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31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38화
13. 사건의 경위(2)
백준수를 쏘기 4시간 전.
아몬드는 이미 2층에 있던 보스를 죽였다.
아몬드는 사실 이쯤에서 게임이 끝나는 줄 알았다.
말 그대로 보스가 죽었으니까. 보통이라면 게임은 끝나는 게 자연스럽다.
“아. 여러분. 재밌었습니다.”
방종 시간은 아니었지만, 아몬드가 언제부터 그런 걸 따졌던가.
후원 리액션이 방종이었던 자가 아몬드다.
그의 기준에서, 게임이 완결 났다면 여기서 방종을 하는 게 바람직했다.
“게임 잘 만들었네요.”
-(칼퇴하게) 잘 만들었네요
-아니 진짜 간다고?
-아니야. 아직 안 끝났어…… 너무 허무해…….
-헐.
-노양심ㅋㅋㅋㅋ
어이없이 발견된 보스.
황당한 죽음.
거기에 방종까지.
이 3종 세트를 버틸 수 있는 시청자는 몇 없었다.
띠링!
[이시간에킹덤해줘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안돼! 방종 멈춰!]띠링!
[오마에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빠, 빨라……]그들은 방종 방지 후원금을 마구 쏘며 방종을 어떻게든 막아냈다.
[가지볶음 님이 2천 원 후원했습니다.] [전선을 지켜라! 무조건 지켜!]마치 후원으로 만들어내는 바리케이드 같았다.
-ㅁㅊ돈으로 틀어막누 ㅋㅋㅋㅋ
-이래도 방종해? 이래도 방종해? 이래도 방종해?
-백준수 죽인다며? 백준수 죽인다며? 백준수 죽인다며? 백준수 죽인다며?
-활 한 번이라도 쏴 ㅠㅠ
-이게 그 퇴직금 제도냐?
그들의 후원 바리케이드가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
게임은 종료되지 않았고.
업적을 부여한 것 외엔 그 어떤 반응도 없었다.
[자신감]그나마 생긴 거라곤, 자신감이라는 감정이 생겼다.
[자신감이 생겼다. 뭐든 잘할 수 있을 것 같다.]설명도 이게 끝이다.
백준수를 상대로 공포를 극복할 수 있을는지는 모른다.
“이거 왜 안 끝나죠? 제가 꺼야 하나요?”
-아닠ㅋㅋㅋ 네가 끄면 당연히 끝나짘ㅋㅋㅋ
-지독한 견과류쉑ㅋㅋㅋ
-그냥 계속해!
본래 이런 식의 생존 게임은 아예 끝이라는 게 없거나, 어디로 탈출을 해야 끝난다.
보스 몬스터를 사냥하는 레이드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게임 경험이 적은 아몬드는 이해할 수 없었으나.
시청자들은 곧바로 상황을 이해하고 축제 분위기였다.
-크 역시 생존 갓겜
-ㅋㅋㅋㅋ이거지 ㅋㅋㅋ 영원한 생존의 굴레에 아몬드를 가둬줘어어!
-잘한다 김이서!
뒤에서 NPC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뭐야. 죽었어?”
“방금 저거 대체 뭔데?”
수현과 현아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머리가 날아가 버린 창문을 쳐다보고 있었다.
본래라면 좀 더 놀라줘야 하는데.
너무나 간단하게 치워 버린 바람에, 프로그램 쪽에서 어떤 충돌이 일어났다.
“어으…….”
“으……?!”
잠시 뭔가 이상해진 둘.
-뭐냐 얘네 렉걸렸냐?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
-헐ㅋㅋㅋㅋㅋ
보스를 죽인 것에 맞는 과한 반응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간단하게 치워 버린 이 현 상황에 맞는 간단한 반응을 해야 하는지.
충돌이 일어난 것이다.
하나 이들은 현 상황에 무조건 최대한 맞는 반응을 하게 되어 있다.
“몰라. 어쨌든 죽었으니 됐지.”
“그래.”
그래서인지 별다른 내색 없이 이렇게 넘어가 버린다.
