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334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53화
19. 면역자(1)
설명을 위한 길고 긴 후원.
[……한 발 다시 주워서 도망가는 새끼 죽이고 나머지 한 발은 내가 뒤지려고 180도 커브샷을 쐈는……]-도랏 ㅋㅋㅋ
-시간 순서대로 사실을 나열했는데 더 괴랄한 거짓말이 되는 매직……
-정보) 심지어 저게 요약한 거다.
-잘 가 ㅠ
별 도움은 안 되는 후원이었다만, 아몬드는 어찌 됐든 감사를 전했다.
“크흠. 대신해 님 감사합니다. 있는 그대로 다 말할 필요는 없죠.”
그리고 인사도 전했다.
“너무 분량을 많이 쓰셔서 자동으로 밴이거든요. 악의는 없습니다…….”
-ㅁㅊㅋㅋㅋㅋㅋㅋ
-팩트) 10만 원 도네였으면 면제다
-가차 없다! 아몬드!
-아니 ㅅㅂ 매크로였어?ㅋㅋㅋㅋ
분량을 일정 이상 초과하면 매크로로 밴이 들어간다.
단, 매크로 밴은 8시간 정도이다.
“매크로 밴 분량 기준 맞추기 쉽지 않은데. 대단하네요.”
아몬드가 방송 채널로 말하는 사이, 누군가 반가운 듯 외친다.
“오오! 아몬드! 화살 가지러 왔냐? 아직 다 안 됐는데?!”
수현이 고글을 벗으며 손을 번쩍 들고 다가온다.
수현도 반가워했지만, 아몬드도 반가워했다.
“아. 그러고 보니, 피자빵은 말이 좀 통할 수도 있겠습니다. 머리가 좋잖아요.”
아몬드는 수현을 붙잡고 이야기를 해봤다.
* * *
“뭐라고오!?”
수현이 펄쩍 뛰며 놀란다.
진짜로, 점프를 했다.
-ㅋㅋㅋㅋㅋㅋ엌
-도라에몽식 연출 뭔데
-ㄹㅇ 점프를 하네 ㅋㅋㅋㅋ
“아, 아, 아니…… 화살 3발뿐이었잖아?”
“어. 근데 어떻게 하다 보니 다 처리했어.”
아몬드는 대충 얼버무렸다.
“……?”
수현이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띠링!
[대신해줌 님이 1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그게 말이지. 내가 한 발은 반장한테 날아오는 창을 맞히고 두 발은……]-ㅁㅊ ㅋㅋㅋㅋㅋ
-???: 제가 LA에 있을 때, 날아오는 창을 화살로 맞히고…… 여튼 치키챠!
-얜 대신해줌이넼ㅋㅋ
“잠깐.”
다행히, 이쯤 돼서 반장이 렉(?)을 회복한 건지.
앞으로 나섰다.
“내가 설명할게. 어떻게 된 건지. 애들 다 모이라 해.”
“아…… 그, 그래.”
수현과 현아 등 다른 아이들은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흩어졌고.
잠시 후.
아이들이 공정을 멈추고 전부 모여들었다.
* * *
설명을 다 들은 아이들이, 놀란 눈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와…… 미쳤다. 화살 3개로 그걸 했다고?”
“헐.”
“……또라이네 완전.”
반장 패거리들은 여전히 아몬드의 활약상이 믿기지 않는 듯했다. 아마 반장이 직접 말해준 게 아니라면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 같다.
반면, 현아는 왠지 모르겠지만 제 콧대를 치켜세우며 자랑하기 바빴다.
“그러니까~ 내가 말했잖아. 아몬드는 될 거라고. 쟤 진짜 장난 아니라니까?”
“음. 음. 그렇지. 그렇고말고.”
수현도 옆에서 거든다.
그 역시도 한껏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아몬드의 최측근이라는 게 자랑스러운 모양이다.
“어이어이 믿고 있었다구~~~!”
“나, 나도오!”
현아와 수현이 엄지를 치켜세우며 웃는다.
-쟤네 아까 못 믿고 렉걸리지 않음?ㅋㅋㅋㅋ
-호감 듀오 ㅋㅋㅋㅋ
-개호감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잠시 아몬드의 믿기 힘든 활약상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간 뒤.
“근데 이제부터는 어쩔까?”
수현이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물었다.
질문을 받은 사람은 당연히 아몬드다.
수현뿐 아니라, 모두가 아몬드를 쳐다본다.
자연스럽게, 그는 이 팀의 리더가 되어 있었다. 반장을 따르던 패거리들도, 이제 그를 따른다.
왜냐면 반장이 아몬드를 따르고 있으니까.
“그래. 아몬드. 네가 정해.”
반장은 이제 그를 아몬드라고 부른다.
띠링!
