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36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83화
30. 나니?!(2)
갑자기 성벽 위에 나타난 수십의 중갑 보병.
쿠르르르!
이들은 전부 지휘관으로부터 단 하나의 명령을 듣고 왔다.
[적 궁수들을 섬멸하라!]새빨간 핑이 곳곳에 찍히기 시작했다.
피이잉!
중갑 보병 총 마흔은 동, 서쪽 둘로 나뉘어 뛰었고. 적 궁수들은 전부 도망쳤다.
두 명의 궁수만 제외하고.
‘뭐지.’
‘저 자식들 뭐야?’
보병들이 의아함에 멈칫한다. 저쪽은 겨우 둘이고 여긴 스물인데도.
둘의 패기 넘치는 행동에 뭔가 준비된 게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한 것이다.
그만큼 무모해 보였다.
하나 아무리 봐도 딱히 뭘 준비한 기색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때 누군가 외쳤다.
“그냥 죽으러 온 거다! 쫄지 말고 뛰어!”
그냥 빨리 죽고 다른 병과로 바꾸고 싶어 하는 병사들이 있다.
혹은 다른 전장을 가고 싶어 하는 병사들도 있다.
아마 저 둘은 그런 류이리라.
“돌격!”
보병들은 그리 생각하며 다시 돌격했다.
그런데──
피융!
화살 하나가 쏘아진다. 중갑 보병 하나의 눈을 파먹는다.
──푹!
“억!”
갑자기 움찔하는 보병.
“아 눈!”
눈이 훼손되면 시야가 사라진다. 그러나 아무도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
겨우 눈 한쪽일 뿐이고, 중갑 보병은 원거리 방어에 특화되어 있어 어지간히 맞지 않고서야 죽지도 않는다. 심지어 방패도 있다.
“방패!”
“방패 들어!”
이제부턴 방심하지 않고 잘 막으면 된다.
한쪽 눈을 잃은 병사도 이때까진 그렇게 생각했다.
“아. 이런 내가 방심했──”
──푹!
미처 인지하기도 전에, 시야가 암전했다.
“어……?!”
휘청.
순간 사라진 시야.
발걸음이 꼬인다.
뒤에서 달려나가던 보병들도 엉키게 되었다.
출근길 합류 차선마냥 서로 이리저리 엉켜 너덧 명이 지체되어 버린다.
“뭐야! 왜 그래! 비켜!”
“어, 아, 안 보여!”
“뭐?!”
“아…… 거참.”
이때만 해도 심각성은 인지하지 못했다.
이 정도의 교통 체증이야 상관없지.
어차피 20 대 2니까.
그냥 한참 신나게 돌진해야 하는 상황이 멈춰 버린 게 짜증이 날 뿐이다.
그게 전부다.
“컥!”
“아씨! 뭐──”
털썩!
앞서나가던 보병 둘이 쓰러졌을 때.
그들의 급소마다 정확히 꽂힌 화살을 봤을 때.
‘뭔…….’
이때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행동으로 옮길 수는 없는 옅은 의문. 왜 넘어지고 난리지? 라는 멍한 질문만이 머리를 맴돌 뿐.
퍼억!
그러는 사이, 세 번째 보병이 쓰러진다.
아몬드의 활시위는 쉬질 않았다.
“뭐해! 방패 들어!”
“들었어!”
분명 쏘는 건 한 놈인데. 좌우 상하로 화살이 날아온다.
퍼버버벅!
네 번째가 쓰러진다.
이젠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어, 어떻게?’
어떻게 된 거지.
왜 네 명이나 쓰러지냐고.
설마 저 앞에선 활잡이 하나 때문에?
한 명이 쏘는 게 맞단 말이야?
피융! 피융!
중갑 보병이 어떻게 궁수에게 쓰러지지?
화살통 하나를 다 털어도 못 죽이는 경우가 허다한데.
──푹!
의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한 사람이 쓰러진다.
여섯 명째다.
이젠 질문이 ‘어떻게’가 아니다.
‘어떡해?!’
적이 무슨 수로 앞의 동료들을 쓰러뜨렸는지 파악하지 못했다.
기리릭.
그러는 사이에도 아몬드는 아까와 똑같은 부동자세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마치 동물을 사냥하듯 차분히 가라앉은 눈으로, 스무 명의 인간을 가로막고 있다.
그 눈에 마주치면 꼭 이런 말이 들려오는 것만 같다.
‘뭐해. 안 오고.’
파앙!
활시위가 또 놓아졌다.
“윽.”
이제 일곱 번째 동료가 쓰러졌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 오십 미터.’
아몬드와 보병들의 거리.
50미터.
각궁이 최대화력을 발휘하는 구간.
이 거리 안엔 오로지 시체뿐이었다.
‘이 앞으로 나가면 죽는다.’
누구든 나가는 순간 바로 죽었다.
마의 구간이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뭣들 해! 달려!”
