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18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36화
47. 무적의 지휘관(1)
[외성고: 이게 뭔일이람?] [날빌심판자: 이걸 진다니…….] [무지무지성: 이럴 경기가 아니었는데.] [호날(빌)두: 아니 잘하다가 왜 졌지?] [모래숟가락: 노답이네 ㄹㅇㅋㅋ]일단 다들 왜 졌는지 혼란스러워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럴 만도 해.’
치승은 이해했다.
솔직히 치승 본인도 방금 경기는 왜 이겼는지 잘 모르겠다.
그건 지휘관의 역량이나 어떤 계략으로 인한 승리가 아니었다.
말 그대로 전장의 기세로 이긴 것이다.
[샤르르: 아…… 죄송합니다. 여러분.]샤르르가 등장했다.
그는 패배에 대해 사죄했다.
[외성고: ……ㅋ] [무지무지성: 졌잘싸] [날빌심판자: 너무 뭐라하진 맙시다……]텍스트에서도 느껴지는 축 처진 기운.
AK47 때와는 반응이 달랐다. 그땐 패배 직후에는 오히려 AK를 욕하느라 열을 올렸었다.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AK의 마지막은 항복이 아니라 어머니의 등장으로 인한 오프라인 사태로 끝났기 때문이다. 즉, 단톡방 멤버들은 그가 진짜로 패배한 거라고 인식하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샤르르는 어떤가?
샤르르는 거의 다 몰아 붙여놓은 상태에서 갑자기 게임이 뒤집어졌다. 순수하게 군사력에서 밀리면서 깔끔한 패배를 당했다.
이건 진짜 패배였다.
순수하게 실력으로 진 패배.
이 패배는 분위기 다운을 넘어 분열을 일으켰다.
[모래숟가락: 어떻게 저격하겠다고 모여서 한 놈이 못이기냨ㅋㅋㅋㅋㅋ] [날빌심판자: ……그래도 저희 명예가 실추된 건 아니네요. 날빌도 쓰지 않았고, 아몬드를 봉쇄하는 방법도 제시했고……] [호날(빌)두: ㅋㅋㅋㅋ 결과로 지니까 과정으로?] [날빌심판자: 모래숟가락님이랑 대체 왜 그러는지? 여기 날빌 심판하겠다고 모인 거 아니에요? 왜 시비예요. 안 그래도 상황 안 좋은데.]서로 살살 신경을 긁더니 결국 폭발한다.
[외성고: ㄹㅇ 분탕치지 마셈. 날빌충 막으려 시도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ㅉㅉ. 샤르르 충분히 잘했음 아몬드 아니었으면 이겼음] [모래숟가락: 아몬드가 있는 본투비를 이겨야 되는게 애초의 목표인데 아몬드만 아니면 이겼다는게 뭔 말임?ㅋㅋㅋ] [외성고: 그럼 니가 나가서 해봐] [모래숟가락: 난 처음부터 안 나간다고 했는데? 아, 근데 넌 나간다고 하지 않았냐? 니 실력 좀 보자 ㅋㅋ] [무지무지성: 어허. 예의 지키세요. 그리고, 저도 참가 안 한다 했는데. 시간 내서 나가봐야겠습니다.]결국 쇄신을 위해서인지, 여기서 가장 랭크가 높은 무지무지성이 참전을 선언했다.
‘잘하려나.’
김치워리어는 저 사람이 제일 궁금했다.
실제로 랭크가 제일 높긴 하니까.
‘승급전에선 못 만나겠지.’
다만 무지무지성의 랭크는 S에 가까운 수준이다. 아마 이제 겨우 A+ 승급을 앞두고 있는 아몬드 본투비와는 매칭이 거의 성사되지 않을 것이다.
[날빌심판자: 그럴거 없습니다. 그냥 제 선에서도 끝날 일인 걸요. 그냥 분탕 꼴보기 싫어서 한마디 한거지. 안한다고 안했어요.] [호날(빌)두: 그럼 다음은 날빌님?] [날빌심판자: 가신다는 분 없음 제가 가죠.] [외성고: 내가 감. 갈 필요 없어요.]‘호오?’
