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3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51화
53. 이 몸 등장(2)
아몬드의 올튜브 채널에 영상이 한 번에 폭탄처럼 올라왔다.
[멍청하면 그만이야~~]가장 먼저 업로드된 건 이 영상이다.
아마 시기상으로 가장 먼저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상대가 저격을 해서 전략적으로 심리전을 걸었음에도, 본투비는 오히려 멍청해서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는…… 그런 슬프고도 웃긴 에피소드였다.
-ㅅㅂㅋㅋㅋㅋㅋㅋ
-무적의 대가리 본. 투. 비.
-이게 지능 게임???
└누구 지능이 1인지 대결하는 게임
└앜ㅋㅋㅋㅋㅋ
-운빨 좃망겜 진짴ㅋㅋㅋㅋ
└“실시간 운빨 좃략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좃략ㅋㅋㅋ
└시밬ㅋㅋㅋ
본투비는 상대의 간단한 심리전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게임적 센스가 떨어졌으나, 그저 아몬드를 빨리 뽑아내는 것만큼은 상당했고.
[응~ 심리전 걸어봐~ 멍청하면 그만이야~]킹귤의 이런 외침과 함께 아몬드를 동반한 본투비는 승리를 거두면서 영상은 끝난다.
길이는 거의 3, 4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영상이지만. 그래서 올튜브에선 더 반응이 좋았다.
덕분에 조회 수는 서너 시간 만에 21만.
이다음 영상 역시 본투비와 관련된 영상인데.
[야. 진구야. 우냐?]아몬드와 본투비가 마지막 인사를 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었다.
-도라애몬드를 잃은 진구의 눈물……ㅋㅋㅋㅋ
└돌아와 도라애몬드 ㅠㅠㅠ
-이 환장의 듀오 다시 보고 싶음ㅠㅠㅠ
└222 은근 케미 좋은뎈ㅋㅋㅋ
└어휴 다 끝나니까 케미 좋다하지…… 말을 아낀다.
└ㅋㅋㅋㅋㅋㄹㅇ 본투비 귀엽긴한데 복장터진다구요 ㅠㅠ
-더러웠고. 다신 만나지 말자.
└너무하넼ㅋㅋㅋ
본투비의 마지막을 반기는 구독자들, 그래도 다시 만나면 좋겠다는 구독자들.
여러 반응이 보였지만 역시 제일 눈에 띄는 건 가장 상단의 이 댓글이었다.
-안녕하세요. 제가 본투비입니다. 이번에 아몬드 님과 만나면서 정말 재밌고 감명 깊었어요 ㅠㅠ 많은 걸 느끼고 새로운 꿈을 키우게 됐습니다. 제 안에 새로운 욕망을 알게 됐달까요?
이 댓글까지만 읽었을 때, 사람들은 이상한 생각들을 했으나.
└커밍아웃임?
그런 건 아니었다.
└저 오늘부터 방송 시작합니다! 매콤한 맛으로 버무려드릴테니 한번 와서 보세요!
대댓글을 보면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이 뭔지 이해가 됐다.
아몬드에게 감명받아 그 역시 방송을 시작한다는 말이었다.
└아몬드 보고 게이됐다는 줄 알았잖아 Boy~!
└2222나돜ㅋㅋㅋ 커밍아웃인줄ㅋㅋㅋ
└3333 무슨 욕망이라는 말을 쎀ㅋㅋㅋㅋ
└커밍아웃임? 이라는 댓글이 먼저 달린 것도 개웃기네 ㅋㅋㅋ 댓글 피지컬조차 쓰레깈ㅋㅋ
└???: 날 추앙해요
일단 웃기다는 반응이 대부분.
└B랭크 돌아가기 켠왕 개꿀잼각ㅋㅋㅋ
└와 축하해요!
└응원합니당!
└본투비형 ㅠㅠ 화이팅!
그를 응원하는 댓글이 수두룩하게 달리기도 했으나.
이런 선언엔 언제나 끌어내리려는 자들이 따른다.
└관종 등장
└디진다 돈까스급 맵기를 누가 봐……
└아몬드 보고 감명받았다면서 왜 방송 컨셉은 풍선껌?
