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36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85화
31. 가위바위보(1)
실시간.
조회수가 오르는 족족 욕을 먹고 있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이 게임 원래 이렇게 검증함?
-아니 이게 무슨 일이래요? 진짜 억울하시겠다 딱 봐도 아닌데. 옵저버가 진짜 웃기는 사람이네.
└답답한데 전화라도 해보려구요
└지금 제 동년배들은 다 전화 돌렸습니다~~
-해외 게임 업체가 더 꼰대같고 유두리 없다더니 진짜인가보네요.
└옵저버 전화 안받으면 회사 고객센터 전화번호랑 사내 유선~~(링크)
바로 옵저버다.
옵저버가 있는 사무실은 화재경보가 울린 것마냥 소음 잔치가 열려 버렸다.
따르르르르르르!!!
“야. 이거 다 너한테 오는 전화 아니냐?”
“이 주임님! 전화 오는데 계속…….”
“예? 아니, 커서 뭐가 되겠다구요?”
옵저빙 시작 전에 전화가 왔던 건 애교에 불과했다.
그건 그에게 바로 연결되는 번호였고, 이번엔 사내 모든 전화가 불똥이 튀고 있었다.
“아니. 대체 이 번호를 어떻게 다 알아낸 거냐고?!”
옵저버는 억울한 눈으로 울부짖었다.
“이거 스파이가 있는 거 아닙니까!?”
사원들은 유선 전화를 전부 포기하고 메신저로 연락망을 전환해야만 했고.
시간이 지나는 내내 옵저버는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냐고…….’
사실 방금의 플레이와 투석기를 원거리에서 해체해 버리는 장면에서 핵쟁이 논란은 충분히 해결됐어야 했다.
다만 사내 규정상 모든 게임을 다 보고 해당 영상을 최소 2~3명이 돌려봐야 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일 뿐이다.
“지금 저희 루나틱 코리아 올튜브 채널에도 댓글 막 달리고 있어요.”
“이번에 올라간 쇼츠 영상이 조회수가 너무 많이 나와서…… 거기서 화제가 돼서 이렇게 된 거라고 합니다…….”
진짜였다.
시빌 엠파이어의 개발사이자 유통사인 루나틱의 한국 지부 쪽 채널.
애초에 별로 인기도 없던 채널인지라 이미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견! 견! 견!
-Free 아아몬드!
-루나틱 쉑들 치키챠하러 왔습니다
-핵은 무슨 ㅋㅋ 너네들 중 아몬드 레이나랑 맞짱 떠서 한 놈이라도 이기면 인정해준다. 그런거 아니면 풀어라.
-옥수수를 드릴 테니 견과류를 주시오. 그럼 유혈 사태는 없을 것이오.
물론 직원들의 대처가 없었던 건 아니다.
그들은 매뉴얼대로 빠르게 대응했다.
-저희는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을 뿐입니다. 아아몬드 님에게만 특혜를 드릴 수는…….
그러나 이런 말이 먹힐 리가 없었다.
이미 횃불을 들기 시작한 봉기다.
이성이 통할 리가 없었을뿐더러, 이성적으로 생각해 봐도 허점이 너무 많았다.
└그러니까 절차가 왜 그따구임ㅋㅋㅋ
└이 새끼들은 김연아도 점프 세 번 실패하면 가짜라고 할 거임?
└ㄹㅇㅋㅋㅋ
└특혜고 뭐고 ㅋㅋㅋ 모르겠고 견^2이 접수했으니 채널 접고 집에 가세요
이런 주먹구구식 핵 검증 시스템은 현대의 게임 문화와 어울리지 않았다.
그간 이슈가 안 된 이유는 단순히 국내 유명 인사 중에 핵 사용자로 의심받았던 플레이어가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스트리머 중엔 이번이 첫 사례다.
어떤 부서의 누군가가 이렇게 중얼거리는 게 들려왔다.
“뭔 임원 친구가 저기 큰손이래.”
“임원이랑 듀오했다던데?”
“아니야. 거기 아들이래.”
아몬드가 누구 임원 아들이라더라 등등의 허풍 잔뜩 섞인 소문까지 돌기 시작했다.
이런 소문이 나면 날수록, 아몬드를 지켜보는 옵저버는 거의 울먹이기까지 했다.
‘왜…… 하필…….’
왜 이런 자연재해 같은 녀석의 감독을 맡게 된 걸까.
이건 파국이다.
* * *
한편 지휘관 김치워리어.
그는 놀란 듯한 눈으로 되뇌었다.
‘이걸 막아?’
보고도 잘 안 믿길 정도의 수비력이었다.
화면이 계속 돌아가야 하는 지휘관 특성상 제대로 보진 못했으나. 분명히 궁수 둘이서 20명을 막았던 것 같은데.
아니, 사실상 한 명이 막았던 것 같다.
믿기진 않지만 어찌 됐든 그 덕분에 지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적은 별다른 짓을 하지 못했고.
성벽을 완벽히 다시 사수할 수 있었다.
지금 터져 나오는 병사들의 함성처럼 수성전은 승리였다.
“와아아아아아!”
“막았다아아아!”
