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1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30화
45. 돌아온 사천왕(1)
AK47이 당한 굴욕 이후 잠잠해졌던 단톡방.
아무리 굴욕이 무서웠을지라도, 여기서 멈추긴 아쉬웠던 모양이다.
다시 메시지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날빌심판자: AK47은 우리 중 최약체입니다.]처음 시작은 ‘날빌심판자’였다.
가장 강성하게 본투비 심판론을 주장하던 자이니 그럴 만도 하다.
이어서 다른 멤버들도 하나둘 메시지를 쓰기 시작한다.
[외성고: ㅋㅋㅋㅋㅋㅋㅋㅋㄹㅇ] [샤르르: 어디서 많이 보던 대사네 ㅋㅋㅋㅋ]이어서 저격 플레이는 안 하지만, 이 톡방에서 머무는 자들이 그들을 살살 긁었다.
[모래숟가락: ㅋㅋㅋㅋㅋ그래서 저격하실?] [무지무지성: 알아서들 하시겠죠.] [모래숟가락: 마침 아몬드 겜 시작하는 것 같던데.]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다. AK47 사건 이후 누군가 선뜻 나서기 힘들었다.
패배의 대가가 얼마나 참혹했던가.
AK47은 사회적으로 살해당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샤르르: 제가 나서야겠네요.]와중에 나선 게 샤르르다.
[날빌심판자: 오. 용기 있는 결단이네요.] [샤르르: 불쾌하네요. 쥐새끼 하나 잡는데 왜 용기가 필요하죠?] [모래숟가락: 뎀~~~~~~!] [모래숟가락: 뒤지네여. 그럼ㄱㄱ!]* * *
“자아아아! 여러분!”
킹귤이 시작부터 텐션을 끌어올렸다.
카메라 한가득 들어찬 얼굴과 그 위로 돌아가고 있는 프로펠러가 압권이다.
-시작화면부터 빵터지넼ㅋㅋ
-ㅁㅊㅋㅋㅋㅋ
-앜ㅋㅋㅋ
“오늘! 드디어! A+ 승급전입니다!”
오늘이 A+ 승급전의 첫판이었기 때문이다.
“그간 정말 길고 긴 싸움이었습니다.”
A+로 올라간다고 끝나는 것도 아닌데. 킹귤이 마치 다 끝나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A+ 가면 군생활 끝나냐?
-S+ 가야하는거 아님?
-최단시간으로 와놓고 뭔 ㅋㅋㅋ
“아니. 그게 아니라! 본투비와의 길고 긴 싸움이었다! 이 말입니다아!”
그렇다.
킹귤은 오늘 승급하면 더 이상 본투비와 함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킹귤은 마치 본투비를 아몬드가 극복해야 할 무언가인 것처럼 말하며 놀리고 있던 것.
-너무하네 ㅠㅠ
-ㅋㅋㅋㅋ본투비 운다 울어
-???:야 우냐?
-본투비와의 싸움이 길었단 거구낰ㅋㅋㅋㅁㅊㅋㅋ
시청자들이 그를 나무랐으나, 어차피 이 멘트는 본투비에게 들리지도 않을뿐더러. 킹귤이 장난을 좀 심하게 친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페어웰! 본투비! 앞으로 당신의 길을 응원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는 경질
-해석: 만나서 반가웠고 다신 만나지 말자
-페어웰ㅋㅋㅋㅋ
-앜ㅋㅋㅋㅋ
그렇게 그가 본투비를 가지고 한참을 놀리는 사이.
매칭이 잡혔다.
[상대를 찾았습니다!] [샤르르]“오. 매칭 잡혔네요?”
국적을 확인한 킹귤이 의미심장하게 말한다.
“자. 한국 지휘관. 쉽진 않을 것 같은데요?”
-스나이퍼 ㅋㅋㅋ
-올 것이 왔네
-왜 안오나했음ㅋㅋㅋ
시청자들조차 저격인 걸 눈치챘으니, 김치워리어가 모를 리가 없다.
심지어 샤르르는 단톡방 멤버 중 하나였다.
