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4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63화
57. 새로운 게임(2)
킹덤의 투표 1위.
투표 1위는 분명 의미가 있었다만…….
실제로 킹덤 에이지가 이 정도로 인기가 좋은 게임은 절대 아니었다.
그럼에도 왜 1위일까?
-아 무조건 근본 킹덤이짘ㅋㅋㅋ
-근본 투표 감
-으딜 하늘 날아다니면서 뿅뿅 쏘는 판타지 오락을 들이밀어!? 우리 땐 말이야! 다~ 그냥! 킹덤이었어!
아몬드 방에서 킹덤은 이제 꼭 해야만 하는 고전 명작 10선에 들어가는 수준이 되어버렸는데.
알다시피 킹덤은 비인기 게임이고, 마니아들만 좋아하는 게임이었다.
그런데도 1위인 이유는 이 방의 밈(meme) 때문이다.
-킹~~~ 덤!
-킹덤의 활 아몬드!
-킹~ 너네 나 못이겨! ~덤
처음엔 분명 마니아들이 킹덤을 원해서 쓰던 말이지만.
다른 사람들도 이런 밈을 남발하며 일종의 ‘놀이’가 되어버렸다.
지금 킹덤을 투표한 몇천 명의 사람들 중 사실 8할 정도는 킹덤이 뭔지도 정확히 모른다.
「이건 진짜 의견이라고 볼 수 없어」
주혁은 아몬드에게 확실하게 전달했다.
이게 실제 민심이라고 보면 큰일 난다고.
막상 킹덤에이지를 플레이하면 시청자가 확 떨어져 나갈 가능성도 높다고.
차라리 우리가 보기에 연계성이 있는 게임을 해주는 게 좋다.
「곧 릴잔디 합방도 있고, 입릴의 화신도 나가잖아. 거기에 맞춰서 릴 좀 해주는 것도 좋지」
그래서 결정 난 게 릴이다.
젯펌프드도 매력 있는 게임이지만, 나중에 해도 상관없을 거다.
다만 릴은 시상식에서도 주목도가 상당히 높았던 게임인 터라 시상식을 통해 새로 들어온 유입층은 릴을 보고 싶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선택된 게 릴이다.
[라이프 이즈 레전드(Life is Legend)] [실행 중…….]-야 이 무친
-이럴거면 투표 왜함ㅋㅋㅋ
-릴 뒷광고지? 어? 차라리 그렇다고 말해!
[별가뚱이 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아ㅋㅋ 1등한다고 해준다고는 안했다고ㅋㅋㅋㅋ]“별가뚜기 님 지당하십니다.”
-별가뚜깈ㅋㅋㅋㅋㅋ
-뚜기뭔뎈ㅋㅋ
-ㅁㅊㅋㅋㅋㅋ
-메뚜기냐?ㅋㅋㅋ
순식간에 화제가 전환됐다.
이 틈에 아몬드는 릴에 완전히 접속해 버렸다.
“간만이네요.”
릴의 기본 월드에 들어온 아몬드.
그는 새삼 추억에 잠겨 주변을 돌아본다.
“일단 생존전보다는 스토리 모드를 해보겠습니다. 점멸검하고도 좀 친해져야죠.”
-ㅔ
-굳
-점멸검 3별 클리어 개빡센데……
“어차피 가는 길이니까. 다른 화신들 좀 보고 가겠습니다. 너무 안 와서 친밀도가 내려갔을 것 같은데.”
-오오오
-레이나아아아
-누나아ㅏㅏ
-란도 좀 봐줘요 ㅠㅠ
아몬드는 시간이 지나 친밀도가 떨어졌을 것을 걱정하며 교류의 장으로 향했다.
[교류의 장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편안한 음색의 안내 멘트가 들려오고.
폭포수의 물 떨어지는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 따스한 햇살이 아몬드를 반겼다.
그는 우선 그의 가장 주력 화신인 레이나부터 찾았다.
“…….”
레이나는 찾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미 입구 바로 앞 커다란 바위에 걸터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 한마디 없이 그냥 딴 곳만 보고 있었다.
이거 분위기가 싸한데.
