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390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08화
38. 벽을 넘다(1)
같은 시각, 커뮤니티 엠불.
[저거 누구냐] [지금 아몬드 방송 저격이네.] [ㅋㅋㅋㅋ카운터랍시고 저거 한 거야?]아무래도 고인물들이 주로 모여 있는 커뮤니티이다 보니, 금세 저격러라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보통이라면 저격러가 진짜 맞냐 아니냐로 싸움이 나겠으나.
말했듯, 이들은 실력자들이다.
저격러가 거의 확실해 보인다는 건 다들 동의한 채로, 저격이 낫냐 날빌이 낫냐로 토론이 이어졌다.
[저격은 좀 아니죠.] [근데 저격당해도 할 말 없는 날빌임] [루프 쟤 엠불 하는 애인데.] [날빌은 그래도 게임 내에서 허락하는 매커니즘인데. 저격이랑 비벼?] [애초에 연속 날빌을 하면 누군가는 미리 대비한다는 리스크도 있는 건 당연ㅋㅋ]등등. 의견이 대립하는 가운데, 계속해서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었고.
대부분의 커뮤니티 화제들이 그렇듯, 간극은 좁혀질 생각이 없었다.
단, 그들이 입을 모아 동의하는 부분은 하나 있었는데.
[승급전 첫판 졌네]아몬드와 본투비가 이번 판은 졌다는 것이다.
해당 글을 클릭해 보면 이런 내용이었다.
==== ====
김치워리어 말대로임.
상대의 무리한 우주방어 전략은 자원낭비에 일꾼 낭비인데.
본투비가 지휘관이라서 졌음.
이게 사실 아몬드를 필두로 한 패궁러 막기엔 최적화임.
딱 그거 한 번만 막으면 그만이거든.
본투비는 다른 거 할 줄 모르거든.
아니, 할 줄 안다고 해도 패궁러가 막힌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지 모르거든.
한마디로 루프가 제대로 카운터를 친 거지.
+ 계속 저격 저격 거리는데.
어차피 국대 가면 전략 다 저격 당하는 게 디폴트인데. 연습한다고 생각하면 됨.
아마 김치는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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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투비라 졌다 ㅠㅠ
-상대가 똑똑한 건지 바보인 건진 모르겠으나, 니 말대로 제대로 저격당한 건 맞네.
-하긴ㅋㅋㅋ 어차피 전략 서로 카운터치면서 싸우는 게임에서 뭔 저격저격
-방플만 아니면 저격쯤은 뭐……
엠불의 모두가 아몬드의 패배를 점치는 가운데.
화면 속의 아몬드는 아직도 멍하니 벽을 바라본다.
* * *
“으음…….”
아몬드는 아직도 멍하니 벽을 올려보고 있다.
처음 보고 있던 그 벽을 계속 보고 있느냐,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여긴 다른 벽이다.
그가 처음 마주했던 벽에서 빙 돌아서 맞닥뜨린.
〔여기도 막혔어요.〕
아몬드는 지휘관에게 보고해 보지만, 하등 쓸모없는 짓이다.
〔아…… 아…… 어쩌지??〕
지휘관은 자신의 유일한 계책이 먹히지 않자 당황하여 정신이 나가버렸고.
아몬드는 제정신이지만, 지휘관을 해보지 않았으니 조언을 해줄 수 없었다.
그때─
“아아. 이거 뭔데? 우리 지휘관 멘탈 나갔어?!”
뒤쪽에서 이런 불평이 들려온다.
어느새 스물 가까이 쌓인 궁병들 중 하나의 목소리다.
누군가 맞장구쳐 준다.
“아니. 벽이 막혔으면 옳다구나 하고 3시대 처 가야지. 왜 계속 궁병만 뽑아?”
“이거 된통 망한 거 같구만. 지휘관이 병신인 거 같아.”
웅성. 웅성.
처음의 불평을 계기로 궁병들이 이런저런 말을 떠들어댄다.
“이러다가 적이 3시대 가서 기사 나오면 우리 다 끝장이야!”
