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08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26화
43. 네임드(3)
“얀코스가 네임드라구요!? 이야! 이거 흥미진진합니다!”
처음 얀코스가 등장했을 때 아마 AK만큼 좋아하던 사람이 킹귤이었다.
거의 처음으로 아몬드와 대적할 만한 실력자가 나온 셈이니 말이다.
“베테랑 기사는 S급 이상 랭크로 제한을 걸어서 의뢰할 수 있는데! 지금 운이 좋게 S+ 랭크! 그것도 세계 랭킹 18위의 기사가 나왔답니다!”
-ㄷㄷ
-시발 이게 뭥미
-뽑기 겜이냨ㅋㅋ
“뽑기 겜이냐고요!?”
킹귤이 카메라로 얼굴을 들이대더니, 눈을 부라리며 외쳤다.
“예!!! 뽑기 겜 맞습니다!!! 뽑기 겜인 거 몰랐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
-ㄹㅇ 광기
“본투비는 심지어 뽑기도 안 한다구요! 그냥 100% 아몬드가 나온다구요! AK도 저 정도는 뽑을 수 있는 거잖아요!?”
-ㅇㅈ
-그렇네
-본투비가 나빴네
-왜 또 빙의하냐고 ㅋㅋㅋ
핑그르르!
머리 위에 프로펠러가 돌아가더니, 그가 화제를 전환한다.
“말씀드리는 중! 지금 둘이 맞닥뜨렸어요! 와아! 제가 다 심장이…….”
둘의 싸움은 맨눈으로 따라가기 힘들 정도였다.
화살을 막고, 피하고, 휘두르고…….
카앙!
“막았어요!”
휘잉!
“또 쏩니다아!”
캉!
“또 막고! 휘둘러요!”
후웅!
릴 같은 게임에 비하면 속도 보정이 거의 없는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박력이 느껴졌다.
“괴, 굉장합니다! 아몬드 공격이 진짜 하나도 안 통해요! 커브샷도 막아버렸어요!!”
1 대 1 싸움이 길어질수록 킹귤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그의 말 속도도 슬슬 따라가기 벅찬 것이다.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서로 대미지를 교환한 순간.
“와아! 서로 딜교! 드디어 딜교! 이제야 첫 번째로 딜교입니다! 너무 불공평한 딜교긴 한데요!?”
-레전드다 ㄹㅇ
-와 1대1 지린다
-이걸 이렇게?
시청자들의 환희가 최고조로 끓어오르던 그 순간.
핑.
[상대의 연결이 끊겼습니다.]-??
-뭐여
-???
-?
-예?
연결이 끊겨 버린다.
킹귤도 김치워리어도 한동안 멍하니 화면만 바라봤다.
핑글…….
마구마구 돌아가던 킹귤의 프로펠러도 멈췄다.
그 후 킹귤은 프로해설답게 빠르게 제정신으로 돌아왔는데.
“아 지금 잠시 연결이 끊긴 것 같은데요…….”
[상대와의 연결을 회복 중입니다……] [00:29]현재 게임이 멈춘 채로 30초가량이 지체되고 있었다.
“이거 AK가 튕긴 것 같은데요?”
킹귤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김치워리어가 대답한다.
“튕겼다기보다는 랜뽑이죠.”
“……!?”
릴에서는 사실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 킹귤은 깜짝 놀란다.
“랜뽑이요? 랜선 뽑기 말씀하시는 거죠?”
랜선 뽑기.
인터넷 연결을 끊어버려서 게임을 나가버리는 행위를 말하는데.
어떤 게임들은 이렇게 나가버리면 패배 혹은 승리 처리가 아닌 해당 게임에 무효 처리를 해버리는 경우들이 있었다.
요즘 게임 중엔 그런 게임이 거의 없으나, 시빌 엠파이어의 경우엔 약간 성가신 점이 하나 있다.
“예. 이렇게 나가버리면 당한 사람은 시간을 거의 5분 10분가량 허비하게 되거든요.”
“아…… 다시 연결을 회복하려고 시도하다가 시간 날아가는군요?”
“예. 아무래도 글로벌 게임이다 보니까, 연결 끊어지는 거에 자비로운 편이라 옛날엔 30분까지도 기회를 줬습니다.”
“근데 상대는 지금 한국인이잖아요?”
“그렇죠.”
“와…….”
-ㄹㅇ?
-와 시발 개매너네
-ㅁㅊ 실화냐?
이대로 10분은 기다려야 한다는 소리에 시청자들은 물론 킹귤도 화가 잔뜩 나버렸다.
그는 머리 위 프로펠러를 다시 마구 돌리기 시작했다.
“와 이거 진짜 꼭지 돌아가는데요!?”
-ㅁㅊㅋㅋㅋ
-이왜진
-야마 돈다 (물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ㅋ
“아니…….”
킹귤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공식방송이었다면, 아주 참아버렸겠지만, 이건 개인 방송 컨텐츠였다.