“레이나. 오랜만이야.”
“…….”
레이나는 전혀 쳐다보지도 않았다. 마치 아몬드가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듯.
-헉ㅋㅋ
-삐졌다 ㅋㅋㅋ
-엌ㅋㅋㅋㅋ
-큰일났네 우리 몬드
그는 시청자 쪽의 마이크 채널에 대고 물었다.
“음. 이게…… 무슨 현상일까요?”
누군가 후원으로 대답해 준다.
[데협1인자 님이 1천 원 후원했습니다.] [이게…… 라니? 그거 설마 우리 레이나짜응을 부른 거시냐능? 당신 데협이 두렵지 않은거냐능?]-ㅁㅊㅋㅋㅋㅋㅋ
-씹덕 쳐내!
-개웃기넼ㅋㅋㅋㅋ
-목소리 싱크 무엇ㅋㅋㅋ
-어휴……
하하.
아몬드는 멋쩍게 웃으며 다음 정보를 기다렸다.
-어쩔 수 없는 웃음 ㅋㅋ
-사회적 웃음
-하하……^^
-인싸는 이해 못해. 레이나. 녀석을 버려.
[데협이아니라고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레이나 친밀도는 플레이를 통해서만 올릴 수 있어서, 자주 방문 안 하면 삐지기도 해요. 게다가 레이나는 친밀도가 높을수록 저항도 세요.]-ㄷㄷ
-츤데레 알고리즘
-전문가 등장
-아몬드는 친밀도가 아니라 호감도입니다만?
“아. 데협이야 님. 정보 감사합니다.”
-???
-데협이야는 억까지 견쉑앜ㅋㅋ
-데협이얔ㅋㅋ
-데협이 아니라고인데……
-ㅋㅋㅋㅋㅋㅋ앜ㅋㅋ
아몬드는 레이나에게 좀 더 다가갔다.
그녀를 달래보기 위해서다.
“레이나. 다른 일을 좀 하고 같이 전장에 나갈게. 좀만 기다려.”
“…….”
레이나는 계속 아몬드가 안 보인다는 듯 행동했다.
그러던 중.
“아! 레이나 님! 여기 계셨군요? 아까 갑자기 부리나케 달려가시길래 어디로 가셨…… 어?”
란이었다.
그는 옷에 양털을 잔뜩 묻힌 채로 헐레벌떡 뛰어오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레이나의 파란 망토에도 양털이 가득 묻어 있었다.
“아, 아몬드 님! 간만입니다!”
란은 친밀도가 한번 쌓이면 잘 떨어지지 않는 모양인지 밝게 인사한다.
“아. 란. 오랜만이야.”
헤헤.
란이 웃으며 다가온다. 아몬드가 온 게 마냥 반가운 모양이다. 충심 높은 견종 같다.
“또 양털을 손질하고 있었나 봐.”
“예. 이게 낙이죠. 레이나 님도 같이 해보고 싶다 해서 알려드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디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뛰어가셨습니다. 그래서…….”
레이나가 눈빛으로 쏴 죽일 것처럼 란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 저, 저는 양이 걱정되네요.”
란은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아니 레이나 뛰어와서 여기로 와있었던거냐곸ㅋㅋㅋㅋ
-아 개귀여워
-란 ㅠㅠㅠ가지마ㅠㅠㅠ
-레이나 개같이 뛰어와서 냉랭한 표정 유지하면서 앉아있었던 거임?ㅋㅋㅋㅋ
어쩐지 미약하게 숨을 헐떡이고 있더라니. 아몬드는 이제야 사건의 전말을 알았다는 듯 피식 웃었다.
“……다 거짓말이야.”
“?”
“란이 말한 거. 다 거짓말이라고!”
레이나는 이렇게 말하고는 얼굴이 벌게진 채로 숲속으로 사라졌다.
레이나가 친밀도가 높을수록 감정 기복이 커진다는 건 아무래도 정설인 듯했다.
그런데, 뒤돌아 뛰면서도 이 말은 꼭 덧붙였다.
“약속 지켜!”
