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38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01화
35. B급 지휘관(2)
꿀꺽.
본투B. 그는 긴장의 마른침을 삼켰다.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될 거야.’
시빌 엠파이어를 시작한 지도 어언 2년.
그는 한 번도 B랭크를 벗어난 적이 없었다.
A랭을 달성하면 주는 캐릭터 액세서리 같은 것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는 이렇게 묻는다.
성실하지 않았던 거 아니냐?
‘전혀 아니야. 난 노력했다고…….’
그렇지 않았다.
사실 게임 판 수는 어디에 놔도 뒤지지 않았다. 심지어는 국가대항전 팀들 사이에 있어도 적은 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일반인 중엔 압도적으로 높은 판 수를 자랑한다.
‘제길.’
냅다 많이 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표본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본투B이다.
그래서, 일종의 한이랄까?
그는 비록 전문 게이머는 아니지만, 자신도 A랭크로 갈 수 있다는 걸 늘 증명하고 싶었다.
그런 그가 아는 지인을 통해 최고로 솔깃한 제안을 들었다.
‘국대 팀이 나같은 B랭크를 필요로 할 줄이야.’
무려 국가대항전 준비팀이 B랭 지휘관을 구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들은 B랭크 지휘관에게 직접 전략 전술을 가르쳐 주며, 그들을 A+랭크까지 무려 80% 승률로 올려준다 제안했다.
본투B에겐 하나도 나쁠 게 없는 제안이었고.
조건은 단 하나뿐이었다.
바로, 한 플레이어와 듀오를 할 것.
그게 바로 아아몬드다.
그리하여 지금.
국가대항전 팀으로부터 전략을 배워서, 아아몬드와 듀오를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근데 이게 정말 되려나.’
본투B는 조금은 호기심이 담긴 눈으로 눈앞의 플레이어, 아아몬드를 바라본다.
‘아까 전 얘기해 보면 이 사람도 초짜 같던데.’
듣기로는 아아몬드는 유명한 스트리머인데. 이 게임을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그런 거치곤 너무 극단적인 전략 아닌가…….’
이때, 본투B는 김치워리어의 제1원칙을 기억해 냈다.
「넌 생각을 하지 마라. 생각을 하면 할수록 망하는 타입이니까.」
본투B는 자신의 머리를 한 대 콩 쳐버린다.
“그래. 생각하지 말고. 김치 형이 하란 대로 가자.”
마음을 비우고 오로지 김치워리어의 가르침만을 생각하고 있을 때, 게임이 시작됐다.
[게임 시작!]* * *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마을회관과 일꾼 역할의 ‘주민’ 10명이 주어진다.
일단 시작은 자원을 캐는 것부터다.
어느 자원에 몇 명을 분배할지부터가 게임의 시작.
“후. 해보자고.”
본투B는 긴장감이 역력한 표정으로 허공에 손을 저었다.
일단 금에 다섯.
「일단 금이 가장 중요해. 2시대 업그레이드를 해야 궁병 훈련소를 지으니까.」
궁병 훈련소는 창병 훈련소와는 다르게 ‘2시대’부터 지을 수 있다.
2시대란 말 그대로 이 문명의 시대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야만 시대에서 봉건 시대로 그다음 성주 시대로.
궁병 훈련소를 지으려면 적어도 ‘2시대-봉건 시대’로 갈 필요가 있다.
이에 필요한 금은 100골드다.
절대 적은 양이 아니기에 무려 절반의 일꾼을 투자해 금을 캐는 것이다.
다섯의 일꾼이 금으로 향하고, 본투B는 얼른 다른 일꾼들에게 따로 명령을 내렸다.
다음은 나무다.
「그다음은 나무. 궁병엔 나무가 많이 들어가지.」
궁병 훈련소를 지으려면 나무가 많이 필요하다. 또한 궁병 모집에도 나무는 계속 소진된다.
남은 다섯 중 셋을 나무로 보낸다.
「식량은 일단 최소로 둘.」
그리고 식량.
군사든 주민이든 뽑으려면 이 식량이 필요하다.
주민 수를 늘려서 자원 수급량을 늘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자원인데.
본투B는 여기에 가장 적게 투자한다.
어차피 그는 주민을 별로 추가 생산하지 않을 것이다. 당장은 식량이 필요하지 않다.
「어차피 우리 목적은 빨리 궁병 뽑아서 달리는거지. 중반이나 후반 보는게 아니야. 2시대로 가고 금 캐던 일꾼 중 셋만 더 식량에 붙여도 궁병 뽑는 데는 문제 없어.」
후에 궁병을 뽑기 시작하면, 그때 일꾼 배분을 달리 해주면 된다.
“금에 다섯, 나무에 셋, 식량에 둘. 2시대 가면 식량에 넷, 금에 셋, 나무에 셋.”
본투B는 무슨 알파벳을 외우듯이 중얼거리면서 빠르게 손을 놀렸다.