피잉!
지휘관은 핑을 찍으며 병력을 이동시켰다.
[이동]이 기회에 전선을 앞으로 밀려는 것이다.
동시에 그는 아까 전 활약했던 궁수가 누구인지 찾고 있었다.
‘저 사람 같은데.’
언뜻 봤던 검은 머리 궁수. 그 잘생긴 남자의 발걸음을 따라 그가 마우스를 옮겼다.
* * *
‘휴. 막았네.’
아몬드는 이번 수성전 성공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실패했다면 죽는 것은 물론이고 핵쟁이 누명까지 뒤집어썼겠지.
그는 슬며시 위를 바라본다. 옵저버와의 채팅창이 있는 곳이다.
‘옵저버 별 반응이 없네.’
옵저버는 이렇다 저렇다 말이 없었다.
방금 활약은 꽤 괜찮았었는데 말이다.
‘아마 한 판이 끝날 때까지 말을 아끼겠지. 뭐.’
옵저버는 자신이 단독 결정하는 게 아니라 회사 내에서 결정해야 하고 본인은 그저 감독만 하는 것이라고 했었다.
아마 방금의 활약으로 패스했다고 해도, 책임지지 못할 말은 딱히 뱉지 않겠지.
‘어차피 이제 활약할 일만 남았어.’
이제 역전의 발판이 마련됐고, 승리로 나아가려면 싸울 일이 더 많을 것이다.
아몬드는 더 많은 걸 보여주기로 했다. 그러면 그들도 더 쉽게 납득할 것이고 게임도 이기고, 올튜브 영상도 뽑고. 1석 3조다.
그래서 아몬드가 현재 바라는 건 딱 하나.
‘적진에 잠입하는 게 제일 좋아 보이는데.’
아무래도 처음 핵쟁이 논란이 됐던 그 영상처럼, 적진으로 잠입하는 특공대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때였다.
[지휘관] [아까 성벽에서 20 대 1로 싸운 궁수 맞죠? 맞으면 주먹 좀 올려주셈.]지휘관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아몬드는 곧바로 주먹을 올렸다.
[지휘관] [좀 있다 특수 임무 하나 드림. 일단 시키는 대로 하고 있으셈.]‘오.’
마침 딱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게 와버렸다.
아마 지휘관은 아몬드에게 특수 임무를 주려는 것 같다.
‘잠입 미션이길.’
아몬드는 가장 어렵고 가장 활약하기 좋은 잠입 미션을 원했다.
특수 임무를 적는 사이, 일단 떨어진 명령은 대기.
[대기]척!
모든 병사들이 행렬을 멈췄다.
그러자 일꾼들이 뒤에서 달려와서 초소와 방어탑 등을 건축하기 시작했다.
병사들은 아마 혹여나 있을 적의 기습을 방어하고 있으면 되는 것 같았다.
잠시 한가해진 사이 아몬드는 이 틈에 자신의 본업을 신경 써본다.
즉, 채팅창 읽기다.
-와 이걸 막네
-진짜 미친놈이다 이건
-ㄷㄷㄷ
-개꿀ㅋㅋㅋ
-미션들어온거임?
잡다한 얘기들이 오가고 있는 채팅창.
스트리머인 아몬드에겐 흔한 풍경이다.
‘……응?’
그런데, 그의 눈썹이 의아함에 꿈틀거린다.
이유는 바로 시청자 수.
[현재 시청자 3.1만]무려 3만을 넘어 있었다.
난트전 우승 직후에 방송 켜면 나왔던 수치가 딱 이 정도 아니었던가? 아몬드는 의아함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왜 지금 이렇게 올라가지?’
보고 있는 순간에도 올라가고 있었다.
[현재 시청자 3.2만]폭발적인 유입.
지아가 올려놓은 쇼츠가 알고리즘의 파도를 제대로 탔고, 커뮤니티에서 이슈글이 서너 개 올라간 효과였다.
그게 꽤나 흥미를 끌었던 모양이다.
현재도 그 사건이 진행 중이니, 흥미를 느낀 사람들이 라이브로 바로 넘어온 것.
-이번에 막트?
-와 ㄹㅇ 하고 있네 ㅋㅋㅋ
-핵검증ㅋㅋ 이왜진ㅋㅋ
마침, 새로 유입된 시청자들의 흥미를 폭발시킬 기폭제가 하나 하달된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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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임무]목표: 적 창병 부대 섬멸
내용: 적들은 아군의 기마대를 창병으로 받아칠 것이다. 동쪽 수풀에 매복하여 아군 기마대가 거짓 후퇴할 때 궁수부대를 이끌고 적 부대의 옆구리를 사격한다.
보상: 창병 하나당 1골드, 섬멸 시 보상 20% 추가, 이끌고 있는 부대원이 창병을 잡아도 1실버.
자격: 특수 임무 소대의 소대장으로 임명. 이 작전에 한하여 일시적 지휘권을 갖는다.
==== ====
‘잠입은 아니네. 그래도 어찌 됐든 특수 임무니까.’
아몬드는 딱히 보상을 체크하지도 않고 바로 수락했다. 어차피 현재로선 그의 목적이 돈은 아니다.
