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32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44화
16. 사냥(1)
“그게 무슨 소리야. 김주혁. 걔네 숫자가 12명이라니까?”
“그래서 열두 발이 필요한 거잖아.”
도무지 서로 좁혀지지 않는 의견차.
이는 정보의 부재 탓이다.
아몬드의 활 실력에 대한.
-12명을 12발로 쏘겠다는데 뭐 문제라도? ㅋㅋㅋ
-정보) 아몬드는 배틀라지에서 1타 쌍피를 한적도 많다
-미개한 npc쉑들 개같이 당황ㅋㅋㅋ
시청자들은 몰라도, NPC들은 당연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받아들여선 안 된다.
기본적으로 NPC들은 말도 안 되는 작전은 거절하게끔 되어 있다. 특히나 반장 패거리는 머리가 좋은 편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한다.
그런 그들에게 12명을 잡는 데 12발의 화살을 들고 단 3명이서 돌격하자고 하니. 당연히 거절한다.
허나…….
“잠깐.”
반장이 잠시 논쟁을 멈춘다.
반장은 아몬드의 활 실력을 본 적이 있다.
단 한 발이었지만, 그야말로 활의 정수를 본 듯한 느낌이었다.
활을 쥐는 것부터, 당기고 쏘는 것까지 일련의 동작이 완벽에 가까웠다.
물론 그것이 12발로 12명을 처리하자는 제안에 근거가 되기엔 역부족이지만.
반장은 이렇게 판단했다.
“……한번 해보자.”
“뭐라고?”
“미쳤어?!”
다른 아이들이 당연히 반발했으나.
반장과 함께 아몬드의 활 실력을 봤던 아이들이 거든다.
“……난 반장 말이 맞다고 봐. 너무 배고파. 뭐라도 해야 돼.”
“이 녀석 활 쏘는 걸 우리가 봤어. 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못 하더라도 거의 다 처리할 거야.”
반장과 함께 아몬드를 지지하고 나선 둘.
“우리가 김주혁이랑 같이 갈게. 너희들이 여기서 화살 만들면 되잖아.”
그들은 위험한 일까지 자처한다.
백준수가 쓰러져서 혼란스러운 지금이 기회였다. 지금을 놓치면 굶어 죽거나, 역으로 습격당해 전부 죽을 것이다.
“너희들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위험부담을 본인들이 끌어안겠다는 말에, 이제 아이들도 쉽게 반대할 수가 없었다.
결국 아몬드의 의견이 받아들여진다.
“좋아. 일단 지금 바로 화살 3개를 챙겨.”
그들은 현재 있는 화살을 모두 챙기고, 남은 아이들은 화살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 * *
아몬드와 반장, 그리고 반장의 패거리 2인.
도합 넷이 공격대를 편성해 별관으로 향했다.
“근데 화살이 단 3발인데…… 어쩔 계획이냐.”
숨죽여 별관으로 가던 중, 반장이 아몬드에게 물었다.
“지금부터 몇 명은 무력화시켜야, 나중에 더 편해.”
아몬드의 대답이다.
‘아직 게임이 끝난 게 아니야.’
백준수가 무력화됐다고는 해도, 아몬드로서는 마음 편하게 있을 수가 없었다. 윤소희 역시도 공포를 유발하는 존재다.
그녀가 조금만 머리를 굴리면, 이쪽이 너무 허무하게 질 수도 있었다.
“근데 어떻게 들어갈 거야. 좀비들이 너무 많아.”
별관 문 근처엔 좀비들이 바글거렸다.
아몬드가 화살로 깨뜨린 창문 쪽에도 좀비들이 몰려서 너도나도 넘어가려 한다.
정상적인 루트로는 진입이 불가능하다.
“여기.”
아몬드는 별관 2층으로 가는 커튼 로프를 가리켰다.
* * *
그들은 모두 무리 없이 로프를 타고 2층으로 올라섰다.
“……이, 이게 뭐야.”
반장은 2층에 펼쳐진 풍경에 당황했다.
커튼에 이리저리 손톱자국이 난자했고, 핏자국이 사방으로 튀어 있었다.
그리고 바닥엔 새하얀 피부를 가진 변종 좀비의 몸뚱이가 널브러져 있다.
목이 뜯겨 나간 모습이 끔찍하면서도 안도감을 준다. 이 녀석은 더 이상 못 움직인다.
“대, 대체 여기 뭐가 있던 거야?”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좀비 시대인 걸 감안하더라도, 이 정도로 극단적인 광경은 보기 힘들었다.
“좀 이상한 게 있더라고.”
아몬드는 아무것도 아닌 양 귀를 후비적거리며 간단히 설명했다.
