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40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58화
55. 시상식(3)
“주혁이는 저와는 다르게 아성에서 굉장히 인정받는 직원이었고. 아마 퇴사한다고 했을 때 전부 말렸을 겁니다.”
오오오오~~!
스트리머들이 환호해 주며 박수를 보낸다.
-??
-매니저도 아성이여?
-ㄷㄷㄷ
-아성 듀오였군
-무쳤네
스트리머들 및 이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 대다수는 처음 듣는 이야기.
그야 아몬드의 팬들이나 알고 있을 법한 사생활이니까. 모르는 게 당연했다.
“그런데도 자신의 꿈을 위해, 그리고 저를 위해 나와서 이렇게 매니저로서 엄청난 성과를 내주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꼭 고맙다고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주혁이는 아마 앞으로도 이 업계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될 테니까. 잘 봐두세요.”
-아몬드 말 이렇게 길게할 줄 아는 놈이냐?
-와 이게 유상현!? 이게 유상현!?
-이거 광고 아님??ㅅㅂㅋㅋㅋ
-호두 뒷광고네 이거
-ㅋㅋㅋㅋㅋ호두가 대신 말하고 있음
시청자들 말대로 상현은 말을 계속 이어서 수려하게 해내는 타입은 절대 아니었다.
그렇다.
그가 갑자기 이렇게 말을 길게 잘할 리가 없었다.
자기 팔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세상 간단하게 말하던 놈이다.
‘이 자식…….’
주혁은 잠시 안경을 벗었다.
‘준비했구나.’
지아가 그의 어깨를 두들기자.
“아, 아니. 안경에 뭐가 묻어서.”
……라며 괜히 변명 아닌 변명을 뱉었다.
그러나 상현의 수상 소감은 끝이 아니었다.
이번엔 지아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제 편집자, 지아가 아무것도 아니었던 저의 영상을 만들어주었던 때. 저는 똑똑히 기억합니다. 저보다 지아의 영상이 더 유명했죠.”
아하하하.
스트리머들 사이에 가벼운 웃음이 지나간다.
“그 후 우연히 공원에서 마주쳐서 이웃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때 주혁이가 서류 준비한다고 무조건 붙잡고 있으라고 해서 열심히 붙잡고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카메라가 지아를 비췄다.
스크린에 대문짝만하게 지아의 얼굴이 나왔는데.
지아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푹 숙여 버린다.
“계약 후. 지아는 영상이 안 나오면 매일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곤 했습니다. 반응이 안 좋으면 다른 영상을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영상거리가 없으면 다른 스트리머들의 영상을 공부했습니다. 저희에겐 없는 영상 센스를 갖고 있었고, 지아가 아니었다면 올튜브 구독자가 이렇게 많아지지 못했을 겁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상현은 잠시 마이크를 멀리 떼었다.
이만 마무리하려는 듯하다.
“트리비 관계자 여러분들도 모두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금 참여한 국가대항전도 열심히 해서 일본, 중국 이기겠습니다. 아, 그리고 신인상…….”
상현이 손 모양 총으로 빵 쏘며 외쳤다.
“치키챠!”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왘ㅋㅋㅋㅋㅋ
-으악!ㅋㅋㅋㅋㅋ
-내 손 발ㅋㅋㅋㅠㅠㅠ
-미친ㅋㅋㅋ 누가 이거 요청했나봨ㅋㅋ
-모솔 몇 번 죽냐곸ㅋㅋㅋ
길고 긴 신인상 수상 소감 중 이 장면만이 shorts로 남아 영원히 올튜브를 떠돌았다고 한다.
* * *
스트리머 가든에선 또 한바탕 게시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전과는 다른 이유다.
[견까쉑들 싹 다 버로운 탄 거 ㅈㄴ 웃기네ㅋㅋ] [신인상 못받는다며~ 못받는다며~~] [신인상 존나 압도적이네ㅋㅋㅋ 못받긴 무슨]아몬드 팬들이 기세등등해져 반격에 나선 것이다.
압도적인 그래프로 신인상을 타버렸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여튼 좀 잘나가려하면 후려치니ㅋㅋㅋ] [국내 열등감 가든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ㅠㅠ어쩌겠어요 ㅠㅠㅠ 이 분들이 오징어로 태어난거류ㅠㅠㅠㅠ] [응~~ 또 후려쳐바~~ 치키챠하면 그만이야~~]어떤 필드든 마찬가지다.
음악 시장에도 원히트 원더라는 게 있다.
생에 첫 곡으로 빵 뜬 사람들이 그 곡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은퇴를 하게 되는 것이다.
빨리 떠오른 스타들은 이렇게 자신을 미친 듯이 지지해 주는 팬들도 많지만.
[아니 이렇게 압도적으로 차이나는뎈ㅋㅋㅋ 무슨ㅋㅋㅋ] [차이 미쳤네] [내년엔 최소 최우수상] [오히려 신인이라 평가 절하된 거 같은데?]어떤 짓을 해도 밉게 보는 세력도 늘어난다.
이건 저항이다.
늘 있는 일이다.
그래, 어쩌면 이건 사회 인문학이 아닌, 물리학의 문제이다.