분열이 오히려 이들을 자극한 것일까?
축 처져 있던 분위기에서 오히려 이제 나가겠다고 아우성이다.
[무지무지성: 그럼 외성고 님이 가시죠.] [외성고: ㅇㅇ제가 감]다음 타자는 아무래도 외성고로 정해진 모양이다.
‘얘가 누구지.’
중간에 채팅 닉네임이 바뀌어서 치승은 순간 누군가 했는데.
‘외향적 성격을 고쳐라……였구나.’
닉네임이 너무 길어서 줄여놓은 모양이다.
‘별 병신같은 닉이네.’
치승은 아니꼬웠다.
사실 딱히 닉네임이 문제는 아니다.
이들의 존재 자체가 문제다.
이들이 지금 시빌엠이 인기 없는 이유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일단 진정하고 외성고의 스펙을 잠시 살폈다.
대충 채팅 내용을 통해 추측해 본다.
‘랭크가 샤르르보다 안 높은 걸로 보이는데.’
외성고는 샤르르보다 랭크가 높지 않았다. 근소한 차이로 샤르르가 앞선다.
실력이 비슷하다고 할 수는 있어도, 더 잘한다고 하기는 힘들다.
그런데 왜 저리 자신이 넘칠까?
치승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호날(빌)두: 샤르르도 당했는데. 외성고가 이길 수 있겠어요?ㅋㅋ]다행히 치승 대신 누군가 물어봐 준다.
‘얜 또 누구야.’
하도 닉을 바꿔대서 그런가. 처음 보는 사람 같은데 자연스럽게 끼어있다.
어찌 됐든 자기 대신 질문해줘 고마울 따름이다.
[외성고: 당연. 이젠 수단방법 안가리고 이기겠습니다. 열받네요.]수단 방법을 안 가려?
치승의 눈썹이 슬쩍 올라갔다.
저격까지 하는 주제에 더 안 가릴 수단 방법이 어딨단 말인가?
[호날(빌)두: 수단 방법?? 어떻게요?] [외성고: ㅎㅎ 보시면 압니다.]‘설마.’
저격에 날빌, 거기에 또 수단 방법 안 가릴 하나 남은 행위는 방플뿐이다.
‘방플을 정말 한다고?’
이건 사실 엠불에서도 지탄받을 행위이다. 이미 아몬드는 선수가 돼도 좋다는 식의 인정을 받고 있는데. 그를 막겠다고 방플까지 한다 말한다니?
‘미쳤군.’
극단주의자들끼리 있으니 사태가 돌아가는 모양이 제대로 안 보이는 모양이다.
“……쓰레기 님. 무려 1만 원! 후원 감사합니다! 예!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한편 킹귤은 한 게임 끝나고 들어오는 후원 타이밍에 감사 인사를 보내고 있었다.
“럴커여워 님. 천원 후원 감사합니다. 아…… 김치워리어 님 왜 말이 없냐구요? 글쎄요!”
갑자기 치승의 이야기가 나왔다. 한동안 말없이 계속 단톡방만 쳐다보고 있었으니 그럴 만했다.
“아…… 그냥 잠깐 팀원들이랑 회의 중이었습니다.”
“그렇군요? 그러고 보니 오늘 저녁에 스크림에 참여한다고 했던가요?”
“예. 국가대항전 룰로는 아몬드의 첫 게임이 될 겁니다.”
“이야! 그것도 방송하나요?”
치승은 잠시 망설였다.
“아. 아마 상대 팀에 양해를 구해야겠지만…… 될 겁니다. 대부분 스트리머인 사람들이 많아서요.”
프로게이머들의 스크림이었다면 절대로 공개할 수 없었겠지만.
시빌 엠파이어 국가대항전은 기본적으로 아마추어 기반이었다.
그래서 전업 게이머보단 스트리밍을 하면서 이 게임을 하는 자들이 대부분이었고.