-이상한 거: 보스
-ㅋㅋㅋㅋㅋㅋ보스 잡아놓고 귀 후비적ㅋㅋㅋ
-???: 니들이 신경 쓸 건 아니고~
-자, 자 npc들 해산!
-얘네 그거 봤음 ㄹㅇ 기절했을 텐데 ㅋㅋ
아몬드는 더 이상 추가적인 설명 없이 1학년 8반을 나섰다.
1층으로 향하는 계단 앞에서, 그가 넌지시 말한다.
“1층은 백준수 패거리 영역이야. 거기서부턴 너희들이 앞에서 유인해야 돼.”
-갑자기 ㅋㅋㅋㅋ
-이런 건 미리 말해라 견쉑앜ㅋㅋㅋㅋ
-아, 맞다. 너가 미끼야 ^^
“……유, 유인?”
반장네들은 멀뚱히 서로를 쳐다본다.
“그거 말고는 우리 넷이 걔네 전부를 상대할 방법이 없어.”
“……자, 잠깐. 그러니까…… 네가 활을 쏠 수 있도록 우리가 걔네를 유인해서 막 뛰어오라는 거야?”
“응.”
-응 죽어줘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
“반장이 유인, 그리고 나머지 둘은 내 후방 호위.”
반장이 미친놈 보듯 아몬드를 쳐다본다.
“……시, 실수로 날 맞힐 확률은?”
“없어.”
자신감이 넘친다? 그런 말로는 정확히 표현할 수 없었다.
난 숨을 쉬는 데 자신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듯이, 아몬드의 어조도 똑같았다.
그런 게 왜 있냐는 듯, 아주 편안하게 그런 건 없다라고 대답한다.
너무나 확정적인 어조에 반장은 납득한다.
“……후. 방법이 그것뿐이라면.”
그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머지 둘도 비장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왜 다 해주냐고 ㅋㅋㅋ
-틱틱대면서 다해줘 ㅋㅋ
-이 반장은 무료로 해줍니다!
“대신 너희들은 손에 피 묻을 일이 없을 거야. 딱 3명만 작업하는 거야.”
“알았어.”
* * *
한편, 양호실과 매점을 잇는 중앙 복도를 지키고 있던 백준수 패거리의 보초들.
그들의 귀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우당탕!
어디선가 의자가 굴러떨어진 것이다.
멍하니 앉아 있다가 깜짝 놀라 일어날 정도로 요란한 소리였다.
“……뭐야!”
백준수가 활로 요격을 당한 지 얼마 안 된 터라, 이들은 제대로 날이 서 있었다.
“어떤 새끼야! 나와!”
“씨, 씨X……!”
바로 욕부터 튀어나오는 게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자신들의 보스가 눈 한쪽을 그리 허무하게 잃었으니. 무서운 게 당연했다.
“여기다! 이 새끼들아!”
반장이 1층의 복도 끝에서 외쳤다.
그는 잘 갈린 창을 들고 마치 진짜로 돌격할 것마냥 앞으로 뛰기 시작했다.
“니들이 그간 처먹은 빵값까지 다 받아내겠다!”
-뭔말이야
-아무말 대잔칰ㅋㅋㅋ
-그냥 도발하려고 개소리 ㅋㅋㅋ
-빵 빚쟁이눜ㅋㅋㅋ
-반장 연기력 ㄷㄷ
백준수 패거리는 당황하여 중얼거린다.
“무, 무슨…… 우리가 언제 네 빵을 먹었다는 거야?”
“저 새끼 반장이잖아?”
저들은 반장의 얼굴을 알아봤다.
백준수가 반장 패거리 중 두어 명을 죽인 건 유명한 사건이다.
그러니까, 반장이 미쳐서 달려들어 창으로 누군가를 찌른다고 해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었다.
“미, 미친! 죽여어!”
“잘 왔다! 안경잽이 새끼!”
보초들이 그렇게 외치며 동시에 셋이 달려나왔다.
복도 중앙 정도까지 따라왔을 때.
반장은 바로 달리기를 멈춘다.
마치 겁먹은 것마냥.
“세, 셋이나 나오는 건 너무한 거 아니냐! 한 명씩 나와!”
“개 헛소리하지 말고! 거기 서!”
보초 중에 꽤 덩치가 좋은 놈이 외친다.
그냥 외치는 것에서 끝났다면 반장이 다시 도망치는 데에 별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빨리 ㅌㅌㅌ
-튀어 ㅠㅠ
-어?
후웅!
놈은 반장이 달려들 기색이 없자, 바로 창을 던져 버렸다.
“!”
반장은 당황했다.
“어…….”
이게 아닌데.
적들은 원거리 무기가 없다는 전제하에 까불었던 건데.
생각해 보니 창을 던지면 충분히 원거리 무기로도 쓰인다.
