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39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09화
38. 벽을 넘다(2)
그 시각 엠불.
그들은 아몬드의 전략을 보고는 모두 놀라서 게시글을 올려댔다.
[와 저거 악랄한 놈이네] [내가 지금 뭘 본 거냐] [진짜 무식하네] [포식자식 성벽넘기ㄷㄷ]이 게임 고인물인 그들로서도 차마 상상하지 못했던 일.
하기야, 인간으로 탑을 쌓아서 성벽을 저 혼자 오르겠다는 생각을 누가 하겠는가?
혼자서 넘어가 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으니 무용지물인 전술이다.
그런데──
갑자기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ㅋㅋㅋ근데 손이 안 닿아 ㅁㅊ] [피라미드 ㅄ같이 만들었누 ㅋㅋㅋ] [계산 실수 ㅋㅋㅋ] [지금 손 안 닿는거 본 사람?] [아 개웃기네 아몬드 ㅋㅋㅋㅋ]아몬드의 악랄함에 혀를 내두르던 그들이, 다 올라가 놓고 손이 닿지 않아서 버둥거리는 그를 보고 다시 웃기 시작한다.
* * *
아몬드는 성벽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드디어 이 성벽을 넘어가나요!!! 드디…… 어?”
킹귤이 갑자기 탄식한다.
“아아아아……!”
문제가 발생했다.
아몬드는 가장 꼭대기에 올라섰으나, 손이 끝에 닿지 않는다.
“짧아요! 사람이 부족한 거 아닙니까? 생각보다 멀어요!”
사람이 부족해서인 줄 알았더니.
“아뇨. 사람은 남는데요?”
멀뚱히 지상에서 그들을 지켜보는 궁수들이있다. 저들을 다 활용했다면 올라갈 수 있으리라.
“아……! 피라미드 설계를 잘못했어요!”
김치워리어도 황당해서 입만 벌리고 있었고. 킹귤도 무어라 표현할 말이 없었다.
사람은 남는데, 피라미드를 잘못 세운 것이다.
-호두 이슈 ㅋㅋㅋ
-계산 실수라고? 여기서?!ㅋㅋㅋ
-ㅠㅠㅠ개망
“아, 아니 이건 4점짜리 수능 수학 문제 다 풀고 마지막에 사칙연산 틀려서 틀리는…… 뭐 그런 느낌이에요!!”
아몬드, 그는 예기치 못한 창의력은 있어도 계산할 머리는 없는 딱 그런 부류의 인간이었다.
몇 명씩 깔아야 되는지를 계산하지 못해서 결국 높이가 모자라게 됐다.
사람은 남는데 말이다.
김치워리어가 다급하게 말한다.
“빠, 빨리 넘어가야 할 텐데요. 적이 눈치채면 방어탑을 더 늘릴 겁니다.”
그의 말대로 적 지휘관이 눈치채면, 당장 이쪽 성벽 근처에 방어탑을 올릴 것이다.
그나마 적 지휘관, 루프는 아직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 않았다. 3시대로 진격하느라 아주 할 일이 많은 모양.
“피라미드 다시 만들어야 할까요!?”
“아, 아뇨. 아무리 그래도 그럴 시간은 없을 것 같습니다.”
3시대 진행으로 바쁘다고 해도 정도껏이다.
다시 피라미드를 만들 시간까지는 없을 확률이 높다. 여기서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어떻게든 하면 올라갈 수 있을 법도 한데요!”
옵저버가 현장을 더 클로즈업해 본다.
병사들의 불평 소리가 들려온다.
[으어…… 흔들려! 빨리 가라고!] [뭐 해!] [이 미친놈아! 계산 틀린 거냐 설마!?]이게 게임이라 균형만 흔들렸지, 실제였음 한 명쯤은 지쳐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이걸 짧은 시간 안에 다시 시도한다는 건 무리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
-존나웃기넼ㅋㅋㅋㅋㅋㅋ
[미안.]아몬드는 맨 위에서 곧게 서더니 갑자기 사과를 건넨다.
아몬드의 방송을 평소에 보는 시청자들이라면 알고 있었다.
-무슨 짓을 하려고
-견과류가 사과를?!
-ㄷㄷ세계 멸망;
그때, 아몬드는 한 번 살짝 위아래로 반동을 주더니.
자신이 딛고 있던 피라미드를 박차고 뛰어올랐다.
퍼억!
그 여파로 인간 피라미드는 크게 휘청거리며 결국 무너졌다.
[으아아아아!] [이 미친 새끼가……!] [어우욱!]비록 욕은 산더미로 먹었으나.
턱──
아몬드의 손이 성벽 끄트머리를 잡아냈다.
“아몬드 선수 손이 닿았습니다!”
끝내, 그는 자신의 몸무게를 끌어 올리며, 벽 위로 올라가는 데 성공한다.