그들도 수익을 위해서라면 스크림쯤은 방송에 내도 좋다고 생각한다.
“아마 그쪽에서 먼저 요청해 올 수도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혹시 그럼…….”
-킹귤도 참가??
-킹귤 군침 흘리네 ㅋㅋㅋ
-한입만 달라고?ㅋㅋ
“저도 한 숟가락 얹어도 될까요?”
“아.”
치승은 흔쾌히 끄덕였다.
“예. 방송이 허가가 난다면 상관없을 거예요. 오히려 이왕 방송하는 거 사람들이 많이 봐주면 좋거든요.”
“이야!”
킹귤은 건수 하나 잡았다는 듯 주먹을 움켜쥔다.
“잘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로써 그는 시빌 엠파이어 국가대항전 스크림에 관한 중계권(?)을 획득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 말씀드리는 순간! 매칭이 잡혔군요!?”
그러던 중 새로운 매칭 상대가 찾아졌다.
“자…….”
매칭 상대를 본 킹귤의 인상이 밝아졌다.
“오? 이번엔 외국인?”
“아. 그렇네요.”
놈들은 바로 저격하는 것엔 실패했다.
저격을 한다고 매번 매칭이 잡히는 게 아니니까.
* * *
약 10분 후.
“쥐이이이쥐이이!!!”
본투비와 아몬드는 쾌속으로 승리했다.
-외국인 불쌍해 ㅋㅋ
-패궁러 ㅈㄴ 역겹넼ㅋㅋㅋ
-김치맛 아몬드는 처음이지? ㅋㅋ
-모르면 뒤져야지 ~^^
아무래도 아무것도 모른 채로 당할 시엔 정말 허무하게 지게 만드는 게 바로 이 패스트 궁병 러쉬이다.
저격만 아니라면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게 당연했다.
다음 경기로 넘어가는 속도도 굉장히 빨랐다.
[매칭 대기 중…….]아몬드와 본투비는 곧바로 큐를 돌렸다.
“이야. 정비도 없이 바로 돌립니다? 뭔가 흥분한…….”
킹귤은 말하다 말고 뭔가 깨닫는다.
“아니. 정신 차려 보니까! 이제 딱 한 판 남았어요!? 그래서 급한 거였군요!”
현재 승급전 2승째이니, 이제 한 판만 더 이기면 승급이다.
킹귤은 곧장 본투비에게 미리 작별을 고한다.
“만나서 더러웠고! 다신 만나지 말자!”
-본투비한테 왜그래 ㅠㅠ
-이제 한 판만 이기면 본투비랑 굿바이였구나
-아니 ㅋㅋㅋ 넘하네 ㅋㅋㅋ
“킹귤 님. 본투비 부모님도 오늘 시청 중이시랍니다.”
“예!? 아, 이건 그냥 한 말입니다. 본투비한테 한 말 아닌데요!”
킹귤은 얼굴이 벌게져서 당황한다.
-탈룰라 ㄷㄷ
-왜 놀라는데 그럼ㅋㅋㅋ
-엌ㅋㅋㅋㅋ김치 입 좀 살았네
이들이 떠드는 동안 매칭이 잡혔다.
[상대를 찾았습니다!] [외향적성격을고쳐]“앗 이번엔 한국인입니다? 외향적성격을고쳐……?”
꿀꺽.
치승은 마른침을 삼켰다.
‘역시.’
놈이 결국 저격을 성공했다.
이로써 오늘만 저격을 두 번 당하는 상황인데. 이런걸 본투비가 잘 견딜 수 있을까?
“자. 본투비와 외향적성격을고쳐……의 경기! 들어갑니다. 아이디가 너무 기네요?”
“줄여서 그냥 외성고로 부르죠.”
“오. 그러면 좋네요! 외성고 대 본투비! 본투비 대 아아몬드!”
-본투비 대 아아몬드 ㅋㅋㅋ
-저 말은 꼭 빼놓지 않네 ㅋㅋㅋ
-아아몬드…… 대체 어떤 싸움을…….
