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37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90화
32. 새로운, 익숙한 만남(3)
김치워리어가 어떻게든 아몬드를 영입하려는 한편, 잊고 있던 또 다른 중대 사항이 있었다.
바로 핵 사용자 검증이다.
“아, 네. 판결 났다구요. 예 전달하겠습니다.”
현재 옵저버는 아몬드의 판결이 끝났다는 말을 전달받는다.
이례적으로 빠른 판결이었다.
“일이 빨리 끝나서 다행이야~”
옵저버는 1분이라도 일을 빨리 처리해서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휘파람을 분다.
[옵저버: 원래는 시간이 좀 더 걸리는 일이지만…… 바로 답변이 와서 알려드립니다.]그러고는 그간의 판결문을 대충 복붙하고 있었는데. 일이란 게 어디 내 마음대로 되는 법이 있던가?
“응? 저게 뭐야.”
옵저버는 자기가 메시지를 보내기 전. 누군가가 아몬드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냈음을 알게 된다.
아직 화면 공유 중이었으니까.
[김치워리어: 저기요. 아아몬드 님. 이렇게 유명한 분인 줄 몰랐네요……]……로 시작하는 메시지는 아몬드를 국가 대항전 플레이어로 데려가고 싶다는 말로 끝났다.
“구, 국가 대항전?!”
믿을 수 없는 전개에 옵저버는 저도 모르게 크게 외쳐 버린다.
메시지를 보내는 사이에 국가 대항전으로 영입되다니.
‘이럴 수가.’
국가 대항전.
시빌 엠파이어의 컨텐츠 중 꽃이라 불리는 궁극의 컨텐츠이며. 이걸 위해 이 게임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게임사 역시 그걸 인지하고 있으며, 이 국가 대항전에 매우 큰 심혈을 기울인다. 국가 대항전의 원활한 성사를 위해서라면 이미 있던 규정도 다 바꿀 지경으로.
즉, 이 게임사의 시스템은 국가 대항전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지금 핵쟁이니 아니니 판결 내리는 이 규정조차 국가 대항전을 위해서라면 순식간에 변경될 수도 있다.
시빌 엠파이어의 실정이 이렇다 보니, 국가 대항전에 나가는 사람에 대한 대우도 당연히 다르다.
‘잠깐.’
그는 다시 한번 그의 복붙 답변을 쳐다봤다.
솔직히 누가 봐도 성의 없어 보이고, 빨리 처리해서 넘어가려는 듯한 뉘앙스다.
‘이걸 그냥 줬다간…….’
국가 대항전까지 참여하는 선수에게 이런 걸 준다면. 본사에서 난리도 아닐 것이다.
“이, 이건 말씀드려야겠는데?”
그는 답변을 작성하는 걸 그만두고, 상사에게 보고를 올리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 * *
“뭐. 인마? 국가 대항~전?!”
왜지. 상사의 심기가 상당히 불편해 보인다. 알려줬으면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 미친놈이. 정신 안 차려?!”
“……예?”
“쟤 B랭크잖아! 어떻게 나간다는 거야!”
“……아.”
꽁!
옵저버는 자신의 멍청한 머리를 한번 두들긴다.
“죄, 죄송합니다. 이런 실수를…….”
애초에 아아몬드는 B랭크다. 국가 대항전에 나가기엔 한참 모자란 자격.
국가대항전에 나가는 최소 랭크는 S+다.
이 규율만은 변할 리가 없다. 국가 대항전을 위해 규율이 바뀌는 것이지, 국가 대항전의 규율이 바뀌는 게 아니니까.
옵저버는 무안해진 얼굴로 얼른 다시 자리로 돌아온다.
“휴.”
그는 괜히 나댄 것을 후회하면서 다시 착실하게 복붙 답변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
또 다른 메시지가 오간 흔적이 보인다.
[김치워리어: 아아몬드 님! 우리 한번 해봅시다!]“해봐? 뭘 해봐. B랭인데.”
불길한 예감.
그것은 왜 틀린 적이 없는가.
[김치워리어: 랭크 올릴 수 있도록 저희 팀에서 도와드리겠습니다. 이론상 가능은 합니다. 형들하고는 얘기가 끝났습니다. 아몬드 님 참여 의사가 중요합니다.]옵저버는 어이없는 표정이 되어버렸다.
“한 달 안에 S+를 찍어준다고?!”
저들이 제안하고 있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다.
현재 아몬드가 C랭에서 한순간에 B랭을 갔다고 해서 이게 랭크가 올리기 쉬운 게임이라 오해해선 안 된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랭크 포인트는 적게 오른다.
2~30점씩 오르던 게 S랭크 대에선 3점 오르면 환호성을 지를 정도다. 평소에 2점 오르니까.
물론 미칠 듯한 연승을 거듭하면 랭크 포인트 보너스가 붙어서 더 빨리 올라갈 수는 있지만.