중간에 적 정찰병이 와서 기웃기웃거렸으나. 별다른 일은 하지 못했다.
잠시 후.
[금: 100]금이 100 모였다.
“오케이. 2시대 업그레이드.”
본투B의 음성을 인식하여, 곧바로 2시대 업그레이드가 진행됐다.
[2시대-봉건 시대] [업그레이드 중…….]“이제 금 캐던 놈들 중 둘은 식량으로!”
다섯 명의 금 캐던 주민 중에서 두 명이 식량 쪽으로 이동한다.
이제 슬슬 식량이 들어오는 속도가 붙는다.
그리고, 2시대가 완성된다.
빠바밤!
[2시대]본투B는 곧바로 시간을 체크한다.
[04:31]게임 시작 5분 전에 2시대를 들어갔다.
“오. 빠르다.”
「이게 시엠에서 가장 기본적인 패스트 2시대 전략이다.」
김치워리어가 말했던 ‘패스트 2시대’ 전략을 일단 해낸 것.
‘이렇게 하니까 나도 되는구나.’
패스트 2시대 전략은 누구나 아는 기본기 전략인데. 본투B는 4분대에 가는 건 처음이었다.
그런데 김치워리어의 말대로 생각은 집어치우고 일단 외운 대로 했더니 게임 시작 5분 전에 2시대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역시 내 생각은 저주인가…….’
잠시 숙연해지는 본투B.
그러나, 그는 얼른 고개를 젓는다.
“생각하지 말라니까!? 얼른 궁병 훈련소!”
그는 일꾼을 무려 셋이 선발한다. 각각 나무, 식량, 금에서 일하던 자들이다.
[궁병 훈련소] [건설]일꾼 셋이 순식간에 달라붙어 궁병 훈련소를 올리기 시작했다.
당연한 것이지만, 건축에 일꾼을 많이 투자하면 건물이 빨리 올라간다.
타다당! 타다당!
신명나는 망치 소리가 울리기 시작하더니, 10초 안에 궁병 훈련소가 올라가고…….
[궁병 훈련소] [완공]드디어 궁병을 뽑을 수 있게 됐다.
[04:53]잠시 잡생각 하느라 한 5초 날려 먹었지만. 그래도 5분 전.
[궁병 모집] [훈련 중…….]5분 전에 첫 번째 궁병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게 패스트 2시대 후 패스트 궁병 러쉬다. 여기까지만 5분 대 안에 진행하면 일단 절반 성공.」
본투B는 여기까지 하면 그래도 한시름 놓을 수 있다고 기억하고 있다.
그야 김치워리어가 이렇게 말했으니까.
「그다음 절반은…… 아아몬드에게 맡겨.」
* * *
“음…… 듀오는 처음에 좀 지루하네요.”
지휘관을 딱히 플레이해 본 적이 없는 아아몬드. 그는 턱을 괸 채로 지휘관 시점에서 같이 날아다니며 맵을 감상했다.
플레이어는 지휘관이 공격 유닛을 뽑지 않으면 초반에 할 게 없었다.
-아 이런식으로 가는거구나
-이러니 듀오 인기가 없지ㅋㅋㅋㅋ
-그래도 2시대 개빠른데???
“빠른 건가요?”
현재 상황이 발전이 빠른 건지 뭔지 잘 알지 못하는 아아몬드. 사실 당연한 것이다. 지휘관으로서 플레이해본 적이 없으니까.
그때, 드디어 기다리던 메시지가 온다.
빠밤!
[팀에서 궁병을 모집합니다!] [응하시겠습니까?]듀오플레이를 하면,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지원 모집이 뜨기 전에 듀오 플레이어에게 가장 먼저 뜨게 되어 있다.
즉, 아몬드가 가장 먼저 생성되는 궁병이 될 수 있다는 것.
‘궁병……!’
아몬드는 궁병 모집에 무조건 응해야 한다는 본투B의 말을 기억했다.
그리고, 그딴 말 하지 않았어도 지루해 죽겠어서 바로 응할 생각이었다.
[수락]-드디어……!
-아아가, 전설의 시작!
-가즈아!
한참(?)을 대기하던 시청자들이 드디어 출격한다는 소식에 환호한다.
슈우우우욱!
아몬드의 몸이 순식간에 하강하더니, 필드 위로 다시 태어났다.
* * *
“……오.”
하늘에 있다가 갑자기 떨어진 느낌에 아몬드는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예상대로 궁병 훈련소다.
그리고 자신을 차림새를 한번 살펴본다.
“어…….
그는 예기치 못한 걸 발견하고 깜짝 놀라고 마는데.
“이거 들고 오면 안되는데.”
[조선 각궁]-각궁 들고왔네 ㅋㅋㅋ
-이번에 죽으면 또 전 재산 아웃
-엌ㅋㅋㅋ 각궁ㅋㅋㅋ
-오히려 좋아 ㅋㅋ
-적팀 개같이 멸망ㅋㅋ
그는 실수로 조선 각궁을 그대로 들고 와 버린 것이다.
