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39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11화
39. 3시대 전투(2)
적 지휘관 루프가 드디어 대피 명령을 내렸다.
[대피]일꾼들이 일사불란하게 근처 방어탑과 마을 회관으로 내달렸다.
푹!
푸욱!
그러는 사이에도 아몬드는 맹렬히 화살을 쏴서 일꾼을 최대한 줄였으나.
방어탑이 가까운 탓에, 결국 모두 대피하는 데 성공한다.
모든 방어탑 안에 인원수가 가득 차버렸다.
[목조 방어탑] [5/5]안의 인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공격 속도가 빨라진다. 이제 다섯이 다 찼으니, 약 2.5배의 공격 속도로 화살이 날아온다.
파앙! 파바방!
순식간에 날아오는 3발의 화살이 아몬드의 경로를 가로막았다.
‘이런.’
멈출 수밖에 없었던 아몬드.
방어탑들도 문제지만, 이 이상 나아가면 마을 회관의 공격을 받는다.
[마을 회관] [8/15]마을 회관의 공격력은 방어탑과는 차원이 다르다. 함부로 들어갔다간 살아남길 힘들 것이다.
‘돌아가자. 일꾼도 없어.’
어차피 눈에 보이는 일꾼도 없다. 아몬드는 후퇴를 결정한다.
피해는 줄 만큼 줬으니, 이젠 살아남을 생각을 해야 했다.
방어탑의 사정권을 벗어나 그도 조금은 쉬어야 했다.
아무리 살아남아라 챌린지 1위에 빛나는 집중력을 가진 그일지라도.
계속 방어탑 화살을 피하고 있을 수는 없다.
아몬드는 방어탑이 없는 쪽으로 뛰기 시작한다. 숲 쪽이다.
사사삭…….
수풀을 해치고 들어가니, 간만에 평화가 찾아온다.
“……후.”
그러나 평화는 무슨, 이건 전쟁 게임이다.
다그닥! 다그닥!
멀리서부터 말발굽 소리가 들려온다.
슬쩍 보니 새하얀 말을 탄 은빛 갑주가 보인다.
그냥 기마병은 아니었다.
[베테랑 기사]베테랑 기사였다.
‘베테랑 기사? 결국 지었구나.’
아몬드는 자신이 방해하던 기사 학교가 지어졌음을 이제야 확인한다.
기사 학교는 용병 고용비를 100골드까지도 올릴 수 있는 고급 훈련 건물이다.
같은 기마병이어도, 기사 학교에서 뽑힌 자들은 달랐다. 여기서 나오는 이들은 하나하나가 베테랑이다.
‘제시도 베테랑 기사였지. 그리고 제시랑 담판 지었던 그 리더도, 검술 가르치려 했던 그 아저씨도…….’
아몬드는 자신이 여태 봤던 베테랑 기사들을 떠올리며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한 번도 베테랑 기사를 눕힌 적은 없었어.’
아몬드는 기마병을 죽인 적은 많았어도, 막상 베테랑 기사를 죽인 적은 없다.
일전에 검을 겨뤘던 어떤 베테랑 기사는 신묘한 검술을 쓰면서 아몬드에게 한 수 가르쳐 주겠노라며 농락하기까지 했더랬다.
아몬드는 그때 목숨을 걸고 덤벼서 그의 무기만 겨우 떨어뜨릴 수 있었다.
‘그땐 창병이라 기마병 보너스 있었는데.’
그땐 창병이어서 그 정도라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궁수다.
기사 상대로 대미지가 적게 들어가고, 기사는 더 많은 대미지를 준다.
갑옷 이음새 사이로 급소를 정확히 맞힌다고 해도, 한 번에 죽을지 어떨지 알 수 없다.
여러모로 불리한 싸움이다.
어쨌거나 기사는 계속 다가온다.
다그닥! 다그닥!
‘온다.’
아몬드도 준비를 해야 했다.
기사도 준비에 들어간다.
기다란 창을 단단히 고쳐잡는다.
아몬드의 위치를 대강 알고 있는 모양이다.
기사는 방향을 잡더니 전속력으로 달려오기 시작한다.
아몬드는 숨을 고르고, 조용히 활시위를 당긴다.
