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0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23화
42. 방해 세력(5)
[AK47: 내 등짝이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처음 AK47이 이런 말을 남기고 게임으로 들어갔을 때.
단톡방의 멤버들은 그의 압승을 점쳤다.
[외향적_성격을_고쳐라: 솔직히 이거 저격해서 못이기면 A+랭크 반납해야지 ㅋㅋㅋ] [무지무지성: ㄹㅇㅋㅋ 몇 분만에 이기냐가 관건일듯?] [샤르르: 이거 지면 엄마한테 볼기짝 맞아도 할 말없지 ㅋㅋㅋ]상대가 뭘 할지 뻔히 알고 있는 데다가 상대의 원래 실력이 B랭크 정도인데.
설마하니 저격해 놓고 지겠냐, 라는 생각이었다.
처음은 그들의 예상대로 흘러갔다.
게임이 시작하고 AK가 압도적인 속도로 상대를 죄여갔다.
AK는 그들이 혐오해 마지않는 날빌을 사용했다.
날빌이 싫어서 모인 자들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내부 분열이 날 수도 있었으나. 웬걸?
모두 시원하다는 반응이다.
[무지무지성: 캬 ㅋㅋㅋㅋㅋ 시원~하다!] [샤르르: 이게 날카로운 빌드다! 이마리야!] [외성고: 속이 뻥~~~~]심지어 닉네임이 ‘날빌심판자’라는 자도 AK의 날빌은 허용해 주는 모습이다.
[날빌심판자: 악을 처단하기 위해 본인도 마검을 뽑아들었군요…… 본래 어둠은 더 짙은 어둠으로 몰아내는 법……]참 희한한 합리화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AK의 어이없는 실책이 이어졌다.
[무지무지성: 일꾼! 일꾼 뭐하냐 ㅠ] [샤르르: 일꾼 10명이 그냥 뒤졌네……] [외성고: ㅅㅂ 어디로 가냐고! 뭐해 쟤네???]아몬드에게 일꾼 10명이 학살당했다.
이어서 방어탑마저 빼앗긴다.
[무지무지성: ……? 이게 뭐야 지금 저걸 죽였다고???]여기서부턴 거의 패배를 확신한 것처럼 대화를 나눴다.
[날빌심판자: 마검을 뽑고도 상대를 죽이지 못하면 죽는 건 당신입니다…… AK……] [무지무지성: 어머니가 등짝을 제대로 안때려주셨나본데~~ㅋㅋㅋ] [외성고: 아니 지금 이게 웃을 일이냐고!] [날빌심판자: 어차피 AK는 저희 중 최약체입니다. 걱정 마시죠.]‘최약체…….’
이들의 채팅을 보던 치승은 웃음을 참느라 한참 고생해야 했다.
온갖 합리화와 자기 위안의 연속을 제3자 입장에서 보고 있자면 우습기 짝이 없었다.
해설하던 킹귤이 묻는다.
“아니, 김치 님. 뭐가 그렇게 웃긴가요?”
“아뇨. 웃긴 건 아니고요. 그냥 잠깐 재채기가 나오려 해서요.”
“김치 님! 이제 본투비 승률이 60%라 하셨잖아요!? 처음으로 유리하다고 평가하셨어요! 지금 방어탑을 먹은 게 그렇게 큰 건가요?”
“물론이죠. 적의 건물을 빼앗은 거니까, 2배의 이득이고, 거기에다가 그 건물로 아군 자원줄을 지킬 수도 있게 됐고. 진출로도 확보했습니다. 엄청난 이득을 챙긴 겁니다.”
“아……! 심지어 AK의 창병 소대가 지금 허탕 치느라 시간이 엄청 허비됐죠?”
지리적인 이점도 취한 것을 넘어, 적의 병력의 동선도 낭비시켰다.
그리고…….
“어? 지금 AK의 창병소대! 왜 7시 쪽 금광으로 뛰죠!?”
적의 창병소대가 무슨 생각인지 현재 아몬드가 빼앗은 방어탑이 있는 7시 쪽 금광으로 뛰어오기 시작한다.
“지금 모르나요!? 아직도 자기들 방어탑인 줄 아는 건가요!?”
