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364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82화
30. 나니?!(1)
공성병기.
이는 시빌 엠파이어에서 상당히 중요한 자산이다.
그야, 칼과 활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성벽을 부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성병기를 지켜라]그렇기에 지휘관들은 계속해서 플레이어들에게 공성병기를 지킬 것을 강조하고. 플레이어들도 죽어라 막는다.
“저기 투석기다! 뛰어!”
“돌겨어어어억!”
물론, 적팀도 공성병기만 보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다.
다만 공성병기 역시 건물에 가까운 존재이기에 칼과 활로는 무력화시키기 힘들다.
“횃불로 교체해라!”
공성병기를 가장 쉽게 잡는 방법은 바로 불을 지르는 것인데.
게임 특성상 불화살 업그레이드를 하기 전엔 보병들이 직접 달려가서 불을 질러야 한다.
이 전술엔 큰 문제가 있는데. 횃불을 드는 순간 난 공성병기를 치러 간다고 광고하는 꼴이기에, 수비하는 입장에선 막기가 참 수월하다.
“횃불이다아!”
“막아!”
횃불은 심지어 밤중에도 눈에 아주 잘 들어오지 않던가?
수비 병력은 그저 횃불이 있는 곳을 향해 창을 내밀기만 하면 된다.
“찔러어어어!”
푹! 푸욱! 푸북!
아몬드 팀의 기사와 보병들이 횃불을 든 채로 무참히 죽어 나간다.
“끄어어억!”
“억!”
모두가 쓰러졌다. 횃불도 떨어져, 엄한 곳에 불이 나거나 아무 불씨도 피우지 못한 채 죽었다.
겨우겨우 비집고 들어간 아몬드 팀의 병사들.
그러나 그들은 횃불을 놓친 채다.
그런 그가 외친다.
“밧줄! 밧줄이라도 끊어!”
여기서 나오는 공성병기를 무력화시키는 방법 두 번째.
중세 시대의 조악스러운 투석기들은 탄력 에너지를 칭칭 감아놓은 밧줄을 풀어내면서 얻어낸다.
그러니 이걸 끊어내면 사실상 공격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끊어어어!”
지금 보병 하나가 밧줄을 끊으려 한다.
후웅!
검을 힘차게 휘둘러 찍었다.
퍽……!
그러나, 몇 톤에 달하는 바위를 내던지는 투석기의 밧줄이 그리 쉽게 끊어질 리가.
톱이 아니고서야 단칼에 베어내기는 너무 힘든 일이다.
“아…… 제기랄!”
한 번 더 내려칠 기회는 없었다. 막는 자들도 바보가 아니니까.
푸부북!
그는 전신에 창이 꽂히며 밀려났다.
“결국 못 부쉈어…….”
철퍽!
그는 바닥으로 널브러지며 죽어버렸다.
그 후 영혼이 된다.
‘아…….’
투석기가 한 번 더 성벽을 공격하기 전에 끊어내려 했건만, 실패했다.
이러면 이 전장에 희망이 있을까?
‘지겠는데.’
투석기가 성벽을 세 번 때리냐, 네 번 때리냐로 게임의 승패가 갈리기도 하는데.
이 게임은 안 그래도 불리한데 한 번 더 때리게 생겼으니 희망이 없어 보인다.
재계약을 하는 게 맞는 건지 고민하던 중.
──피융!
파공음이 들려오더니, 뭔가 그의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다.
퍽!
“!”
화살이다. 화살이 밧줄을 정확하게 맞힌 것이다.
파르르르…….
밧줄은 끊어지진 않았으나, 1/3 정도가 패여 버려 파르르 떨고 있었다.
“뭐야!”
“화, 화살이야!”
적들도 당황하여 두리번댄다.
아마 우연이겠지. 처음엔 그리 생각했다.
“재수도 더럽게 없네.”
“어쨌든 빨리 돌 실어!”
“그래! 얼른! 얼른 돌 실어! 빨리 한 번 쏘게!”
쿠르릉.
거대한 바위를 굴려 가며 투석기에 싣는 공병들.
투석기가 한 번 더 때리냐 못 때리냐로 게임의 승패가 갈리기도 하다 보니.
시도 때도 없이 쏴줘야 했다.
그런데──
피융!
“!?”
“!”
또다.
화살이 또 밧줄을 타격했다.
이번엔 절반 지점까지 패여 버렸다.
우연일까? 두 번까지도 우연일 수는 있다.
“어……? 이, 이건…….”
그런데 이들의 눈을 사로잡는 건 화살의 종류.
“이거 봐. 에, 엑스크래쉬야. 아까 날아온 것도 엑스크래쉬고.”
