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38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00화
35. B급 지휘관(1)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 1시에 켜진 방송.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마구 몰려들었다.
-이봐! 견사장! 1시에 방송 켜면 못 볼 줄 알았어!? 어림도 없지! 백수 입장!
-밀림의 왕들 집합!
-뭐야 이 점심 디져트 같은 방송 시간대는!?
-오후 1시 방송?? 간만에 0군 기강 잡나?
[현재 시청자 1.6천]처음엔 1천 정도였던 시청자가 점점 불어나더니.
[현재 시청자 3.8천] [현재 시청자 8.2천].
.
.
[현재 시청자 1.1만]기어코 시작하자마자 1만을 넘어가는데.
아몬드의 평균 시청자 수가 이제 2만 근처로 진입했다고 해도, 이슈가 있는 날이 아닌 이상 이런 경우는 없다.
이는 아마 국가 대항전에 대한 관심과 어제의 팬미팅이 화제가 된 덕이다.
그리고, 방제도 한몫했을 터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지게 할 훈련]-방제 무엇……?
-이게 그 오토 방제로 방송하던 찐따 같던 견과류가 맞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ㅋㅋㅋㅋㅋ국가 대항전??
이런 거창한 제목을 하고 있으니, 아몬드를 대충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한 번 들어오지 않고는 못 배긴다.
물론 이런 말에 걱정을 하는 시청자도 있었다.
[루비소드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헉. 대체 무슨 훈련을 하시길래……?]애석하게도 기우였다.
첫날부터 전 세계를 충격에 빠지게 할 지옥 훈련 같은 건 준비되지 않았다.
“루비소드 님. 시작하자마자 후원 감사합니다. 제목은 그냥 전 세계를 충격에 빠지게 할 국가대항전을 위한 훈련이라는 뜻이에요. 사실 엄청난 건 없습니다.”
한마디로 그냥 어그로였다.
이에 시청자들이 한마디씩 한다.
-그럼 그렇지 견과류 쉑ㅋㅋㅋㅋ
-아오 그냥
-호두 딱밤 마렵네요 ^^
-서술 트릭 뭔뎈ㅋㅋ
‘틀린 말은 아닌데.’
어그로긴 한데 거짓말은 아니다.
아몬드는 그렇게 뻔뻔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후원이 들어온다.
[시엠이 님이 1천 원 후원했습니다.] [얘! 그래서 훈련은 뭘 한다는 거니!? 하긴 하는 거니!?]-목소리 ㅅㅂㅋㅋㅋ
-시엠이 찐임?
-시애미야! 후원이 짜다!
“예. 당연히 훈련하죠.”
훈련도 안 하는데 설마 이런 제목을 달았을까.
그러나 무슨 훈련을 하는지는 모른다.
“근데 뭘 하는지는 몰라요. 일단 김치워리어 님과 디스월드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거기서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아니 그럼 훈련 모 하는지도 모르고 전 세계가 충격 어쩌구 한 거?ㅋㅋㅋ
-이 스트리머! 호두가 대단하다!
-응~ 어그로 끌면 그만이야~
아몬드를 향한 수없는 힐난이 쏟아지고 있을 때. 마침 초대 메시지가 왔다.
[디스 월드 초대]“초대가 왔네요. 들어가 볼게요.”
[입장]펑.
아몬드의 아바타가 월드에 생성되고, 그곳에서 김치워리어가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오 저 사람이 그때 그 지휘관임??
-커맨더 킴치 ㅋㅋㅋㅋ
-ㅎㅇㅎㅇ
-아이디는 비범한데 ㄹㅇ 평범하게 생겼넼ㅋㅋ
-뭐지 생각보다 정상인데?
시청자들은 김치워리어의 실물을 처음 본다. 김치워리어는 그냥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생김새였다.
나쁘게 말하면 약간 밋밋하게 생겼다고 할 수 있고, 좋게 말하면 인상이 부드럽다.
“혹시 저 지금 얼평당하고 있나요?”
그리고 눈치가 빠른 듯하다.
-이게 지휘관?
-ㅋㅋㅋㅋㅋ어케 알았지
-게임만 고수인 게 아니군
아몬드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저희는 외모로 판단하고 그런 방 아니에요.”
“아…….”
-???
-얼평방 아닙니다. 얼빠방입니다.
-(전혀 설득력이 없는 얼굴)
-외모 안 보는 방에서 제일 인기 많은 인간: 미호, 아몬드……???
-레이나, The Face ID가 히로인인 방인데요?
김치워리어는 그냥 피식 웃어넘겼다.
어차피 그도 농담으로 던진 말이었다. 카메라에 얼굴을 비추면 평가당하는 건 당연한 일.
그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자, 오늘부터 랭크 올리기 들어갈 겁니다. 저희가 어떻게 도와줄지 궁금하죠?”
아몬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김치워리어가 말을 잇는다.
“지휘관과 플레이어 듀오가 가능합니다. 그게 일단 저희가 사용할 시스템입니다.”
-오?