“어. 지휘관은 알 테지만, 병사들은 모를 겁니다. 소통이 안 되고 있나요?”
그들은 7시에서 금광을 캐는 일꾼들을 발견하고는 삿대질을 하며 외친다.
옵저버가 클로즈업하며 대화 내용을 들려준다.
“아…… 지금 들어보니까. 모르는 것 같죠!?”
창병들이 사나운 눈을 빛내며 일꾼들에게 달려온다.
“아, 지금 반응을 보니까. 아무래도 일꾼 잡으면 보너스 골드 임무가 붙은 것 같습니다. 일꾼에 굉장히 집착하고 있거든요?”
“아……!”
그렇다. 이들에겐 일꾼을 잡으면 보너스 골드가 주어지는 임무가 부여됐었다.
욕심은 때론 좋은 동기가 되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독이 된다.
파아앙──
방어탑에서 날아온 화살이 가장 선두에 선 창병의 머리로 날아든다.
──푸욱!
그 창병은 신난 표정 그대로 멈춰서 뒤로 툭 쓰러졌다.
순간의 정적.
대체 왜 방어탑에서 날아온 화살이 우릴 쏘지?
사태를 깨닫는 데에는 딱 한 명의 희생자만 더 필요했을 뿐이다.
──퍼억!
그사이 날아온 화살에 한 명이 추가로 쓰러지고.
[뭐, 뭐야!] [와앗!?] [제기랄! 방어탑이 뺏겼다아!]마치 감전된 것처럼 뒤에 이어 오던 창병들이 좌우로 몸을 날렸다.
그들은 바위와 수풀 등에 몸을 숨겼는데.
한참 위에서 내려다보며 쏘는 화살을 그런다고 피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아아! 지금 깨달아봐야 너무 늦었죠?!”
푹!
푸욱!
아몬드의 화살은 한 번을 놓치지 않고 그들의 등짝에 박히기 시작했다.
[억!] [젠장!]대혼란이었다.
명령체계는 다 무너지고, 서로가 불신으로 서로를 바라본다.
화르륵!
[이럴 바엔 싸워!]그들 중 몇몇은 이제라도 방어탑을 부숴보겠다며 횃불을 들고 덤볐으나.
퍼버벅!
연사로 날아오는 화살들이 목에 차례로 박히며 쓰러질 뿐이었다.
[튀어! 후퇴다!]겨우 살아남은 몇몇 창병들만이 죽어라 뛰어서 자신들의 본진으로 귀환했다.
“이러면 본투비가 더 유리해지겠는데요!?”
“예. 이러면 거의 70% 정도 게임 넘어왔죠.”
킹귤의 말이 맞았다.
60% 정도로 점쳐지던 본투비의 승률은 이제 거의 70%로 치달았다.
“근데 별로 기뻐 보이시지 않습니다!?”
“아…… 분명히 실수는 나올 테니까요. 또 모릅니다.”
김치워리어는 이때부터 이미 본투비의 실수를 예견했다.
사실 당연한 것이다.
여기서 실수 한 번 없이 매끄럽게 이긴다면, 그는 이미 B랭크가 아니다.
* * *
본투비는 욕심을 부렸다.
이 게임을 빠르게 정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적의 창병 소대도 반파했고, 방어탑 러쉬도 막았을뿐더러, 일꾼도 꽤 많이 잡았었다.
지금이 타이밍이다.
본투비는 이렇게 생각한 것이다.
“아몬드를 필두로 궁병 한 소대가 진격!?”
그는 궁병들을 우르르 뽑아 아몬드와 함께 적진에 투입시킨다.
정찰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였다.
“아. 정찰도 없이 그냥 보내는 건 좀 힘든데요!”
제아무리 아몬드의 활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적의 방어탑과 일꾼들 위치도 제대로 모르는 채로 견제를 들어가는 건 쉽지 않았다.
“일꾼 근처에 방어탑이 너무 많아요! 적은 이미 숱한 정찰을 통해서 궁병 러쉬가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AK의 지휘관적 능력은 단연 본투비를 압도하고 있었고.