[신인상 하나로 강점기까지 처 여네] [어휴 견들갑 ㅉㅉ] [신인상이 마지막 상일듯 ㅋㅋㅋ] [분위기는 뭔 대상받았냐?ㅋㅋㅋ] [누가보면 상 싹쓸이한줄?]공기 저항 같은 것이다.
가만히 있는 사람에겐 생명의 원천이나, 자신이 정한 기준보다 빠르게 달리려는 물체에겐 불지옥을 선사한다.
인간보다 훨씬 거대한 혜성조차, 이 공기의 저항을 못 이겨 새하얗게 타며 산화한다.
그렇게 대부분의 혜성은 지구 땅에 닿지도 못하고 사라진다. 그 혜성이 단지 공기를 거슬러 빨리 가려고 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러나, 어쩌면 그건 그 혜성이 충분히 크지 못했기 때문이다.
충분히 큰 혜성이 떨어진다면.
역으로 산화하는 건 지구 위의 생명체들이었다.
* * *
신인상 수상이 끝난 후.
여러 가지 상들이 수여되기 시작했다.
우선 벌룬스타즈 멤버들 중엔 미호가 다음 순번으로 시상대에 올랐는데.
그녀는 여자 게임 스트리머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신인상은 남녀노소 불문 딱 한 명이지만. 우수상 최우수상은 카테고리가 조금 나누어져 있었다.
그렇기에 신인상이 주는 가치가 더 큰 것이다.
“와. 제가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미호는 잔뜩 신난 얼굴로 고마운 사람들을 마구마구 열거하고는 시상대에서 내려갔다.
다음은 남자 최우수상이었는데.
이건 조금 뻔한 싸움이었다.
-와 격차 지리네
-풍선껌 클라쓰 어디 안갔누
-솔직히 좀비스쿨 똥구르기 하나만으로 대상감임ㅋㅋㅋㅋㅋㅋ
풍선껌이 상당한 격차로 최우수상을 가져갔다. 후보가 정해졌을 때부터 이미 다들 예상하던 바였다.
아몬드가 성장하는 사이, 풍선껌 역시 성장하고 있었기에, 다음 해에는 대상도 노려봄 직한 사람이었다.
“와하하! 아…… 일단 제 와이프에게 너무나 감사합니다. 제가 올튜브 채널이 잘 안 되고 있었는데…….”
그는 와이프에게 꽤나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들려주었다.
-ㅠㅠㅠ
-스윗하네
-풍선껌이 인복이 좋음
-캬 달다 달아!
풍선껌은 뒤이어 자신의 아들과 딸에게도 지지해 줘 고맙다며 소감을 밝혔는데.
“얘들아! 아빠! 상 받았다! 공부 못해도! 키 작아도! 잘 살 수 있다아!”
푸하하하!
웃음소리가 번졌으나. 풍선껌의 눈은 그렁그렁했다.
다들 연말이고, 술도 들이켰겠다.
1년간의 업적으로 상도 받으니 감정적으로 되는 모양이다.
상현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부럽다.’
짝짝짝.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박수를 치며 생각했다.
아내가 달려와서 풍선껌에게 꽃을 주며 안아준다.
‘좋아 보여.’
풍선껌과 그의 가족이 좋아 보였다.
상현은 너무 어린 나이에 엄마 아빠를 잃었다.
할머니가 그 자리를 대신해 주셨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아빠와 엄마, 아들과 딸이 화목하게 이룬 가정에 대한 환상은 계속해서 그의 안에 존재해왔었던 것 같다.
특별히 인식한 적은 없지만, 한 살 두 살 먹어가면서 계속 가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주혁이 아버지와 싸워서 나왔다고 했을 때도. 사실 상현에겐 배부른 투정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그에겐 매우 심각한 일이었으니, 굳이 그런 내색을 하진 않았지만 말이다.
“여성 스트리머! 최우수상! 홍차!”
이후 여자 최우수상은 홍차에게 돌아갔다.
그녀는 털털하고 꾸밈없는, 한점 돌파형 성격을 그대로 플레이에 들어내며 많은 시청자들을 모았고. 이번 난트전으로 역시나 큰 성장을 했다고 한다.
그녀는 놀랍게도(?) 그린티에게 늘 지지해 주니 고맙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 항상…… 고마워!”
오오오오……!
스트리머들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여기까지 진행된 후.
“이제. 정규 시상은 대상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진행자가 운을 떼었다.
이쯤 되어서 뭔가 분위기가 전환이 되는 모양이다.
“두 번째 초청 가수 공연을 보시고, 이제 특별상 시상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특별상들 중 대부분은! 후보가 미리 정해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모두가 기대하셔도 좋습니다아!”
특별상 시상.
상현도 기다리던 것이다.
‘여기서 베스트 커플 상이 나오나 보네.’
아마 베스트 커플 상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았다.
* * *
초청 가수들의 공연이 끝난 건 약 한 시간 정도 뒤였다.
중간중간 스트리머들이 준비한 무대도 있어서 상당한 시간이 걸린 것이다.
“자. 첫 번째 특별상을 시상해 보겠습니다.”