* * *
해설진은 일꾼 격차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지금 일꾼 차이가 엄청 줄었죠? 37명이 차이가 났었는데. 지금은 5명 차이뿐이에요!”
37명 차이에서 5명 차이.
무려 32명의 차이를 메꿔냈다.
아몬드가 루프의 일꾼들을 잡는 동안 본투비는 계속 생산한 결과다.
“게다가! 루프의 일꾼들은 일을 못 하고 있어요!! 방어탑 안에서 벌벌 떨고 있잖아요!?”
킹귤은 아몬드의 활약을 칭찬하며 분위기를 띄운다.
“아 그런데 지금 기사와의 대치! 어떻게 보십니까?!”
김치워리어가 현실적인 방안을 내뱉는다.
“도망갈 수 있으면 최선입니다. 이미 할 만큼 했기 때문에, 죽어도 상관은 없는데. 각궁 아깝잖아요.”
-ㅋㅋㅋㅋㅋㅋ너무하네
-하긴 이젠 죽어도됨
-지휘관다운 판단
김치워리어는 아몬드가 도망가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 말했다.
“게다가 지금 본투비도 3시대로 넘어갔잖아요? 이젠 팀이 해줄 차례죠. 그걸 기다리는 것도 실력입니다.”
어디 하나 틀린 데 없는 정론.
그러나, 킹귤은 고개를 휙휙 저으며 외쳤다.
“아, 그런가요!? 아몬드 선수는 그런 거 모를 겁니다! 난트전 때부터 그런 실력은 딱히 없었거든요!”
킹귤의 예상이 맞았다. 아몬드는 기사와의 싸움을 피할 생각이 없었다.
파아앙──!
그가 쏜 화살이 시위를 떠났다.
정확하게 갑옷의 이음새를 향해 날아간다.
그런데, 말을 달리던 기사가 슬쩍 몸을 비틀자…….
캉……!
화살은 아무 대미지도 주지 못했다.
“어, 어떻게 된 거죠? 빗나갔나요!?”
김치워리어가 고개를 저으며 설명한다.
“이음새만 안 맞게 몸을 살짝 비튼 겁니다. 약간만 빗나가게 해도 대미지가 거의 없으니까. 이렇게만 피해도 되죠.”
-ㄷㄷㄷㄷ
-걍 저렇게 막아진다고?
-헐
“아…… 궁수 입장에선 너무 무력감이 느껴질 것 같은데요!? 화살이 날아올 때 몸을 비트는 거 정도는 숙련된 플레이어면 누구나 할 수 있잖아요?!”
“그렇습니다. 애초에 상성이 너무 안 좋은 거죠.”
기사는 궁병에게 일대일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이 대전제는 아몬드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심지어 루프 님은 기사들의 원거리 방어 업그레이드 3단계까지 전부 마쳤구요. 혹여나 이음새를 맞히더라도, 급소가 아니면 거의 대미지가 안 들어갑니다.”
“그렇게 되면 아몬드 선수가 노릴 수 있는 부위는 너무 정해져 있네요! 아앗! 아몬드! 또 쏩니다아!”
파앙!
아몬드의 화살이 다시 날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기사는 능숙하게 자신의 튼튼한 부위로 받아낸다.
캉!
그러나, 이번엔 화살이 하나가 아니었다.
“한 발 남았다아!”
말에게도 화살이 날아갔다.
──카아앙!
조금 더 날 선 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 말도! 말도 컨트롤해서 지금 말의 갑옷 부분으로 받았어요!”
“예. 말에도 갑주를 둘렀군요. 이거…… 만만치 않습니다.”
“아몬드 선수. 생각이 많아지겠는데요?”
-와씨……
-좀 치네?
-기사들이 피지컬이 좋네
-베테랑 기사는 ㄹㅇ 다르네
-ㅈ댄다
생각이 많아질 거라는 킹귤의 예상과는 반대로, 아몬드는 계속 화살을 날렸다.
파앙!
파아앙!
계속 비슷한 결과로 이어졌으나, 굴하지 않고 화살을 더 쐈다.
마치 물량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듯.
“아! 제가 실언했네요! 아몬드는 생각이 많아지면 집니다! 그냥 쏴요! 그냥! 너 이거 다~ 피할 거냐!?”