‘또 돌아왔네.’
김치워리어는 자신의 공유화면에서 그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한 걸 확인했으나.
경기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킹귤도 경기 흥미를 최대한 끌기 위해 텐션을 마구 높이고 있다.
“도라애몬드는 끝끝내 본진구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본투비 대 아아몬드! 아아몬드 대 샤르르! 경기 시작합니다!”
-아닠ㅋㅋㅋ
-중간에 뭔가 이상한게 있는데?
-ㅋㅋㅋㅋ본투비 대 아아몬듴ㅋ
* * *
‘저격이다.’
아몬드도 매칭이 잡히는 순간 바로 알 수 있었다.
본투비 역시 눈치채고 묻는다.
〔아무래도 저격 같죠?〕
〔네.〕
〔저, 저번처럼 갑자기 방어탑 러쉬 오려나…….〕
본투비는 저격이라는 걸 알고 불안해하고 있었다.
‘불안해하면 안 되는데.’
본투비가 불안해하기 시작하면 빌드를 제대로 올리지 못할 수도 있다.
〔걱정 말고 하던 대로 그냥 하세요. 저도 맵 같이 봐드릴게요.〕
아몬드는 아직 소환도 안 된 상태라 하늘을 둥둥 떠다니며 대신 이리저리 살펴주기도 했다.
‘별 도움은 안 되겠지만…….’
참고로 하늘을 떠다니는 상태라고 해서 시야가 생기는 건 아니었다.
유닛 중 하나가 탐사를 진행해야만 시야가 생기고 그걸 아몬드도 볼 수 있었다.
그러니까 릴로 따지자면 미니맵을 한 명이 더 같이 봐주는 수준이지, 대단한 도움은 아니라는 것.
그런데 이런 게 꼭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어?’
저기 검은 안개에 덮인 끄트머리 쪽.
뭔가 꿈틀대는 걸 발견한다.
본투비는 바빠서 미처 보지 못한 것 같다.
아몬드는 잠시 그쪽을 가만히 응시하더니 말한다.
〔지금 일꾼 하나랑 창병 하나 오고 있어요.〕
일꾼 하나와 창병 하나.
〔헐. 이번에도 방어탑 러쉬인가?!〕
창병이 오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일꾼까지 같이 오는 건 분명 방어탑 러쉬다.
〔엄청 빠르네…… 진짜 아아몬드 님 나오기 전에 끝내려나 봐요…….〕
샤르르가 저번에 만났던 AK와 다른 점은 훨씬 더 과감하다는 것이다.
똑같은 1시대 러쉬이지만, AK는 조금 더 병력을 갖춘 뒤에 왔고.
샤르르는 사실상 그냥 시작하자마자 달렸다.
그러니까 병력이 창병 하나에 일꾼 하나뿐인 것이다.
-망했누
-ㅠㅠ
-빌어먹을 저격
-와 가차없넼ㅋㅋ
-랄로먹는 빌드 실화냐?
아니나 다를까, 샤르르의 일꾼이 본투비의 목재 캠프 근처에 방어탑을 짓기 시작한다.
〔…….〕
본투비는 칭얼대는 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그만큼 긴급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는 어떻게든 막아보려 일꾼들을 보내보지만…….
푹! 푹!
창병이 계속 일꾼을 찔러버린다.
단 하나의 창병일지라도, 일꾼들로는 상대하기 어렵다.
아니, 정확히는 가성비가 안 나온다.
창병 하나를 죽이려면 일꾼 5명은 붙어야 하는데. 일꾼은 소중한 자원인 데 반해 창병은 그렇지 않다.
혹여나 창병이 실력이라도 좋으면 일꾼 10명이 붙어도 질 수 있다.
창병 하나 잡자고 일꾼을 그만큼 소비하는 건 너무 밑지는 장사이다.
즉, 지금 지어지고 있는 저 방어탑을 막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목재 방어탑] [건설 중] [33%]지금 목재 방어탑이 올라가게 되면 일단 이쪽에선 목재를 못 캘 것이다.