-안 될 텐데.
-근데 ㄹㅇ 의미 없누 ㅋㅋㅋ
-200명 중에 한 명이 내 친구!?
-그걸로 올린다고?ㅋㅋ
“……시청자들은 의미 없다는데요?”
“예? 왜요?”
김치워리어가 고개를 갸우뚱한다.
아몬드는 그가 말하기 편하게 채팅창을 공유해서 보여줬다.
[해당 사용자와 채팅박스를 공유하시겠습니까?] [예]김치워리어에게 날아간 채팅 박스는 그의 시야 주변에 둥둥 떠다녔는데.
잠시 들여다본 김치워리어는 흠칫하며 말한다.
“……얼평하는데요?”
-들켰……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
-말하고 공유하라고 견과류 쉑ㅋㅋㅋ
“지금도요?”
아몬드가 당황하자, 김치워리어는 이내 허허 웃으며 말한다.
“농담입니다. 그나저나 지금도요라니…… 아, 여튼. 일단 여러분이 말하는 게 뭔지 알겠어요. 일반적인 상황에서 지휘관 플레이어 듀오는 거의 의미 없긴 합니다.”
-ㅔ
-잘생겼다! 김치워리어!
-예썰~
시청자들은 김치워리어가 말을 잘하도록 용기를 북돋아준다.
그래서일까. 김치워리어는 말을 술술 이어나갔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선 꽤 쓸 만합니다. 플레이어의 능력이 상당히 좋고, 지휘관이 그 능력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 얘기가 다르죠.”
그러자, 시청자들 중 시빌 엠파이어를 좀 안다는 사람이 묻는다.
[시엠처돌이 님이 1천 원 후원했습니다.] [근데 랭크가 안 맞지 않나요?]“그렇죠. 지휘관과 플레이어 랭크가 두 단계 이상 차이 나면 안 되거든요. 저희는 그래서 B랭크 지휘관을 구했습니다. 그 지휘관에게 저희 전략을 주입식 교육 켜놨구요. 덕분에 저랭크 구간에서 승률이 7~80%는 나올 거라는 계산입니다.”
그렇다.
김치워리어의 전략은 간단했다.
B랭크 지휘관을 데려온다.
그 B랭크 지휘관에게 자신이 생각한 전략을 주입식으로 교육시켜 때려 박는다.
그다음 둘이 듀오를 돌린다면?
적어도 저랭크 구간에선 굉장한 승률이 나올 것이다.
“우선은 A+랭크까지 진입이 목표입니다. 그때까진 하루에 랭크 하나씩 업 할 거예요.”
김치워리어는 A+까지 80% 승률로 올라가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진짜 문제는 그다음부터겠지만…… A+랭크까지 공짜로 올라가진 않을 테니. 그사이에 수집된 데이터로 또 다른 전략을 만들 예정입니다.”
사실 진짜 문제는 A+랭크부터다. 거기가 진짜들의 싸움.
아직 거기를 어떻게 돌파할지는 생각해 둔 게 없었다. 올라가는 과정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상입니다. 제 계산으로는 오늘 한 여덟 판 정도 진행하면 될 것 같군요.”
자신감 넘치고 확신에 찬 김치워리어의 말투에 시청자들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와 승률 80???
-자신감 무쳤누
-개쩌네 이게 국대!? 이게 국대!?
-기대된다 ㄹㅇ
-하루에 랭크 하나?
아몬드 역시 놀랐다.
‘승률 80%를 목표로 잡다니.’
그 역시 연승 기록 하면 어디서 빠지는 사람은 아니다만. 시빌 엠파이어의 게임 특성상, 운의 개입이 커서 그의 현재 승률은 50%다.
그런 게임에서 승률 80퍼센트를 저렇게 담담하게 말할 수 있다니.
‘대단하네.’
갑자기 김치워리어가 멋있어 보이는 아몬드다.
“어. 왔대?”
그사이, 김치워리어는 누군가와 연락을 주고받았다.
“오. 굳. 그럼…….”
김치워리어가 아몬드를 향해 손짓한다.
“가실까요? 지휘관 준비됐답니다.”
바로 시작할 생각인지 포탈을 생성한다.
우웅.
[시빌 엠파이어]디스월드에서 시빌 엠파이어로 입장하는 포탈이었다.
“저는 전략 안 들어도 되나요?”
아몬드는 B랭크 지휘관과 듀오를 한다고만 알았지, 무슨 전략을 펼치는지는 들어보질 못했다.
그게 더 중요할 텐데 말이다.
“시빌 엠파이어는 맵의 상황을 보고 전략을 짜야 해서 어차피 들어가서 봐야 해요.”
후에 생각해 보건대, 김치워리어의 이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아몬드는 끄덕이며 포탈로 들어갔다.
[로그인]* * *
슝.
시빌 엠파이어의 대기 공간.
용병들이 있는 한 선술집이다.
그는 평소처럼 바 테이블 쪽에 기댄 채로 로그인이 됐는데.
주인장이 다가와 속삭인다.
