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29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4화
5. 일파만파(2)
갑자기 형성된 방종 분위기에, 시청자들은 당황한다.
-???
-뭐야. 뭔데.
-그냥 가?
-삐졌어 ㅋㅋㅋㅋ
-가지 마 ㅠㅠ
-???: 응~ 안 돼~ 치키챠야~
-이거 지금 게임 대사죠? 실제 상황 아니죠?
-왜 벌써 가 ㅠㅠ
빠바밤!
다급한 후원들이 이어진다.
[아사장문열어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매점 누나 버려!? 매점 누나 버려!?] [도내최고도네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형 삐졌어? 돌아와 ㅠㅠ] [미션 헌터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형 미션 걸린 건 어쩌게!]“예. 후원들 감사합니다. 매점 누나는 저장해 두고 나가면 안전하게 잘 살아 있을 거고요. 삐진 거 아니구요. 미션은…….”
그러고 보니 미션이 남았다.
꽤 고액의 미션이었으니, 눈에 밟히긴 한다.
일진 무리들을 척살하라는 그 미션이다.
‘제한 시간이 어차피 1시간 정도 남았네.’
다만 제한 시간이 이미 거의 다 지나가 버렸고. 언제 다시 일진 무리를 만날지, 그놈들이 살아는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
하루 플레이 정도로는 감이 안 잡히는 수준이다.
“미션은 다음에 또 걸어주시면, 해드릴게요.”
아몬드는 결단을 내린다. 이쯤에서 방송을 끊는 게 최선이다.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진 채로 다음 방송을 기다릴 수 있는 시점이다.
“그럼~ 트바!”
[스트리밍 종료]* * *
한편, 어느 회사의 한 팀에서 공방이 오갔다.
바로 이번에 좀비 스쿨을 유통한 ‘하이게임즈’의 마케팅팀이다.
“아니. 근데. 이 한 사람한테 광고비를 총 4천이나 쓰는 건…… 너무 기분에 취한 거 아냐? 아무리 이 사람이 이전 게임이랑 연관이 있다고 해도…….”
하이게임즈의 마케팅팀을 이끄는 ‘주지영’ 팀장.
“돈값 못 할 것 같은데.”
그녀는 아몬드 광고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었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하아. 제작사는 대체 왜 이런 거에 관여를 하는 거야. 마케팅은 우리한테 맡겨야지.”
그 말을 듣는 직원이 조금 근거를 제시해 본다.
“킹덤은 마니아층이 두터운 게임이라, 그분들에게 인기가 있는 스트리머라면 분명 효과는 클 거라고 생각한 게 아닐까요? 아몬드는 그들에게 스타나 마찬가지구요.”
“그 마니아층이 몇이나 된다구. 그거 잡겠다고 게임 만들었다가 퀄리티에 비해서 인기가 없어진 게 킹덤이잖아!”
“음…….”
남직원은 말주변이 떨어지는 편인지 제대로 된 반박을 하지 못하고 말을 얼버무린다.
“차라리 풍선껌이면 좋았을 거 같아. 이런 류 게임 전문이시기도 하고…… 그분이 하면 일단 트리비에서 유행 타잖아?”
“근데 풍선껌 님은 단가가…… 너, 너무 비싼데요?”
“그러니까 딱 풍선껌 한 분으로 끝내는 거지.”
주 팀장은 계속 풍선껌을 추천해왔었다.
그런데, 제작사의 요청으로 결국 광고는 아몬드에게 가게 된다.
그것도 상당한 거금을 동반해서 말이다.
“이번에 아몬드에 예산을 너무 많이 써서 풍선껌 님한테 어필도 못 하겠네.”
“그, 그건…… 아니, 팀장님. 제작사 요청을 저희 쪽에서 어떻게 합니까?”
유통사 펑크와는 다르게, 같은 게임 유통사인 하이게임즈는 확실한 을이다.
제작사가 게임을 독점으로 공급해 주느냐 마느냐가 그들의 존립을 결정하기 때문.
그렇기에 제작사의 입김을 이들이 무시할 수가 없다.