이건 사실 그의 전 재산을 투자해서 산 무기인지라, 이런 게임에 일일이 들고 와선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데 말이다.
그때 갑자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아몬드 님. 제 목소리 들리시나요?〕
본투B의 목소리다.
〔아 대답하시려면 왼쪽 귀를 살짝 누르시면서 대답하세요.〕
음?
그런식으로 대답이 된다고?
아몬드는 속는셈치고 왼쪽 귀를 살짝 누르며 말해본다.
〔들리나요?〕
〔와. 다행이네요. 들립니다! 이게 듀오 쌍방소통 시스템이에요. 듀오할 때만 가능한.〕
지휘관과 쌍방으로 소통이 된다.
‘이건 괜찮은데?’
이런저런 불편함이 많았지만, 지휘관과 쌍방 소통이 음성으로 된다는 점은 듀오의 큰 장점 같아 보였다.
빠르게 서로 전략을 공유할 수 있으니까.
예를 들어, 이런 거 말이다.
〔아아몬드님. 2시대 패스트 궁병 러쉬를 할 거예요. 가주세요!〕
-대뜸?
-??
-아아몬드! 몸통박치기!
-그게 먼데 씹덕아!
-엌ㅋㅋㅋ
〔갑자기요?〕
〔네!〕
-네! ㅇㅈㄹㅋㅋㅋ
-뭔데 활기차냐
-네! 갑자기 가주세요!
피잉!
지휘관의 핑이 찍힌다.
[전진]이미 핑까지 찍혔으면, 어쩔 수 없다. 아몬드는 일단 핑이 찍힌 곳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뒤이어서 그와 함께 달리게된 궁병들이 몇 보인다.
본투B는 계속 궁병 모집만 누르고 있는 건지, 벌써 궁병이 총 셋인 셈이다.
“아 패스트 궁병 러쉬네. 이 전술을 아직도 쓰는 애들이 있나?”
“지휘관이 비랭이잖아! 뭘 바라냐!?”
“하긴 겜 빨리 승부나고 좋지 뭘.”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패스트 궁병 러쉬라는 이 전술은 최신 트렌드에선 좀 벗어난 모양이다.
-불안하누
-복고식 전술이었어?ㅋㅋ
-ㄷㄷ
‘이유가 있겠지.’
아몬드는 일단 좋게 생각하려는 쪽이었으나. 시빌 엠파이어라는 게임 자체가 원래 지휘관에 대한 무한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긴 하다.
〔아, 아몬드 님. 도착하면 아마 적은 병사가 없을 거예요! 일꾼만 쏙쏙 빼먹으시면 됩니다!〕
특히나, 이런 말만 믿고 달려갔는데.
“……있는데?”
적 궁병들이 떡하니 대기하고 있으면, 지휘관에 대한 불신이 치솟을 수밖에.
뒤쪽 궁병들이 한탄한다.
“엥? 뭐야? 병사 있잖아? 패스트 러쉬인데…….
“원래 우리만 있어야 되는데.”
뭔가 잘못된 느낌.
〔어. 이게 아닌데.〕
지휘관도 당황한다.
시청자들의 불신과 걱정이 치솟는다.
-뭔가 불안하누……
-뭔 전략이 이래
-ㅈ치워리어쉑 제대로 된 놈 맞음?
-김치의 이름을 쓸 자격이 없다
-상대 지휘관 전적 좋던데…… 이거 되냐?
그러나 이건 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그의 시청자들은 아직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어차피 이 전략의 핵심은 아몬드이고. 김치워리어가 준비한 건 사실 아몬드를 얼마나 빨리 뽑느냐를 가르친 것뿐이라는 걸.
본투B가 할 일은 아몬드를 5분대에 뽑은 이상 이미 끝난 것이다.
그러니 그를 불신한다는 건 말이 맞지 않았다.
그는 이제 이 게임에서 할 일이 없는 사람이니까.
모든 건 아몬드의 손끝에 달려 있었다.
아몬드는 고심한다.
‘여기서 물러난다고 답이 있나?’
듣자 하니 패스트 궁병 러쉬는 스타크래프트란 게임의 4드론 같은 초반 올인 전략이다.
적이 막으면 지고, 우리가 뚫으면 이기는 그런 단순한 전략.
여기서 물러난다면 뒤가 없다.
가끔 아주 유능한 게이머들은 초반 올인을 해도 복구해 내곤 하지만.
본투B는 딱 봐도 그런 게이머가 아니다.
이에 아몬드는 결정을 내린다.
〔아직 들킨 건 아니니까. 그냥 들어갑니다.〕
병사가 있든 말든 일단 들어간다.
랭크전 시작부터 패배로 장식할 순 없었다. 심지어 조선 각궁을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