용기 있게 달린 동료도 순식간에 급소 곳곳에 화살이 박히며 죽었다.
철커덩!
철 덩어리가 쓰러지듯 요란한 소리.
바로 다음 차례인 병사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미친. 화살이 휘고 있어.’
바로 앞의 동료가 죽고 나서야 그는 깨달았다. 방패를 백날 앞으로 세워봐야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
화살이 옆에서 치고 들어온다.
앞으로 날아오는 것 같다가도, 거짓말처럼 휘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꽂힌다.
옆의 병사를 향해 가는 것 같다가도, 갑자기 나한테 온다!
‘어!?’
──푹!
[체력 67%]목의 옆부분. 귀와 목젖 사이의 이음새를 정확히 파고들어 온 화살.
각궁의 강력한 장력으로, 안에 겹쳐 입은 얇은 갑옷은 가차없이 찢어지고 속살을 드러냈다.
왈칵……!
피가 철철 새어 나온다.
중갑 보병인지라 그래도 한 대로는 안 죽는다.
그러나─
‘뭐야 대체!’
피유웅! 피융!
우측, 좌측, 순식간에 두 발이 더 날아와 똑같은 급소를 찢어냈고.
[사망]죽어버렸다.
순식간에 스무 명 중 아홉이 사라졌다.
[지휘관: 멈춰]그때, 지휘관의 명령이 떨어진다.
[지휘관: 곧 적군 지원군이 온다. 철수.]* * *
기세 좋게 달려오던 스무 명의 무장병사들.
그들은 두려울 것 하나 없다는 듯이, 기세 좋게 달려들었으나.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하더니 그게 셋이 되고 넷이 되고, 아홉이 되었다.
그러니까 거의 절반이 아몬드에게 도착하기도 전에 쓰러졌으며.
아직도 50미터 안으로 들어온 병사는 없었다.
척!
놀랍게도 무장병사들은 돌진을 멈췄다.
아무래도 지휘관의 명령 때문인 것 같았다.
-저지한 거야??
-헐
-혼자서 막은거임???
상대를 다 죽이진 못했으나, 아몬드는 적의 돌진을 한 번은 저지해 낸 것이다.
적들은 더 이상 돌진하지 않았다.
일단 50미터 안으로 들어가면 각궁의 화력에 자칫 자신들의 갑옷도 뚫린다는 걸 알게 된 것 같았다.
-ㅁㅊ
-이, 이게 각궁?
-대미지 미쳤네
그렇다. 무장병사의 강인한 원거리 방어력과 체력도 각궁의 강력한 장력과 아몬드의 급소만 노리는 사격 앞에 소용이 없었다.
이제 전세는 바뀌었다.
뒤쪽에서 충원된 보병들이 달려온다.
“와아아아아아!”
“반겨어억!”
아몬드가 적의 병력 절반을 저지한 덕에 지원군이 도착할 각이 나온 셈이다.
세 판 만에 드디어 병사들을 시원하게 쓸어버린 아아몬드. 그에게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왇ㄷㄷ
-클립각 씨게 섰네
-아몬드! 아몬드!
-엄마 나 커서 아아몬드가 될래요! 아몬드보다 아아몬드가 강해요!
-크 가자 누명 벗으러어어!
환호와 경악이 뒤섞인 채팅들이 주르륵 올라간다.
이런 반응은 채팅에서만 볼 수 있었던 건 아니다.
옆에서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본 일본인 플레이어, 위스키도 마찬가지.
“……!”
그는 경악했다. 어찌나 놀랐는지 실수로 통역기를 OFF 상태로 놓고 말해버렸다.
“나…….”
* * *
“나이스!”
주혁은 주먹을 불끈 쥐며 벌떡 일어났다.
세 번째 게임인데 이번에도 망하면 어쩌나, 마음을 졸이고 있었는데.
이번엔 느낌이 좋다.
비록 방금의 플레이로 곧바로 핵쟁이 누명을 벗을 수는 없겠다만.
“이제 시작이지.”
이번 게임은 아직 끝나려면 한참 멀었다.
이제 막 역전을 시작하는 경기다.
그러니까 아몬드의 활약도 이제 막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
핵쟁이 누명은 벗겨지는 게 확실한 셈.
그래서일까? 커뮤니티 반응도 슬슬 달라졌다.
[???: 아니, 그거 말고 아몬드 달라니까?]이런 게시글에 들어가보면 푸짐한 인상의 북한의 수령이 수화기를 붙들고 누군가에게 떠들고 있는 사진이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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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두미사일이고 뭐고 모르겠고. 아몬드가 진짜 핵이라니까? 그거 가져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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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위의 글이 쓰여져 있다.
-이 짤 간만이네 ㅋㅋㅋㅋ
-ㅁㅊㅋㅋㅋ
-윗동네도 탐내는 아몬드의 활실력 ㄷㄷ
-???: 남조선 간나새끼들이 핵을 만들었다니까 글쎄!!?
