-존나 무슨 개꿈인 줄 ㅋㅋㅋㅋㅋ
“장문충 님. 밴입니다.”
[‘요약충’ 님이 강제 퇴장되었습니다.]-엌ㅋㅋㅋㅋㅋㅋㅋㅋ
-유료밴 ㅃㅇ
-자연스럽게 “장문충” ㅋㅋㅋㅋ
-요약충 닉값을 못하누
-가차없당ㅋㅋㅋㅋ
잠시 수질 관리를 하던 중.
매점 알바가 고래고래 외친다.
“야. 너 언제까지 이럴 건데?”
아몬드는 또 무시로 일관한 채 휴대폰을 본다.
-???: i can do this all day
-야 대꾸 좀 해줰ㅋㅋㅋ
-진짜 너무하누
“어? 너 나한테 관심 있냐? 너 폰 번호 가져가려고 그러는 거지? 어?”
-엌ㅋㅋㅋㅋㅋ 커엽네
-드디어 미친 알바
-도발하는 거 같은데 일부러
계속 폰을 보던 아몬드는 매점 알바의 말을 싹 무시한 채 중얼거렸다.
“아. 찾았다.”
“뭐?”
그는 휴대폰에서 뭘 찾아낸 뒤, 매점 알바에게 들이밀었다.
“……?”
그건 신문 기사였다.
[현실판 좀비? 변이 바이러스가 시체를 일으킨다.]일단 조금 이른 시간에 나온 기사는 이런 식이고.
[미국, 국가 재난으로 긴급히 인정.] [현시각 인도, 중국 정부 붕괴]뒤이어 나오는 기사들은 이랬다.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첫 번째 좀비 탄생.] [긴급히 공항 마비시켰으나, 늦어……]한국에도 좀비 바이러스가 들어왔다는 기사.
이게 단 몇 시간 안에 벌어진 일들이다. 국가는 대처할 시간조차 없었다.
[모든 의원, 행정부 등 국가 수뇌부 방공호로 대피, 계엄령 시행] [정부도 국가 재난 사태 인정. 일명 ‘좀비 바이러스’라 명명] [극단적으로 빠른 전파력. 물리거나 긁히면 끝나……]“이, 이게 뭐야? 진짜야 이거?”
매점 알바는 믿을 수 없다는 듯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아무리 둘러봐도 이게 사실이 아니라고 믿을 근거는 없었다.
그녀는 휴대폰으로 당장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
받지 않는 건지, 떨리는 눈으로 가만히 있었다.
한 번 더 걸어도 상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매점 알바는 그제야 아몬드를 돌아본다.
“너…… 그래서 이 문을 잠갔…….”
쿵! 쿵! 쿠웅!
철문이 울리는 소리.
아몬드는 이번엔 굳이 매점 알바를 막아서지 않았다. 대신 이제야 상황을 설명한다.
“밖에 체육 선생님이 이미 좀비화됐고. 그 뒤로 같은 반 학생 한 명이 더 좀비가 됐어. 교문 밖에 좀비들이 거의 100마리는 있었는데. 교문이 무너지면서 그게 다 학교로 들어왔고.”
쿵! 쿠우웅! 쿠웅!
뒤에서 철문이 부서질 듯 울리는 소리가 그의 설명에 설득력을 더한다.
“여기서 버텨야 돼. 여긴 식량이 있잖아. 꽤 오래 버틸 수 있을 거야.”
“……버텨?”
매점 점원의 눈이 흔들린다.
“어, 언제까지? 버틴다고 되는 걸까? 나 119에 일단 신고할까?”
“이미 했어. 아까 체육 선생이 처음으로 쓰러졌을 때. 반장인가 부반장이 했었어.”
지이이이잉.
그때, 그녀의 휴대폰으로 문자가 온다.
[긴급 재난 문자) 좀비 바이러스의 감염자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모든 시민 여러분은 대처 요령을 읽고 신변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기하시길 바랍니다. 곧 재난관리본부에서 보급품을 만들 것입니다. 그때까지 모두 대기하시길 바랍니다.]“……진짜네.”
뒤늦게 뿌려진 재난 문자였다.
아몬드도 옆에서 같이 읽어본다.
‘보급품?’
구조를 오는 것도 아니고, 보급품을 준다니.
뭔 말일까?
일단 무작정 버티는 게 아니라는 게 다행이긴 했다.
“하아…… 어, 어떡해…….”
매점 알바는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게 무슨 난리야…….”
재난 문자를 보고 나니 이제 진짜로 실감이 나는 모양이다. 반면 아까부터 피자빵을 야금야금 먹고 있는 저 더벅머리는 별 반응이 없다. 이쪽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긴 한데 말이다.
꼬르륵.
아몬드의 배 속에서 들린 소리다.
‘나도 피자빵이나 먹어볼까.’
아몬드는 아직 전자레인지가 살아 있을 때 피자빵을 돌려 먹어보기로 한다.
빵을 그냥 가져가도 매점 점원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이미 의미 없는 상황인 걸 느낀 거다.
띠띠띠.
전자레인지의 타이머를 맞추는 지금. 이제야 매점에 평화가 깃든다.
쿵…… 쿵…….
좀비 몇이 두들기는 문소리를 제외하면 말이다.
전자레인지가 돌아가는 시간 동안, 아몬드는 잠시 방송을 진행했다.
“이대로 그냥 보급품 올 때까지 버티면 되는 걸까요? 게임이 아직 정식 런칭이 된 건 아니라 그런지 쉽네요.”
-ㅋㅋㅋㅋㅋ그러게
-아몬드에겐 너무 쉬운……
-킹덤보다 쉬운 거 같네.
-이 상태에서 좀비가 어케 들어옴. ㄹㅇ 깬 거 아님?ㅋㅋㅋ
아몬드가 거의 다 깬 거 아니냐는 듯 이야기하던 중 후원이 들어온다.
[한입베어그릴스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그렇게 쉽지 않을 텐데? ㅋㅋ]“한입베어 님. 감사합니다. 왜요?”
[한입베어그릴스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왜? why. 말하자면, 생리 현상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 때문이죠. 매점 안에 먹을 거 말고 샤워 시설이 있나요? 화장실이 있나요? 잠은 어디서 잘 건데요?]“……?”
아몬드는 일순 당황했다.
그의 일침이 너무 날카로워서가 아니라, 어이없어서다.
“아니, 이거 게임인데. 무슨 그렇게까지 해요.”
그러나, 이건 아몬드의 착각이었다.
아니, 안일함이었다.
제작사가 이번 게임을 얼마나 변태같이 만들었는가에 대한 안일함.
“야…….”
매점 알바가 뒤쪽에서 아몬드의 옷깃을 당겼다.
“네 계획 잘 알겠어. 식량은 충분할 거 같아. 근데…….”
그녀는 시선을 내리깔며 조심스레 묻는다.
“……우리 화장실은 어떡해?”
“!?”
NPC가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니, 진짜 필요한 모양이다.
‘이런 거까지 해결해야 한다니.’
그간 게임에선 겪어보지 못한 리얼함에 아몬드는 머리가 아파졌다.
* * *
[초보자 Tip : 좀비 스쿨은 실제 상황과 최대한 유사하게 연출하여 만든 오픈월드식 생존 게임입니다. 현실에서 겪어야 할 미세하지만 치명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진짜 생존을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