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38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07화
37. 커지는 판(3)
“지휘관 루프와 지휘관 본투비의 대결. 김치워리어 님 말로는 루프가 한국인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아셨죠?”
“아, 매칭 검색 사이트가 따로 있습니다. 국적도 나옵니다.”
“그렇군요? 혹시 저격일 가능성 있을까요?”
“예. 시빌엠도 저격 방지 시스템이 있긴 합니다만. 당연히 한 번은 우연으로라도 만날 수 있거든요.”
“그렇죠. 한 번 시도에 한 번에 매칭되면 프로그램이 저격이라고 생각 안 하죠.”
“예. 그래서 완전 예방은 안 되죠. 그래도 같은 놈 두세 번 만나는 일은 사라지죠.”
“그렇군요. 근데, 김치워리어 님. 말씀 나름 잘하시네요?”
-ㄹㅇ
-그러게
-지휘관이라 ㅋㅋ
“아하하…… 지휘관도 나름 입으로 하는 거라.”
“그렇군요? 여튼 이렇게 김치워리어 님과 저, 그리고 옵저버로는 제 매니저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무려 아몬드의 승급전에요!”
-매니저가 옵저버였누 ㅋㅋ
-낑깡아 ㅠㅠ
-지상최대 승급전 ㅋㅋㅋ
-악덕 업주 킹귤
-낑깡! 당장 귤 농장에서 나와!
시청자들은 매니저에 관한 농담을 던져댄다. 이 또한 킹귤 방의 문화 중 하나다. 참고로 실제 매니저의 닉네임이 낑깡은 아니다.
“여러분이 아무리 세뇌하려 해도, 낑깡도 결국 귤입니다. 여튼!”
킹귤은 게임이 빠르게 진행될 걸 우려해 긴급히 화제를 전환한다.
“상대편하고 거리가 애매한데요!”
현재 3인칭으로 모든 상황을 내다볼 수 있는 그들은 적진과의 거리가 그리 가깝지만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본투비와 아몬드에게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이 정도면 준비해 오신 패스트 궁병 러쉬, 패궁러. 가능한가요?”
-패궁렄ㅋㅋ
-ㅁㅊㅋㅋㅋ
-패구런 ㅋㅋㅋ
“저라면 안 쓰죠.”
“예?”
“근데 본투비는 쓸 겁니다. 배운 게 그거뿐이거든요.”
-ㅁㅊㅋㅋㅋ
-너무하네 ㅋㅋㅋㅋ
-니가 그렇게 만들었잖아!ㅋㅋㅋ
코치로서는 다소 무책임하게 들릴 수도 있는 발언. 그러나 김치워리어는 후에 이런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제 계산이 맞다면, 이 랭크대의 지휘관은 상대할 수 없어요.”
전략은 한 가지이지만, 그걸 막을 수가 없다고.
그의 말이 맞다면 사실상 최상의 전략인 셈이다.
“아…… 자신감이 굉장한데요? 뭐 실제로 엄청난 연승을 하시면서 승급전까지 왔으니까요!”
김치워리어가 근엄하게 고개를 끄덕거린다.
“지금 화면 보시면, 역시 본투비 님! 패스트 2시대로 가려는 움직임이죠!?”
본투비는 또 기계처럼 패스트 궁병 러쉬를 위한 빌드업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었다.
와중에 정찰로 적진이 가깝지는 않다는 걸 발견했으나. 별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빌드를 진행했다.
그때 킹귤이 질문을 던진다.
“아. 근데 시청자들이 또 궁금해하는 게. 저 정찰병은 사람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어요.”
처음 게임이 시작되면, 일꾼 10명과 말을 탄 정찰병 하나가 주어진다.
처음 주어지는 것이니 그는 당연히 일꾼과 같은 NPC겠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은 헷갈려 한다.
“아뇨. 지휘관이 직접 컨트롤하는 유닛입니다. 이후 나오는 정찰병도 전부요. 만약에 플레이어가 정찰만 하다가 끝나면 이 게임 누가 하나요.”
“아. 그렇죠.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네요!”
“예. 플레이어는 대체로 재밌는 파트만 하게 설계되어 있어요. 그래서 같은 공성병기여도 거대 석궁 쏘는 스프링갈드는 플레이어고, 사람들만 성벽으로 나르는 공성차는 AI 유닛입니다.”
“아. 그렇게 이해하니까 좋네요. 여러분. 노잼 직업은 플레이어가 아니랍니다.”
-크. 명쾌
-이게 빛치워리어……
-이해 완료
질문이 명쾌하게 해결된 후.
잠시 오디오가 비면서, 침묵이 흘렀다.
화면 내에선 아무런 사건도 나지 않고, 서로 열심히 필요한 건물을 올리고 있었다.
킹귤이 먼저 침묵을 깼다.
“어어!”
그 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04:51]“운명의 시간! 오고 있습니다!”
늘 아몬드가 처음 등장했던 4분 53초. 그로부터 약 2초 전이었다.
“아몬드 나옵니다아!”
빠밤.