“기사는 양반이지. 망고넬 투석기 끌고 나올걸?”
“기사가 양반이지 그럼 상놈이냐?”
“뭐야!? 너 지금 나더러 썅년이라 했어!?”
“뭐? 그게 아니라…… 통역 오류야!”
“개소리하고 있네!”
심지어는 저들끼리 싸우기 시작하는 병사들.
‘사기가 내려가네.’
당연한 일이지만, 군의 사기는 바닥을 찍고 있다.
아몬드는 골똘히 생각해 본다.
‘저 사람들 하는 말이 일리가 있을까.’
아까 저들이 했던 말.
맞는 전략이긴 한 걸까? 3시대로 빠르게 가야 한다는 게? 벽을 치느라 많은 비용이 들어서 사실은 우리가 유리하다는 게?
‘아마도.’
아몬드가 들어도 꽤 그럴듯한 말들이다.
그는 그 말을 그대로 지휘관에게 옮겼다.
〔벽 치느라 비용이 많이 소모됐을 테니. 지금부터라도 3시대 가는 게 어때요.〕
-훈수 전달 뭔데 ㅋㅋㅋ
-공짜 피드백 개꿀
-근데 알려준다고 되냐?
〔예!? 이, 이미 많이 늦은 거 아닌가요. 너무 올인해서…… 일꾼도 별로 없고…….〕
역시 본투비는 망설인다.
지금껏 연습해온 게 있는데, 그걸 갑자기 바꾸라고 하면 누구나 저럴 것이다.
더군다나 바꾸라고 하는 주체가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지휘관 능력을 갖고 있는 아아몬드라면 더욱더.
〔여기 사람들 말로는 지휘관이 판단만 잘하면 우리가 승산이 더 높대요.〕
아몬드는 그 점을 고려해 이것이 자신의 의견이 아니라는 걸 더 강조했다.
그 덕분일까?
〔아…… 그…… 예. 예. 알겠습니다.〕
본투비는 뭐라도 해보려는 것 같았다.
표기되고 있는 자원 수치가 갑자기 훅 빠진다. 뭔가 큰 걸 지은 듯했다.
-에휴. 그래도 뭐라도 하려고 하네.
-킹귤이 뭐라 할지 ㅈㄴ 궁금하네 딜레이 땜시 좀 있다 보러가야겠누 ㅋㅋㅋ
-ㅈ투비야 ㅠㅠㅠ
아몬드가 전달해 준다는 걸 아는 건지 뭔지, 그 이후로 병사들의 훈수가 더 이어졌다.
“아니! 우리는 혹시라도 얘네들 일꾼 기어 나와서 벽 밖에 자원 못 털어먹게! 순찰이라도 돌아야 함!”
“맞아. 맞아.”
“인정.”
그걸 아몬드는 다시 본투비에게 전달했고.
〔이러이러하답니다.〕
〔…….〕
본투비는 차라리 아몬드에게 현장 지휘권을 넘기기로 한다.
〔지휘권을 드리겠습니다. 다만 제발 무리한 건 하지 말아주세여. 3시대 최대한 가볼게요. 저도 할 줄 알거든여?!〕
‘아무도 할 줄 모른다고 생각 안 했는데.’
본인이 제 발 저려서 저런 말을 하니, 괜히 더 불안하다.
두둥!
어찌 됐든 아몬드의 어깨엔 완장이 생겨났다.
[지휘관이 당신을 ‘리더’로 임명합니다.] [임시적으로 현장에서 지휘권을 갖습니다. 병사들은 당신의 명령을 정면으로 거절할 수 없습니다.]갑작스러운 리더 임명에 병사들이 얼빠진 표정을 짓는다.
“뭐야? 왜 저 사람인데? 제일 먼저 나와서?”
“듀오 아냐? 아까부터 아무 말도 없는 게. 지휘관이랑 얘기 중인 거 같던데.”
“그럼 여긴 일단 우리더러 알아서 하라는 거야?”
궁병들이 대놓고 불평하는 한편, 아몬드는 그저 가만히 서서 빤히 그들을 바라본다.
