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39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13화
40. 순항(1)
잠시 매칭이 잡히는 동안 킹귤과 시청자들은 새로 올라온 쇼츠 영상을 관람했다.
[조선의 활 앞에 세계인이 납작 엎드린 이유]영상이 시작된 후.
병사들은 아몬드의 명령에 따라 성벽 앞에 가서 엎드리기 시작한다.
제목에 거짓말은 하나도 없었다. 아몬드는 조선의 활 ‘각궁’을 들고 있었고, 세계 각국 출신의 용병들은 그의 명령에 따라 엎드리고 있었다.
-ㅋㅋㅋㅋㅋ이거였누 ㅋㅋ
-역시
-이왜진 ㅋㅋㅋ
-놀랍게도 진짜였다;
-왜 또 진짜인뎈ㅋㅋㅋ
그렇게 하나둘 엎드려서 만들어진 인간 피라미드.
그 위를 아몬드가 하나씩 밟고 올라간다.
마침내 가장 위에 도달했을 때.
[동해 물과~ 백두산이~]애국가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성벽 위로 올라간 아몬드 뒤로 태극기까지 합성되어 흩날린다.
쇼츠 영상은 여기까지였다.
“아니, 이걸 이렇게 한다구요!?”
-ㅁㅊ 중국 영화 감성ㅋㅋㅋ
-태극기 크기 압박 오지네;
-도랏낰ㅋㅋㅋ
“아몬드가 이렇게 쉽게 올라가지 못했었다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는데 말이죠!”
아몬드가 계산을 실수해서 성벽을 힘겹게 올라가지 못하던 장면은 없었던 일인 것마냥 편집됐고.
자연스럽게 성벽에 올라간 뒤 전 세계를 내려보는 듯이 그려냈다.
“아……! 윽! 으으윽!”
이때, 김치워리어가 이상한 소리를 낸다.
-누가 저 사람 패는 중?
-웃음소리 무엇ㅋㅋㅋ
-닉값하네 ㅋㅋㅋ 이런 영상이 취향인가봄ㅋㅋㅋ
-엌ㅋㅋ
이상한 소리의 정체는 웃음소리였다.
영상이 취향에 맞는 모양이다.
“그나저나 이걸 한 판 끝나자마자 만들다니. 편집자님 이런거 소스 다 모아놓고 언제 각 나오나 대기만 하고 있는 것 같네요. 대단합니다!”
-그러게요 ㅋㅋㅋㅋ
-ㄹㅇㅋㅋ
-국뽕 5분 대기조
-태극기 매크로 ㅋㅋㅋㅋ
적당히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 킹귤은 이만 영상을 종료했다.
“네…… 아주 좋았습니다. 김치워리어 님은 아직도 웃으시네요? 이게 취향이신가요? 이름이 괜히 김치가 아니십니다?”
“아, 으윽…… 아뇨. 저 국뽕 싫어하는데요.”
“?”
-??
-?
-예?
김치워리어의 발언에 이어지는 수많은 물음표의 향연.
“말론 아니라고 하시지만, 몸은 솔직하신데요? 웃다가 사레들렸잖아요.”
-그냥 좀 봐줘 ㅋㅋ
-역시 빛치워리워 ㄷㄷ
-엌ㅋㅋㅋㅋㅁㅊ
“그런 게 아니라…….”
“아니긴 뭐가요!?”
김치워리어는 지지 않고 변명을 하지만, 킹귤은 받아주지 않았다.
“아…… 아니…… 그게 아닌데…….”
이쯤에서 킹귤은 화제를 돌린다.
“그나저나. 김치 님. 아몬드 피드백하나요?”
“아, 예…… 아몬드 님 피드백은 들어가야죠.”
“본투비 님은요? 할 게 많은 것 같은데요.”
“본투비는…… 하아.”
김치워리어는 한숨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에 킹귤이 알 만하다는 듯 웃는다.
“아~ 예. 압니다. 저도 프로였거든요.”
본투비에게 피드백을 해주고 싶어도 당장 소용이 없을 거다. 심지어 그는 선수로 쓸 것도 아니니까 괜히 힘 빼서 피드백을 열심히 해줄 필요가 없었다.
