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35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77화
28. 증명(2)
스트리머 생활을 하는 동안.
지아, 상현, 주혁 이 셋은 각자의 영역에서 크게 성장했다.
예를 들어 어떤 이슈가 터졌다고 해보자.
상현은 어떤 사건이든 무덤덤하게 넘기는 멘탈이 생겼으며, 주혁은 대처할 방법을 생각해 내는 노하우가 쌓였다.
지아 같은 경우엔 어떤 이슈든지 간에 조회수로 바꾸는 연금술을 터득했다.
말 그대로 연금술이다.
루머를 금으로 바꾸는.
[지아: 짜릿하네~] [지아: 낼까지 영상 준비해 볼게!]그러니 이런 억울한 상황에서도 그녀는 오히려 ‘짜릿해’한다.
이제 이걸 어떻게 금으로 바꾸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상현은 그런 그녀의 반응이 믿음직스럽다.
“음. 좋군.”
오드득.
그는 아몬드를 마저 입에 다 털어놓고는 상담사에게 이렇게 선언한다.
[오늘 오후 3시부터 켭니다. 옵저버 붙여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유저님. 캡슐에 접속하시면 다시 연락 주세요. 화면 공유부터 시작해 주셔야 해요~] [알겠습니다.]상현은 어딘가 심술 난 것 같은 얼굴이 되어서는 캡슐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물론 사실 심술이 난 게 아니라 아몬드를 잔뜩 머금은 상태인 것뿐이다.
치익.
그가 근처에 다가가자 캡슐이 [Almond]라는 웰컴 싸인을 띄우며 알아서 그를 받아들일 준비를 마쳤다.
‘3번이라고 했지.’
딱 3개의 매치만을 옵저버가 관전하고 판단할 것이다.
상현은 그 3개의 경기로 확실하게 보여주기로 했다.
[스트리밍을 시작합니다.] [방제: 안녕하세요. 핵쟁이입니다.]* * *
“예~ 예~ 요점은 그거죠. 그 3경기에 과연 신고 먹은 것 같은 퍼포먼스가 똑같이 나오느냐~”
귀찮다는 듯 마이크에 대답하는 남자.
요즘은 흔치 않은 큰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을 끼고 있는 모습이, 전화를 상당히 자주 하는 직업임을 알 수 있었다.
“한국 유저 중에서 이렇게 단기간에 신고를 무더기로 받은 건수는 또 흔치 않아서. 제대로 처리해야 해서요. 예 압니다. 그분이 뭐…… 유명한 스트리머? 라면서요. 예~ 예~ 결백하면 아무 문제 없을 겁니다. 저는 이만 옵저빙해야 해서요. 갑니다.”
툭.
그는 오늘만 벌써 3건이나 온 항의 전화를 신경질적으로 끊어버렸다.
대체 이쪽의 유선 전화 번호는 어떻게 알아낸 건지……
“하이고. 무슨 스트리머 하나 잘못걸려서. 이게 뭐야.”
그의 평소 업무는 사실 서버 관리인이다.
한국에서 시빌 엠파이어의 인기는 높은 편이 아니기에, 서버 관리를 하면서도 이런 일까지 맡아 하게 된 것인데.
“스트리머라고 핵 안 쓰나? 오히려 더 쓰고 싶지.”
경력이 그래도 꽤 되는 편이었다. 나름대로 핵쟁이를 눈대중으로도 잡아내는 노하우도 있었다.
그런 그가 판단하기로 ‘아아몬드’라는 사람은 핵을 쓰고 있을 확률이 98% 정도 된다.
따르르릉.
“네. 여보세요? 아…… 아니. 그러니까 여기로 전화하시면 안 된다구요. 이거 사내에서 쓰는 건데 어떻게 안 건지…… 하아…….”
그의 팬들은 전화해서는 아몬드의 개인 방송 녹화분을 보라고 한다.