“여어. 아아몬드. 간만이군. 자네를 기다리는 사람이 하나 있던데? 높으신 양반인 것 같더라고.”
뭔 말인가 하니, 아무래도 그와 듀오를 하게 될 지휘관을 말하는 것 같았다.
주인장이 쪽지를 내민다.
“내게 이걸 건네줬다네.”
그 쪽지 위엔 이런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띠링.
[지휘관 ‘본투B’님이 듀오를 신청하셨습니다.]아몬드는 수락을 눌렀다.
그러자 따앙코옹이 나와서 포탈을 열어줬다.
“벌써부터 아아몬드 님을 따로 찾는 지휘관분이 계시네요!? 와아!”
그녀는 평소처럼 호들갑을 떨면서 포탈 안으로 먼저 들어갔고, 아몬드도 이어서 입장했다.
‘어?’
들어가 보니 중세 궁전의 회의실이었다.
열댓은 되어 보이는 좌석 중 유일하게 상석에 누군가 앉아 있었는데.
“안녕하세여.”
[본투B]그가 이번에 함께할 지휘관이었다.
나이는 20대로 보이는 남자였는데. 풍기는 기운이 꼭 풍선껌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
뭔가 웃음소리도 비슷했다.
“와 진짜 엄청 잘생기셨구나. 아하하.”
‘이거 괜찮은가…….’
아몬드는 괜히 불안함을 느낀다.
그야 풍선껌의 실력을 생각해 보면…… 불안이 아니라 공포 수준이니까.
“여기 앉으세요. 큐 지금 돌아가고 있거든여. 기다리기만 하시면 됩니다.”
“아, 네.”
큐가 돌아간다?
아몬드는 그제야 지휘관의 게임 방식은 다르다는 걸 깨닫는다.
‘하긴 그렇겠네.’
용병 플레이어 입장에선 들어오는 의뢰를 수락해서 입장하는 식이라면, 지휘관들은 싸울 상대를 찾아야 한다.
[게임 찾는 중…….]아마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아, 아몬드는 자리를 잡고 앉는다.
“영상 다 봤거든여? 근데 제가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네여……. 사실 제가 닉값을 하는 지휘관이라…… 이번에 꼭 랭크업하고 싶어서 여기 지원했거든여…….”
“아…… 네.”
안 그래도 불안한 인상을 풍기는 녀석이 자신은 태어날 때부터 B랭크라는 말을 하고 있다.
‘……생각이 있겠지.’
아몬드는 김치워리어가 다 생각이 있겠지, 여기며 가만히 있었다.
그러나 그의 시청자들도 비슷한 느낌을 받은 모양이다.
-본투B가 그런 뜻이였엌ㅋㅋㅋ
-뭔가 불안합니다. 형님.
-그냥 혼자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ㅋㅋㅋ
-뭐, 뭔가 껌형 같아…… 뭔가…….
-김치쉑 제대로 한 거 맞냐곸ㅋㅋㅋ
심지어 이런 후원을 보내는 사람도 있었다.
띠링.
[가지볶음 님이 1천 원 후원했습니다.] [ㅈ치워리어쉑…… 지 동생 데려온 것 같습니다. 형님.]-김치가 너냐곸ㅋㅋ
-얘 공갈 꼭지 주고 어케 밴 안 당함?? ㅋㅋㅋㅋ
-가볶은 나가 있어 뒤지기 시르면
가지볶음이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지휘관은 그다지 신뢰가 안 가는 느낌.
아몬드는 혹시나 싶어 운을 떼본다.
“김치워리어 님한테 전략을 들으셨다던데…….”
전략을 조금이라도 묻는 아몬드.
들어서 이해 못 할 수도 있지만, 이 지휘관이 숙지하고 있는지를 보려는 것이다.
“아, 네. 맞아요. 그것만 하면 80퍼 찍는다고…….”
본투비가 멍청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인다.
“정말 그래 보이던가요?”
“약간 완전 초반 승부 보는 거라…… 잘하면요?”
-잘하면요??? 승률 80퍼라며~~~!
-얘는 왜 자신감이 없는 건뎈ㅋㅋㅋ
-초반? 무슨 4드론 같은 거 하나??ㅋㅋㅋ
80퍼라는 승률은 ‘잘하면요?’ 정도의 대답으로 나올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은데.
그러나 이미 아몬드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팅!
[상대를 찾았습니다.] [5초 후 게임이 시작됩니다.]이미 게임은 시작됐다.
“아, 맞다! 이거 꼭 말하라 했는데! 궁병일 때만 나오시면 돼요!!”
-……?
-??
-그걸 이젴ㅋㅋ
-뭔 말?
그러고 보니 듀오는 대체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 건지 아몬드는 전혀 모른다.
세세한 얘기는 물어볼 틈도 없이 게임은 시작됐다.
‘궁병에만 나간다.’
아몬드는 그저 지휘관이 무슨 유언처럼 남긴 마지막 말만 머리에 새겨둘 뿐이다.
[게임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