거의 운빨이 절반인 게임인데.
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아무리 국대팀이라도 운까지 조율해 줄 순 없을 텐데.
“어?”
그 순간, 옵저버의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문구.
“잠깐. 설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요소가 하나 있다.
지휘관과 병사의 듀오 플레이.
별 의미가 없어 거의 거론되지 않는 시스템인데. 시빌 엠파이어에선 듀오 랭크 또한 정식 랭크로 쳐준다.
“이걸 해주겠다고? 국대팀에서?!”
국대 전력이 지휘관 듀오를 결성해 주겠다면 확실히 승산이 있다. 굳이 아몬드가 잘하지 않아도 이미 승률 50% 이상은 보장할 테니.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근데 랭크가 맞는 사람이 있어?”
듀오는 랭크가 비슷한 사람끼리만 결성할 수 있다. 그런데 국대팀에 B랭크 플레이어가 있을까?
알 수 없다.
뭐, 있으니까 저렇게 말한 거겠지.
무엇보다, 국대팀에서 하겠다면 그냥 하는 거다. 이 게임에서 그들이 갖는 발언권은 상상을 초월한다. 거의 대주주급이다.
그렇다 보니 옵저버가 해야할 일은 정해졌다.
“저, 과장님!”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상사에게 가는 것이다.
* * *
한편, 아몬드의 방송에서도 김치워리어의 파격적인 제안에 대한 이야기로 채팅창이 뜨거웠다.
-와 이걸 해준다고?
-ㄷㄷ
-아몬드 ㄹㅇ 모셔가고 싶은가봄
-김치워리어 이름답게 근본 있는 안목
-듀오 해주겠다는 겅미??
아몬드도 조금은 당황스러울 정도의 적극성이었다. 아무리 인재가 탐나도 갑자기 한 달 안에 최상위 랭크를 찍어보자 할 줄은 몰랐다.
‘게임 인구 수가 적어서 S+랭크를 찍는 게 생각보다 쉬운가?’
급기야 아몬드는 생각보다 랭크를 올리는 게 쉬운 게임이라 생각해 버렸다. 이는 사실 당연한 오해였다.
아니, 애초에 김치워리어가 의도한 오해였다.
그는 한 달간의 여정이 얼마나 빡셀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미리 겁만 줘봐야 역효과만 날 거라 여긴 것.
그러니 아몬드는 한 달 안에 S+ 달기가 어느 정도 수준의 노력을 요하는지 알 수 없었다.
-저런 게 된다고??
-국대팀이니 뭔들……
-이론상 안 될 건 없긴한데…….
시엠을 잘 아는 시청자들도 긴가민가할 정도였다. 왜냐면 아무도 한 달 안에 S+ 찍기 같은 도전을 해본 적이 없을뿐더러, 제안하는 쪽은 이 게임의 최고 전문가 집단인 국대팀.
당연히 저들이 맞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게 되는 거였군요. 그렇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죠?”
-ㅇㅇ 되나봄
-국대팀에서 도와주면 또 모르긴함
-가나요? 가나요!?
결국 아몬드는 자신이 어떤 불가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지도 모른 채 도전장을 내밀어 버렸다.
[아아몬드: 좋습니다. 저야 영광이죠.] [김치워리어: 와! 감사합니다! 빠른 시간 안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잘해봐요!]-키야!
-가즈아아아!
-국뽕 영상 38,297개 대기 중.
-개재밌겠다
-국대 아몬드라니 ㅠㅠ 벌써 감동
아몬드가 국가 대항전을 위해 준비하겠다는 결정을 내리자 채팅이 마구 쏟아졌다.
국가 대항전에 참가하는 게 진짜 흔히 말하는 ‘국가대표’는 아니었으나.
적어도 시빌 엠파이어 내에서는 국대나 마찬가지였다.
현재 방송을 보는 자들 중 아몬드의 양궁 국대 꿈이 좌절됐던 사연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 다 같이 설레는 마음으로 이 여정을 기대하는 것이겠다.
그러던 중, 옵저버에게 드디어 메시지가 왔다.
그런데 옵저버가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아아몬드 님……]분명 통신 라인은 같은데, 다른 사람이었다.
‘뭐지?’
* * *
아몬드가 핵쟁이로 몰렸을 때.
커뮤니티 분위기는 당연히 좋지 않았다.
역대 아몬드가 겪었던 논란 중에 가장 공격적인 논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몬드 핵쟁이 되기 1초 전] [그간 최강 피지컬 어쩌고 응 다 개구라 어쩔티비~] [ㅋㅋㅋㅋㅋㄹㅇ 끝이누 견^2 개꼴 좋죠?]마치 숨어 있던 아몬드의 안티들이 다 튀어나온 것 같은 느낌.
그도 그럴 게 그간 압도적인 피지컬로 유명세를 떨치던 그가 핵을 썼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받으니.