“위플러그가 했지? 그분 오늘 미팅 잡아.”
“오, 오늘요? 위플러그 대표 누군지 모르세요?”
“알아, 인마. 그렇다고 이대로 주도권 뺏길 거야? 계속 이렇게 끌려다닐 거냐고. 아무리 우리가 펑크에 한참 밀린다지만, 명색이 게임 유통사인데. 어?”
“그, 그건…….”
“내일 미팅 잡아. 오전 11시로.”
“예, 예…….”
컴퓨터로 시선을 돌린 직원. 그는 잠시 후에 다시 말을 꺼낸다.
“근데…… 팀장님. 우려하셨던 거보다 반응 좀 좋은 거 같은데요?”
“……반응? 당연히 반응은 좋겠지. 게임 신박하잖아. 근데 파급력이 있냐 없냐가 문제 아냐!”
“아뇨. 그러니까. 파급력이 좋아요. 지금 클립 영상이 엄청 돌아다니고 있어요!”
* * *
분명 아몬드의 방송은 끝났었지만.
애석하게도 그의 시청자들은 그의 방송을 끝내지 않았다.
-와씨 진짜 이렇게 간다고??
-나 복수할 거야.
-트수들이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그들은 갑작스러운 아몬드식 방종에 분노했고.
-이제 클립 뿌리러 간다. 여자 스트리머들한테만 뿌림 ㅅㄱ
다른 스트리머들 방송으로 넘어가서 영상 후원을 시작했다.
“이게 뭐야? 아몬드 님? 클립이야?”
일명 ‘아몬드도 게임에서 똥 쌀 때가…….’ 혹은 ‘아몬드도 똥 쌀 때가 있네(물리)’ 등의 제목이 달린 영상이 후원으로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아몬드 님 게임에서 똥 쌌어? 게임 엄청 잘하시던데?”
스트리머들은 이런 호기심으로 그 영상을 클릭한다.
제목의 똥이 정말 그 똥일 거라고 누가 상상했겠는가.
[대, 대체 왜 나가려는 거야!? 그냥 들어와 일단!] [그야…… 할 수 있으니까.]영상 속 모습에, 그녀들은 입을 가리며 당황스러워한다.
“어머. 어떡해? 진짜 싸는 거야?”
“이…… 이거 진짜야?!”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필사적으로 좀비들을 돌파하는 모습이, 그녀들에겐 조금 안쓰럽게까지 느껴졌던 탓.
그러나……
“아니, 그거…… 싸러 나가면서 저렇게 말하신 거야? 어, 어떡해…… 푸훕…….”
푸하하하하!
그 안쓰러움이 웃음으로 번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으헉 으아하하하하!”
“꺄하하하하!”
“끄읍. 끄흐흐흐…… 어떡해 아몬드 님…….”
대놓고 웃기만 하는 사람도 있었고, 친분이 없는 아몬드가 창피당할까 참는 사람도 있었지만.
모두가 웃음을 피해가진 못했다.
-속는 게 더 웃겨 ㅋㅋㅋ 저걸 왜 속아 ㅋㅋ
-진짜 뉴비다 ㅋㅋㅋㅋ
-Toilet Issue
-저걸 속아?ㅋㅋㅋㅋ
그들이 참지 못했던 장면은 시원하게 배변을 해결하고 나온 아몬드가 시청자 채팅을 읽고 표정이 바뀌는 순간.
그는 너무나도 심각하고 다급한 표정으로 로그아웃을 해버렸는데.
“으, 으아하하하! 저 아바타 표정 으흐흐…… 으흐흐흐!”
“푸, 푸흐흡…… 으아아…… 어떡해…… 푸후후후흡…….”
그 아바타는 그 표정 그대로 화장실에 남아서 멍하니 서 있었던 거다.
당장에라도 뛰쳐나가려는 듯이 어정쩡하게 두 팔을 앞으로 뻗으며 놀라움과 황당함이 동시에 깃든 표정이라니.
아무리 아몬드의 잘생긴 얼굴이라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 파격적이었다.