[책임감] [그룹을 이끄는 것에 대해 책임을 느낍니다. 그룹을 위한 일에 대해 능력치 효율이 12% 증가합니다. 화술로 상대를 설득할 확률이 25% 증가합니다.]새로운 감정 상태 ‘책임감’을 얻었다.
그가 시스템적으로도 이 그룹의 리더가 됐다는 뜻이겠다.
“우선 이 학교를 살 만한 곳으로 바꿔야지.”
아몬드는 ‘생존’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바꾸자고 말한 것이겠으나.
조금은 중의적인 울림이 느껴졌다.
* * *
우선 아이들은 공사장에서 별관으로 진격했다.
진격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별관과 공사장 사이에 좀비는 거의 박멸된 지 오래인 데다가, 수현과 현아 등 팀원들은 이제 좀비를 능숙하게 잡아낼 수 있었다.
또한 이들은 이제 정말 냉병기라고 불려도 무방할 정도의 무기도 갖추지 않았던가.
푸욱!
“크어어어어……!”
제대로만 찌르면 좀비의 썩어가는 머리통 정도는 관통시키는 일체형 창.
펑!
묵직한 타격으로 머리를 으스러뜨리는 오함마, 등.
나무 창으로 겨우겨우 좀비들의 팔다리를 무력화시키던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그러니 공사장에서 별관으로의 진격은 이동이라고 표현하는 게 오히려 더 옳았다.
“이, 입구가 막혔는데 어쩌지?”
“어…… 맞네.”
별관으로 다다르자, 아이들이 웅성댔다.
별관 입구가 막혀 있었기 때문이다.
좀비들을 막기 위해 온갖 셔터를 다 내려놓은 모습이다.
“아까 우리는 저기로 이동했거든.”
반장이 2층의 창문으로 연결된 커튼 로프를 가리켰다.
현아와 수현이 만들었던 로프다.
“근데…… 우리가 다 저걸 타고 가면 풀어지지 않을까?”
“맞아…….”
현재 인원이 15명이다.
그 모든 인원이 커튼을 타고 이동하는 건 불가능했다.
몇몇 인원이 먼저 들어가서 별관 문을 열어주는 게 가장 좋았다. 그게 가장 상식적인 제안이다.
그러나, 수현이 거절했다.
“저거 안에서도 열기 힘들어. 셔터 모양이 이상해져서…… 다시 안 올라갈 거야.”
너무 많은 좀비들이 두들겨대는 바람에 셔터가 휘어졌다.
그 모양 그대로 다시 위로 올라가야만 홈이 맞을 텐데 말이다.
“안 그래도 셔터 혼자 들기도 어려운데, 저걸 구겨서 넣을 정도로 괴력은 없지.”
반장이 끄덕이며 수현의 의견에 찬성했다.
“그냥 창문 하나 정도를 깨자.”
현아가 망치를 들며 제안한다.
“창문 정도면 다들 드나들 수 있고. 다시 막기도 쉽잖아. 판자 같은 거로.”
“오. 그거 좋네.”
-힘으로 점령했더니 호두가 알아서 굴러가네. 이, 이게 넛츠펑크 세계……?
-갑자기 망나니용사행ㅋㅋㅋ
-이거 자동 게임?
아몬드가 없이도 NPC들이 저들끼리 작전을 짜고 잘만 진행됐다.
그는 큰 명령만 내리면 되는 상황이다.
이는 그가 이 그룹의 리더 위치에 올라갔기에 가능한 현상이었으나. 아몬드를 포함한 시청자 모두는 그걸 알 리가 없었다.
이 게임의 원래 모습이 어떤지는 풍선껌 방송 정도를 봐야 알 수 있으니까.
“자- 깬다!”
쨍그랑!
학생 하나가 오함마로 창문 한쪽을 날려 버렸다.
요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크어어어어……!”
“카아아아아!”
멀리 있던 좀비들이 죄다 달려든다.
“막아!”
아몬드와 함께 아이들이 일제히 달려가 진을 짠다.
퍼버버벅!
각자의 무기를 휘두르며 창문을 둘러쌌다.
굳이 일일이 명령하지 않아도, 합이 잘 맞았다.
쿵!
마지막 좀비까지 쓰러진 후.
이제 별관 안으로 이동했다.
“후. 가자.”
* * *
이들이 별관으로 이동한 이유는 간단했다.
우선 식량.
“하아…… 하아…… 드디어 밥 먹을 수 있나.”
“나 진짜 배고파 뒤질 거 같아.”
“으으…….”
아몬드와 함께했던 수현과 현아면 몰라도, 반장 패거리들은 제대로 먹지 못한 지 한참이다.
아몬드를 따라왔던 반장이 의리상으로라도 먼저 빵을 먹지 않은 게 대견할 정도로, 이들은 굶주렸다.
‘아무래도 먼저 먹이는 게 좋을 거 같아.’