“와! 결국 올라갔어요! 올라갔습니다아!”
-와 ㅋㅋㅋ
-이걸 진짜 하다니
-근데 혼자 올라가서 어쩔티비……
환희에 찬 킹귤의 함성과는 달리, 현실은 냉혹했다.
“근데…… 이제 어쩌죠?”
성벽 위에서 내려본 적들의 도시.
아몬드를 기다리고 있는 건, 수도 없이 많은 방어탑들이었다.
[완공] [대성당]그리고, 그때 마침 완공되어 버린 대성당.
두둥!
[3시대 – 성주 시대]적은 3시대로 진입했고. 그 직후, 일꾼 하나가 튀어나와 기사 학교를 짓고 있었다.
[기사 학교] [건설 중…… 5%]“고오급 병력인 기사를 뽑을 수 있는 기사 학교! 올라가거든요?!”
저 건물들이 다 올라가면, 이제 기사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기사가 나오면 어떻게 되나요! 김치워리어 님!”
“기사는 일단 비화약 원거리 공격에 엄청난 방어력을 갖고 있습니다. 갑옷 이음새를 맞히는 게 아니고서야 화살로는 대미지가 안 들어간다고 봐야죠.”
“아. 그렇군요…….”
킹귤은 잠시 시무룩해진다.
아무리 아몬드라도, 달려오는 기사의 갑옷 이음새를 맞힐 수 있을지.
확신이 되지 않는다.
그걸 맞힌다고 해도 급소가 아닌 이상 대미지도 아주 적게 들어갈 텐데. 기사는 오히려 궁병에게 추가 대미지까지 있으니.
도저히 상대 안 되는 존재라고 봐야 했다.
그는 해설자로서 조금이라도 희망적인 측면을 찾아보기로 했다.
“근데 이거 오히려 기회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귤소리 시작한다.
-뭐라하나 들어나 보자 얘들아 ㅋㅋ
-엄대엄 주장하려고 또 ㅋㅋㅋ
“예? 어떤 게요?”
김치워리어는 당황하여 되묻는다. 뭐가 오히려 기회라는 건지.
“아니, 그렇잖아요? 지금 기사 학교를 ‘짓는 중’입니다?”
“그렇습니다.”
“아직 올라간 게 아니에요! 심지어 아몬드 선수가 조준할 수 있는 곳에서 짓고 있다구요!”
“!”
김치워리어도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
단순한 헛소리가 아니었다.
“어…… 그러고 보니. 사거리가 닿나요?”
-?!
-귤소리가 아니었다!?
-ㄴㅇㄱ
기사 학교 건설 현장까지 아몬드의 화살이 날아갈 수 있었다.
“그렇죠! 조선 각궁의 사거리가 엄청난 데다가! 성벽 위에서 더 멀리 쏠 수 있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약 2~30% 정도 더 멀리 쏠 수 있죠.”
대충 뺨을 세며 거리를 재어보던 김치워리어.
“진짜 닿겠는데요? 그런데, 각이 좀 안 좋아요. 건설 현장의 목재 기둥 이런 거 사이로 쏴야…….”
아몬드는 김치워리어에게 설명을 끝낼 시간을 주지 않았다.
기리릭!
적군의 성벽 위에서, 곧장 활시위가 당겨졌다.
“쏩──”
숨쉴 틈 없이 이뤄진 릴리즈.
──파앙!
화살이 큰 포물선을 그리면 난다.
어찌나 자세가 미동도 없던지, 소리가 안 들렸다면 활을 쏜지도 몰랐을 거다.
“──니다!”
푹!
킹귤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일꾼 하나의 머리가 꼬챙이처럼 꿰뚫린다.
완벽하게 건설 현장 사이로 파고들어서 일꾼을 저격해 낸 것이다.
“!”
거의 최대 사거리로 쏘아낸 화살이 정확히 맞았을 때의 쾌감.
그것은 전율이 되어 모두의 피부를 타고 흘렀다.
“끄아아아아아아!!!”
킹귤은 감전된 사람처럼 부르르 떨며 울부짖었다.
“마, 맞았습니다! 저 거리에서! 이 각도에서! 정확하게 급소를 타격합니다아아!”
-와
-레전드……
-미쳤네 ㄹㅇ
-저게 맞아??
[기사 학교] [건설 중…… 17%]기사 학교 건축이 멈춰 버렸다.
“기사 학교 건설 멈춰 버립니다! 일꾼 더 붙여야죠! 루프 선수!”
-?
-선수?
-킹귤 현재 공식 해설 빙의
제대로 달아오른 킹귤. 그는 현재 대회를 진행하는 것인지 솔랭 중계 중인지조차 혼동할 정도로 열심히 해설을 하고 있었다.