-빠른 납득ㅋㅋㅋ
-이게 보스 맞긴 했나 봐 ㅋㅋㅋ 얘네 렉걸린 거 ㅈㄴ 웃기누
-클립이다 이건ㅋㅋㅋㅋ
-이 듀오 겁나 호감이네 ㅋㅋㅋㅋ
-호감듀오 ㅋㅋㅋ
“……게임 진짜 안 끝났네요?”
아몬드는 아직도 안 믿기는지 한 번 더 물어본다.
-견과류쉑 아직도 포기 못 했누 ㅋㅋㅋㅋㅋ
-탈출해야 끝나지 ㅋㅋㅋ
-ㅉㅉ뉴비쉑ㅋㅋㅋ
“으음…… 어쩔 수 없죠.”
-어쩔 수 없죠. 제가 끄겠습니다.
“계속해 볼게요.”
-예~~~
-아몬드! 아몬드! 아몬드!
-휴ㅠㅠㅠ
결국 게임은 재개됐다.
* * *
현아 수현 아몬드는 1학년 8반에서 다시 커튼을 엮기 시작했고. 로프는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이거 어디에 묶을까?”
이제 잘 고정시키기만 하면 된다.
그들은 고민을 거듭하다가 골프채를 들었다.
그리고 유리창을 깨버린다.
쨍그랑! 쨍그랑!
양쪽에서 하나씩.
창문 프레임만 덩그러니 남았다.
현아가 그 프레임에 커튼을 둘러서 단단히 묶었다.
가장 중요한 매듭이기에, 2차 3차로 묶어냈다.
“이…… 이거면 됐겠지?”
“으으음. 매듭 여기 수정하자. 2층이라도 떨어지면 아프잖아.”
“오키.”
NPC들이 열일을 하는 중.
지이이잉.
문자가 왔다.
아까 뺏은 휴대폰에서 온 문자다.
[재난 경보 알림] [각 지역의 방공호에 임시 대피소를 운영 중입니다. 모든 인원이 들어오실 수 없습니다. 면역자당 10명의 인원만 제한적으로 입장시키고 있습니다.]-오 이거 보스 잡아서 나온 건가??
-대박
-드디어 뭔가 풀리나
-근데 면역자가 ㅇㄷ?
-10명만 살아?
‘……면역자당 10명?’
면역자라는 게 그리 흔한가?
보통 좀비 게임에선 주인공 일행 중 하나가 유일무이한 면역자이다. 그런데 이 재난 문자에서 말하는 뉘앙스는 전혀 그런 느낌이 아니다.
턱.
아몬드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커튼 로프를 잡았다.
“간다.”
딱히 다른 둘의 대답도 듣지 않고, 그대로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아몬드.
타악!
팔에 힘이 좀 부치긴 했으나.
끼이익……!
창문 프레임이 삐걱거리는 소리 두어번 후, 아몬드는 안전하게 바닥에 착지했다.
“와……!”
“쩐다…….”
둘은 창문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며 감탄했다.
다음은 수현이 그다음 마지막으로는 현아가 천천히 로프를 잡고 내려와, 안전하게 별관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둘은 팔을 들어 올리며 작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기쁜 것도 잠시.
“크아아아…….”
간만에 들어보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야 좀비가 이제 반갑누 ㅋㅋㅋ
-이건 노멀좀비네
-니들 두목 죽었다~ 겜 끝이야 이 새끼들아~
아몬드는 물론이고, 뒤에 있는 수현과 현아까지 이젠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골프채 혹은 오함마만 있으면 혼자 좀비 두셋쯤 상대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크아아아아아!”
“크아악!”
좀비 대여섯이 다가왔으나.
퍼어억!
퍽!
퍼억!
각자 휘두르는 둔기에 일단 셋이 누워 버린다.
좀비여서 나머지 셋이 또 덤벼들었지, 사람이었다면 여기서 사기를 잃고 도망갔을 터다.
그들은 남은 좀비들도 깔끔하게 때려잡고 공사장으로 향했다.
“크어어…….”
“크아아아!”
좀비들은 계속 있었다.
그들은 계속 때려잡았고.
또 오고.
또 때려잡았다.
“허억…… 헉…….”
“너무 많은데…….”
현아와 수현이 지친 기색을 내비친다.