└그냥 비로 조용히 돌아가라 ㅉㅉ
이러나 저러나 말은 많지만 확실히 본투비는 방송인으로서의 가장 중요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 듯했는데.
바로 조회 수를 뽑아내는 능력이다.
[조회수 19만]게임 내용도 아니고 본투비가 울며불며 인사하는 이 영상이 몇 시간 만에 무려 조회 수 19만을 기록했다는 건 고무적이다.
본투비라는 캐릭터가 어찌 됐든 관심을 끌고 있다는 것이니까.
캐릭터 얘기가 나온 김에, 아몬드 방송에서 본투비만 어떤 캐릭터를 얻은 건 아니었다.
[“충신(忠臣)” 호우두우]이 영상은 국가 대항전 영상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아몬드가 말을 타고 싸우다가 무기를 잃어 뒤로 달리던 중.
그에게 활과 화살을 넘겨주는 ‘호우두우’라는 충신이 나오는 장면이다.
당시 상황이 상당히 긴박하여 꽤 많은 화제가 됐었다.
-썸넬 정몽주야??ㅋㅋㅋ
└ㅁㅊㅋㅋㅋㄹㅇ이네
└이렇게까지 할 일이냐곸ㅋㅋㅋ
-아몬드 충신하려면 일백번은 죽어야지 ㅋㅋㅋ ㄹㅇㅋㅋ
└꿀 빨았네. 풍선껌 충신했으면 3백번은 죽어야 겨우 살릴 텐데.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몽주 꿀 빨았누 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
댓글에선 우선 썸네일에 쓰인 정몽주 이야기가 많았다.
그다음은 호우두우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호우두우좌.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얘들아. 호우두우한테 고맙다고 해야지~
└호우두우야 고맙다~~
└호우두우 엄마가 햄버거 돌렸냐?
└ㅁㅊㅋㅋㅋ
└롯데리아 불고기버거 새우버거
혹은 이 장면이 조작된 것에 가깝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와 활 던지는 타이밍 뭔뎈ㅋㅋㅋㅋ
-이거 주작 아니냐?ㄹㅇ
└ㄹㅇㅋㅋ
└진지 빨자면 주작일 수가 없는 라이브 방송……ㅋㅋㅋ
└ㅋㅋㅋ상황이 주작급임
짧은 순간에 이뤄진 아몬드의 판단, 본투비와의 완벽한 소통, 그리고 호우두우의 타이밍.
이 3박자가 너무 딱딱 맞아떨어지니 나오는 말들이었다.
조작이냐는 말은 이 업계에선 포상이나 다름없기에 관리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무엇보다 조회 수가 잘 나오고 있다.
이 영상의 조회수는 현재 30만.
국가 대항전 컨텐츠 영상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조회 수다.
가장 조회 수가 높은 건 역시 이거다.
[과거 양궁 챔피언이었던 한국인을 무시한 영국인들의 최후]-제목 이왜진…….
-앜ㅋㅋㅋ 영화 소개 채널인줄ㅋㅋㅋ
-썸넬 뭔뎈ㅋㅋㅋㅋ 3류 영화식 연출ㅋㅋㅋ
-지아님 제목 컨셉 바꿨넼ㅋㅋㅋ
-과거 양궁 특수부대였던 남자를 건드린 양아치들의 최후
└앜 원본을 가져오면 어째 ㅋㅋㅋ
└음. 다 아는 맛들이구만.
└이거짘ㅋㅋㅋㅋ
└양궁 특수부대 ㅇㅈㄹㅋㅋㅋ
영상의 내용은 제목처럼 영국 병사들을 아몬드가 혼내주는 장면이다.
그가 수풀에 숨어 집중 팩션을 활용해 가면서 하나하나 쓰러뜨리고 있다.
영상의 내용은 분명 제목과 일치했다.
단 하나만 제외하고.
-???: 아니 그러니까 우리가 언제 무시했냐구요……
사실 영국인들은 아몬드를 무시한 적은 없었다.
└안 돼. 돌아가. 무시했어. 그게 재밌어.
└ㅁㅊㅋㅋㅋㅋ 너무하누ㅋㅋ
└닥쳐어어어어어!!! 대한독립 만세에에!!
