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338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57화
21. 넘을 수 없는(1)
“뭐야…… 대체.”
[지금 ^견^과류단이 바라는 그림]꼭 칭찬을 받으려고 커뮤니티에 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칭찬을 받을 줄 알고 켰는데, 이런 게 상위권에 떡하니 있으면 기분이 좋을 수는 없다.
게다가 상현은 은근히 칭찬에 민감한 편이다.
‘좀비 스쿨 가든이 나한테 이러다니. 참내.’
그에게 호의적이었던 좀비 스쿨 가든에서 이런 게 1위를 차지한다는 건 굉장히 불쾌하고, 불안한 일이다.
‘뭐라 하는지나 보자.’
그냥 안 보고 넘어가는 게 분명 현명한 판단이다.
하나 상현은 이상한 오기가 있어서 이런 걸 굳이 보는 편이다.
싫다고 피하거나 외면하는 건 애초에 그와 거리가 먼 이야기.
“응?”
한참 사나워지고 있던 그의 눈매가 일순간에 부드러워졌다.
==== ====
[지금 ^견^과류단이 바라는 그림]사실 아몬드가 죽기 직전에 채팅 보고 미친 반속으로 방송을 껐다 -> 오늘 보란 듯이 돌아와서 공중에서 화살 낚아채고 곧바로 백준수 정수리로 다시 골인 -> 사실 이게 리액션입니다. 하면서 겜종
==== ====
글 내용 작성된 시점이나 말투를 고려해 봤을 때 확실히 비꼬려고 쓴 게 맞았다.
-ㄹㅇ 말이 되는 게 하나도 없누 ㅋㅋㅋ 그저 견^2
-ㅋㅋㅋㅋ견과류견들 평균 지능 ㅋㅋㅋ
-ㅋㅋㅋㅋㅋ견들의 망상
처음 달린 댓글들도 전부 이런 식이고 말이다.
그런데, 상현의 표정이 밝아진 건 밑에 이런 댓글들 때문이다.
└응 ^^ 성지순례 감사요
└와 수능 만점 받게 해주세요.
└저는 입시원서 잭팟 터지게 해주세요
└병신들ㅋㅋㅋㅋㅋ 망상이래 ㅋㅋㅋㅋㅋ 견까들 평균 지능
└와 ㅋㅋㅋ 이 새끼 미래에서 왔냐?ㅋㅋㅋㅋ 이더리움 어디까지 가나요?
일명 성지순례.
우연이든 고의든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한 글에 가서 소원을 비는 행위를 말한다.
이번의 경우엔 소원을 빈다기보단, 이 글 작성자를 놀리려고 몰려온 것이겠다.
‘이래서 1위였구나.’
아몬드의 팬들이 이 글을 박제시키려고 일부러 추천을 마구 눌러서 1위로 보낸 것이다.
사실 성지순례가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1위로 갈 만했다.
[+458]댓글 수도 어마어마하다.
좀비 스쿨 가든의 규모를 생각하면, 말이 안 되는 수치다.
게시글이 성지화되면서 사람들이 소원을 빌어서일까?
-이 병신 박제됐넼ㅋㅋㅋㅋㅋ
-미래에서 온 병신ㅋㅋㅋㅋ
└ㄹㅇㅋㅋㅋ
아니다.
작성자를 놀리는 댓글이 거의 대부분이다.
-미래에서 왔으면 코인이나 사지 뭐 하러 이런 짓을 하고 있냐 ㅋㅋㅋㅋ 견까 평균 지능
-여기에 견과류단 평균 지능 어쩌고 한 새끼들 특) 지금 다 튐ㅋㅋㅋㅋㅋㅋ
└ㄹㅇ 야 시발 나와서 또 짖어봐
-이왜진ㅋㅋㅋㅋ
.
.
.
숫자로 따지면 거의 2~300개가량인 듯 보인다.
그 외 원래 달려 있던 댓글이 40개이고, 나머지 60개 정도가 정말로 소원을 비는 댓글이다.
-오멘……
-견과류의 신이시여. 제 호두를 청명하게……
-내년엔 꼭 남자친구 생기게 해주세요!
└영앤리치핸썸으루요.
└급하게 덧붙이는 거 ㅈㄴ 웃기네ㅋㅋㅋㅋ
-이번 크리스마스는 반드시 여자친구와……
댓글을 주르륵 내려보던 상현의 입꼬리가 점차 올라가더니.
피식.
결국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 게시물을 올린 녀석은 지금쯤 뭐 하고 있을까?
그가 알기로 이 사이트에서 댓글이 달리면 계속 알림이 갈 텐데.
아마 잠들어서 아직 모를 수도 있다.
알게 되면 게시글을 지우고 튈 것 같다.
‘그러면 좀 아쉬운데.’
그렇게 생각하니 참 아깝다.
상현은 혹시 캡처라도 해둬야 하나 싶었는데.
[이슈글 견까쉑 글 지울까 봐 캡처 따놓음ㅋㅋㅋㅋ 넌 뒤졌다 ㅋㅋㅋㅋ]이슈글 하단에 이미 이런 글이 있었다.
