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30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25화
8. 손님(4)
-와 ㅋㅋㅋㅋㅋ
-간만에 사이다ㅋㅋㅋㅋ
-개쩔었다!
-미친 희열!? 이제 다 뒤졌습니다!
-드디어! 시발!
-김우중 쉑 드디어 “치키챠” 당했누 ㅋㅋㅋㅋ
드디어 김우중을 처음으로 공격해 봤다.
[희열]거기에 희열까지.
‘희열?!’
아몬드는 희열이란 단어에 두 눈이 번쩍 뜨였다.
전면전을 치를 수 있는 건가?
그러나, 이어서 이런 경고문도 함께 뜬다.
띠딩!
[현재 당신은 아직 사람을 공격하는 데에 익숙지 않습니다. 더 치명적인 공격을 이어가면 ‘부정’ 수치가 크게 증가할 수 있습니다.] [*좀비는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뭔 말이야.
순간 아몬드는 앞뒤 말이 이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나.
‘좀비를 죽이는 건, 사람을 죽이는 것과 비슷하다는 말이고. 그러다 보면 익숙해진다는 말인가?’
뭔가 갈피가 잡히기도 했다.
어떤 매체에서 그랬었다.
좀비물이 처음 흥행했던 이유는, 아무런 죄책감 없이 사람의 모습을 한 것을 총으로 쏴 죽이는 쾌감 때문이라고.
지금 메시지가 나타내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좀비를 죽이다 보면, 사람을 공격하는 것에도 익숙해진다는 뜻이다.
즉, 좀비를 죽이는 게 이 게임에서의 경험치라는 것.
쿵!
밖에서 발작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으, 으아아아아아악! 이 씨, 씨바아아알! 너! 너! 걸리면 진짜 뒤져!!! 찢어 죽일 거야 씨팔 새끼야!”
김우중은 칼에 찔린 와중에도 아몬드를 죽이겠다 협박한다.
흔히 말하는 ‘죽고 싶냐?’ 정도의 협박이 아니다.
진짜 죽이려는 살기다.
‘그러고 보니 아까도…… 진짜 죽이려 했어.’
아까 전 스패너를 던졌던 것도 그렇다.
맞으면 반드시 죽는 각도, 후두부로 정확히 던졌다. 그 무거운 철 덩이가 뒤통수를 강타하면 당연히 쓰러질 거고.
이 세상에서 쓰러진다는 건 곧 죽는다는 말이다.
사람 패는 거야 익숙한 놈들이라지만, 어떻게 죽이는 결심도 그렇게 쉽게 할 수 있었을까?
이제는 그 해답이 좀 보인다.
‘좀비를 많이 죽여서?’
김우중 패거리는 좀비를 많이 죽이면서 왔기 때문이다.
경험치가 쌓인 것이다.
이때 누군가 미션을 걸었다.
[풍선껌 님이 무려 5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김우중 참교육!]-ㄷㄷㄷ
-껌! 껌! 껌!
-아니!? 이건 THE “롤링썬더” 풍선껌 아냐!?
-풍선껌!?
-와 거물이다 ㅋㅋㅋㅋ
-롤링썬더 ㅋㅋㅋㅋ 뱃속에서 썬더가 치긴 했짘ㅋㅋㅋ
“와 풍선껌 님 후원 감사합니다.”
풍선껌이 직접 후원하다니.
후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학생주임 님이 무려 1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학폭 근절. 아주 바람직하구요.] [왕따당해본적없음 님이 무려 2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착한 일진은 죽은 일진뿐.].
.
.
김우중을 찌른 게 시청자들 입장에서 상당히 통쾌했는지, 후원이 꽤나 이어졌다.
“후원 감사합니다. 학생 님. 왕따 님…….”
-왕따당해본적없는 왕따님 ㄷㄷ
-학생주임 = 학생 ???
-견과류 리딩법ㅋㅋㅋㅋㅋ
아몬드가 후원 메시지를 읽는 사이.