당연히 여론이 좋을 순 없었다.
그를 싫어하는 세력들은 이때다 싶어 그간 했던 모든 업적들도 까 내리기 시작했다.
[아몬드 배틀 라지 때 최단 다이아 찍었던 것도 그럼 다시 봐야겠네 ㅋㅋㅋ] [난 킹덤 퍼펙샷도 의심됨. 도토리묵이랑 존나 짜고 친 거 아님?]이들의 이유 모를 증오는 엄청난 상상력을 동반했다. 이미 핵으로부터 클린해진 게임들에서도 핵을 썼다 주장했으며, 심지어는 아몬드를 처음 불러준 도토리묵과의 유착관계부터 의심했다.
아예 뿌리까지 뽑아내겠다는 것이다.
[도토리랑 아몬드 그러고 보니 ㅈㄴ 이름도 느낌도 비슷함 둘 다 단단하자나] [와 머리 띵하네. 여태 속았나……] [짭몬드 ㅉㅉ]이런 글들은 비록 이슈가 되진 못했으나. 계속해서 꾸준히 생산됐고, 팬들의 심기를 어지간히 건드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역전의 신호탄이 터졌다.
[아아몬드 견같이 부활ㅋㅋㅋ]순식간에 엄청난 추천 수를 받는 글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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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현재 옵저버한테 결백 인증받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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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견같이 부활이네 ㅋㅋㅋ
-이제 억까들 싹 다 버로우 타겠군
-사실 당연한거
-ㅊㅊㅊ
-역시
해당 글엔 아몬드의 방송 캡처본이 함께 업로드되어 있었다.
「일단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로 오해한 점 진심으로 정중히 사죄드립니다. 해당 건은 담당 옵저버님께서 강력하게 결백을 주장해 주셔서, 매우 빠르게 무효 처리로 진행되었습니다.」
위아래는 자르고 중요한 부분만 가져온 것인데.
이게 또 중대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일개 옵저버가 뭘 안다고 ㅋㅋㅋ 무지성 견^2 새끼들이 항의전화 ㅈㄴ 돌리니까 걍 인정해 준 거지
-걍 월급쟁이 계약직이 인정 해준걸 인정? ㅋㅋㅋ
-옵피셜 ㅋㅋㅋ엌ㅋㅋ
바로 옵저버가 인정한 결백이 무슨 소용이냐는, 어이없는 시비.
애초에 옵저버가 모든 핵 의심 유저의 시시비비를 가려내는 직업인데. 그들의 판결을 믿지 못한다면, 판사에게 받은 무죄 선고도 믿지 않는다는 꼴이다.
사실 도저히 설득할 방법이 없는, 말 그대로 ‘억까’였다.
그러나 이번엔 경우가 달랐다.
이들은 잘못된 미끼를 물었다.
[옵저버가 뭘 아냐고? ㅋㅋㅋㅋㅋ이게 원본이다 ㅂㅅ 억까들아]원글 작성자가 열이 받았는지 다시 글을 작성했고, 이 글엔 메시지 원본이 다 들어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아몬드 님. 한국 지부 총관리자 ‘시엠이’입니다. 일단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로 오해한 점 진심으로 정중히 사죄드립니다. 해당 건은 담당 옵저…….」
바로 첫줄에서 이들은 옵저버가 아닌 총관리자의 인정을 받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헐 총관리자가??
-이왜진……?
-헐??
-시엠이 이름 뭔데 ㅋㅋ
아몬드에게 총관리자가 직접 메시지를 보냈던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어지는 메시지는 더 놀라웠다.
「아아몬드 님이 스트리머로서 이 논란에 고통받았을 심정을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전달하기 위해 소정의 선물 세트를 보내드리오니, 앞으로도 재밌게 저희 게임을 즐겨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후에 기회가 된다면 직접 얼굴을 뵙고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총관리자가 명예 회복을 위한 제대로 된 보상까지 해주겠다고 약속하는 글이다.
-선물까지??
-제대로네 ㅋㅋ
-얘네 어지간해선 안 숙이는데 웬일이래
-뭐냐?
단순한 사과가 아닌, 진정성 있는 보상.
심지어 마치 직접 만나기라도 할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마지막 말.
관리 지부의 이런 대우는 아몬드를 어떻게든 평가절하하려던 사람들의 입을 싹 다물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단순히 옵저버 한 개인이 아니라 게임사 전체가 그의 결백을 두둔한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게임 오바! 싹 다 구속해!
-억까들 개같이 멸망ㅋㅋㅋ
-이야 어떻게 귀신같이 다 사라지냐 ㅋㅋ
한동안 커뮤니티에서 아몬드에 대한 악담이 나오는 경우는 없었다.
오히려 언제 그랬냐는 듯 미담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논란을 아무런 힘든 내색 없이 이겨낸 그의 정신력에 감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