그건 아몬드도 마찬가지다.
[피곤]아까 전 그 요상한 보스몹까지 혼자 상대했던 그다.
연이어서 계속 싸우면 피곤이 쌓였다.
아몬드는 주머니에서 초코바 하나를 꺼낸다.
‘이거면 일시적으로 해제되지.’
타코야끼와 풍선껌의 합방에서 봤던 전략이었다. 초코바로 당을 충전해주면 피곤 수치가 다시 감소했다.
우적. 우적.
상태이상이 다시 사라졌다. 수현과 현아도 같이 초코바를 하나씩 먹었다.
그들은 그렇게 몸에 당을 부스팅해 주며, 공사장으로 나아갔다.
-아니 이거 이렇게 하는 거 맞냐?
-좀비가 무슨 잡몹이 되었눜ㅋㅋ
-NPC들은 또 왤케 잘 싸움ㅋㅋㅋ
-NPC들도 아몬드 보고 배운 거 아님?
-풍선껌 팀은 개 트롤이던뎈ㅋㅋ
좀비를 피해야 하는 게임인데. 너무나 쉽게 일직선으로 돌파하는 모습.
초코바 한 개당 좀비 열댓 마리가 죽어 나가니.
좀비 입장에선 수지가 안 맞는 장사다.
무엇보다, 이제 현아와 수현도 좀비들 앞에서 쫄지 않고 꽤 잘 싸워준다.
어느 정도 든든한 전력이 된 셈이다.
아몬드는 그 이유를 제대로 알지 못했지만, 이는 ‘유대감’ 버프의 기능 중 하나였다.
서로의 능력을 보고 배우며, 신뢰가 상승할수록 전투력이 올라간다.
“저기다.”
마침내 그들은 공사장에 도착한다.
* * *
공사장 안쪽.
낡은 천과 바닥의 철근이 다 드러난 바닥이 이들을 맞이했다.
그곳엔 좀비가 몇 없었다.
“크어어어…….”
“크어…….”
있어도 대부분 푹 꺼진 바닥에서 기어 올라오지 못한 채 허우적대고 있었다.
대부분 철근에 몸이 뚫려 있다.
공사판엔 흔히 있는 굴곡이 좀비들에겐 너무 어려운 길이 된 것이다.
“오. 이거 봐.”
수현이 오함마 하나를 들어 보인다.
“아직도 남아 있네.”
오함마는 이미 한 개 확보했고. 골프채도 하나 있다.
여기서 오함마를 하나 더 획득하는 게 분명 좋은 소식이긴 하나.
아몬드가 원하는 건 그런 무기가 아니다.
“화살촉을 만들 수 있는 건 뭐야.”
“아. 그거.”
수현은 공사장 이곳저곳을 뒤지더니. 웬 갈고리 같은 것을 들어 올린다.
“이 갈고리를 잘 잘라내서 갈면 화살촉이 될 거야.”
“손들어.”
그때였다.
웬 목소리가 끼어든 것이.
돌아보니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다.
그것도 한둘이 아니다.
-ㄷㄷㄷ 공사장에 애들 있네???
-헐;
-ㅅㅂ 뭐냐
-대체 몇 명이냐 ㄷㄷ
-아 좃됐다 ㅋㅋㅋ
-리 ㄱ
공사장의 방수천 밑에서, 그리고 훤히 뚫린 2층의 슬래브 위에서도.
사방에서 아이들이 하나둘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손들라 했어.”
가장 선두에 선 놈이 으르렁댄다. 저들의 리더인 모양이다.
그의 손엔 공사장에서 만든 걸로 보이는 꽤 괜찮아 보이는 창이 있다.
그 창끝이 아몬드를 가리킨다.
그러더니 묻는다.
“김주혁?”
놈은 아몬드를 아는 모양이다.
반면 아몬드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누구냐.”
-뻔뻔ㅋㅋㅋㅋ
-반장이잖아 이 새끼얔ㅋㅋㅋ
-기억력 무엇ㅋㅋㅋ
-보통은 쟤가 하는 질문 아님?ㅋㅋㅋ
-쳐들어와놓고 누구냨ㅋㅋ
“뭐, 뭐?”