└아개웃곀ㅋㅋㅋㅋㅋㅋ
영국은 사실 아몬드를 무시하긴커녕, 그를 인지하지조차 못했다. 존재를 몰랐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이런 의견도 있다.
-무시라는게 꼭 깔보거나 얕잡아보는게 아니라, 말 그대로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는 거지.
그냥 모르고 지나간 것도 무시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처우가 조금 과하다.
└그것만으로 저렇게 혼쭐난다고?
└ㅁㅊㅋㅋㅋㅋㅋㅋ
└죄목: 그냥 지나감 // 판결: “사형”
└그냥 지나가지도 말라는거냨ㅋㅋㅋ
└존잘남 얼굴 봐놓고 관람료를 안내? “사형”이다.
└ㅇㅈ합니다……
이런 다양한 호응을 얻으며 이 영상은 승승장구했다.
다른 영상들은 성장세가 주춤하여 40만 언저리에 멈출 때.
이 새로운 컨셉의 영상만큼은 시간이 지나자 50만 조회 수의 벽을 뚫고, 계속 올라갔다.
그리고, 시상식이 방송을 타기 약 1시간 전.
레드카펫이 깔리고, 먼저 도착한 커다란 밴들의 문이 열리며 오늘의 주인공들인 스트리머들이 간만에 한껏 차려입은 채 걸어 나오고 있을 시점이었다.
#게임 카테고리 실시간 화제 영상 1위
아몬드의 영상 [과거 양궁 챔피언이었던 한국인을 무시한 영국인들의 최후]가 24시간 내 조회 수 랭킹에서 1위를 차지한다.
-와 또 1위 ㅊㅋㅊㅋ
-이제 따놓은 당상이네
-왜 정치 사회 카테고리가 아니죠?! 싫어요 누름.
└도라이네 이거 ㅋㅋ
└ㅁㅊㅋㅋㅋ
-헐 아몬드 ㅊㅊ 오늘 시상식인데 ㅠㅠ 1위까지!
-국뽕 제목 슬슬 약빨 떨어지니까 귀신같이 영화 소개 채널을 패러디하는 서지아 그녀는 대체……
└아 국뽕 제목은 한일전 위해서 아껴야한다곸ㅋㅋㅋ
└편집자님 지금쯤 이순신 짤 300개 저장했다에 한표
* * *
“진짜 이순신 짤 300개 저장했어?”
커다란 차 안에서 주혁이 넌지시 지아에게 물었다. 그는 웬일로 운전하고 있는 게 아니라, 뒷좌석에 지아, 아몬드와 함께였다.
“그럴 리가.”
“하긴. 300개는 너무 많…….”
“500개.”
“……호오. 버티는가?”
“아. 미친.”
지아가 주혁의 능청스러움에 키득거리며 어깨를 팡팡 친다.
“아이고. 옷 구겨져요. 아가씨~ 하하. 다들 사이가 좋으니 보기 좋네.”
텅. 앞쪽 차 문이 닫히고. 넉살 좋은 소리와 함께 조수석에 앉는 남자.
그는 펑크의 오 실장이다.
“아가씨는 처음 뵙는데. 편집자시죠?”
백미러를 통해 보이는 오 실장의 통통한 얼굴을 향해 지아는 끄덕인다.
“네.”
“다 미남 미녀들이구만. 자~ 상 싹쓸이하러 갑시다.”
오 실장의 말에 옆쪽 운전 기사가 대답하며 출발했다. 검은색의 고급진 밴이 부드럽게 출발한다.
“차 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주혁이 한 번 더 감사 인사를 전했다.
“뭐 별걸. 어차피 나도 관리차 가는 김에 법인 돈으로 좋은 차 타고 편하게 가는 거죠.”
간만에 연락이 닿은 틈에 주혁이 슬쩍 시상식 이야기를 꺼냈었다.
다들 차려입고 가야 하는데, 차가 작아서 뭔가 큰 택시 같은 걸 빌려 타야 할 것 같다고.
오 실장은 손사래를 치며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으나.
상현네 입장에선 큰 도움이었다.
“어차피 풍선껌 쪽은 다들 밴이 있어요. 그쪽 단체로 쓰는 거.”
“아…… 그 벌룬 엔터에서 주는 건가요?”
“그렇죠.”