수도 없이 날아가는 화살.
돌아다니면서도 연사가 빠른 아몬드인데, 가만히 서서 무한한 화살로 연사를 해대니, 포탑이 따로 없었다.
카앙!
카가강!
카가가강!
“아! 이건 아예 갈아버리겠다는 건가요!? 이젠 딱히 급소를 노리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기사도 지금 당황했어요!”
아몬드는 애초에 대미지를 넣을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인 것만 같았다.
오로지 연사에만 집중했고, 기사는 주춤했다. 도대체 어떤 화살이 급소를 노리고 날아들지 모르니까.
“아니! 대체 몇 발을 연이어 쏘는 건가요! 각궁 끊어지겠어요!”
“진지 빨고 말하자면, 각궁은 습도에는 약해도 연속되는 사용에는 내구성이 뛰어납니다.”
“아…… TMI 감사합니다. 김치 님. 아몬드! 또 쏘고 또 쏘고 또 쏩니다아! 이거 혹시 킹덤의 그 갑옷 뚫기 재현인가요!?”
-왜 안받아줘 ㅋㅋ
-킹덤 언급ㄷㄷ
-큰일이다 ‘녀석’들이 몰려와!
-킹귤 그걸 어케 아라?
-그게 되냐?
킹귤이 말한 킹덤의 갑옷 뚫기.
킹덤 에이지에서도 아몬드는 이와 비슷한 상황을 마주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갑옷 한 곳을 계속해서 똑같이 명중시켜서 결국 뚫어버린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저도 그 게임 영상 뭔지 아는데요. 그건 스킬이 있어야…….”
그때의 퍼포먼스는 [고속 연사]라는 스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인간의 한계를 한참 초월한 속도로 쏜 것이니까.
게다가 쏜 대상이 인간이 아닌 NPC였다.
계속 같은 곳만 노리고 쏴도 구태여 피하지 않는.
“아, 그렇죠. 이 게임은 그런 스킬은 없는데. 그래도 계속 쏩니다! 왜 쏘는 거죠!? 아몬드도 이제 왜 쏘는지 까먹었을 겁니다! 어쨌든 기사는 다가가기 어려워합니다!”
──푸욱!
결국, 어딘가로 화살이 박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히이잉!!
말이 기어코 몸부림을 치기 시작한다.
“이게 그건가요!? 10번, 아니, 100번 찍어 안 넘어지는 말 없다아!”
-100번이면 죽어야 정상
-ㅋㅋㅋㅋㅋ넘어지기 전에 황천 갈듯
-ㅅㅂㅋㅋㅋ100번
옵저버가 말을 클로즈업한다.
“어!? 말 다리가! 다리가 잘려 나가버렸어요! 이럴 수가 있나요!?”
화살로 다리가 잘린다는 건 의아한 일이다.
그에 김치워리어가 설명을 보탠다.
“아. 화살이 ‘엑스크래쉬’군요.”
“엑스크래쉬요?”
“예. 도끼날 같은 걸 화살촉으로 쓰는 화살입니다. 관통력이 약한 대신 파괴력이 좋아서 갑옷이 없는 부위에 맞았다간 저렇게 그대로 절단 판정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치워리어가 침착하게 말을 얹었다.
“혈관과 근신경을 끊어버리는 용도라, 말의 다리 같은 곳에 쏘기에 딱 최적화된 화살이죠.”
“정확히 사용했네요!”
“예. 선택이 좋아요.”
쿵.
결국 말은 쓰러지고, 기사는 낙마했다.
기사는 재빠르게 다시 몸을 일으켜 숲으로 내달린다.
“근데 기사들은 말에서 떨어지면 영원히 저렇게 걸어다녀야 하나요? 너무 느린데요.”
“아뇨. 그러면 기사가 제값을 너무 못하겠죠. 전투 중 낙마는 굉장히 흔한 일이니까요. 몇 초만 지나도 다시 말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예. 지금은 어차피 숲으로 가야 하니 그냥 뛰어가는 것 같구요.”
“아. 기사! 뜁니다! 이제 화살 막는 것도 지겹다아!”
아몬드가 쉬지도 않고 쏘아대는 화살에 진절머리가 났는지, 기사는 냅다 앞으로 뛰기 시작했다.