[아몬드 님이 입장하셨습니다.]“아, 말씀드리는 중에! 아몬드 님 오셨습니다!”
아몬드가 중계진이 들어와 있는 디스월드 채널에 입장했다.
“잘 오셨습니다! 아몬드 님!”
킹귤은 난트전 회식 때 본 이후로 아몬드를 디스월드에서라도 보는 건 처음이었기에 반갑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아몬드도 반갑게 인사를 받아줬고, 김치워리어는 중계석에서 내려와 아몬드와 맵을 보며 피드백을 시작했다.
모든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었으므로, 대충 요약하자면.
피드백의 대략적인 결론은 이랬다.
“이때는 죽는 게 오히려 이득일 수도 있어요.”
아몬드더러 죽을 땐 죽으라고 하는 것이다.
“물론 이번엔 그런 상황이 나오지 않았지만, 만약에 전쟁이 길어졌다면…… 계속 거기서 버티고 사는 건 좋지 않은 선택입니다.”
“아…….”
아몬드는 일단 고개를 끄덕인다.
“예. 차라리 죽은 다음에 3시대 업그레이드가 된 궁수나, 뭐 다른 병과로 부활하는 게 좋죠.”
“아…… 네.”
-아……(시른데)
-제대로 안 들었다에 내 피넛을 걸지.
-견과류 저 표정 좀비스쿨 수업할 때 봤는데
-영혼 무
아몬드는 나름대로 집중해서 듣고 있는 것인데 시청자들이 그의 평소 이미지로 놀려댄다.
김치워리어는 그에 개의치 않고 설명을 이었다.
“실제 전쟁도 그렇겠지만, 이 게임도 결국 병사로 싸우는 게 아니라, 돈으로 싸우는 거거든요.”
RTS의 기본 원리다.
자원이 많으면 병사들은 계속 나오지만, 자원이 없으면 당장 지는 싸움처럼 보여도, 막상 돈 계산을 해보면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항상 자신이 입힌 피해를 생각해 보고, 돈으로 환산해 보면 좋습니다. 그리고 적당하다 싶으면? 더 좋은 업그레이드가 된 병과로 전환할 수 있다면? 희생 작전을 펼쳐서 죽어주는 게 좋죠.”
대충 이득 봤다 싶으면, 더 좋은 병과로 전환하라는 말이었다.
이때 킹귤이 끼어든다.
“아니, 근데 저희 같은 초보들은 그게 잘 계산이 안 되거든요? 예시로 한번 보여주세요!”
“아. 그럼 아몬드 님이 입힌 피해를 골드로 환산해 볼게요.”
김치워리어는 끄덕이며 아몬드가 입힌 피해를 표로 만들어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미 경기가 끝난 뒤라, 데이터가 다 나와 있어서 정산하기 편했다.
“자, 일꾼 28명…… 베테랑 기사 1명…… 그리고 자원 동결 시간 2분…….”
-일꾼 28명 ㅅㅂㅋㅋㅋ
-궁수를 뽑았더니, 탱크가 나왔다!?
-개쩌네.
“대충 단편적으로 골드만 환산해도 300골드는 나옵니다.”
“삼백 골드요?”
“예. 여기서 사실 목재를 못 캐게 해서 굴러간 스노우볼이나, 실제 자원을 동결시킨 시간 동안 본투비가 따라잡은 수치 같은 걸 계산하면…… 400골드 비슷한 가치라고 볼 수 있죠.”
400골드면 상당한 거금이다.
“그 정도 금액이면 거의 성채를 하나 사는 거 아닙니까? 성채가 제가 알기로 보통 400골드인데.”
성채.
방어탑 20개를 합친 것과 같은 화력을 발휘하며, 대포나 뜨거운 기름 등의 업그레이드도 있어 포텐은 훨씬 높다.
이 게임 내에서 최고의 거점 방어 건물이라 할 수 있는데.
그 가격이 400골드다.
“예. 문명전에선 문명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전에선 모두 똑같이 400골드입니다. 그러니까…… 맞습니다. 성채 하나만큼의 피해를 입힌 거예요. 게임이 여기서 끝난 거예요. 사실.”