‘음…….’
그러다가 뭔가를 떠올린 건지 작게 읊조린다.
‘오.’
괜찮은 아이디어 같았다.
그가 대뜸 선언한다.
“명령할게.”
서로 떠들던 병사들이 갑자기 아몬드 쪽으로 우르르 고개를 돌린다.
‘갑자기?’
‘성벽 주변을 수색하려나?’
‘아무래도 병력을 흩뿌려서 정찰을 하겠지.’
‘적을 일단 성벽 안에 가두려 할 거야.’
모두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
“저기로 가서…….”
그가 뒤쪽 성벽을 가리키며 말한다.
“엎드려.”
-???
-?
-……?
-완장 차자마자 엎드렼ㅋㅋ
-바로 기강부터 잡죠?ㅋㅋ
* * *
한편, 킹귤과 김치워리어.
“지금 본투비로서는 처음 겪는 상황인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들은 본투비가 처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 중이었다.
어쩌면 처음으로 전략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김치워리어는 대답이 없다.
“…….”
그저 두 손을 모은 채 눈을 감고 있을 뿐.
“아……! 여러분! 김치워리어 님이 지금! 그냥 기도 중입니다!”
-ㅁㅊㅋㅋㅋ
-해설하듯 말하지 말라곸ㅋ
-긴박한것처럼말하넼ㅋㅋ
-기도메타 ㅋㅋㅋ
“김치워리어 님 무교 아닌가요?
“맞습니다…….”
“크! 여러분! 본투비의 실력이 이 정도입니다! 전도의 신! 본투비!”
-그런걸로 띄워주지 마 ㅋㅋㅋㅋ
-전도의 신은 뭔 신이냐고 ㅋㅋㅋ
-신이 직접 전도??ㅋㅋㅋ
“그나저나 진짜 어쩌죠?”
킹귤은 다시 경기 해설로 돌아온다.
“제가 고안한 레이나무 전략도 안 먹히는 것 같고…….”
-그게…… 전략……?
-왜 진짜 아쉬워하는데 ㅋㅋ
-레이나무로 만든 벽이 아니니까요
“아무래도 본투비는 이제 다른 일반적인 전략으로 틀어야 할 거 같습니다. 지금 적은 상당히 빠르게 발전 중이거든요?”
“그렇습니다. 일꾼을 처음부터 아주 많이 만들어서…….”
“예. 성벽 못 뚫을 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일꾼을 엄청나게 만들었어요.”
때마침 옵저버가 적진을 다시 비춘다.
척 보기에도 건물들이 여러 개 더 생긴 모습.
그리고 현재 가장 중요한 건물 하나가 올라가고 있다.
[대성당] [건축 중……]“아아아! 대성당!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킹귤이 대성당을 보고 흥분한다.
아무래도 중요한 건물일까?
“저거 올라가면 3시대 되는 거예요!”
문명을 3시대로 업그레이드해 주는 건물이었다.
“일꾼들 달라붙습니다! 망치로 뚝! 딱! 뚝! 딱! 사형 선고가 초읽기를 시작합니다! 김치워리어 님이 기도할 공간이 곧 생기겠군요!”
-건설조차 해설을 하다니……
-저거 생기면 기도 그만두겠지 임맠ㅋㅋ
-뚝딱! 뚝! 딱! ㅅㅂㅋㅋㅋ
“반면! 본투비는 아직 시간이 더 걸리겠군요. 일꾼부터가 거의 2배 차이 납니다! 대성당은 지금 꿈도 못 꿔요!”
본투비가 경제 성장이나 업그레이드를 따라잡으려 하고 있으나, 이미 너무 벌어져 있었다.
“어버버거리다가 날린 시간이 조금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기회는 있었는데…….”
“김치 님! 그래도 지금 본투비가 잘 따라잡고 있는 거죠?”
킹귤이 김치워리어에게 답을 구한다. 어떻게든 쉴드를 쳐달라는 듯이.
-그래도…… 본투비 사랑하시죠?