“미친 설마…… 이걸 노리고 있는 거야?”
도끼날이 달린 화살이었다.
연한 물체를 찢어내기에 안성맞춤인 화살.
그런 화살이 2번이나 연속으로 밧줄에 맞은 게 과연 우연일까?
이 밧줄이 끊어지면, 투석기는 한참을 수리해야 한다.
“당겨어어!”
그들은 그렇기에 강행했다. 비록 절반쯤 뜯겨 나갔더라도, 어찌 됐든 이건 게임. 달려 있기만 하면 작동한다.
끼이이익!
거대한 돌을 담은 발사대가 뒤까지 당겨지고, 밧줄이 팽팽하게 늘어난다.
“아직 두 대는 버틸 수 있다!”
“바로 쏴……!”
조준할 시간은 없었다. 적이 또 요격하기 전에 바로 쏴야 한다.
이제 투석기가 작동하려는 찰나.
──피융!
미쳐 정확히 던져지기도 전에 화살이 다시 날아온다.
이번에도 정확히 아까의 그 위치로 화살이 적중했다.
사악!
분명 두 대는 버틸 수 있었을 텐데.
“!”
“!?”
“이, 이런!”
이번엔 밧줄이 완전히 끊어졌다.
아마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터라 훨씬 쉽게 끊어진 모양이다.
“씨, 씨발 튀어!”
“으억!”
던져지려다가 애매하게 힘을 잃은 바위는 밧줄이 끊어진 쪽으로 기울어졌고.
쿠구구궁──
그대로 굴러가, 스스로를 박살 냈다.
──콰앙!
* * *
“오. 됐다.”
아몬드는 만족스러운 듯 중얼거렸다.
‘근데 왜 부서지지?’
그의 이론상으로는 투석기가 부서지는 건 아니었는데. 운이 좋게 타이밍이 맞아 엄청난 임팩트를 보여줘 버렸다.
그는 모른 척 옵저버에게 채팅으로 물었다.
아직 뭔가 모자란 거 같지만, 혹시나 패스했을까 싶어서다.
[아몬드: 이 정도 하면 되나요.] [옵저버: 죄송하지만, 제가 독단으로 판단하는 건 아니고. 영상 다 찍고 같이 봐야 합니다. 함부로 말씀드리기 어렵네요.]옵저버는 대답을 회피했다.
아몬드는 이해했다. 회사가 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이, 독단으로 된다 어쩐다 판단 내리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이번엔 애매하다는 말은 안 하네.’
그래도 전 판, 전전 판보다는 낫다. 그땐 대놓고 애매하다고 판단했으니까. 아마 회의를 할 것도 없이 이건 안 된다는 뜻이었겠다. 이번엔 판단을 보류했다.
‘좋아.’
옵저버 생각엔 되는데, 직원 입장이다 보니 확답을 주진 못하는 것이리라.
‘투석기 하나 무력화시킨 걸로 핵쟁이처럼 보이진 않겠지.’
또한 아몬드는 스스로가 높은 기준을 갖고 있기에, 그가 대답을 보류하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물론 이게 그리 놀랍지 않을 수 있다는 건 그의 생각일 뿐이다.
옆에서 훈수를 두던 일본인 궁병이 놀라 자빠지며 다가온다.
“이, 이봐. 저거 진짜 네가 한 거야?!”
아몬드는 잠시 그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일본인 궁병이 턱이 빠진 표정을 지었다.
“대체 어떻게 한 건데?!”
“밧줄을 끊었지.”
“……?”
궁병은 어이가 없는 표정이 되었다.
“여, 여기서부터?”
그가 거리를 손가락으로 휘휘 저어 가리키며 물었다.
아몬드는 귀찮은지 굳이 더 말을 섞진 않았다.
“아, 어.”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음 타깃들을 향해 계속 활을 쏘았다.
피융! 피융!
그가 활을 쏠 때마다 죽어 나가는 병사들.
“미, 미쳤다……!”
-리액션 장인이네 ㅋㅋ
-ㅉㅉ이게 조선의 활이다
-ㅋㅋㅋ호감이네
일본인 궁병은 아몬드의 실력이 진짜라는 확신이 들었는지, 더 집요하게 물어댔다.
“이, 이봐 근데 그 밧줄은 한 번에 안 끊어지잖아. 설마 계속 같은 데를 친 거야? 그 엑스크래쉬로? 조선 각궁이라서 되는 건가? 장력이 커서? 응? 랭크는 몇이야? S급? 너 어느 나라 사람이야? 이건 한글이지?”
‘대체 뭐 하는 놈이야.’