-헐 ㅠㅠ 아몬드 진짜 ㅠㅠ 대박 ㅠ
-이러니까 걍 죽어도 되짘ㅋㅋ
-성 하나를 날린 거네……
-가슴이 웅장해진다.
“와. 본투비 님은 그럼 3골드로 아몬드를 고용해서 적의 400골드를 날린 거네요?”
“그렇죠.”
[귤구이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아니, 피드백이라 해놓고, 왜 칭찬만 함? 우리 귤은 프로 때 안 그랬어! 아앙!? 내가 임마!]“아~ 귤구이 님. 통 큰 1만 원 후원 감사합니다. 제 팬이라서 모르시나 본데 피드백이라는 게 꼭 구박하고 까는 게 아니에요!”
-???: 상대가 나잖아……
-킹귤이랑 같냐ㅋㅋㄹㅇㅋㅋ
-잘하기만했으니까!
왜 칭찬만 하냐는 후원에 채팅이 우르르 쏟아진다.
제대로 어그로를 끈 셈이다.
킹귤은 이만 화제를 돌린다.
“자. 여러분. 진정들 하시고. 그럼 이제 다시 게임 시작하는 거죠?”
킹귤이 아몬드와 김치를 바라보며 물었다.
둘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더 발전된 모습의 아몬드 플레이 기대하면서, 큐 잡도록 하겠습니다!”
-와아아~~
-ㄱㄱㄱ
-꿀잼각
-제발 트롤 나와라ㅠㅠ
-다음 저격충은 누구냐 ㅋㅋ
승급전 1경기가 상당히 박빙이었고, 괜찮은 전투 장면들이 많이 나왔었기에 많은 이들이 다음 경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잊고 있었다.
사실 김치워리어가 시작부터 지금까지 준비한 전략은 딱 하나였고.
그 전략이 성공하면 게임은 허무하리만치 쉽게 끝난다는 것을.
[상대를 찾았습니다!]“아~ 이번엔 금세 찾았네요! 바로 들어갑시다!”
* * *
약 10분 후.
킹귤이 외친다.
“쥐쥐~~~!!! 아! 너무나 심플하고 아름답게! 아몬드 승리해 버립니다아!”
순식간에 따낸 승급전 두 번째 판 승리.
-ㅁㅊ 이게 게임이냐?
-기대 ㅈㄴ 했는데 ㅋㅋㅋ4드론승리 ㅋㅋㅋ
-아…… 원래 이런 게임이었지……
적은 패스트 궁병 러쉬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아몬드에게 일꾼이 약 절반 정도 잡힌 뒤 바로 게임을 나가버렸다.
물론, 이런 욕을 써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donsala: Real Time Stradegy? MY ASS!](실시간 전략 게임? ㅈ까고 있네)
소위 ‘날빌’에 당하면 늘 있는 일인지라, 이제 김치워리어나 본투비나 아몬드나 다들 익숙했다.
킹귤도 마찬가지다.
“아~ 똥쌀라 선수! 자기 엉덩이에 실시간 전략을 넣었다네요. 닉값하시네요. 예. 저는 어떤 취향이든 지지합니다.”
킹귤은 일부러 황당한 방식으로 영어를 직역하여 상황을 무마시켰다.
-돈살라인데…… 똥쌀랔ㅋㅋㅋㅋ
-킹귤, 특정 취향 GG 선언;
-도랏냐 번역ㅋㅋㅋ
-넣는다가 어딨냐곸ㅋ
-이름이 왜 갑자기 ㅋㅋㅋ
수많은 이의제기 채팅이 쏟아졌으나. 킹귤은 가볍게 무시하고 다음으로 넘어간다.
“자. 이제 승급까지는 1승 남았습니다! 1승! 1승만 더 하면 A랭크로 가는 거죠!”
[상대를 찾았습니다!]“또 바로 매칭되는군요!? 팍팍 들어오세요!”
이제 승급전 마지막 경기다.
상대는 일본 국적의 지휘관이었는데.