진행자가 좌중을 둘러보며 읊었다.
“이건 후보가 나온 적이 있었죠?”
촤락!
커튼이 치워지더니, 스크린에 문구가 떠오른다.
[베스트 팀]베스트 팀 상부터 시상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가장 완벽한 호흡을 보여준 팀에게! 드리는 상입니다!”
난트전에 참가했던 팀들 위주로 후보가 구성되었다.
“특별상은 사내 임직원의 투표까지도 꽤나 반영이 되는데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큰 의미 두지 말라는 겁니다!”
아하하하.
스트리머들이 다들 가볍게 웃었다.
“특별상은 따로 시상 전달자 없이, 진행자인 제가 곧바로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자, 특별상! 베스트 팀!”
두두두두……!
후보팀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드럼 소리가 울려 퍼졌다.
뒤에 수여될 상이 많은 건지, 그리 오래 끌진 않았다.
“벌룬스타아아즈!”
와아아아!
벌룬스타즈 쪽 테이블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올해 있었던 트리비 개최 난장판 릴 대전! 난트전에서! 언더독의 유쾌한 반란을 보여주며! 우승까지 해낸 팀! 임직원 만장일치! 투표율 압도적인 차이! 벌룬스타즈입니다아아!”
상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예전 팀원들과 다시 모였다.
딸기슈터, 미호, 풍선껌, 타코야끼.
다 같이 손을 잡고 입장했다.
와아아아!
다른 스트리머들이 환호성을 질러줬다.
-ㅊㅊㅊㅊ
-이건 넘 뻔함ㅋ
-크 지금 보니 가슴이 웅장해지는 라인업…….
-전설의 시작
-아직도 아몬드 점멸검 픽하고 단무지 썰던거 짤로 도는뎈ㅋㅋㅋ 와 ㅋㅋㅋㅋ
난트전에서 활약했던 영상이 스크린에서 재생되기 시작했다.
아몬드가 점멸검을 픽하는 장면. 이때 누구도 그가 점멸검을 쓸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었다.
심지어 실전에서 처음 픽한 그 화신으로 대회 내 가장 실력자였던 단무지를 상대로 1렙 솔킬을 따낼 줄은 더욱 몰랐다.
뒤이어 풍선껌의 4인 궁, 타코야끼가 결정적인 순간 아몬드 대신 cc기를 받아주는 장면, 미호의 매혹이 모솔에게 적중하는 장면 등이 흘러나온다.
온갖 명장면들이 다 나오는 거다.
-견! 견! 견!
-아몬드 매드무비냐?ㅋㅋㅋ
-이거 팀 상 맞음?
그중에서 아몬드의 슈퍼플레이 비중이 상당했던 건, 사실 어쩔 수 없는 비극이었다.
심지어 이게 다 재생된 것도 아니다.
레이나를 플레이했던 장면은 쏙 빠져 있다. 점멸검에 비해 화려하지 않아서일까?
-레이나는 다 어디감?
-레이나 또 삐진다고 ㅋㅋㅋ
-이건 데협의 음모다 ㅅㅂ 레이나 어디갔냐
-레입도가 상을 받는데. 레이나가 안나와?!
-월드 퍼스트 키스 장면 어디감?
채팅창에선 레이나를 찾는 자들이 마구 속출했으나. 진행은 계속됐다.
“자. 너무 많으니까. 대표로 한 사람만 나와서 소감을 말해볼까요?”
팀원들은 모두 아몬드에게 마이크를 양보했다.
“제일 고생하신 분에게 마이크가 가는군요!”
-너무 자연스럽네 ㅋㅋ
-풍선껌ㅋㅋ 한사코 거절하누
-“캐리”
아몬드는 얼떨결에 마이크를 잡았으나. 베스트 팀 시상까진 예상하던 바였다.
준비해 놓은 말이 있다.
“아…… 우선 이런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팀원들끼리 하는 스포츠를 거의 해보지 못했었는데. 벌룬스타즈 멤버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오오……
-이것도 준비함???
-이번엔 또 뭔 광고일까?
청산유수 모드인 아몬드를 보고 이미 광고임을 예감하는 시청자들.
“이때의 경험이 있기에, 제가 시빌 엠파이어 국가대항전이라는 큰 대회에도 아무 망설임 없이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승전 국가대항전ㅋㅋㅋㅋ
-아닠ㅋㅋㅋ
-견과류쉑 이 갈고 나왔넼ㅋㅋㅋ
-시무새 ㅅㅂㅋㅋㅋ
-또 뒷광고냐!?
“이야. 그 국가대항전. 이쯤 되면 보고 싶긴 합니다?”
진행자가 실실 웃으며, 이만 팀원들을 내려보냈다.
이제 다음 시상이 시작됐다.
그런데─
“자. 베스트 퍼포먼스! 아몬드! 연이어 나오시네요!?”
바로 다음 상도 아몬드였다.
연이어 나가야 해서, 혹은 할 말이 다 떨어져서.
상현은 조금 당황스러운 눈치였으나.
“자! 얼른 다시 올라오시죠!”
여기서부터 시작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