-ㅋㅋㅋㅋㅋ평생 고통받아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꼬시네 아주 그냥ㅋㅋㅋ
역시 인터넷 세상은 무서운 곳이다.
상현은 그렇게 생각하며 졸린 눈을 감았다.
긴장이 풀리니 졸린 것 같다.
그날 꿈에선 얼굴에 물음표가 그려진 사람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돌팔매질을 맞았다.
아니, 견팔매질이 맞는 표현이겠다.
사람들은 돌이 아니라 아몬드를 던지고 있었다.
-여기에 이걸 던지면 소원을 들어준단다!
-진짜요 아빠?!
-그럼!
-와아아아아!
따위의 말을 하며 군중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그에게 아몬드를 던져댔다.
* * *
다음 날 아침.
상현은 아몬드 시리얼을 우유에 말아 퍼먹고 있었다.
“곧 연말인데.”
툭.
쓰러지듯 앞에 앉은 주혁이 중얼거린다.
“하아. 뭔가 쓸쓸~ 하다.”
주혁의 폰엔 답장이 끊긴 톡방이 띄워져 있었으나.
당연히 상현은 보지 못했다.
“응. 그치. 겨울이니까.”
그는 대충 대답하며 시리얼을 오물거리기 바빴다.
사실 그는 쓸쓸하다거나, 외롭다거나 따위의 감정을 잘 느끼는 편이 아니었다.
크리스마스니, 연말이니…….
대부분의 기념일은 돈만 많이 드는 피곤한 것들이다. 그런 기념일들의 좋은 추억이라고는 소연이와 몇 번 했던 데이트가 전부다. 어쩌면 그래서 더 생각하기 싫은 걸까.
그의 시선은 어제자 풍선껌의 다시 보기 플레이로 향해 있었다.
그는 풍선껌의 플레이를 보며 진심으로 감탄했다.
‘……대단해.’
꽤 오랜 기간 풍선껌의 플레이를 봐왔지만, 여전히 적응하기 어려운 실력이다.
이러니까 사람들이 볼 수밖에 없다.
“그러고 보니 우리 시상식 투표는 잘 되고 있으려나? 수치 공개가 안 되고 있으니 원…….”
“뭐, 받아도 그만 안 받아도 그만이지.”
상현은 그렇게 얘기하며 풍선껌 방송을 볼 뿐이었다.
“허이고. 천하 태평한 놈.”
주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시리얼에 수저를 푹 담갔다.
“나…… 어느새부터 좀 나태해졌어.”
“……?”
뭔 소리야?
상현은 그제서야 주혁을 돌아봤다.
“요즘 아침에 밥을 안 하잖아.”
“나태해져서였어……?”
이럴 수가.
주혁이 아몬드에 설득당했던 거라고 굳게 믿고 있던 상현이 작게 입을 벌린다.
“이제 시리얼 입에만 닿아도 정전기가 일어난다.”
“아몬드가 짜릿해서?”
주혁은 고개를 숙인 채 피식 웃었다.
“야. 이건 진짜 웃겨서가 아니라 어이없어서 웃은 거야.”
“?”
웃었다는 게 자존심이 상하는 모양이다.
“여튼! 내일부터 아침은 다시 밥이다.”
“그러든가.”
“……참내. 그나저나 이거 봐. 지아가 팬미팅 장소를 좀 생각해 봤대.”
주혁이 휴대폰을 꺼내놓자 홀로그램이 둥둥 떠다닌다.
“오.”
상현의 눈이 앞에 펼쳐진 이미지들을 이리저리 따라다녔다.
“뭔가 팬들하고 같이 즐길거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랬잖아.”
주혁은 떠오른 이미지 중에 뭔가 하나를 골라냈다.
“넌 이미지가 좀 스포츠랑 관련이 됐으니까.”
그가 꺼낸 이미지는 반짝이는 회전목마와 그 주변으로 너른 은장과 거대한 눈사람이 깔려 있는 얼음 도시.
야외 아이스링크장이었다.
“……와.”
척 보기에도 화려한 팬미팅이었다.
“여기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 후…… 같이 스케이팅을 하러 나가면 되는…….”
이 아이스링크장 영상을 보며, 주혁에게 설명을 듣고 있자니, 꼭 재벌집 따님의 스케줄을 듣는 것 같았다.
“근데 있잖아.”
“……마지막으로 여럿이 사진을 찍을 스팟도…… 엉?”
다 좋은데 뭔가 맞지 않는 느낌.
아성에 다니던 때.
하루를 끝내고 맥주 한 캔을 뜯으며 풍선껌 방송을 보곤 했던 시절. 그게 인생의 낙이던 시절.
한마디로 흔히 말하는 ‘트수’이던 시절. 그런 시절의 그가 과연 이런 팬미팅을 좋아했을까?
스케이트를 타고, 레스토랑에서 고급진 음식을 먹고, 이런저런 사진을 찍는 걸 좋아했을까?
“시청자들한텐 너무 피곤한 게 아닐까?”