첫 궁병의 등장을 울리는 트럼펫 소리.
아몬드가 생성됐다. 여기까진 크게 다른 게 없었다.
“아니!”
그런데 킹귤이 괴성을 지른다.
-억텐 ㄴ
-유닛 하나 뽑는데 이렇게 지랄할 수 있는 놈은 니가 유일하다 킹귤!
-텐션(물리)
“그게 아니에요! 억텐이 아니라!”
시청자들의 말처럼 그가 단순히 재미를 위해 괴성을 지른 건 아니었다.
“4분 52초에 아몬드가 나왔어요! 1초! 무려 1초를 더 깎았습니다!”
그렇다.
평소의 4분 53초가 아닌, 4분 52초에 아몬드가 나온 걸 보고 소리쳤던 것.
-와~ 1초~ 대단해~
-1초 ㅈㄴ 크긴 하지 ㅋㅋ 날빌 하루살이한텐ㅋㅋㅋㅋ
-??
시청자들은 잘 이해 못 하는 것 같지만, 이런 극 초반에 1초 차이는 후에 굉장한 격차를 불러일으킨다.
“아뇨. 여러분. 킹귤 님 말씀대로 이걸 1초 더 땡긴 건 고무적입니다.”
옆에서 김치워리어가 거들어준다. 킹귤은 내 말 맞지? 라는 표정으로 카메라를 내려본다.
“하!”
-“그 표정” 입장!
-트레비 선정, 죽빵 마려운 표정 1위~
-아 ㅋㅋㅋㅋ 개짜증낰ㅋㅋ
킹귤은 여유롭게 비난을 웃어넘길 뿐이다.
카메라를 내려보던 그의 시선이 다시 김치워리어에게로 향했다.
“이제 어떻게 되나요? 본투비는 아몬드 소환을 마쳤으니. 이제 마우스를 넘기나요!?”
-유희왕이냐곸ㅋㅋ
-ㅁㅊㅋㅋㅋㅋ
“아…… 그렇진 않고. 계속 플레이하죠.”
“그냥 궁병 누르는 거 말고는 하는 게 없는 거 같은데요!?”
-진짜 궁병만 존나 찍네 ㅋㅋㅋ
-와 가관이다
“예. 이게…… ‘전략’입니다.”
김치워리어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양심 어디?
-전략 = 아몬드
-아몬드:……?
그러는 중.
아몬드는 뒤이어 생성된 궁수들과 함께 적진으로 뛰고 있었다.
“아. 일단 아몬드 님 달리네요. 그 뒤로 이어서 궁수 한 서너 명 정도 따라가고 있고요.”
“한 30초 정도 후면 도착하겠네요.”
김치워리어는 그 와중에 거리를 시간으로 환산해 준다.
“근데…….”
킹귤이 적진을 가리키며 물었다.
“지금 저거 뚫을 수 있나요!?”
-ㄷㄷ
-내 말이……
-뭐냐 우주방어
지금껏 본투비의 빠른 아몬드 뽑기를 설명하느라, 미처 설명하지 못했지만.
적은 시작부터 방어탑을 짓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뿐이랴?
그는 성벽까지 쳐놨다. 모든 공간을 다 틀어막아 진영에 들어올 수 없게끔.
김치워리어는 눈살을 찌푸리며 잠시 침묵한다.
“……음.”
“어떻게 될까요?”
“보통 이런 식으로 방어 건물을 많이 올리지 않습니다. 이거의 반만 지어도 대부분의 초반 러쉬는 무용지물이 되고 또 너무 많이 지으면 막아도 막은 게 아닌 게 되거든요?”
“그렇죠. 저것도 다 돈이니까요! 심지어 방어 건물은 적이 쳐들어오지 않으면 아무 쓸모도 없는 물건이죠!”
“그렇죠. 대체로 유닛이나 마을회관의 자체 방어능력으로 막아내려 하는 게 그 때문입니다. 돈 아깝거든요.”
“그런데 적 지휘관은 왜 저러는 걸까요?!”
김치워리어는 저격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고 싶진 않았다.
방송 분위기를 해칠 뿐 아니라, 선수에게도 저격이 있다는 인식을 주는 건 전혀 도움이 안 됐다.
그래서 이렇게 대답한다.
“일단, B랭크에…… 승급전…… 여긴 제가 예상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엌ㅋㅋㅋㅋ
-여긴 지옥이야……
-트롤과 트롤이 만나서 자강두천된듯ㅋㅋㅋ
-심연의 논리를 어찌 아누
킹귤이 껄껄 웃는다.
“아. 그 마음 제가 잘 알죠. 그래서 제가 요즘 다이아에 있잖아요.”
-???
-그건 상관 ㄴ
-참고로 김치는 랭커임ㅋ
-그걸 이렇게?ㅋㅋ
킹귤이 전 프로인 자신이 다이아 랭크에 머물러 있는 이유를 설명했으나. 수많은 물음표들이 채팅에 난무할 뿐이다.
“자 아몬드! 거의 도착했습니다! 궁병이 저걸 뚫을 수 있나요? 성벽이어도 목재잖아요?”