아몬드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제야 그의 머리 위에 뜬 아이디를 확인하는데.
[ウイスキー]일어였다. 위스키라 쓰여 있었지만 아몬드는 일어를 몰랐기에 뭔 뜻인지도 알 수 없었다. 상관없었다. 어차피 그는 이 사람과 살갑게 대화나 하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아니. 나 중국인인데. 올튜브에 영상도 올라와 있어 중국인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중국인 핵쟁잌ㅋㅋ
-개웃기넼ㅋㅋ
-ㅁㅊㅋㅋㅋ
“주, 중국인? 근데 왜 한글로 아이디를 만들었어?”
“잘해 보이려고.”
-술술 나오는 그짓말ㅋㅋㅋ
-활 쏘는 내내 대사 준비했냐?
-아성식 둘러대기!
계속해서 철벽을 치는 아몬드. 그럼에도 일본인 궁병은 말을 더 섞어보고 싶어 하는 듯했으나.
“사실 한국인 아냐? 한국인처럼 생겼…….”
애석하게도 그 목소리는 더 거대한 굉음에 묻혔다.
쿠구구궁!
적의 공성탑이 일으키는 굉음이었다.
공성탑은 저 멀리 한 100미터 정도 떨어진 성벽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공성차다!”
“막아아!”
* * *
공성탑.
사실 탑차라는 표현이 더 직관적이다. 공성탑은 성벽의 높이와 맞먹는 탑이면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병사들이 이 탑에 탑승한 후, 상대편의 성벽까지 돌진하면 공성탑은 간이 엘리베이터 역할을 할 수 있다.
사다리보다도 훨씬 안전하게 적의 성벽까지 오를 수 있게 해주는 엘리베이터형 공성병기인 셈이다.
쿠웅……!
적의 공성탑은 그대로 벽에 온몸을 부딪치더니.
끼익!
문이 열렸다.
문틈으로 드러나는 수십의 병사들. 그들이 함성을 내지르며 달려들었다.
“돌겨어어어억!”
쿠르르르르!!!
수십의 병력이 성벽 위로 뛰어 올라왔다.
육중한 갑옷의 병사들이 방패까지 든 채였다.
딱 봐도 궁수에게 쥐약일 것 같은 차림새. 이는 적 지휘관이 노린 것이다.
“조, 좃됐다! 성벽엔 궁수밖에 없는데!”
“미친…… 저게 몇 명이야!”
어디 도망갈 곳도 없는 성벽 위. 쥐밖에 없는 상자에 고양이 무리가 떨어진 꼴이다.
티이잉!
아군 지휘관의 명령이 떨어졌다.
[후퇴]성벽 위에서 후퇴하라는 것인데.
이 좁은 데서 어디로 피하란 것인가? 고작 두 명 정도 지나갈 수 있는 폭의 계단으로?
퍼억!
아군 병사 하나가 날아가듯 쓰러진다. 적들의 메이스에 후려 맞은 것이다.
“쳐라아아아!”
공격이 시작된 것이다.
퍼버버벅!
그에 맞서 아군이 화살 세례를 퍼부었으나, 전부 방패와 갑옷에 막혔다.
그렇다고 도망가기엔 성벽 위는 난장판이다. 아군이 아군을 밀치고 도망가야 하는 상황이다.
“에라이 시바!”
“아오!”
“야! 후퇴하란 말 안 들려!? 비켜!”
욕설과 함께 우왕좌왕하는 궁병들.
우르르!
그들을 보며 적 병사들은 더 사기를 올리며 달려나왔다.
“이미 패잔병이다! 다 족쳐!”
“좋아아아!”
수십의 병사들은 아예 동, 서 양쪽으로 나뉘어 성벽을 전부 점령할 기세로 뛰었다.
아군 궁병들 역시 양방향으로 나뉘어 꽁무니 빠져라 도망치기 시작했다.
동쪽은 이미 톰과 제리 구도로 바뀌었다. 그런데 서쪽은 달랐다.
척.
저 멀리, 웬 궁병 둘이 길을 가로막고 서는 게 아닌가?
그 둘 중 하나는 아몬드.
“저, 저…… 이게 맞는 건가?”
나머지 하나는 얼떨결에 그와 함께 가로막게 된 일본인, 위스키였다.
그는 괜히 아몬드를 따라다니다가 졸지에 20 대 2로 싸우게 되어버렸다.
아몬드는 그에게 이렇게만 전하고 활시위를 당겼다.
“너도 쏴. 살고 싶으면.”
-(난 활약해야 하니까)
-니혼진쉑ㅋㅋㅋ 당황
-그러게 왜 따라오냐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