-아몬드를 사랑하는거지. 어떻게 본투비까지 사랑하겠어 ^~^
-그럴리가 있냐
후우.
김치워리어가 한숨을 내쉰다.
“잘 따라잡고 있는 건 아니에요. 판단 하나하나가 너무 구려서, 할 말이 오히려 없어지는군요.”
“숙연…….”
킹귤이 고개를 숙인다.
-킹귤 왜 효과음도 내냐고 ㅋㅋ
-숙연ㅇㅈㄹ ㅋㅋㅋ
-숙연을 왜 입으로 말햌ㅋㅋ
“그래도 희망이 없을까요?”
“아…… 지금이죠.”
“지금이요?”
“예. 3시대로 올라간 직후는 취약하거든요. 어떤 시대 업이든 마찬가지예요. 자원이 전부 시대 업에 쓰이고 있고, 일꾼 비중이 제일 높을 때라…… 특히 지금 본진 보시면 병사랄 게 딱히 없어요. 아예 하나도요.”
“아. 그렇군요. 그럼 본투비가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2시대에 뽑을 수 있는 공성병기인 공성추라도 얼른 뽑아서 데리고 왔으면 좋았죠. 3시대를 갈게 아니라요. ”
“아~ 그 방법이 있었군요? 말씀하신 대로 그래도 시간이 됐을 만큼, 현재 오래 지체됐어요!”
“근데 이미 늦었어요. 지금 공성병기 제작소도 없고, 공성추 존나 느리거든요.”
“아니, 그럼 끝이에요!?”
-엌ㅋㅋㅋ
-갑자기 욕ㅋㅋㅋ
-진심이 튀어나와버림ㅋㅋ
“아뇨. 3시대 올려서 더 좋은 공성병기 뽑고 한번 싸워봐야죠. 그때까지 시간을 끌어야 하는데…….”
“어!? 저게 뭐 하는 거죠? 지금…….”
그때였다.
킹귤이 아몬드의 기행을 발견한 것이.
아몬드는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고.
“얼차려?”
병사들이 하나둘 성벽으로 가더니, 엎드려 뻗치고 있었다.
“아니, 아몬드 님! 학창 시절 버릇이 튀어나오면 어떡합니까! 외국인들은 그런 거 모른다구요!!”
-허니 빠따 아몬드ㄷㄷ
-누가 빵을 잘못 사왔나봐……
-킹귤 무친넘ㅋㅋㅋㅋ
-한국의 무형문화재 얼차려……!?
-???: 내가 땅콩 소보루빵이라고 했지?
처음엔 어차피 망한 게임, 단순히 재미를 즐기는 줄 알았으나.
한 여섯 명이 성벽 밑에 엎드리더니, 그 위로 또 한 다섯 명이 엎드린다.
그리고 그 위로는 넷, 다음은 셋…….
마치 피라미드처럼 인간이 쌓여간다.
이는 전략이었던 것이다.
“어…… 이, 이건?”
인간 피라미드다.
그것을 계단 삼아서 가장 마지막에 올라가는 이가 있었으니.
아몬드다.
“미친 전술이 등장합니다아! 아몬드 선수! 이거 대단한데요!? 드디어 이 성벽을 넘어가나요!!!”
-무친창의력ㅋㅋㅋ
-인간 피라미드였어?!ㅋㅋㅋ
-앗…… 이게 되나?
기상천외한 창의력을 담은 전략이다.
인간 피라미드로 성벽을 혼자서라도 넘어가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아. 드디어 이 망할 벽을 넘는군요!”
“너무 흔들리는 거 같은데요.”
“그래도 올라갑니다! 가장 꼭대기로! 이 알프스를 내가 넘겠다!! 엄청난 의지입니다아! 루프 딱 대! 너 병사 하나도 안 뽑았지!? 어?”
-이게 호두!? 이게 호두!?
-근데 안에 방어탑 개많은디 넘어가서 뭐 할 수 있냐?
-엄마! 나 커서 아몬드의 발판이 될래요! 엄마! 나 커서 아몬드의 발판이 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