다시 돌아와서 플레이해 주겠다는 약속을 말한 것이다.
-레이나 꼭 해야겠넼ㅋㅋ
-???: 점멸검 스토리 모드 할건데?
-응~ 점멸검 할거야~
[데협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we do not forget. we do not forgive]-ㅈㄴ 비장하넼ㅋㅋㅋ
-아니 ㅋㅋㅋ 이정도냐고 ㅋㅋ
-이갈리는 소리가 여까지 들리네 ㅋㅋㅋ
-위두낫 포기브 ㅇㅈㄹㅋㅋㅋ
-후원은 또 왜 함ㅋㅋㅋ
“데협 님. 만 원 후원 감사합니다. 그럼 점멸검 스위프트에게 한번 가보겠습니다. 아직 안 친해서 마중을 안 나온 모양입니다.”
화신들의 친밀도 기준은 제각각이었다.
누군가는 선물을 주면 금세 호감도가 상승하고, 누군가는 자주 만나서 이야기를 해줘야 했다.
“계약자. 망나니 용사인가. 간만이군.”
-망나니용샄ㅋㅋㅋ
-아 맞다 아이디 이거였짘ㅋㅋ
-란이랑 레이나만 아몬드라고 하는구나 대박쓰……
-상체 탈의 무엇
-문신충이었누
키이잉. 키잉.
자신의 칼에 날을 세우고 있던 스위프트.
그는 상당히 더위를 타는 모양인지 상의를 벗고 있었다.
탄탄한 근육질의 상의엔 문신이 이곳저곳 박혀 있었다. 뭔가 위협적이다.
그는 아몬드 쪽은 굳이 돌아보지도 않은 채로 물었다.
“무슨 용건이지?”
아몬드는 점멸검의 스토리 모드를 듣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이 뭔지 잘 알고 있었다.
“대련이다.”
스위프트는 그제야 아몬드 쪽을 돌아본다.
* * *
점멸검과의 친밀도도 꽤 많이 쌓았었는데.
플레이 횟수가 워낙 적어서 금세 사라져 버렸다.
다행인 건 점멸검도 레이나처럼 실력 위주로 친밀도를 쌓을 수 있는 화신이었고.
그의 친밀도를 가장 빨리 높일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었다.
‘대련은 한 방이라던데.’
바로 대련이다.
대련에서 이기면 친밀도가 한순간에 많이 쌓인다.
친밀이라기보단 굴복 아닌가?
여튼, 이게 쉽진 않았다.
대련 모드에서의 점멸검은 마스터 이상의 실력을 갖고 있으니까.
그럼에도 아몬드는 거침없이 대련을 신청했다.
“대련이다.”
“……?”
너무나 본론으로 직행하는 말에, 점멸검조차 잠시 머뭇거리는 모습.
-소년 만화냐 ㅋㅋㅋ
-대련이다. 버러지.
-소년 만화 쿨냉미남 서브 재질
점멸검은 조소를 머금는다.
“넌 나와 합을 맞춰본 적도 거의 없지 않나.”
-???
-뭐래 이 배은망덕한 쉑
-버그냐?
점멸검의 기억 세포에 버그가 생긴 게 아니다.
아몬드는 대회 서버에서 했던 플레이를 제외하면 점멸검을 플레이한 적이 없다.
그때의 플레이가 아무리 대단했어도, 대회 서버라서 화신들은 제대로 된 데이터로 인정해 주지 않았다.
화신들에게 제대로 데이터를 쌓으려면 공식 서버에서 랭크전을 하는 게 가장 확실했다.
[아몬드초콜릿 님이 1천 원 후원했습니다.] [아 ㅋㅋ 막상 대회서버에서 말곤 써본적이 없다고~~ㅋㅋㅋ]-아……
-ㅁㅊ 그랬었지 ㅋㅋㅋ
-앗 솔로랭크는 해본적이 없구나 ㅋㅋㅋ
후원 덕에 시청자들도 금세 이해했다.
아몬드는 점멸검을 똑바로 바라보며 다시 대련을 신청했다.
“합 맞춰본 적 없어도 상관없어. 대련하자.”