“개인 화면 당연히 저도 봤죠. 레이나요? 아니, 아까 전화 오신 분한테도 설명드렸…… 예? 킹~ 뭐라구요? 아니, 제가 누굴 이기려는 게 아니라요……. 저기요?”
툭.
전화는 끊어져 버린다.
“아니. 이 미친. 얘 팬들은 왜 다 똘아이야? 그리고 레이나 플레이는 왜 계속 보라는 건데?”
다른 게임을 증거랍시고 보라고 하는데.
사실 게임마다 보정치도 많이 다르고 작동 방식마저도 다른 경우가 많아서 내부 규정상 절대로 참고할 수가 없다.
그렇기에 옵저버 역시 다른 게임은 보지도 않았다.
애초에 의미가 없으니까.
“내가 보기엔 거~의 핵이구만 뭐.”
적어도 옵저버의 눈으로는 이 ‘아아몬드’라는 유저는 90% 확률로 핵을 사용한다.
“제대로 조준도 안 하고 걍 쏘잖어.”
아몬드가 순간적으로 조준하고 쏘는 장면.
일반 사람의 눈엔 그냥 보지도 않고 쏘는 것으로 보인다.
보정치가 높게 책정되는 판타지 전투 장르의 릴에선 어떨지 몰라도 시빌 엠파이어에선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아몬드는 보지도 않고 쏜 게 아니다.
이는 아몬드가 캡슐 안에서 갖는 고도의 VNS 수치 때문에 아주 찰나만 조준해도 그에겐 몇 초 이상을 포커스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인데.
이를 옵저버가 알 리가 없다.
아니, 사실 일반인 누구도 제대로 알 수가 없다.
어찌 됐든 옵저버는 거의 핵쟁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양심이 있어야지. 쯔쯧…….”
정지 처분을 바로 내리지 않은 이유는, 그가 무슨 핵을 쓰는지를 모르기 때문일 뿐이다.
범죄로 따지면 심증은 다 있는데, 흉기가 어딨는지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상 오늘 옵저버의 임무는 그의 물증을 잡아내는 것. 흉기의 종류를 알아내는 것이다.
즉, 무슨 핵을 쓰는지를 알아내는 것이지, 그가 핵을 쓰는지 안 쓰는지를 판가름하는 게 아니었다.
따르르릉.
또 전화가 걸려온다.
“하아.”
그는 한 번의 깊은 심호흡 후.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받았다.
“아니 그러니까! 핵쟁이 맞다니까!? 어? 니들 오빠 핵쟁이라고! 이 씹…… 아. 네. 예. 알겠습니다. 지금 접속하면 되죠? 링크 왔네요. 아 예…….”
* * *
[화면 공유 시작됐습니다.] [시작해 주세요.]드디어 메시지가 왔다.
아몬드는 캠 화면을 바라보며 시청자들에게 말했다.
“이제부터 딱 3게임만 해볼게요.”
-핵쟁이 ㄷㄷ
-핵견과류 ㅋㅋㅋ
-뭔 게임만 하면 이 사달이 나누 ㅋㅋㅋ
-게임 파괴자 ㅋㅋㅋ
-와 방제가 어그로가 아니었네 이왜진ㅋㅋㅋ
관리자와의 대화를 전부 지켜본 시청자들은 놀라워했다.
처음 방제를 보고 상황이 이렇게까지 됐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루비소드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이왜진ㄷㄷ]“루비소드 님. 감사합니다. 네, 이게 진짜네요.”
[수줍은 여포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이게 다 미션을 걸었던 제 잘못입니다. 관리자님. 엉엉 ㅠㅠ]“감사합니다. 수포 님. 듣고 보니 수포 님 잘못 같기도 하네요.”
-ㅁㅊㅋㅋㅋ
-ㄹㅇㅋㅋ
-아몬드 기어2 만든 장본인ㅋㅋㅋ
-범인 나왓네~~
-핵쟁이 여깄누 ㅋㅋ
몇 개의 웰컴 후원을 받은 아몬드.