그는 능숙하게 필요한 위치에 방어탑을 박아놓고 그를 맞이했다.
“저항이 거셉니다!”
파앙! 파앙!
방어탑에 배치된 일꾼들이 수도 없이 화살을 날렸다. 아몬드도 AI인 일꾼을 방어탑 사이로 요격할 순 없었다.
“병력 꽤 잃습니다?”
본투비의 궁병들이 죽어 나가기 시작했다.
아몬드도 부상을 입었다.
수확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일꾼 4명 죽였습니다. 그중 2명을 아몬드가 죽인 거긴 한데…….”
일꾼 4명을 잡았고. 궁병은 17명이 죽었다.
-기적의 교환ㄷㄷ
-아니 이렇게 꼬라박는다고??
-와…… ㄹㅇ 본투 비……
결국 본투비는 다시 중반을 바라보는 운영으로 바꾼다.
3시대를 가기 위한 건물들을 차차 올리기 시작한다.
“본투비! 무리하게 견제하는 것보다 지금 다시 내정에 집중하려고 하는 모습이죠?”
“예. 좋은 선택이긴 한데…… 이미 좀…….”
소위 ‘내정’이라 불리는 플레이.
자원을 모으고, 건물을 배치하고, 유닛들의 스탯을 업그레이드해 주고…….
이런 것들은 온전히 지휘관의 능력이다.
그런데 이런 능력은 AK가 단연 본투비보다 앞선다.
김치워리어가 그 점을 짚었다.
“이런 식으로 가면 AK가 따라잡긴 할 겁니다. 본투비는 전투에서만 이점이 있는 선수예요.”
아몬드와의 듀오로 전투에선 좋은 결과가 자주 나오지만, 내정 싸움으로 가면 늘 불리해진다.
당연한 일이다. 사실 그는 B랭크인데 상대는 A+랭크에 저격까지 해서 들어온 사람이니.
‘제길.’
김치워리어는 다시 단톡방 메시지들을 보고는 입술을 잘근 씹는다.
[무지무지성: ㅋㅋㅋ 이게 A다 이말이야~~] [샤르르: 다 잡은 걸 내주네 진짜 실력 레전드다 본투빜ㅋㅋㅋ] [날빌심판자: 역시 날빌은 역사가 심판하는군요.]아까는 서로 합리화하고 변명하기 바쁘더니, 이제 또 기가 살아서 히히덕거리는 꼴.
이걸 계속 봐야 한다 생각하니 벌써 머리가 지끈거린다.
‘이겼으면 좋겠는데.’
김치워리어는 본투비와 아몬드가 이 경기를 어떻게든 이겼으면 했다.
처음엔 져도 되는 연습쯤으로 여겼지만, 이런 꼬라지를 보고 있자니 이겼으면 했다.
“그래도! 본투비! 3시대로 먼저 들어갑니다!”
와중에 희소식이다.
본투비가 그래도 3시대로 먼저 진입했다는 것.
[본투비 님이 3시대로 진입합니다!]3시대 후에도 본투비는 쉬지 않고 명령을 해댔고, 병력도 점차 쌓여갔다.
2시대 병력인 궁병에, 3시대 병력인 기마병들도 하나둘 섞이기 시작한다.
[12:08]게임 시간 12분 쯤.
AK47은 3시대로 올라갔다.
[AK47님이 3시대로 진입했습니다!]“아. 지금 시대 업이 약 3분 늦어요! 근데! 자원 점수나 이런 게 차이가 점점 좁혀져요!?”
분명 시대 업은 늦었지만, AK의 자원 점수는 점점 차이를 좁혀갔다.
그리고 AK와 본투비의 병력이 점점 불어나기 시작했다.
잠시 후, 게임 시간 15분 무렵.
“아…… 슬슬 때가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의 진영에 병력이 꽉 차고, 자원이 메말라 있다.
금도 나무도 전부 캐버렸다.
텅 빈 금광 채굴장과 황폐해진 숲이 그 증거다.
“지금 남은 자원이 없죠? 이제 또 다른 곳의 환경을 파괴하기 위해 떠나야죠!”