-표정 ㄹㅇ 미쳤다 ㅋㅋㅋㅋ
-이건 진짜 속은 거네ㅋㅋㅋㅋ
-순도 100% 뉴비ㅋㅋㅋㅋㅋㅋ 엌ㅋㅋ
-와 ㅋㅋ
* * *
급작스러운 방종에 대한 복수로 시작된 영상 후원 폭격.
분명 시작은 대체로 여스트리머들에게 영상 후원을 보내서 아몬드를 쪽 주는 것이었으나.
그 클립을 본 그 방의 시청자들이 다시 다른 방에 클립을 뿌리고, 이내 그것이 ‘아 이번 겜 똥 쌌네(물리)’라는 이름의 영상으로 밈처럼 굳어져 일파만파 퍼져 나간다.
그리고, 그것이 곧 이 황당한 게임에 대한 관심으로 바뀌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아니, 근데 대체 뭔 게임이길래 안에서 저런 상황이 벌어지는 거야?”
“이게 뭐예요? 처음 보는데.”
“진짜 현실감 있네요.”
처음 관심을 보인 건 영상 후원을 받은 스트리머들이다.
그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스트리머도 하나 있었는데.
트리비에서 늘 마이너 게임의 유행 선두를 맡는 자는 바로 이 사람.
“와하하! 껌하!”
풍선껌이다.
“어? 이 클립 뭔데? 아몬드야?”
그는 방송이 켜지자마자 아몬드가 화장실로 달려가는 클립을 선물 받게 되는데.
처음엔 마구 웃기 바빴던 풍선껌은 잠시 후엔 게임의 배경에 관심을 갖는다.
“……근데 이 게임, 뭐예요? 쫌 재밌어 보이는데.”
-ㄹㅇ ㅋㅋㅋ 궁금하네
-아몬드마저 저렇게 똥을 지리게하는 게임이 대체 뭐임
-껌형이 하면 ㄹㅇ 난리 나겠닼ㅋㅋ
* * *
사람들은 풍선껌에 대해서 두 가지로 분류해서 생각한다.
-풍선껌은 유행할 게임을 귀신같이 알아봄 ㅋㅋㅋㅋ
그가 게임의 흥망을 잘 읽어낸다거나.
-그냥 풍선껌이 게임을 너무 재밌게 해서, 하면 일단 다 흥하는 거 아님?
아니면 그가 하는 게임이 흥한다거나.
어쨌거나 결론은 그가 어떤 마이너 게임을 건드리면 그 게임이 한동안 국내 트리비 게이머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진다는 것. 어느 의견에 손을 들어주든 이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렇다 보니, 라이브 시청자나 올튜브 구독자에 비해 그가 받는 광고비는 그야말로 탑티어.
“오. 이거 재밌어 보이네. 제가 또 생존 게임 좋아하거든요?”
그런 그가 좀비 스쿨에 흥미가 동했다. 이건 제작사와 마케팅사로서는 아주 큰 사건이다. 그야말로 최대의 호재다.
좀비 스쿨이란 주식이 있었다면, 지금쯤 급격한 반등을 시작했을 거다.
풍선껌이 순수한 호기심으로 게임을 해준다면, 오히려 돈 주고 광고를 시킨 것보다도 훨씬 더 큰 효과가 있을 테니까.
“이런 곡한의 생존 게임. 아주 재밌겠는 것인디요?”
-곡한 ㅋㅋㅋㅋ
-ㅋㅋㅋㅋㅋ혓바닥 불탈 준비 해라
-껌 형이 하면 진짜 어우…….
-와 재밌겠다 ㅋㅋㅋ
-껌형 은근 생존겜 잘해서 그렇게 매운 방송은 아닐 수도!
-와 요즘 릴만 계속하셔서 아쉬웠는데. 이거 해주세요!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다.
난트전이 끝나고 간만에 풍선껌다운 방송을 볼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면~ 오늘은 준비한 게임이 있고. 내일 한번 해볼게요.”
-와!
-크 대박
-ㄹㅇ임? 너무 기대된닼ㅋㅋ
-낼 꼭 온다 ㄹㅇ
“다운이나 받아놔야겠네.”