“네. 석재 성벽은 어림도 없고, 목재 성벽은 뚫을 수야 있습니다. 한 10분 동안 치면요.”
“못 뚫는다는 말씀 잘 들었습니다!”
-10분 ㅇㅈㄹㅋㅋㅋ
-어제 기준으로는 게임 2번 이기는 시간인뎈ㅋㅋ
-엌ㅋㅋㅋ
김치워리어가 그에 설명을 보탠다.
“궁병은 횃불을 들지 못한다는 핸디캡이 있어요. 다른 병사들은 다 횃불로 목제 건물을 부수는데. 활을 든 병사들은 불가능합니다.”
“아, 지금 아몬드 선수 발견했어요! 당황하죠? 보통의 상황이 아니거든요!”
킹귤이 언급했듯, 현재 상황은 절대 일반적인 게 아니었다.
“여기서 아몬드 선수 어떻게 하죠?”
“으음……”
아몬드는 한참을 멀뚱거렸다. 아마 이게 뭔 일인가 싶을 것이다.
뒤따라왔던 궁병들도 슬슬 도착해서 다 같이 멀뚱거린다.
“어? 진짜 아무것도 못 하나요!?”
-헐 ㅋㅋㅋ
-이게 뭐여
-저격이네 이거 ㅅㅍ 어케 이렇게 딱 맞출 수 있냐고
-ㄹㅇ? 끝났어?
이에 김치워리어가 입을 뗀다.
“끝난 건 아닙니다.”
“그럼요?”
“사실 여기서 능숙한 지휘관이라면 그냥 좀 뒤로 물렀다가 3시대로 넘어가서 공성병기 끌고 오면 자원 차이에서 무조건 이겨요. 방어에 돈을 너무 많이 써서요.”
“그렇죠! 적도 출혈이 있어요!”
“네. 거기에 일꾼 하나가 계속 일을 안 하고 성벽을 짓고 있다는 점도 큽니다.”
“아~! 그런 점도 있네요! 생각보다 기회비용이 큽니다!?”
“예. 근데 패궁러는 확실히 막죠.”
김치워리어의 말은 패배 선언과도 비슷했다.
“예에에에!?”
킹귤이 뒤로 흠칫하면 놀란다.
-억텐ㅋㅋㅋㅋㅋ
-누가 오바금지법 같은거 입법좀.
-일본 예능이냨ㅋㅋ
-호에에에에!?
“아니, 패궁러 막혔어요!? 엄청 위기 아닌가요!?”
처음으로 패스트 궁병 러쉬가 막혔다는 말을 내뱉은 상황.
여태 연승을 달리던 본투비와 아몬드의 최대 위기다.
“예. 본투비에겐 위기죠. 사실 객관적으로는 유리합니다. 일반적으로 플레이하면 돼요. 이제 본투비도 생각이란 걸 해야 합니다.”
“아…… 그, 그럴 수 있을까요!?”
“…….”
본투비도 이제 시험에 들었다.
초반 러쉬에만 올인할 게 아니라, 막히면 어떻게 틀어야 하는지도 알아야 하는 것.
그가 스스로 뭔가 타개책을 생각해 내야 할 때였다.
그러나, 본투비는 김치워리어의 말을 너무나 잘 듣고, 생각을 절대 하지 않았다.
[궁병 모집] [궁병 모집].
.
.
계속 궁병을 보낸다. 마치 미친 사람처럼.
김치워리어는 눈을 감아버린다.
“하…… 생각 안 하네요.”
“제가 듣기로는 김치 님이 본투 님한테 ‘넌 생각이란 걸 하지 마라’고 하셨다던데…….”
“…….”
-ㄹㅇ?ㅋㅋㅋㅋ
-미친ㅋㅋㅋ 잔인해 ㅠㅠ
-지휘관한테 ㅋㅋㅋ 생각을ㅋㅋㅋ
김치워리어가 침묵하는 사이.
아직도 아몬드는 적진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어디를 가도 목재 성벽이 막고 있다.
“아니. 근데 이거 어쩌냐구요! 기껏 나왔는데 성벽이나 멍때리고 보고 있어야 하니!”
이때 킹귤이 해결책을 떠올려본다.
“저 목재 성벽 페이스 아이디 안 되나요? 레이나무 원목으로 만들어진 걸 수도 있는데!”
-?!
-ㅁㅊ 레이나무 ㅇㅈㄹㅋㅋ
-레이나뭌ㅋㅋ
-무근본 드립ㅋㅋㅋㅋ
-귤이라서 나무 찾냐 ㅋㅋ
이런 허무맹랑한 소리가 나올 정도로.
현재 성벽 밖에서 궁수만 쌓여갈 뿐.
진행되는 게 없었고.
“아, 적은 지금 일꾼을 마구 뽑아요! 패궁러 막힌 거 확인했다 이거죠! 대놓고 배 째라 일꾼만 뽑습니다!”
그사이 적은 자원을 마음껏 퍼먹으며, 일꾼을 늘려 안정적인 중후반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원에서 점점 심각한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