팅!
김우중 손에 박힌 칼날이 부러진다. 김우중이 억지로 손을 빼낸 것이다.
“어…… 아플 텐데.”
-남일이누 ㅋㅋㅋ
-니가 꽂은 칼이야 인마
-ㅋㅋㅋㅋㅋㅋㅋ3인칭
아몬드는 저 고통을 견디고 손을 빼낸 김우중이 순간 감탄스러울 지경이었다.
“끄, 끄아아아아아악!”
아니나 다를까, 고통에 침식된 김우중의 비명이 문 너머로 들려온다.
아몬드는 여기서 시청자들에게 넌지시 물어본다.
“나가서 싸우는 거 어떤가요?”
-좀 위험하지 않음?
-바리케이드가 아까움 ㅠ
-아직은 사람 공격하면 안 좋은 듯!
-좀비로 경험치 쌓고 사람이랑 싸워야 하는 거 같음.
시청자들도 아몬드와 같은 생각이었다.
좀비를 죽이는 경험을 통해, 이 아포칼립스 시대를 살아갈 정신력을 얻어야 하는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어차피 희열 상태도 종료된다.
[희열 상태 종료]체감상 지속 시간이 10초 정도였던 거 같다. 유사시 요긴하게 쓰일 정보이니 아몬드는 머리에 저장해 둔다.
-이래서 김우중쉑 언제 죽이냐 ㅠㅜ
-누가 김우중 킬미션 좀 걸어라 자본주의 아몬드라면 미션 걸리면 해낼지도 몰라
-좀비를 죽여야 김우중을 죽일 듯
시청자들 중 일부는 당장에라도 김우중을 죽이고 싶어 한다.
그럴 법도 했다. 학교 생활 내내 때리고 괴롭혔다. 장난식으로 몇 대 친 정도가 아니라, 기절할 정도로 때렸다.
그러고는 세상이 이 지경이 된 지금도 겨우 확보한 보금자리를 파괴하려 한다. 심지어 진짜 죽이려는 듯 스패너를 던지기도 했다.
김주혁의 입장에선 김우중은 죽여도 시원찮은 놈이다.
“여러분. 진정하세요. 그래도 죽이는 건…….”
[미션 등록!] [김우중 죽으면 “치키챠” 하기] [10만 원]“……주혁이의 정서에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ㅅㅂ
-“정서함양”
-쉣ㅋㅋㅋㅋ
-무친 드리블ㅋㅋㅋㅋ
-이건 ㅇㅈ이지~~~ㅋㅋㅋ
잠시 모두가 김주혁의 심정에 동조하고 있을 무렵.
“소보로빵! 이제 나와야 돼!”
현아가 뒤쪽에서 외친다.
아몬드는 지금 바리케이드들보다 앞쪽에 서 있었다.
그녀는 노끈을 더 잘라오며 덧붙였다.
“이제 바리케이드 더 강화할 거야! 곧 시작이라구!”
자신의 작전이 이제 시작이라고.
그렇다.
현아의 작전은 생각보다 치밀했다.
마치 옛날 고전 영화 ‘나홀로 집에’를 연상시킨다. 침입자들을 단계별로 고통스럽게 해주는 것이다.
처음엔 문고리로 넣은 손을 찔러버리는 것.
다음은…….
* * *
매점 문 바깥쪽.
“으으윽…… 윽……! 니미…… 씹…….”
김우중은 손등부터 바닥까지 뚫려버린 자신의 상처를 보며 욕을 퍼부었다.
피가 철철 나는 건 둘째 치고, 고통이 끔찍할 정도였다.
“흐아…….”
“야, 야. 그거 소독해야겠다.”
소독?
이 상처 부위에 소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벌써 끔찍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다간 파상풍 비슷한 것들이 걸려 팔을 잘라내야 할지도 모른다. 의료 시스템이 없는 현재, 이런 작은 상처로도 사람은 죽을 수 있다.