“이제 시작할게요.”
그는 이만 말을 줄이고 게임을 시작했다.
게임 안으로 들어가자 그를 가장 먼저 반기는 건 요정 따앙코옹이었다.
“꺄아! 아아! 몬드님!”
파르르 날개짓을 하며 날아온 그녀는 다짜고짜 쇼핑을 하자 졸랐다.
“우리 얼른 쇼핑해요! 아끼면 똥 된다! 이게 인간계 속담이잖아요?”
-무기 상점이랑 커넥션 있는 게 분명함ㅋㅋ
-수수료 떼먹냐?
-똥이라니. 또옹이겠지.
-수상하네 ㅋㅋㅋ
따앙코옹이 이상하리만치 쇼핑을 강요하긴 했으나. 이건 그저 초보자를 안내하기 위한 절차일 뿐이었다.
마침 아몬드도 활이 꼭 필요하겠다고 생각한 참이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 가자. 일단 무기부터 사고 싶어.”
“예! 따라오세요!”
따앙코옹은 길을 안내했다. 포탈 같은 데로 들어갈 줄 알았는데. 그냥 걸어서 -물론 따앙코옹은 날아서- 가는 거였다.
“여기예요!”
선술집을 나와 중세풍의 도시 거리를 걷다 보니 발견한 무기점.
아치형으로 생긴 문을 열고 들어가자 다분히 NPC처럼 생긴 대장장이가 그를 반긴다.
“허허~! 어서 오시게~!”
아몬드는 다른 것은 굳이 보지 않고 일단 활부터 살폈다.
현대화된 양궁이라면 모를까, 이런 고전적인 활은 거의 볼 줄 모르는 터라 그냥 가격부터 살폈는데.
‘하나에 1골드?’
활은 가장 싼 게 1골드였다. 창은 가장 싼 게 5실버, 즉 0.5골드라는 걸 감안하면 무려 2배 가격이다.
심지어 더 비싼 활은 바로 3골드부터 시작이다. 가장 비싼 건 무려 50골드.
[조선 각궁] [50G]“오…….”
현재 아몬드의 거의 전 재산을 부어야만 쓸 수 있는 활.
와중에 조선 각궁이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캬 국뽕
-주모~~~
-각궁이 만드는 과정이 미치긴 하지 ㅋㅋ
-키야 오진다 ㅋㅋㅋ
-개멋있네 ㅋㅋ
“오…….”
아몬드는 꽤나 호기심 어린 눈으로 가까이 붙어 감상했다.
옛날 코치님이 한번 자랑하듯이 보여줬던 물건이 생각난다.
“평소에 동그랗게 말아놓는 것까지 고증이 잘 되어 있네요.”
-역시 양궁선수
-그런것도 아네
-아 원래 이런 거임? 난 활 아닌 줄ㅋㅋㅋ
-갑자기 똑똑해 보여
각궁이란 물소 뿔 두 개를 이어붙여 만든 활인데. 뿔이 갖는 장력이 엄청나서 아주 멀리까지 활을 쏠 수 있다. 단점으로는 습기에 약하다는 것 등 실용적인 문제가 조금 있지만.
‘멋있다…….’
멋있고 강한 활임을 분명하다.
아몬드는 감탄하며 한참을 조선 각궁 앞에서 있었으나, 결국 고르진 못했다.
‘처음부터 각궁을 고를 순 없어.’
그의 수중에 있는 돈은 56골드다. 활 가격은 50골드이니 거의 전 재산을 다 털어야 한다.
이게 RPG 게임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으나. 시빌 엠파이어는 들어가자마자 죽는 게 일상인 게임이며, 죽으면 모든 장비를 다 두고 온다.
게임 한 번 플레이하는데 장비를 서너 번 잃어버릴 수도 있다. 그런 와중에 50골드짜리 활을 들고 들어간다?
말이 안 되는 선택이다.
그는 다시 1골드 활로 시선을 돌린다.