-아몬드 이제 활시위에 미사일 걸어야겠누
아몬드의 존재 자체가 핵이라는 말을 이렇게 돌려서 표현한 것이다.
또 다른 이슈글을 보자면…….
[근데 아몬드 핵쟁이 맞지 않음?]이런 제목인데. 막상 들어가 보면 내용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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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존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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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탱이가 없어서 웃기네 ㅅㅂ
-참내 씹……
-그만해라 ㅎ
증오 중에 가장 무서운 게 이유 없는 증오인데.
그건 사랑도 마찬가지다.
“무지성 칭찬글이 나온다는 건…… 진짜 잘하고 있다는 거거든.”
스트리머에 대한 아무 근거도 없는 칭찬글이 마구 올라오기 시작한다는 건 아주 좋은 신호다.
물론 요즘 같은 때엔 일부러 안티를 생성하려고 무작정 칭찬하는 글을 올리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것쯤은 주혁도 구분할 줄 안다.
대충 분위기를 읽으면 안다.
-ㅋㅋㅋㅋㅋㅋㅋㄹㅇ
-ㅠㅠ
-아 피식해버리다니……
-왠지 이거일 거 같더라 ㅋㅋㅋ
다들 동조하는 댓글 분위기.
물론 그 와중에도 나쁜 댓글은 있으나.
-하아…… 견^2 새끼들 다시 설치기 시작하네
└꼬우면 너도 핵쟁이 검증 방송해 ㅋㅋㅋ 아 그런거 안들어오지!?
└견! 견! 견!
└그거 아셨나요? 아몬드는 사실 견과류가 아닌 ^핵^과류입니다!
└핵핵!
그 밑에 까는 놈을 까는 댓글이 한가득이며, 아몬드를 놀리기 위해 만들어졌던 ‘핵과류’ 밈도 이젠 아몬드 팬들이 쓰고 있다.
안티들이 만든 밈까지 써줄 정도로 상황이 여유롭다는 뜻이다.
여기에 주혁도 화력을 조금만 보태기로 했다.
[주혁: 지아야 이거 쇼츠 하나만] [지아: 잠만 기둘]지아에게 뭔가를 부탁한 주혁.
그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간만에 시청자 펌핑 좀 들어가겠다.’
릴 이후로 다시 마이너한 게임을 연달아 하게 된 아몬드.
이미 그의 시청자 수는 1만 중반대의 콘크리트가 확보되어서 사실 마이너한 게임으로 상승시키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1만 중반도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주혁 같은 인물이 만족하기엔 한참 모자랐다.
예전이면 모를까 100만 인방 시대에 1만 중반대의 시청자는 상위권 스트리머라고 보긴 힘들었으니 말이다.
‘달려보자.’
마침 시상식도 근처이고, 아몬드는 성장이 필요했다.
풍선껌까진 아니어도 도토리묵 급으로 성장하려면 여기서 한 번 더 뭔가 있어야 했다.
‘시빌 엠파이어도 활로 활약하긴 좋아도 마이너해서 어떻게 올릴지 조금 걱정이었는데.’
주혁은 시빌 엠파이어가 아몬드에게 딱인 게임이라고는 생각했으나.
어떻게 시청자를 올릴지에 대한 구상은 그리 다양하게 해놓지 못했었다.
그런 와중에 딱 하나.
‘내가 딱 하나 생각해 둔 게 맞아떨어지기를…….’
시빌 엠파이어로 급상승을 노릴 수 있는 요소를 생각해 둔 게 있었다. 주혁이 생각하기에 이게 유일한 돌파구였으며, 분명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다. 미리 생각해 둔 게 있기에 지아와 주혁은 이렇게 빨리 움직일 수 있었다.
띠링.
[지아: 쇼츠 만들었어.]지아에게 메시지가 왔다.
그는 파일을 받은 후,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렸다.
‘바로 국뽕……!’
주혁이 생각한 단 하나의 경우의 수.
그것을 담은 게시글이 지금 릴프로에 올라가고 있다.
타다다닥……!
[일본이 경악하고 세계가 충격에 쓰러지는…… (물리)]이런 제목의 게시글이 완성됐다.
들어가 보면 지아가 보냈던 쇼츠 영상이 포함되어 있는데.
아몬드가 순식간에 성벽 위의 보병부대 절반을 쓸어버린 영상인데.
포인트는 그 장면이 아니다.
옆에 있던 일본인이 경악하는 장면이다.
위스키는 상대 병력을 선 자리에서 쓸어버리는 아몬드를 한참 보더니.
턱이 빠져라 쭉 빼며 외친다.
「나…… 나니이?!」
순식간에 오르는 추천 수와 댓글 수.
-ㅅㅂ 이왜진ㅋㅋㅋ
-아니 저 제목이 진짜면 어카냐곸ㅋㅋㅋㅋ
-충격이 아니라 사격에 쓰러지는데요?
[빅 +3] [빅 +15] [빅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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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은 폭발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