“끄으…… 양호실을 먹어서 다행이지.”
김우중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챙겨온 붕대로 손을 감고, 이제 되돌아가려 했다.
“아무래도 바리케이드를 쳐놓은 것 같아. 지금 뚫는 건 무리겠다.”
백준수는 그 결정이 마음에 안 드는지, 고개를 까닥인다.
“겨우 세 명이던데.”
우직히 서 있는 자세를 보니, 다시 돌아갈 기색이 없다.
김우중은 당황한다.
“……뭐?”
“우린 열 명인데. 겨우 세 명이 쳐놓은 바리케이드를 못 뚫나?”
“무, 무슨 소리야. 머릿수랑은 상관이 없잖아. 안에 있는 물건들을 죄다 쌓아놓으면…….”
“우리 입이 많아. 어떻게든 뚫어야지.”
“!”
뭐? 입이 많아?
김우중은 백준수의 의중을 눈치챈다.
‘이 새끼…….’
우리 팀의 인원이 쓸데없이 많으니, 희생시켜서라도 매점을 여는 게 이득이라는 지극히 지휘관적인 판단.
결국 희생자를 만들겠다는 건데.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희생자는 당연히 부상자인 김우중이다.
“어?”
그러던 중 누군가 복도 뒤쪽을 가리킨다.
“조, 좀비들 어디서 온 거야!?”
그들의 눈에 들어온 건, 바닥을 기어오는 좀비들이다.
“밖에서 온 거야!?”
“뭐지? 방화문 다시 잠갔는데?”
부쉈던 방화문은 다시 붕대로 잘 묶어두고 오는 길이었다.
그러니 외부에서 들어온 좀비들은 아니다. 이들의 근원지는 음악실이었다.
아몬드가 열어둔 뒷문으로, 좀비들이 소리를 듣고 하나둘 기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분명 다 무력화됐었으나, 어느새 팔을 짚고 기어 다닐 만큼은 회복한 모습이다.
더군다나 몇몇 좀비들은 걸어 다니기까지 한다.
철퍽!
깨끗하던 복도에 피 웅덩이가 진다.
“크아아아아아!”
선두에 있던 걸을 수 있는 좀비들이 달려든다.
철퍽! 철퍽!
“이런. 미친.”
“저, 저게 뭐야? 왜 기어 다녀?”
“어, 어떡해…….”
퇴로가 막히자 당황한 아이들.
그들을 향해 백준수가 우렁차게 외친다.
“싸워!”
그 소리에 움찔거린 아이들이, 각자 무기를 쥐고 자리를 잡는다.
부상당한 김우중도 여차여차 자리에 선다.
“크아아아아아!”
좀비들이 다가와 입을 크게 벌린다.
“때려!”
퍼억! 퍼억!
아이들은 오함마와 골프채를 들고 휘둘렀다.
먼저 다가온 좀비들의 머리가 터져나갔다. 그러자 녹듯이 쓰러진다.
“크아아아!”
그러나 그들이 미처 대응 못 한 건 바닥에서 기어오는 좀비들이다.
철퍽! 철퍽!
하단으로 끊임없이 공격해 오는 놈들은, 일일이 골프채나 오함마로 치기에도 불편했고.
공격을 피하기는 더 힘들었다.
콰득!
“어, 어……!”
학생 중 하나가 물렸다. 그뿐이 아니다. 가장 앞에 섰던 학생들 둘이 더 물렸다.
“미, 미친 씨발……!”
“아, 안 돼! 안 돼!”
그러자 뒤에 백준수 외 둘이 곧바로 그 셋의 머리를 가격해 버렸다.
퍼, 퍼, 퍼억──!
“하아. 씨발. 쓸모없는 새끼들. 하단도 조심해!”
백준수는 체육 특기생다운 날랜 몸짓으로 하단에서 기어오는 좀비들의 머리까지 능숙하게 부수고 다녔다.