“경기 시작합니다아!”
경기는 시작되고, 치승의 표정은 처음부터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진짜 방플이라면…….’
만약 상대가 방플을 한다면, 이건 사실 연습조차 될 수 없는 경기가 된다.
시간만 낭비하는 것이다. 국가대항전에서 상대 전략을 저격하는 방식은 나올 테지만, 방플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니까.
둘째로, 방플까지 하는 상대를 이길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여기서 연승이 깨지면 랭크 상승 보너스가 크게 줄어서 S+까지의 여정이 확 느려지게 된다.
“자, 일단 서로 정찰 시작합니다.”
양 측의 정찰병이 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걸론 모르겠군.’
적어도 방플을 안 하는 척은 하려고 움직인 건지, 아니면 진짜 정찰을 하는 건지.
치승으로선 현재 알 방법이 없었다.
“자. 제가 봤을 땐 이거 저격인데. 패스트 아몬드 러쉬에 대해 어떤 전략을 준비해 왔을까요?”
-이제 걍 저격인 건 기정사실ㅋㅋㅋ
-패스트 아몬드 러쉬가 됐누 ㅋㅋㅋ
-아몬드 패스토라고 부르죠 그냥
“글쎄요. 여태 저격충 분들이 하도 다양한 전술을 보여주셨던 터라, 더 할 게 남았나 싶긴 합니다. 지금 움직임을 봐선 1시대 창병 올인 러쉬 정도…… 생각하는 것 같네요.”
치승이 간파한 대로라면, 외성고는 1시대 올인 러쉬를 준비 중이다. 아몬드가 나오기 전에 끝낸다는 생각으로.
“그렇군요? 지금 벌써 창병 훈련소 올라가고 있어요.”
“……근데 타이밍이 조금 애매한데요.”
“예? 왜요?”
“좀…….”
치승은 조금 의아한 느낌이 들었다.
‘뭐지. 왜 조금 느리지?’
창병 올인 러쉬치고는 한 박자 느린 느낌. 작정하고 준비해 왔을 텐데. 이럴 리가 없다.
잠시 후.
“……!?”
치승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조금 느리긴 한데, 그 정도는 아니잖아?’
시계를 보니 상대는 그리 느린 건 아니었다.
‘본투비가 너무 빨라!’
놀랍게도 본투비의 빌드 올라가는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빨랐던 것이다.
두 진영을 비교하면서 보는 치승 입장에선 상대가 한 박자 느리게 보였던 것뿐이다.
두둥!
[2시대 – 봉건사회]아니나 다를까 역대급 속도를 갱신하며 2시대로 올라가는 본투비.
이 정도면 패궁러 빌드 하나만큼은 S랭크에 근접해 버린 셈이다.
“아니!? 본투비!! 벌써 2시대예요! 이거 좀 빠른데요? 랩타임이 어떻게 됩니까!”
“기존보다 7초가량이나 빠릅니다.”
“예에에!??”
1~2초만 줄여도 게임의 판도가 달라지는 게 패스트 빌드였는데.
무려 7초나 빨랐다.
그리고 그제야 치승은 깨달았다.
‘잠깐.’
본투비는 생각을 안 한다.
그는 오로지 시작하자마자 패궁러 빌드만 머리에 넣고 달린다.
그렇기에 빠르고, 점점 빨라진다.
반면 상대는?
상대는 오히려 방플을 한답시고 스크린 2개를 살피느라 상대는 창병 러쉬 타이밍이 느려진 것 같았다.
그냥 아무 생각도 없이 진작에 했으면 한 5초는 더 빨랐을 텐데 말이다.
푸훕……!
그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어? 김치 님. 왜 웃으시죠?”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생각해 보니 웃기다.
저렇게까지 해서 방플을 하는 게 말이다.
‘본투비는 방플을 해봐야 소용이 없잖아.’
본투비에겐 방플이 의미가 없었다.
어차피 패궁러만 가니까.
심지어 심리전도 의미가 없었다.
어차피 모르니까!
‘본투비…… 의외로 무적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