역사 다큐 같은 데서 보지 않았던가. 원시인들이 활이 없을 때 어떻게 사냥을 했는지.
기다란 창의 그림자가 탁한 형광등 빛에 드리운다.
그리고 그것을 낚아채듯 날아오는 뭔가.
──카앙!
“!?”
화살이다.
화살이 창을 공중에서 요격한 것이다.
적들은 물론이고, 반장까지 벙찐 표정이 되었다.
“히이이이이…… 익?!”
-ㅁㅊㅋㅋㅋ반응ㅋㅋ
-리액션 킹
-개호감이네 반장쉑ㅋㅋㅋㅋ
이런 광경을 눈앞에서 보게 되면 사실 누구나 반장 같은 반응이 될 것이다.
창을 던졌던 자는 어이가 없어 굳어버렸다.
“방금…… 화살이야?”
그 대답은 그의 이마에 꽂혔다.
──푸욱!
“?”
“야, 야! 너 이마에!”
털썩.
그는 아무런 말조차 하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그 큰 덩치가 맥없이 쓰러져 버리자, 다른 자들은 전의를 상실해 버렸다.
“와, 와…….”
반장은 처음 멈췄던 자리에서 감탄을 나지막이 뱉었다.
피융!
또다시 아몬드의 화살이 공기를 찢어내며 날았다.
푹!
적이 하나 더 쓰러졌다.
문제는 이제 화살을 다 썼다.
창을 맞히는 데 한 발. 덩치를 쓰러뜨리는 데 한 발.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놈 더 쏘는 데 한 발.
근데 적은 셋이었고.
남은 한 명은 뒤돌아서 냅다 비상사태를 외친다.
“미, 미친. 다, 다 나와아아! 비상이다아아아!”
양호실 문을 향해 뒤돌아 뛰기 시작하는 그를 잡을 방법은 없었다.
적어도 반장에게는 그런 방법이 보이지 않았는데.
휘익!
누군가 반장의 옆을 스쳐 가며 뛰었다.
아몬드다.
“기, 김주혁? 네가 나오면 어떡해?!”
궁수는 항상 후방 배치가 기본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그렇게 하겠다고 해놓고.
아몬드는 반장을 앞질러 뛰었다.
그리고 미끄러지듯 무릎 앉아 자세를 취하며 바닥에 떨어진 화살을 잡아챘다.
기리릭……!
마치 한 동작인 양 어느새 활시위로 걸리는 화살.
휘둥그레진 반장의 눈에, 그가 시위를 놓는 실루엣이 비친다.
파아앙!
“비, 비사앙──”
──푸욱!
자신의 목 뒤 동맥과 함께, 외침이 끊겼다.
뒷모습이 비틀거리며 앞으로 고꾸라진다.
“…….”
잠시, 아주 잠시지만 복도에 침묵이 흘렀다.
“……이, 이럴 수가.”
30초?
아니, 10초도 안 되는 시간에 무려 셋이 쓰러졌다.
“아…… 압도…… 적이야…….”
적들이 뭘 하고 자시고 할 시간도 없었다.
적들뿐만 아니라, 반장과 그의 패거리 둘.
어떤 상식선을 벗어난 전투 능력.
그것을 맨눈으로 목도했기에,
그들은 모두 압도당했다.
-와 백준수 팸 멸망각 ㅋㅋㅋㅋ
-이제 화살 만들어오면 진짜 뒤진다 다 ㅋㅋㅋ
-백준수 개같이 멸망ㅋㅋㅋ
시청자들은 모두, 하나같이 이제 곧 백준수가 멸망할 것이라 여겼다.
물론 그럴 것이다. 아몬드는 이미 보스 몬스터를 잡아 감정 동요를 거의 없앤 수준으로 경험치를 쌓았고.
심지어 활도 있다.
백준수 패거리의 멸망은 정해진 일이다.
근데 약간의 이벤트가 생겼다.
팡파르 소리가 울려 퍼진다.
빠바밤!
[빅Son 님이 무려 10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소문 듣고 왔는데 지려 버리네요. 감탄하고 감!]-ㄷㄷㄷㄷ
-빅 손 ㄷㄷ
-네임드다 헐
-?!
-와
유명한 것 같은 시청자 하나가 등장했다.
“……?”
아몬드는 간만에 등장한 엄청난 금액의 후원에 잠시 멈춰 섰다.
그의 눈이 우측 상단 시계로 향했다.
게임 시간이 아닌, 현실 시간이 표시되고 있는 시계였다.
오늘 방송을 늦게 켰더니 벌써 잘 시간이다.
“마침 시간도 이렇고. 이런 큰 후원을 해주셨는데. 제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
-설마……
-방종 리액션 가격 무려 10배 상승ㅋㅋㅋㅋ
-리액션??
-앗……
“리액션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