펑크 사이트에 들어가서 게임을 검색해 본 그는 잠시 당황한다.
“……이거 여기 없는데?”
풍선껌은 혹시나 하고 하이게임즈로 가 보는데, 역시나 거기서 독점 서비스로 팔고 있었다.
“아. 하이게임즈구나.”
-컥ㅋㅋㅋ
-펑크의 배신자 껌!
-(눈치……)
풍선껌은 머리를 긁적이긴 했으나, 별다른 망설임 없이 게임을 받았다.
“여러분. 파트너는 파트너고. 그거 게임 할당량 저 맨날 오버해서 채우는데. 상관없어요~”
풍선껌은 일단 이 게임이 자기 마음에 드는 게 더 우선이라 판단하여 다운로드를 시작했다.
“이건 내일 한번 해보도록 할게요.”
* * *
다음 날.
하이게임즈의 한 부서. 남직원은 웹 서칭 중에 뭔가를 발견한다.
‘어?’
그는 본능적으로 시계로 고개를 돌린다.
오전 11시.
‘이, 이럴 수가.’
너무 늦게 발견했다.
그는 바로 스크린샷을 찍어서 메시지를 보냈지만, 상대는 읽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이미 회의가 시작됐을 테니까.
“저 잠깐 회의실 좀요.”
그는 곧장 자리를 박차고 지금 주지영 팀장이 있을 회의실로 급하게 향했다. 이 정보를 알지 못하면, 아주 큰 면박을 당할 것이다.
“허억…… 허억…….”
그는 숨을 헐떡이며 회의실 문을 두드린다.
끼익.
그때 바로 들려오는 소리.
“풍선껌이 최선의 선택이라구요?”
“예. 정답에 가까운 마케팅이었죠. 생존 게임 선호도가 높은 데다가…….”
아. 이런. 남직원은 이미 늦었다는 걸 직감했다.
주지영 팀장은 어제 아몬드의 파급력에 대해서도 크게 만족하지 못했었다.
이대로 있음 우린 클라이언트한테 휘둘리기만 한다고,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며 위플러그 대표와 미팅을 신청했었는데…….
이래선 오히려 주도권을 다 뺏긴다.
아니나 다를까, 위플러그의 대표는 머리를 쓸어 올리며 조소를 머금었다. 먹잇감을 포착했다는 눈빛.
“호태야.”
그는 옆에 있는 덩치 좋은 직원을 부르더니, 뭐라 명령했다.
영상 하나가 벽에 떠올랐다.
풍선껌 방송 클립이다. 그가 좀비 스쿨을 다운받고 있는.
“풍선껌 님이 다운받고 계신데요. 내일 해주신다고까지 하네요.”
“……어?”
주지영 팀장은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 눈이 멍해졌다.
“광고도 아닌데. 플레이하게 되었죠? 이게 최고의 광고 아닐까요. 저희는 아몬드 님 단가로 풍선껌 님까지 광고하게 되는 효과를 봤네요.”
“그, 그렇지만 이건 우연……이잖아요?”
남자는 폭소를 터뜨린다.
우연이라니. 그런 게 나한테 있겠냐는 듯이.
“아. 원시인들이 벼락을 보고 신의 창이라고 생각했다죠. 왤까요?”
“……?”
“뭔지 모르니까. 어떻게 생기는 건지 모르니까. 무식하니까.”
다소 모욕적인 언사.
그러나 예상되던 바다. 이 남자를 늘 뒤따라다니는 말이 ‘독단, 폭언, 괴짜, 거만’ 등의 말이니까.
그러나 그 모든 수식어 중 늘 가장 앞에 오는 게 있다.
‘천재…….’
그렇다.
천재.
위플러그의 대표, 김이서의 두뇌를 처음 맞닥뜨린 사람이라면 늘 하게 되는 말이다.
“아몬드에게 광고를 넣으면, 풍선껌이 하는 거. 이건 다 계산된 마케팅입니다. 팀장님. 당신의 눈에 우연으로 보일 만큼 치밀하고 거시적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