그는 참지 않기로 했다.
“이 미친 저격충 새끼!”
여태 참아왔던 걸 다 뿜어냈다.
“솔직히 그렇잖아요!? 이거 누가 봐도 저격 맞잖아? 어? 여러분 모르겠으면 당장 깔아서 시빌엠 돌려봐 한국인 지휘관 만날 확률이 몇인지.”
-ㄷㄷㄷ그가 온다
-감귤 시절의 혓바닥이 돌아온다!
-봉인이 풀린 킹귤
-저격 맞았구나 ㅋㅋㅋ
“다 알고도 그냥 넘어갔어. 나도 김치 님도! 재미를 위해서! 근데 이걸 랜뽑을 해!?”
“저…….”
김치워리어가 말리려 했으나, 이미 킹귤은 열이 오를 대로 올라버렸다.
“저격해서 1시대 타워러쉬까지 해놓고! 그것도 질 것 같으니까 도망을 쳐!?”
킹귤도 이미 직감적으로 다 알고 있었다.
AK는 저격러였고, 그가 한 1시대 타워러쉬 역시 계획된 것이라는 걸.
그럼에도 방송을 위해 넘어가고 중계하던 것.
해설자인 자신이 이걸 언급하면 시끄러워질 게 뻔하니까.
그런데, 이제 그는 시끄러워지길 바랐다.
어차피 게임은 망가졌으니.
“AK야! 어디 사는 누군지 모르겠는데! 어디 가서 한국인이라고 하지 마라! 북한 사람이라고 해! 이 간나 새끼야! 아이디도 어차피 북한군이 쓰는 총이구만! 어? 이 @*($*@($!*…….”
그는 한참을 더 욕을 퍼부었고.
“#&#*(*!)!&$*@…….”
덕분에 시청자들은 대기 시간 10분이 지루하지 않았다.
-10분짜리 즉흥 디스곡 ㄷㄷ
-와…… 내가 다 어지럽누
-엌ㅋㅋㅋㅋㅅㅂㅋㅋ
-존나웃기넼ㅋㅋㅋㅋㅋ
-간만에 터졌닼ㅋㅋㅋ
이후 킹귤이 떠드는 이 장면은 올튜브에 영상으로 올라갔고.
엠불에도 퍼날라졌다.
* * *
커뮤니티 엠불.
이곳에선 사실 이미 AK47이 저격러라는 건 알고 있었다.
이에 대해서 왈가왈부 정도는 있었지만, 사실 저격이라고 해봐야 딱 한 판뿐이었으니. 그리 대단한 비난은 나온 적이 없었다.
다만, 그건 엠불 유저들이 아닌 다른 일반인들이 이걸 저격이라고 알게 되기 전까지다.
[릴챔스 공식 해설자 킹귤 대분노]이 영상이 엠불에 올라간 뒤.
여론은 바뀌기 시작했다.
-아니 ㅅㅂ 내가 다 쪽팔리네ㅋㅋㅋ
-쟤 엠불 유저임???
-와 사람들이 여길 뭐라고 생각할까…….
-1년 후…… “야 쟤 엠불한대!”
└엌ㅋㅋㅋㅋ
└진짜 그렇게 되겠네……
└여기 클린한 곳이라구 ㅠㅠ
여기 사람들이 성정은 까다롭고 폐쇄적일지언정, 다른 커뮤니티에 비하면 꽤 클린했다.
순수하게 게임의 재미를 추구하는 자들이 많았다.
엠불 유저들은 그런 걸 자랑스럽게 여기는 자들도 많았다.
특히나 올드 유저들일수록 그랬다.
[진짜 인간 군상이다…… 저격해서 전략 카운터 치고 지니까 랜뽑 런…….] [엠불 처음 생겼을 때부터 했는데. 이제 진짜 가관이네요.] [여기 애들 국대팀한테 뭐라 할 자격 1도 없음]킹귤의 이번 발언으로, 강력하게 자정작용이 생기기 시작했다.
AK47의 저격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마지막의 랜뽑.
이건 날빌과는 비교도 안 되는 악행이었다.
[날빌을 죽인답시고 날빌을 쓴 다음 랜뽑까지 ㅋㅋㅋㅋ 사형시켜 걍]엠불이 실제 나라였고, 여기의 규율이 법령이었다면 AK는 사형이었다.
그 정도로 여론이 좋지 못했다.
반면 아몬드는 어떨까?
저울의 한쪽이 내려가면 다른 한쪽은 올라가 버리는 법.
[아몬드도 본투비도 저격인 거 알았을 텐데. 그냥 입 닥치고 한 거 리스펙] [내가 아몬드였으면 때려침] [아몬드가 국대 타이틀에 미련이 없었다면 진작에 미션금만 빨고 걍 다른 게임 갔음]이런 글이 상당한 빈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늘 50 대 50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던 ‘아몬드 국대 영입’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추가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60 대 40? 아니, 체감상 거의 70 대 30이었다.