그 역시 패스트 2시대 궁병을 예상치 못하고 고전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방어탑 하나 정도는 지어놨다만, 방어탑 5개도 피하면서 일꾼 28명을 학살했던 게 아몬드다.
방어탑 하나 정도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몬드가 방어탑을 끼고 현란한 무빙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아몬드! 앞으로 나왔다가! 쏘고 다시 들어가서 일꾼 나오면 또 앞으로 나가서 쏘고! 여름 모기 무빙! 굉장합니다!”
-썸머 모스키토;
-아몬 드 모스키토 백작
-와 상대편 개짱날듯ㅋㅋ
방어탑이 서 있는 게 민망하다 느껴질 정도로 일꾼들이 속속들이 죽어 나간다.
“이거 안 나가나요!? 나 같으면 나가는데! 정신 나가는데! 이게 일본의 장인 정신입니까! 다나카 상! 그냥 나가세요!”
-칼퇴각ㅋㅋㅋㅋ
-갑자기 다나카행ㅋㅋ
-왜 나가래 ㅠㅠ
그럼에도 상대는 계속 버틴다.
“시간 끌지 말고 나가시라구요! 아몬드 A 랭크 가야 된다구요! 자, 벌로 퇴장할 땐 닌자달리기로 퇴장 부탁드립니다!”
-일본에는 가차 없는 그의 혀…… 섹시해.
-너무하네 ㅋㅋㅋ
-ㅈㄹ 후두려패네 ㅋㅋㅋㅋ
일본인 지휘관은 아몬드의 공격은 버텼다. 어떻게든 버티면 끝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러나…….
[본투B: Noob](허접)
본투비의 공격을 버티지 못한다.
[항복]결국 상대의 항복이 나온다.
“아아아아! 본투비의 마무리 일격!”
마침내 마지막 승급전마저도 이겨 버린 것이다.
“쥐이이! 쥐이이이이!!!”
킹귤이 벌떡 일어났다.
“아몬드! 본투비!! 개같이 승그으으읍!”
수많은 채팅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ㅊㅊㅊㅊㅊㅊ굳굳
-이게 되네
-마지막 두 판은 진짜 ㅋㅋㅋㅋ 개같이 승급이다 ㅋㅋㅋㅋ
-진짜 견같이 승급 말 그대롴ㅋㅋㅋㅋ
-개날빌ㅋㅋㅋㅋ
-이게…… 날카로운 빌드입니다만? 불만이라도?
-ㅊㅊㅊ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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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창 너머로도 느껴질 정도의 열기. 비단 시청자들만 흥분한 게 아니었다.
“으아아와아아아!!!”
꽤 침착한 편인 김치워리어조차 갑자기 괴성을 질러댔다.
-ㅁㅊㅋㅋㅋㅋㅋ
-‘으아아와아아아’에 희로애락이 다 들어있네요……
-?
-엌ㅋㅋㅋㅋㅋㅋ
게임 화면이 사라진 후. 킹귤과 김치워리어의 디스월드 채널이 비춰졌다.
킹귤이 신나서 말을 이었다.
“아아아! 진짜 대단합니다! 결국 오늘 안에 A 랭크로 가버리네요! 저는 처음 저격충 만나고 오늘 가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 했거든요! 솔직히! 김치 님은요?!”
“저, 저는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선수들이 해낼 거라고! 확신했어요!”
-?
-ㄹㅇ?
-팩트) 믿었던 건 선수‘들’이 아니다.
“아! 그렇군요! 김치워리어 님은 확신했군요!? 아까 상당히 놀라시던데요?”
“노, 놀란 게 아니라 감탄한 거죠!”
“어찌 됐든! 우리 A 랭크 간 김에 잠깐 쉬어가면서 선수들 소감 좀 들어보겠습니다.”
해설자들이 이 정도로 흥분했는데, 플레이어들은 오죽할까.
킹귤이 그들을 디스월드로 초대하자, 본투비와 아몬드가 동시에 입장했다.
킹귤은 특히나 본투비의 심정을 듣고 싶었는지, 그에게 먼저 말을 건넨다.
“본투비 님! 평생 처음으로 드디어 A로 올라갔어요! 기분 어떠십니까?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