애초에 인터넷 방송은 게임에 투입할 에너지와 시간조차 아까운 사람들이 아쉬운 마음을 달래보고자 보는 것이다.
혹은 친구를 만날 시간과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나와 잠시나마 놀아줄 친구를 찾는 곳이다.
그런 사람들이 팬미팅이라고 와서, 저런 활동적인 일을 하고 다니면 어떨까?
몇몇 활동적이고 외향적인 팬들은 충분히 참여할 수 있겠지만.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그렇지 못할 것이다.
“뭔가…… 트리비랑 안 어울려.”
“……!”
주혁 역시 그 말을 듣고 뭔가 한 방 먹은 것 같았다.
그가 봐도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게 트리비의 분위기와 맞아 보이지 않았다.
“……그렇네.”
주혁은 안경을 고쳐 쓰며,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위화감이 있었는데. 그거였구나. 일단 스케이팅 자체가 진입 장벽이야. 아무나 탈 수 있는 썰매 같은 거면 모를까…….”
“아니, 그거보다도 그냥, 편한 분위기가 좋을 거 같아. 내가 무슨 대단한 스타도 아니잖아. 그냥 게임하는 아저씨지.”
나보다 3살이나 어린놈이 아저씨는…… 주혁은 그렇게 중얼거렸으나, 어쨌든 일리 있는 말이었다.
“오케이.”
* * *
여느 때처럼 오후 3시에 시작된 아몬드의 방송.
“트하!”
-ㅎㅇㅎㅇ
-안녕!
-ㅔ
우르르 올라오는 채팅.
오늘도 역시 많은 시청자들이 몰려왔다.
[현재 시청자 7.2천]시작부터 7~8천의 시청자가 들어왔다.
우르르 몰려오는 속도는 오히려 릴을 할 때보다 빠른 것 같다.
‘역시 좀비 스쿨 같은 게 마니아층은 있구나.’
게임 특성상 이런 거에 환장하는 사람들이 좀 있는 것 같다.
릴은 워낙에 대중적인 게임이라 그런 사람은 적은 편이고 말이다.
“저번에 풍선껌 님 방송은 잘 보셨나요.”
-ㅠㅠ
-우릴 왜 거기로 ㅠ
-넘 매워요!
-이빨 다 부숴짐ㅋㅋㅋ
-껌형 ㅠㅠ
어제의 호스팅에 다들 꽤나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루비소드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본인 실력 자랑하려고 거기로 보낸 거죠?]“아니요. 그럴 리가요.”
-ㅔ
-ㅋㅋㅋㅋㅋㅋ
-합리적 의심……
“원래 루트 한번 보시라고 보내드렸어요. 왠지 제 건 뭔가 잘못된 거 같아서요.”
-ㅋㅋㅋㅋ어딘가 잘못된 게임
-껌형 방송도 꽤 잼는데. 애들이 매운 걸 못 먹네.
-원래 오픈 월드가 그런 맛임
“그럼 저도 오늘 게임 시작해 보겠습니다.”
[좀비 스쿨] [실행 중…….]시야가 깜깜해지더니, 금세 다시 빛이 비쳐왔다.
그는 교문이 있었던 곳의 경계선을 밟고 있었다.
그의 주변엔 탐사대로 꾸려진 아이들 넷이 배치되어 있었고, 다들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다.
그는 잠시 게임을 멈춰둔 뒤, 설명을 시작했다.
“설명해 드릴게요. 어제 윤소희까지 다 치키챠 하고. 학교도 먹었었구요.”
-예
-ㅔ
-싹 다 치키챠 ㅋㅋ
-싹키챠 ㅋㅋ
어제 방송에서 그는 일진 패거리를 전부 정리했었다. 거기에 대한 업적까지 받았다.
[알단테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아몬드 님! 아몬드 님! 어제 편집자님이 영상으로 견까들도 치키챠 해줌!]“아. 네. 알단테 님. 후원 감사합니다. 영상 저도 봤어요.”
-대체 화살 3발로 몇 명을 치키 해버리는 거죠?
-속보) 스트리머 아몬드 화살 3발로 수천 명 악플러 도륙……
-ㄹㅇ 싹키챠네 ㅋㅋㅋ
어제 보여줬던 플레이 하나로 꽤 많은 걸 얻어낸 모습이다.
게임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말이다.
“일진들도 정리했고, 체육관에 새롭게 자리도 만들었고, 면역자도 구했으니 이제 밖으로 나가면 되는 상황이군요. 어제 진짜 많이 했네.”
어제 방송 시간이 괜히 길게 느껴졌던 게 아니었다. 꽤 많은 일이 있었다.
-평소에 너무 짧게 하시는 게 아닐까요? ㅎㅎ
-껌형은 하루에 12번도 리트하는데…… 엄살 ㄴ
-이미 밖이네
“현재 탐사대 총 다섯을 꾸려서 교문 밖으로 처음 나온 상황입니다.”
이제 게임을 시작하면, 교문 밖을 향한 첫 번째 탐사가 시작된다.
“가 보겠습니다.”
아몬드 포함 다섯 명의 탐사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폐허가 된 도시를 향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