-맵이 그냥 거덜났네
-???: 이게 킹간이다 ㅈ밥 나무 새끼들아!
-ㅁㅊㅋㅋㅋㅋㅋ
“오! 드디어! 두 환경파괴범이 자웅을 겨루기 위해 진출합니다아!”
빨간색의 AK47.
파란색의 본투비.
미니맵 상에서의 두 색이 거의 동시에 우르르 몰려나오고 있었다.
“일단 본투비! 병력 167!”
무려 167명의 병력을 쏟아내는 파란색의 본투비.
“이거 굉장히 많은 거거든요? 맥시멈이 200인 걸 고려하면!”
“그렇습니다. 그리고 AK는 155의 병력입니다. 약간 모자라요!”
이에 155명의 병력으로 대응하는 빨간색의 AK47.
“김치 님. 그 정도 병력 차이면 의미가 클까요?”
“음. 아뇨. 일단 이 정도면 얼마나 빠르게 지원병력이 지속적으로 충원될 수 있느냐가 가장 관건이겠습니다.”
“아, 그러니까 보급 라인이 중요하다?”
“실제 전쟁에 비유하자면 그렇겠죠. 현재 놀랍게도 AK47의 분당 자원이 더 높거든요?”
-앗…….
-아…….
-본투비쉑…….
대규모 격돌을 앞에 둔 두 세력.
병력 차이는 확실하게 존재하지만, 그 차이는 대세를 바꿀 수준은 아니었다.
킹귤이 조심스레 묻는다.
“혹시 아직도 본투비가 유리한가요?”
김치워리어는 고개를 젓는다.
“음. 아뇨. 50 대 50이라 봐야죠. 이 정도면.”
-아몬드 오열……
-이걸 결국 반반ㅋㅋㅋ
-엄대엄 ㅠ
“아몬드 선수는 좀 억울하겠는데요?”
* * *
-ㅋㅋㅋㅋ아몬드 싱글벙글
-오히려 좋아
-미션금이 우르르 몰려온다!
킹귤의 예측은 틀렸다.
현재 아몬드의 개인 방 채팅에서 볼 수 있듯, 아몬드는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은 편이었다.
〔아아몬드 님. 이거 이렇게 중후반 겜 가는 거 맞나요? 아까 몰아붙여서 이겼어야 할 것 같은데…….〕
애초에 아까 궁병 견제 갔을 때 후퇴하자고 한 것도 아몬드였다.
〔네. 제가 볼 땐 맞아요.〕
-응~ 맞아~
-뻔뻔ㅋㅋㅋ
-메인드 인 아성 철판 얼굴에 깔았쥬? 아무도 못이기쥬?
-수포좌 오열ㅋㅋㅋㅋ
목숨을 걸고 일꾼을 더 죽였다면 좀 더 큰 피해를 입혀서 게임이 흔들렸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는 후퇴를 선택했다.
그야, 목숨이 붙어 있어야 미션이 유지되는 데다가 게임이 오래가야 미션금을 많이 받으니까.
[현재 미션금: 23만 원]현재도 무려 23만 원이나 쌓여 있다.
“100만 원은 무리고 이번 전투로 어떻게든 70만 원은 채워보겠습니다.”
-50분 게임 가즈아아!
-도라애몽인줄 알았더니 퉁퉁이였누 ㅋㅋㅋㅋㅋ
-독하다 독해~ 이래도 미션 걸어?
100만 원까진 무리라며 70만 원을 채운다는 아몬드.
띠링!
[수줍은 여포 님이 1천 원 후원했습니다.] [나한테 왜 그래요…….]미션을 건 당사자는 하소연해 봤으나.
“천 원 후원 감사합니다. 수포 님.”
아몬드는 상대도 해주지 않았다. 그러던 중.
피잉!
본투비가 드디어 출전 명령을 내린다.
[진출]쿠구구구……!
도열한 병력이 우르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병력이 움직이는 방식이 조금 이상했다.
‘뭐지?’
아몬드가 잠시 의아해하는데.
〔아아몬드 님. 제가 그냥 싸우면 질까 봐. 이런 생각을 한번 해봤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본투비가 뭔가 희한한 전략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