카앙!
캉!
화살이 계속 그를 저지했으나.
어찌 됐든 뛰기 시작한다.
[으아아아아아!]괴성을 내지르는 기사.
“아 진짜 화났어요! 진짜로!”
-ㅋㅋㅋㅋㅋ엌
-찐텐이었누 ㅋㅋ
-아몬드가 사람 개열받게하긴해
-게임 ㅈ같이하네!
푹!
촤악!
마구잡이로 달리다 보니, 화살에 대미지를 입기도 했으나.
기사는 개의치 않고 계속 달렸다.
[체력 90%] [체력 80%].
.
.
체력은 계속 내려갔다.
[체력 70%]체력이 70%가 되었을 때.
“기사 다 왔습니다! 아몬드 선수! 어떻게 대항하나요! 어?!”
후웅!
기사의 검이 내리그어졌다.
지금까지 계속 제 위치를 사수하던 아몬드. 그가 우로 몸을 굴린다.
휘이익!
검은 허공을 젓는다.
동시에 활시위가 두 번 튕겼다.
“아몬드! 지금 구르면서 두 발을 쏜 건가요!?”
푸욱!
두 발이 전부 이음새에 적중한다.
“심지어 둘 다 맞았어요!?”
“차라리 근접해서 쏘니까 피할 시간이 없어서 효과가 있네요.”
[체력 50%]기사의 체력이 20% 날아갔다.
체력이 절반까지 까지자, 기사는 쉽게 다가가지 않았다.
그는 건틀릿과 작은 방패로 자신의 급소를 전부 가렸다.
“아. 베테랑 기사. 갑자기 분노 조절 잘되죠?”
아몬드도 활을 쏘지 않고 잠시 대치 상태를 유지했다.
“그런데, 아몬드도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도망갈 곳이 없어요. 이제 맵 끝자락이에요!”
도망갈 곳은 없고, 싸우자니 기사가 이음새를 다 가리고 있어서 의미가 없다.
그런 와중에…….
“아. 그런데 지금! 화면 끝에 기사 학교에서 기사 하나가 더 달려오는 게 보입니다? 저것도 베테랑 기사예요! 루프가 돈을 이렇게나 많이 벌어뒀나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베테랑 기사 하나가 더 나왔다.
“이거 되나요? 베테랑 기사가 다시 후퇴해서 동료랑 합류하면! 아몬드는 죽은 목숨이에요!”
기사가 100% 이기는 방법이 있었다.
또 다른 베테랑 기사와 합류해서 아몬드를 다시 잡으러 오는 거다.
아몬드는 홀로 성벽을 넘을 수도 없으니, 사실상 그렇게 되면 죽은 목숨이다.
그러나 킹귤의 예상과는 다르게, 베테랑 기사는 무조건 이기는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
“말하는 중에! 그냥 막고라! 일대일 매치! 갑니다!?”
더 이상 수치스러운 꼴을 보이기 싫어서일까?
스릉.
아몬드와 대치하던 기사가 칼날을 고쳐잡더니.
타다다다닥!
기습적으로 내달렸다.
아몬드도 응수하며 활을 쐈다.
파방──
두 발이다.
──카앙!
기사는 내달리는 걸 거두고 다시 초식을 잡으며 화살 한 발을 튕겨냈고. 한 발은 그의 어깨너머로 날아가 버렸다.
“훼이크였어요! 일부러 화살을 한 번 튕기고 들어가는……!”
화살을 막아낸 그 초식은 그대로 베기로 이어졌고.
푸욱……!
적중했다.
아몬드의 어깨에 롱소드가 깊게 박혔다.
[죽어어어!]기사가 고함을 지르며 육중한 무게로 누른다.
꾸욱…….
“너, 너무 적중했는데! 안 피하나요!?”
아몬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결국 절단 판정이 나버렸다.
사악!
아몬드의 팔이 떨어진다.
“어!?”
스르르 무너지듯 쓰러지는 신형.
쿵……!
그런데, 쓰러진 건 아몬드가 아니다.
기사 쪽이다.
-??
-뭐야
-대체 뭐지
-체력 많이 있었는데?
쓰러진 그의 뒷목엔 화살이 박혀 있었다.
엑스크래쉬 화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