그 학생의 얼굴이 시뻘게진다.
“나 반장이잖아!”
“아…….”
아무런 긴장감도 없는 대답.
반장은 그게 괘씸하고 어이가 없었으나, 어쨌든 용건을 물었다.
“너…… 여긴 왜 온 거냐. 무기가 목적이냐?”
“응.”
-응 무기 내놔
-응. 애. “내놔”
-ㅋㅋㅋㅋㅋㅋㅋ
아몬드식 화법에 반장은 안경을 고쳐 쓰며 다시 묻는다.
“무기를 줄 것 같아?”
“줄 것 같은데.”
-ㅁㅊ ㅋㅋㅋㅋㅋ
-거래를 해. 거래!
-???: 줄 것 같은데?(물리)
“뭐?!”
“많은데. 하나만 줘.”
반장은 한숨을 내쉰다.
듣다못한 2인자(로 보이는) 자가 외친다.
“야! 장난하러 왔냐!”
아몬드는 놈들의 면면을 살핀다.
사납게 외치고 있으나, 아무래도 사람을 죽일 놈들은 아니었다.
모두 인상이 선한 놈들이다. 무엇보다 긴장한 티가 너무 많이 난다.
“쏴 죽여 버린다?! 상황 파악 안 돼!?”
쏴?
뭘 쏴?
아몬드의 시선이 돌아간다.
2인자가 들고 있는 무기는 오함마다.
저걸 쏴서 죽인다는 말은 아닐 거다.
아몬드의 시선이 다시 움직였다.
2인자가 무심결에 눈길을 준 곳.
공사판 2층 구석을 향해.
“……!”
누군가 활을 당기고 있었다.
그는 아몬드를 조준 중이다.
아몬드도 손으로 그를 가리켰다.
“저걸로 줘.”
-ㅋㅋㅋㅋㅋㅋㅁㅊ
-아무리 NPC라돜ㅋㅋ 너무하넼ㅋ
-쟤네도 사람이야!
“이, 이 새끼가 장난──”
“우리가 식량을 줄게.”
“!?”
공격 태세를 취하던 아이들이 멈칫한다.
그렇다.
이들이 이렇게 날이 서 있는 이유는 뻔했다. 식량 때문이다.
이곳에서 식량을 확보하기란 너무나 어려웠을 것이다.
반장이 마른침을 꿀꺽 삼킨다.
“……그걸 믿으라고? 당장 안 보이는데?”
“저기 안 보여?”
아몬드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
그곳엔 현아가 벌벌 떨며 서 있었다.
-졸지에 식량행ㅋㅋㅋㅋ
-대갈 현아 ㅠㅠ
-크~ 교내 오피셜 빵셔틀
현아의 존재.
그것만으로 아이들은 충분히 설득이 되는 것이다.
“점원 누나가 내 편이잖아. 어디서 만났겠어.”
반장은 그 말에 잠시 고민하더니.
무기를 거둬들였다.
“……얼마나 줄 건데.”
“매점에 있는 것 전부 공유할게.”
이 말에 현아와 수현은 얼굴에 힘을 꽉 줘야 했다.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니까.
-???
-매점에?
-오랑캐는 오랑캐에게 맡기냐?ㅋㅋㅋㅋ
-오 호두스핀 작렬
-대갈몬드 ㄷㄷ
지금 매점에 있는 놈들은 뻔했다.
백준수 패거리다.
얘네들을 매점으로 보내면, 백준수 패거리와 마주칠 것이다.
이이제이다.
“좋아. 네가 식량이 있다는 것까진 알겠어.”
그러나 반장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근데 어쩌나?”
그가 씩 웃는다. 눈빛이 변했다.
“우리, 너네가 2층에서 내려오는 걸 봤는데?”
아몬드의 눈빛도 바뀌었다.
“쓸데없이 똑똑하네.”
-“아─ 다 귀찮아졌다.”
-너네 그러다 다~~~ 죽어~~~~
-???: 이래서 눈치 빠른 아이는 싫다니까?
-아몬드 슬슬 호두 굴리기 귀찮아졌다 ㅋㅋㅋㅋ
-(대충 “죽일까? 형?” 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