루프는 일꾼 셋을 더 보냈다.
확실하게 짓겠다는 의지다.
“일꾼 셋이나! 셋이나 와요! 이건 반드시 짓겠다는 거죠?!”
“아…… 일꾼 보통 3명이서 한 15초면…….”
“그럼 지금 3명이니까…….”
그때, 아몬드의 화살이 또 쏘아 올려졌다.
휘이이이잉──
먼 거리를 날아, 또다시 일꾼의 정수리로 정확히 착지했다.
──푸욱!
“아니, 2명이네요! 두 명이면 얼마나니!?!”
킹귤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다래진 이유.
──푸욱!
일꾼이 또 쓰러져서다.
2연사를 했던 것이다.
해설자들조차 놓칠 정도의 속도로.
-나닠ㅋㅋㅋ
-얼마나니좌 ㅋㅋㅋ
-엌ㅋㅋㅋㅋㅋ
이제 기사 학교를 짓는 일꾼은 단 한 명이었다.
그는 일부러 엄폐물 사이를 달려서 기사 학교로 달렸으나.
──쉬이이익!
“커브샤아앗!”
아몬드의 화살은 뱀처럼 미끄러져, 그 일꾼의 목덜미를 사냥할 뿐이었다.
푹!
“쓰러집니다! 추가 일꾼 전멸! 기사 학교 이제 누가 짓나요!?”
기사 학교는 공사 현장만이 덩그러니 남은 채 올라가지 않고 있다.
“부도났어요! 기사 학교 짓던 건설사가 부도났습니다아! 마치 제가 산 주식 같아요! 올라가질 않습니다아!”
-ㅁㅊㅋㅋㅋㅋ
-아니 이거 정말 판세 뒤집나?
-기사 학교 딴 데다 지으면 되잖아 루프야 ㅠㅠ
“지금 일꾼도 더 보내지 않습니다. 루프 지휘관. 어떻게 된 거죠?”
“제 생각엔 그냥 손해 보더라도 저 위치에 기사 학교를 짓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 이 게임은 중간에 취소하면 돈 거의 안 돌려주지 않나요?”
“특히 건물은 그렇죠. 기사 학교는 심지어 비싼 건물이라…… 큰 손해입니다.”
루프는 눈물을 머금고 아예 반대편으로 일꾼들을 보내 기사 학교를 짓기 시작했다.
“기사 학교 다시 올라갑니다. 아몬드 선수 어떻게 할까요? 완전 기지 반대편인데요.”
“이제 저건 건드릴 수 없습니다. 아몬드 선수는 다른 방식으로 피해 입힐 궁리를 해야죠.”
“그렇죠. 기사 학교를 늦게 올라가게 하는 걸로는 GG가 안 나와요! 기사들이 나오기 전에! 뭔가를 해야 하는데요!”
킹귤은 대체 아몬드가 뭘 해야 이길 것 같은지 열심히 적진을 둘러봤다.
홀로 적진에 쳐들어간 아몬드.
그를 막아선 수많은 방어탑들.
킹귤은 당황했다.
“방어탑이 너무…… 너무 많은데요? 이게 되나요!?”
그나마 아몬드가 있는 성벽 근처엔 방어탑이 없으나, 일꾼과 핵심 건물 사이에 아주 알차게 배치되어 있었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지금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건 아몬드뿐이고, 이제 막 3시대를 찍은 적은 지금이 가장 약할 때입니다.”
아몬드가 성벽에서 슬슬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 아몬드! 일꾼 잡으러 가나요! 방어탑은 어쩔 셈이죠!?”
일꾼들을 잡으러 가는 길에 놓인 방어탑만 십수 개였다. 하나만 있어도 일개 궁병은 근처에도 못 가는 게 방어탑이다.
아무리 1단계 방어탑인 목재 방어탑이라지만 어쨌든 맞으면 상당한 대미지를 입는다.
김치워리어는 현 상황의 어려움에 대해 첨언한다.
“지금 본투비 쪽에서 원거리 방어 업그레이드를 안 해줘서. 방어탑을 뚫고 가는 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딱 서너 방에 죽거든요.”
“아…… 그러면 저 많은 걸 뚫고 가는 건…….”
“……원래라면 무리죠.”
“원래라면요?”
김치워리어는 마치 아몬드가 무슨 행동을 할지 안다는 듯 여지를 남기는 말을 뱉었다.
그런데 잠시 후.
타다다닥!
마치 그의 기대에 부응하듯 아몬드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방어탑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것도 전속력으로.
“에엥!? 그냥 달려요!? 달립니다! 망설임이 아예 없어요!”
그의 목표는 목재를 캐는 일꾼들이었고.
수많은 방어탑의 목표는 아몬드였다.
파바바바방!
사방에서 화살이 쏟아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