아몬드는 [굶주림] 상태가 얼마나 사람을 약하게 만드는지 안다.
“아…… 난 이제 힘이 안 들어가…….”
현아와 수현에 비해서, 반장 패거리는 확실히 힘이 없다. 혹시라도 또 좀비들이 한 무더기로 나타날 시에 슬슬 위험하다.
“일단 매점으로 가자.”
그는 아이들을 이끌고 매점으로 향했다.
* * *
우걱. 우걱.
전자레인지는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아이들은 말 한마디 없이 빵만 흡입했다.
꿀꺽. 꿀꺽.
목이 막힐 것을 대비해 사이다 등 탄산음료를 들이켜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아! 사, 살 것 같아.”
콜라를 원샷한 한 학생이 눈물을 머금으며 말한다.
반장도 마찬가지다.
“흐으윽…… 흑…… 누, 눈물 젖은 빵이 이런 거냐…….”
그는 안경에 물이 한가득 고인 채로 빵을 열심히 뜯어 먹었다.
수현과 현아 아몬드는 굳이 식사를 하지 않았다.
우선적으로 반장 패거리가 너무 굶었기 때문이다. 그런 아몬드의 모습이 반장들에겐 모범적으로 비춰졌던 걸까?
띠링!
[그룹원들의 당신에 대한 신뢰가 상승합니다!]그들은 점점 더 아몬드를 신뢰하게 됐다.
“먹으면서 듣도록 해.”
아몬드는 이 틈에 이들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식량은 매점에 있는 게 전부가 아니야.”
그 말에 반장 패거리는 흠칫한다.
“더 있다고……?”
“어쩐지 매점치곤 좀 비어 있어.”
“아! 아까 쟤네 2층에서 내려왔었잖아.”
아몬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2층으로 빼돌려놓은 빵도 있고. 아마 백준수네가 양호실로 옮겨놓은 빵도 있을 거야.”
아몬드는 세 팀으로 아이들을 나눴다.
매점을 지키는 인원 다섯, 2층으로 가는 다섯, 양호실로 가는 다섯.
아몬드는 현아를 매점에 수현을 양호실로 배치했다.
[피자빵나랑사귈래 님이 1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수현이랑 현아 언니랑 다시 같이 다녀죠 ㅠㅠ]처음 함께한 동료들과 플레이하는 걸 보고 싶은 한 시청자의 후원.
아무래도 처음 동료들에게 정이 붙은 모양이다.
하나 아몬드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감사합니다. 피자빵나 님. 혹시 딴맘 먹는 놈들이 있을까 봐. 신뢰할 수 있는 애들을 각각 배치시켜 놓는거예요.”
-피자빵나 ㅅㅂㅋㅋㅋㅋ
-이게 대기업의 인간불신인가 뭔가 그거냐?
-ㅋㅋㅋㅋ이런 데서는 호두 고속 스핀
-일부러 최대한 킹받는 곳에서 끊어 읽는 거 보소 ㅋㅋㅋㅋㅋ
-이게 아성식 인사 배치다 아그덜아 ㅉㅉ
웃긴 방식으로 표현하고는 있지만, 시청자들은 어쨌든 납득한 것 같았다.
아몬드는 아직 반장 패거리를 완전히 신뢰하진 못했다.
좀비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거 아냐?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니다.
그냥 회사를 너무 오래 다닌 것뿐이다.
* * *
아몬드의 의도대로 아이들은 3팀으로 나뉘어서 흩어졌다.
현아는 매점을 지키는 쪽, 수현은 양호실, 반장과 아몬드는 2층이다.
2층이 그나마 위험요소가 있어서 아몬드가 간 것이다.
그리고 의사소통은 휴대폰으로 하기로 했다.
[아몬드: 여기 단톡방에다가 보고해. 각자 인원 지원 필요한 것도 말하고.] [현아: 오키] [수현: ㅇㅋ] [반장: 예썰]휴대폰은 수현과 현아, 그리고 반장에게만 공급했다.
애초에 작동되는 폰의 숫자가 많지 않았으니 리더격에게만 준 것이다.
[수현: 양호실에 많네. 이거 들고 이동할게.] [수현: 근데 인원 지원 와야 할 것 같은데. 중간에 좀비 만날까 봐.] [현아: 여기서 둘 갈게.]덕분에 그들은 백준수네가 했던 것처럼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유기적으로 인원을 배치할 수 있었다.
[수현: 백준수네가 양호실에 아예 터를 잡으려 했나? 빵 너무 많은데. 한 명만 더.] [현아: 우리도 더 빠지면 위험해.] [현아: 2층 쪽은? 혹시 양호실 지원 가능해?]답장이 없었다.
시간이 흘러도, 반장과 아몬드는 톡을 읽은 흔적도 없었다.
“흐으으으윽…… 흑…… 흐으윽흑…….”
그들은 그럴 겨를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