60%면 반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이지만, 70%면 대세보다 조금 모자란 수준이다.
그때 이런 글이 올라와서 추천을 마구 받기 시작한다.
[아몬드 걍 국대 스트레이트로 꽂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개같이 추천]제목을 클릭해 보면, 안에는 아몬드의 슈퍼플레이 영상이 첨부되어 있었다.
-시빌엠 국대인데 웬 레이나만 잔뜩있누?
└ㅅㅂ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
└그러고보니 그렇넼ㅋㅋㅋ
└지리긴하니까 ㅎ
-쩔긴하네. 무력 몰빵 장군도 있어야지 ㅅㅂ
-그냥 데협쉑이었누 ㅋㅋㅋ
-존나 아무 관련도 없는거 웅장하게 올린게 개웃기네 ㅋㅋㅋㅋㅋ
내용물은 조금 관련이 없을지라도, 추천은 마구 받기 시작했고.
1위) 아몬드 걍 국대 스트레이트로 꽂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개같이 추천
이슈글 1위에 등극한다.
엠불에서 이슈글 1위 한다고 별로 대단할 건 없었다만.
‘이제야 됐군.’
치승은 꽤 환하게 웃었다.
그가 원했던 건 엠불의 인정, 여론의 지지…… 그것뿐이었다.
‘마음 편하게 국대 연습으로 들어갈 수 있겠어.’
아몬드는 S+ 랭크를 굳이 달기도 전부터 목표를 이룬 셈이다.
과반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국대 자격이 있노라 인정받은 셈이다.
“김치워리어 님? 왜 그렇게 웃으세요?!”
“아…… 잠깐 웃긴 걸 봐서요. 하하.”
“지금 매칭 잡힌 거 어떻게 보십니까?”
“아. 네. 아마 목재 위치는 상대가 좀 더…….”
* * *
한편, 트리비 한국 지부의 사옥.
“전무님. 오늘 마지막 업무입니다.”
“아. 그래요.”
인상이 좋아 보이는 중년이 웃으며 비서에게 대답한다.
그는 외근 업무를 보고 이제 다시 사옥으로 돌아온 참이었다.
“아. 이거. 그래. 시상식 중요하죠.”
퇴근 직전 마지막 업무이니만큼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간단한 설문 조사같이 생긴 이메일에 체크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예. 그럼…….”
비서는 그의 웃옷을 챙겨 옷걸이에 걸어놓고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음.”
혼자 남은 업무실에서 중년은 턱을 매만진다.
“나도 늙어서 잘 모르는 이름투성이구만.”
한참 현역 때는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스트리머들 얼굴과 사는 곳까지 알던 그였으나. 이젠 아니었다.
그나마 대상 후보들 중 오랜 기간 활동한 자들은 알고 있는 자들도 몇몇 있었지만…….
“하. 신인상…….”
신인상 후보는 그야말로 숨이 턱 막히는 기분.
1. 모솔
2. 페퍼로니
3. 고구마
4. 레몬
5. 아몬드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전무는 아무것도 모르는 신인상부터 투표를 시작한다.
우선 첨부된 영상 버튼을 클릭한다.
[영상 – 모솔]영상은 해당 스트리머가 누구인지, 어떤 캐릭터로,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대한 요약이었다.
한마디로 신인들의 일대기를 깔끔하게 편집해 놓은 것이었다.
애석하게도 대부분 임원들은 그저 순서대로 투표를 해버리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밑 사람들은 열심히 준비해 놓는다.
지금처럼 간혹가다 열심히 틀어보는 임원도 있으니까.
잠시 후 영상이 끝마쳐졌다.
[……이상 설명 마치겠습니다.]전무는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다음 영상으로 넘어갔다.
[영상 – 페퍼로니] [영상 – 고구마].
.
.
다 비슷비슷했다.
스트리머 신인상에 오르게 된 사람들이 뭐 그렇지 않겠나? 갖고 있는 인생 스토리도 얼추 비슷하고, 성장세 그래프도 비슷하고…….
[영상 – 아몬드]마지막 영상을 틀면서 전무는 그저 1번을 찍으면 되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다.
‘이 사람…….’
신인상 리스트 중 유일하게 얼굴이 낯이 익은 자다.
‘뉴스에 나왔던 청년인데?’
이름이 아몬드였던 걸 몰랐을 뿐, 기억하고 있다.
[……부상으로 인해 은퇴해야 했고, 그때의 꿈을 스트리머로 다시 이룬다는 배경이 많은 공감과 관심을 모았었…….]영상을 보니 확실히 그 사람이 맞았다.
‘양궁 선수 하던 청년이 맞구만.’
그가 양궁을 하던 것과 아성을 다니고 있었던 것, 올해 연말 즈음부터 뜨기 시작한 스트리머라는 것까지도 기억났다.
‘이번 연도 신인상에 올랐군. 내년으로 올라갈 줄 알았는데.’
전무는 잠시 고민하더니, 마지막 리스트에 체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