활약할 수 있는 장이면 충분했다.
[수락]팅!
하늘에서 빛이 한번 내려오더니. 아몬드의 팔에 완장이 생겼다.
[특임대 리더]특임대의 대장이 되었다.
“오.”
-와 개간지
-완장 ㅋㅋㅋ
-미필 소대장 ㄷㄷ
그와 함께 특임대에 편입된 궁병들이 하나둘 그를 향해 모여들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야. 이분이 아까 그분이군요?”
다들 낯선 외형의 외국인들이었는데, 나름대로 노련해 보이는 인상이다.
“와. 다행히 저도 됐네요!”
그리고 익숙한 얼굴이 하나 더 추가됐다.
일본인 궁병, 위스키다.
아몬드의 입장에선 그가 사실 시청률을 책임져주고 있는 고마운 존재였는데.
-나니좌 ㅋㅋㅋㅋ
-위스키상!!!
-이건 운명이네
-Mr.NANI bring me here
-나니맨ㅋㅋㅋ
현재 위스키가 화제가 되고 있다는 걸 모르는 아몬드.
‘뭔 말이야.’
채팅을 봐도 정확히 상황을 알 수는 없었다.
그는 너무 집중하고 있었던 터라 위스키가 ‘나니’라고 외쳤다는 사실도 인지 못 했으니까.
그렇기에 그는 위스키와 간단하게 인사만 주고받고 지휘관의 명령을 기다렸다.
[지휘관] [페이크용 기마대 보낸다.]지휘관은 우선 적들과 싸우는 척할 기마대(본대)를 출격시켰다.
이히이잉!
아군 기마대는 전방을 향해 힘차게 달려나갔고.
그 뒤로 약간의 보병들과 공성병기가 눈속임을 위해 따라 나갔다.
뒤이어, 드디어 지휘관의 매복 명령이 떨어졌다.
피잉!
[매복]아몬드가 선두로 나서며 손짓하자, 약 스물의 궁병들이 뒤를 따라왔다.
그사이 지휘관의 특별 브리핑이 계속 날아왔다. 아무래도 이게 중요한 작전이라서 신경 쓰는 듯했다.
[지휘관] [적이 우리 기마대를 창병으로 상대하려 할 것이다.]그는 우선 기마대와 창병의 상성 관계를 언급했다.
[지휘관] [우리는 기마대 비율이 높아서 창병을 최대한 제거해야 유리하다만. 궁병이 대놓고 앞으로 나가면 창병들이 뒤로 숨는다.]이 게임의 기본적인 전술 개념이다.
창병은 기병에 유리하고, 궁병은 창병에 유리하고, 기병은 궁병에 유리하다.
이 가위바위보처럼 맞물리는 상성.
이 때문에 시빌엠은 전투가 쉽지 않다.
기병이 달리다가 창병을 유인하고 궁병이 쏘러 나가면 다시 적 기병이 나오고 그럼 다시 아군 창병이 나오고.
무한 반복되는 사이에 어디서 실수가 터지느냐가 승패를 가르거나.
혹은 적의 실수를 애초부터 계획한 작전이 허를 찌른다.
[지휘관] [그렇기에 궁병을 매복하여 기습하는 현 작전을 진행한다.]바로 지금 김치워리어가 세운 기습 작전처럼.
‘다 죽이자.’
아몬드는 이번 작전에서 최대로 활약할 생각이었다.
* * *
스르륵.
아몬드 휘하의 소대원들 전부가 수풀에 매복을 완료했다.
이제 여기서 아군 기마병들이 적 창병 부대를 꿰어내기를 기다렸다가, 모든 화살을 화력을 퍼부어주면 된다.
두두두두……!
아군 기마대의 발굽 소리가 들려온다.
‘온다.’
지금부터는 아몬드에게 지휘권이 있다.
그는 활시위를 매기며, 큰소리로 외쳤다.
“장전! 대기!”
시위를 매기되, 발사는 하지 않았다.
아직 적이 충분히 가까이 오지 않았다.
두두두두두두!!!
아군 기마대가 저 밑으로 마구 지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을 따라오는 창병부대가 보인다.
잠시의 침묵이 흐른다.
그리고──
“발사아아!”
──피유웅!
말과 동시에 아몬드의 화살이 가장 먼저 날아갔다.
스스스슥!
수풀과 수많은 나무를 피해 직선을 그리며 날아간 화살은…….
푸욱!
“으엇!”
적의 가장 선두로 오던 창병의 눈알에 박혔다.
그것이 신호탄이 되어, 전 부대가 화살을 퍼붓고, 이제 전투를 완전히 압도한다.
그러나──
“!?”
퍼버벅!
갑자기 뒤통수에서 날아오기 시작하는 화살.
“어, 어!?”
“뭐야!”
뒤쪽부터 하나둘 순식간에 쓰러지기 시작했다.
[부대 20/28]“매복! 둘러싸였다! 우리가 낚였어!”
눈 깜짝할 사이에 특임대의 궁병들이 대거 쓸렸다.
‘매복?!’
매복의 매복이다.
적 지휘관에게 완전히 속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