거기까진 괜찮다.
그런데 추가 병력이 와서 또 짓고 또 짓는다면?
그땐 본투비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진다.
〔아…….〕
여기서 본투비는 선택해야 했다.
저번처럼 꿋꿋하게 궁병 테크를 탈 것인지, 아니면 당장 창병이라도 뽑아서 막을 것인지.
* * *
“본투비 선수. 속으면 안 됩니다.”
김치워리어가 단호하게 말했다.
이에 킹귤이 의아해한다.
“속으면 안 된다구요?”
“예. 지금 방어탑 러쉬는 페이크입니다.”
“저게요? 진짜 짓고 있는데요?”
일단 방어탑이 지어지면, 거기에 투자한 돈이 있기 때문에 페이크라고 볼 수 없다.
투자를 했으면 그만큼 뽑아내야 하니, 적은 방어탑 위주로 플레이를 하게 될 터다.
그럼에도 김치워리어는 고개를 저었다.
“방어탑 건물 취소하면 90% 환불되거든요? 샤르르는 지금 그걸 노리는 겁니다.”
샤르르는 방어탑을 취소할 예정이란다.
“예?! 근데 굳이 10%나 날리면서 왜 이런 짓을 하죠? 이것도 투자는 투자잖아요?”
방어탑 건물의 10%라면 그리 큰 자원은 아니지만 어쨌든 자원은 자원이다.
이 역시 투자는 투자였다. 소액 투자일 뿐.
지휘관은 상대의 이 소액 투자가 어떤 성과를 바라고 이뤄졌는지를 봐야 한다.
“상대를 혼란시키는 용입니다. 본투비가 2시대 궁병이 아닌 1시대 창병을 뽑게 만드는 거예요.”
“그렇군요? 본투비가 1시대에 창병 훈련소를 짓고 창병을 뽑게 되면…….”
“2시대 궁병 러쉬가 많이 늦어지겠죠.”
“아……!”
패스트 궁병 러쉬가 빠른 이유는 다른 불필요한 것들을 하나도 짓지 않고 오로지 2시대에 필요한 건물과 궁병 훈련소만 짓기 때문인데.
하나라도 다른 걸 짓게 되면 속도가 많이 늦춰지는 게 당연하다.
짝.
킹귤이 감탄하며 손뼉을 쳤다.
“이야! 그러니까 축구에서도 왜 갑자기 겁줘서 잘 치고 나오던 선수가 한 번 꺾을 때 있거든요? 그러면 엄청 느려지죠! 딱 그런 거군요!”
“맞습니다. 한 번만 꺾어도 결과가 아예 달라지죠.”
그런데 그는 여전히 의문인 게 있었다.
“근데 김치 님은 이게 페이크라는 걸 어떻게 아셨죠?”
대체 김치워리어가 샤르르의 전략을 어떻게 알았냐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영락없는 방어탑 러쉬인데 말이다.
“본진 보시죠.”
옵저버가 화면을 샤르르의 본진으로 돌려줬다.
수많은 건물이 올라가고 있는 모습.
“보세요. 문명을 발전시키고 있잖아요? 초반 러쉬하는 사람이 발전을 왜 합니까? 현 문명 상태에서 계속 병력 뽑아서 보내야죠.”
문명을 발전시키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만약 샤르르가 정말 방어탑 러쉬로 게임을 끝낼 생각이었다면 문명 발전에 돈을 쓰는 대신 병력에 투자했을 것이다.
“아!”
킹귤은 또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네요! 초반에 올 생각이 없군요!?”
“예. 샤르르는 심지어 벽도 치고 있습니다. 상대 궁병 러쉬 타이밍을 심리적으로 흔들어놓고 자기는 막을 준비를 제대로 한다는 거죠.”
김치워리어의 말처럼 샤르르는 벽도 두르고 있었다.
이는 자신은 나갈 생각이 아직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나가 있는 일꾼 하나와 창병 하나는 공격용이 아니었다.