‘1골드라…….’
일회용임을 감안하면 1골드도 비싼 편이다.
말 그대로 일회용이니까.
아몬드가 뭘 고민하고 있는지 안다는 듯 따앙코옹이 다가와 설명을 보탠다.
“아아! 몬드 님! 활은 일반적인 기초 무기들보다 비싸답니다! 아무래도 만드는 데 내공이 좀 필요하거든요! 쏘는 데도 내공이 필요하구요! 초보자에게 용이한 창을 구해보시는 게 어떤가요?”
“안 돼. 창은 이미 있잖아.”
“그, 그건 연습용 기본…….”
“안 된다고.”
-단호 ㅋㅋㅋ
-너무하네 ㅋㅋㅋㅋㅋ
-엌ㅋㅋ
“아…… 시, 싫으시군요?! 그럼 어쩔 수 없죠!”
따앙코옹은 잠시 어버버거리다가 활 구매를 도와주기로 마음먹었다.
“활은 이 가죽통이랑 화살을 세트로 사셔야 해요!”
화살통과 화살인데. 각각 5실버로 합치면 1골드다.
활까지 고르면 무려 2골드.
초보 아이템치고는 상당히 비싼 셈이다. 원거리 무기를 쓰면 죽을 일이 덜하니까, 그걸 가격에 반영한 듯 보인다.
-가격 무쳤누
-왜 이럼
-궁병 폭리 ㅠㅠ
‘별수 없지.’
그래도 아몬드 하면 활 아니겠는가?
그는 구매를 결정한다.
“일단 둘 다 줘.”
기껏 결정했더니. 따앙코옹이 이런 말을 한다.
“어? 괜찮으실까요? 화살도 종류가 있는데요. 아주 치명적인 공격력의 화살도 있답니다!”
한번 보기라도 하라는 듯 화살들이 나열된 칸을 가리키는 따앙코옹.
묵직한 파괴력이 있을 것 같은 넓적한 화살부터, 아주 작은 암살용 치명적인 맹독 화살까지.
다양한 화살이 있었지만…….
[바이퍼] [16G] [스크류 네일] [10G] [엑스크래시] [7G] [브로드 헤드] [7G].
.
.
화살 중 좋은 것들은 가격이 활 못지않았다.
“가격이 더 치명적인데.”
“하하…… 그, 그러실까요?”
-ㅋㅋㅋㅋㅋ
-팩폭ㅋㅋㅋ
-엌ㅋㅋㅋ
아몬드는 가장 베이직한 화살을 고른다.
[보드킨] [0.5G]“난 이걸로.”
5실버짜리다.
-ㄹㅇ 극한의 짠돌이다
-좀 사라 임마.
-ㅁㅊ 딱 2골드 맞춰 들고 가냐?
후에는 갑옷점에 들렀는데. 거기서도 5실버짜리 가장 싼 갑옷을 맞춰 입었다.
“이, 이걸로 괜찮으실까요? 30골드만 있으시면 가장 싼 말도 사실 수 있는데요……. 말은 죽지만 않는다면 다시 주인에게 돌아온답니다.”
“……안 돼.”
-단호 ㅋㅋㅋㅋ
-그저 돈
-당황한 따앙코옹ㅋㅋ
-원래 이런 놈이야
-거절의 미학;
“아, 알겠습니다…….”
다시 선술집으로 돌아온 아몬드.
“여어! 영웅나으리! 활약상은 잘 들었소!”
“저번에 굉장했다면서!?”
그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용병들을 무시한 채 곧바로 칠판으로 걸어가 이름을 썼다.
==== ====
[C랭크]아아몬드
Ftype
DamageDealt
Coi
.
.
.
==== ====
칠판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아몬드가 중얼거렸다.
“제발 궁병이었으면 좋겠네요.”
잠시 기다리자 의뢰가 들어왔다.
띠링!
[지휘관 ‘nodukan’ 님이 지원을 요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