-크~
-???: 내가 기억을 되살려주마
-한대 맞으면 다 기억이 날겁니다~ 점멸검님~
점멸검은 눈앞의 상대가 누구인지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채.
조소를 머금었다.
“그래.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 받아라.”
휘릭.
그는 자신이 갈던 검을 아몬드에게 넘겨준다.
“곧바로 시작하지.”
우우웅……!
조금 화라도 난 것일까?
검은 아공간이 순식간에 둘을 집어삼키고, 대련장이 되어주었다.
주변에서 놀고 있던 화신들이 죄다 몰려와서 구경한다.
와아아아.
“호오. 대련이라?”
“와아앗?! 계약자! 너무 섣부른 거 아냐? 저 점멸검 아저씨는 봐주는 게 없다고!”
불길한 색의 기운을 풀풀 풍기는 혼령사 멜리부터, 기대된다는 듯 실실 웃는 폭풍 닌자 하루키까지.
레이나 역시도 당연히 참관했는데.
그녀는 안 보이게 저 멀리 나무 위에 걸터앉아 있었다.
휘릭.
점멸검, 스위프트가 자신의 칼을 가볍게 돌려보며 발을 뗀다.
잠시 대치하며 틈을 찾는 것이다.
아몬드도 칼을 슥슥 휘둘러보며 대충 적응하려 했는데.
‘?’
뭔가 위화감이 컸다.
너무 오랜만에 점멸검의 칼을 잡아본 것이다.
“잠깐. 근데 너무 오랜만인─”
──카앙!
말을 끝맺지도 못하고 바로 불꽃이 튀었다.
어느새 눈앞을 찔러온 스위프트의 검을 아몬드가 막은 것이다.
-아 봐주는거 없다고 ㅋㅋㅋ
-오랜만이면 맞아야지~~
-ㅋㅋㅋㅋㅋㅋ견과류쉑ㅋㅋㅋ 쥬거라
카앙!
캉!
아몬드가 뒤로 물러나며 막고, 스위프트가 몰아치는 식의 합이 더 이뤄졌다.
타다닥.
스위프트가 아예 더 깊이 접근하기 위해 스텝을 밟는다.
아몬드는 그 틈을 포착해 처음으로 되려 앞으로 나아가 버렸다.
타악.
적은 갑자기 2배로 빨리 좁혀지는 간격에 당황할 것이다.
촤아악!
빨간 피가 흩뿌려진다.
“와아아아!”
관중들의 환호성에 아몬드도 잠시 굳었던 머리가 확 깨어났다.
잔뜩 확장된 둘의 동공이 마주쳤다.
양쪽 눈에 비친 서로의 얼굴에 똑같은 상처가 나 있었다.
“쓸 만하군. 망나니 용사.”
스위프트가 피 묻은 얼굴로 웃는다.
휘릭.
그의 다른 한 손에서 또 다른 칼이 하나 더 튀어나왔다.
-오오오
-6렙 점멸검
-이제 시작인가
휘릭.
아몬드에게도 검이 하나 더 생겼다.
이제 슬슬 익숙해지는 촉감.
그는 손등으로 피를 닦으며 말했다.
“후. 이제 좀 기억이 나네요.”
아. 마이크 채널을 바꾸지 않고 말했다.
인게임에도 들어가 버린 모양이다.
“흥. 허세는.”
-허세는ㅋㅋㅋㅋ
-엌ㅋㅋㅋ
-일침 무엇 ㅋㅋ
아몬드가 덧붙인다.
“진짠데.”
“네 기억이 진짜라도 바뀌는 건 없다.”
아몬드는 잠시 얼굴이 굳더니.
굳이 마이크 채널을 바꾸지 않고 말한다.
“기강 한번 잡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
-말풍선이 그게 아닌데요?
-ㅇㅋ 기강 씨게 함 잡자!
-ㄱㄱㄱㄱ
흥.
스위프트가 비웃었다.
“그럼 와라!”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둘 다 검을 내던졌다.
후웅!
네 개의 검이 서로 교차하며 공중에 날았다.
파지직──!
[점멸]둘의 신형이 순식간에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