퍽! 퍼억!
“얼마 안 남았다!”
슬슬 좀비들의 숫자가 줄어가는 게 보일 즈음.
콰득!
김우중의 다리가 물렸다.
“……!?”
한 손이 다친 채로 싸우는 건 무리였던 모양이다. 그러나 김우중은 잽싸게 그놈의 머리를 터뜨리고, 다리의 상처를 감췄다.
아직 아무도 보지 못했다.
* * *
잠시 후.
아이들 셋을 잃고, 모든 좀비를 다 정리한 백준수.
그는 피바다가 된 복도에 침을 뱉으며 중얼거렸다.
“씨발. 이거 남 좋은 일만 해줬네.”
깨달은 것이다.
자기들이 매점 놈들을 대신해서 좀비를 처리해 준 꼴이 됐음을. 심지어 팀원 셋까지 잃어가면서.
“……가, 가자. 준수야.”
윤소희가 잔뜩 겁먹은 얼굴로 말한다. 좀비들로 인해 퇴로가 막히는 경험을 해보니 당장에라도 여길 벗어나고 싶은 모양이다.
“그냥 갈 순 없어.”
백준수는 기껏 다 점령한 매점을 이렇게 두고 가긴 싫었다.
“매점이 코앞이다.”
“그럼 어쩌게…… 여기서 다 죽치고 있을 거야?!”
“그래. 돌아가면서.”
“?”
“망을 보는 거야. 놈들이 다시 나와서 바리케이드를 쳐대면 골치 아프니까.”
사실 매점 팀은 방화문 2개에 바리케이드를 칠 여력 같은 건 없지만 백준수로서는 그것까지 알 순 없었다.
“이제부터 여기 돌아가면서 한 명씩 지키면서 휴대폰으로 보고해. 네가 먼저 해라.”
백준수는 휴대전화를 가진 아이 하나를 지목한다.
“아? 어…… 아, 알았어.”
학생은 혼자서 여길 지켜야 한다는 게 당연히 내키진 않았지만, 끄덕인다.
명령을 불복하면 정말 죽을 수도 있다.
“그, 근데…… 나 혼자 해?”
지정당한 학생은 그게 가능하냐는 듯 주변을 둘러본다. 좀비 시체들이 이곳저곳에 널려 있다.
적어도 둘 혹은 셋이 지켜야 하는 게 아닐까?
“어. 혼자 한다. 어차피 이 건물에 더 이상 좀비 없어. 이제 우리가 앞에 문부터 다 틀어막을 거야.”
백준수는 다시 한번 확실하게 혼자 하라고 명령했다. 괜히 둘이 붙여놨다가 이것저것 말을 섞어 작당 모의할 기회를 줄 필요는 없다.
“두 시간마다 교대할 테니까. 그때마다 양호실로 와. 혹시 좀비를 만나도 도망 정도는 칠 줄 알잖아?”
백준수는 그 말과 함께 자기 패거리를 이끌고 돌아섰다.
“아…….”
그는 불현듯 뭔가 생각난 듯 오함마를 어깨 위로 걸쳐 들었다.
그리고, 갑자기 허리를 돌리며 뒤를 돌아봄과 동시에──
“넌 오면 안 되지.’
──퍼어억!
김우중의 머리를 날려 버렸다.
“!”
모든 아이들이 얼어붙었다.
백준수는 비명도 못 지르고 쓰러진 김우중에게 다가가, 다리를 들어 올린다.
바짓단을 올리자, 좀비에게 물린 자국이 확연하다.
“그간의 정을 봐서 고통 없이 보내줬다. 다음부터 물렸는데 닥치고 있음, 곱게 안 죽여.”
백준수는 그렇게 경고하고는 다시 일어서서 복도를 돌아 나갔다.
* * *
문고리 틈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아몬드.
그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치키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
-아니 개 날로 먹었넼ㅋㅋㅋ
-이걸 날로 먹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