“와…… 그렇네요? 본투비는 이 상황을 모르니 많이 흔들릴 겁니다! 그럼 패궁러가 조금이라도 늦어지고…… 그사이에 상대는 계속 문명 발전해서 더 강력한 병력으로 오겠군요!?”
본투비의 결단력을 흔들고, 궁병이 최대한 늦게 나오게 한 뒤.
자신은 성벽으로 상대를 틀어막고 문명을 발전시킨다.
이게 샤르르의 전략이다.
“예. 그걸 노리는 겁니다. 일꾼 하나랑 창병 하나, 그리고 방어탑의 10분의 1 정도 자원으로요. 남는 장사죠.”
-이쯤 되면 무섭다
-와 진짜 머리 싸움이네 지휘관은
-아몬드 지휘관 했음 D랭크 확정
시청자들이 지휘관들의 치열한 머리 싸움에 감탄했다.
“이야 역시 ‘실시간 전략 게임’ 맞네요! 저는 솔직히 그간 의심했거든요. 그냥 뽑기 게임 아닌지.”
-ㅋㅋㅋㅋㅋㅋㅋㄹㅇ
-뽑기겜도 맞아
-실시간 전략 뽑기겜
시청자들은 이 게임의 운 요소를 조롱했으나, 킹귤은 무시하고 말을 계속 이었다.
“근데 김치 님 설명 들어보니까 확실히 고단수들은 다릅니다? 지금 상대도 상당한 랭크죠?”
“예. 일단 A+니까요. 그중에서도 포인트가 절반 이상 모인 A+네요. 좀 치는 사람이죠.”
“그런데!”
킹귤이 여기서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두둥!
[2시대 – 봉건 시대]본투비는 곧바로 2시대를 올려 버렸다.
상대가 방어탑을 짓고 있는 걸 감안하면 매우 위험한 판단이었다.
“본투비!! 상남자처럼 그냥 올려 버립니다!?”
-ㅁㅊㅋㅋㅋㅋ
-ㄹㅇ 그냥 올려버리넼ㅋㅋ
-상 특) 그냥 함
본투비는 상대 심리전에 휘둘리지 않았고. 패스트 궁병 러쉬를 위한 빌드는 착실하게 올라가고 있었다.
반면 샤르르는 결국 방어탑이 99%까지 지어졌을 때 취소시켜야 했다.
[건설 취소]펑!
왜냐면 이 자원까지도 문명 발전에 집어넣어야만 수지타산이 맞기 때문이다.
“결국 취소시키네요! 그렇죠! 아무리 방어탑 러쉬라도! 방어탑 한 개랑 창병 하나로 뭘 하겠습니까!?”
“오. 본투비 선수 잘했네요.”
“본투비 선수 대체 어떻게 이걸 파악했죠?! 페이크라는 걸 알고 그냥 올려 버린 것 같은데요!”
이때 옵저버가 지휘관 음성을 들려준다.
〔와하하! 상대 방어탑 그냥 부쉈어요! 잘못 눌렀나?!〕
본투비는 상대가 실수했다면서 해맑게 좋아했을 뿐.
어떤 심리전이 들어왔던 건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상대가 뭘 하든 어차피 패궁러 빌드를 쓸 생각이었다.
〔개꿀!〕
-ㅁㅊㅋㅋㅋㅋㅋㅋ
-???: 뭐? 머리 싸움? 내 머리가 제일 단단한데?!
-이럴수가;
-상대 오열ㅋㅋㅋ
-ㅈㄴ웃기넼ㅋㅋㅋㅋㅋ
푸하하하!
킹귤이 빵 터지면서, 신나서 마구 외쳤다.
“응~~ 심리전 또 걸어봐~~~ 멍청하면 그만이야~~~~”
-ㄹㅇㅋㅋㅋ
-엌ㅋㅋㅋㅋ 개 골때리네
-맞넼ㅋㅋㅋ
-아니! 도라애몬드만 부르면 다 해결되는데 뭐하러 똑똑하냐고오!!?
-“실시간 전략 게임”
그리고 정해진 시간이 되자.
마치 기계처럼 아몬드가 등장했다.
[궁병 – 아아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