이건 펑크의 파트너 관리와는 또 다른 차원이다.
흔히 말하는 연예인 관리해 주듯이 관리해 주는 엔터 회사라고 봐야 한다.
주혁 역시 이 분야에 관심이 있으니,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한동안 엔터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사이 지아는 뭔가 긴장되는지 가만히 정면만 주시하고 있었으며, 상현은 창에 기대어 지나가는 가로등 빛을 감상했다.
‘시상식이라…….’
상현의 첫 시상식은 중학교 때 참여한 생활 체육 대회였다.
결과는 물론 금메달이었다. 처음 나간 대회에서 딴 금메달이라 어리둥절하기도 했고, 자신감이 차오르기도 했었지.
그 탓인진 몰라도 다음 대회에선 곧바로 은메달, 동메달로 추락했었다.
그때 투정을 하도 부려서 할머니에게 잔소리를 많이도 들었다.
물론 코치님한테도.
‘잘 계시려나.’
난트전을 할 때도 그랬듯이, 국가 대항전에서도 코치님이 참 자주 생각난다.
‘마지막엔 그리 좋지 못했는데.’
“이야~! 다왔습니다아!”
조수석에서 유쾌하게 외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원래 계획보단 좀 늦었지만, 행사 참여엔 지장이 없었다.
“하하! 우리가 적절하게 늦어서 완전 주인공이네. 주인공!”
오 실장은 늦은 걸 이렇게 표현해 버렸다.
“다들 옷 매무새들 정리하시고. 천천히 내리세요~ 저기 로마 신전 입구처럼 생긴 데로 쭉 걸으시면 됩니다.”
지이잉.
밴의 뒷문이 미끄러지며 비켜섰다.
그 순간, 카메라 렌즈와 사람들의 눈이 일제히 이쪽으로 휙 돈다.
-누구야?
-밴인데? 대형 스트리머인가?
-초대 연예인 아냐? 실루엣이 뭔가…….
수군대는 목소리들.
까만 선팅으로 보이지 않던 수많은 인파.
상현은 잠시 심호흡한다.
그가 가장 먼저 내려야 하는 자리다.
“먼저 간다.”
상현이 잠시 자신의 검은 슈트를 가다듬은 뒤.
차 밖으로 나선다.
탁.
그의 검은 구두가 빨간 카펫에 닿는 순간.
“……누구야?”
“안 보여.”
“카메라 줌 당겨주지…….”
사람들이 수군댔다.
거리가 멀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지이잉.
방송사의 카메라가 앞으로 다가와 그의 발부터 허리, 그리고 어깨 위로 올라가며 실루엣을 훑었고.
마침내 그의 얼굴이 프레임에 들어선다.
“!”
“……!?”
“허……억!”
잠시의 정적이 흐른 후.
“아몬드다! 아몬드!”
이 말이 신호탄이 된 듯.
비명과 거의 구분이 안 되는 함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
수군거리던 모든 목소리가 환호성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오빠아아아아아!!!”
“꺄아아아아아아아아!!!”
“와씨! 진짜 아몬드야!”
“실물 미쳤다 미쳤다!”
팡! 파앙!
파바방!
곳곳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져 나왔다.
번쩍이는 레드카펫을 잠시 감상하듯 서 있었다.
‘이게…….’
방송에서나 보던 광경.
남의 눈을 빌려 혹은 카메라를 통해 보던…… 그 광경.
화려한 드레스, 레드카펫, 턱시도…….
‘이게 그 시상식이구나…….’
비록 대단한 영화제나 그래미 어워즈 같은 게 아니지만.
누군가 한 번은 동경해 봤던 그것의 형태를 갖춘 무언가.
무어라 정확히 표현해야 할지 몰라도, 모두의 신기루 같은 그것.
그 신기루에 지금 들어와 있다.
“아몬드!”
“아몬드으으!! 여기 봐주세요!!”
“저, 저 손 잡아줘요! 꺄아아아!”
파앙!
팡!
카메라 플래시가 만들어내는 뿌연 안개 속에서.
수많은 팬들이 그에게 팔을 흔들고 있다.
“……갈게.”
이제 그는 빨간 카펫 위로 걸어 나아갔고.
“응.”
“그래.”
그 뒤를 지아와 주혁이 따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