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4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64화
57. 새로운 게임(3)
교류의 장.
화신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친밀도를 쌓을 수 있는 장소이다.
사실상 ‘화신 관리창’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곳에서 화신에 관련된 대부분의 일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련도 그중 하나다.
플레이어(계약자)는 화신이 가진 스킬이 익숙하지 않을 때 대련을 통해 실력을 늘릴 수 있었다.
물론, 아몬드의 경우엔 실력을 늘리려고라기보단 점멸검에게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ㄷㄷ 마스터 점멸검이랑 맞다이
-캬
-기강 씨게 잡고 갑시다
현재 ‘교류의 장’에 현현한 점멸검 스위프트의 실력은 마스터 상위권 플레이어 정도.
마스터 실력 정도야 레이나였다면 실버 시절에도 이겼던 게 아몬드지만. 감이 떨어진 지금은 어떨까?
-아몬드 감떨어져서 되냐 이거?
-제발 힘을 내 스위프트 ㅠㅠㅠ
-간만이라 또 모른다
휘릭!
스위프트의 검 두 개, 아몬드의 검 두 개.
총 네 개의 검이 공중으로 날았을 때.
아무도 감히 어떤 전투가 펼쳐질지 예상할 수 없었다.
[점멸]파지직!
파직!
둘의 신형이 동시에 사라져 버리고.
서로 위치가 바뀐 채로 나타났다.
둘은 검을 다시 잡고는 서로에게 던졌고, 두 번째 검으로 동시에 이동했다.
[점멸]파지직!!
둘은 또다시 그 검을 서로에게 집어 던졌다.
검이 서로에게 닿기도 전.
그사이 다른 검의 점멸 쿨 타임이 다 돈다.
각자 이전에 날린 검으로 점멸한다.
[점멸]파직!
다시 서로 위치가 바뀌었다.
-ㄷㄷ
-뭐가 어떻게 되는겨
-와 ㅁㅊㅋㅋㅋ
-아직 한 대도 못때림 서로?
-이거 다음 부딪힐듯?
-이게 점멸검식 탐색전임?ㅋㅋㅋ
그들은 다시 서로에게 검을 내던진다.
그리고 이제 다음 검을 보는데.
카앙!
‘검끼리 부딪혔어.’
검끼리 공중에 부딪혔다.
이제 둘 다 저기로 점멸한다면, 서로 매우 근접하게 된다.
진짜 전투가 시작되는 것이다.
‘어검술로 다시 불러들일까?’
저 검을 다시 손으로 불러들인다면 한 번 박자를 꼬아서 들어갈 수 있겠지만.
‘아냐.’
말 그대로 한 번 꼬는 거지, 그리 좋은 수는 아니었다.
전투만 미뤄질 뿐이다.
아몬드는 더 좋은 수가 생각났다.
파지익!!!
[점멸]아몬드의 신형이 점멸하고, 스위프트의 신형도 사라진다.
“!”
“!?”
서로 코가 부딪힐 정도로 가깝게 점멸된 상황.
‘먼저 저 검을 잡아야…….’
점멸 후 검을 잡는 것도 처음 플레이해 보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만큼 검을 얼마나 빨리 잡는가로 공격 속도 효율이 달라지는 것.
스위프트도 그걸 알기에 죽어라 손을 뻗었다.
그런데─
“!”
타앙!
아몬드의 발이 먼저 그 검 두 자루를 위로 쳐냈다.
“무슨……!?”
스위프트는 당황한 듯했다.
다시 공중으로 뜨게 된 검 두 자루.
아몬드는 미리 알고 있었기에 손을 먼저 뻗는다.
탁.
“!?”
씨익.
놀란 스위프트의 동공에 아몬드의 웃음이 비춰진다.
[회전격]휘이익.
회전하면서 베어지는 검.
그 날엔 검강마저 깃들어 있다.
그러나─
[점멸]파지직!
스위프트는 다른 칼로 점멸해 버리고 만다.
아몬드의 일격은 허공을 갈랐다.
-ㄲㅂ
-으아악
-감질맛나누
아몬드는 굳이 점멸하지 않았다.
그는 기다렸다. 아까 스위프트가 가져간 검의 점멸 쿨타임이 다되기를.
그래 봐야 2초.
아몬드가 가만히 있자, 스위프트도 잠시 숨을 고르며 상황을 살핀다.
“너 이제 곧 죽을 거야.”
일부러 던지는 도발적인 말이다. 사실 틀린 말도 아니지만.
“너는 점멸을 이빨로 하는가 보군?”
-이빨 점멸술ㅋㅋㅋ
-아가리 점멸ㅋㅋㅋ엌ㅋ
-ㅋㅋㅋㅋㅋㅁㅊ
‘됐다.’
대답해 준 순간 이미 아몬드가 이겼다.
[점멸]아몬드의 신형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
-헐 뭐야?
-어케된거?
──파지직!!!
금빛을 번쩍이며 스위프트 바로 뒤에 나타난 아몬드.
이는 스위프트도 반응할 수 없었다.
“어, 어떻게…….”
그야 검이 있는 곳으로만 점멸할 수 있으니. 갑자기 자신의 바로 뒤로 온다는 게 말이 안 되잖은가?
검강이 피어오른 아몬드의 검이 매섭게 쇄도한다.
스위프트는 얼른 검을 집어 던지며 한발 늦게 점멸한다.
파직!
[점멸]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신형은 이미 큰 대미지를 입은 채다.
[체력 43%]대련 시간의 편의를 위해 체력이 매우 낮게 책정됐기 때문.
한두 대만 더 허용해도 이제 끝이다.
큰일이다.
그런데 더 큰 일이 있었다.
“어?”
분명 방금 집어 던진 검으로 점멸을 했는데.
위치가 그대로다.
그렇다.
스위프트는 아몬드의 바로 코앞으로 점멸해 버렸다. 사실상 점멸을 안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몬드가 쥐고 있던 또 다른 칼 하나가 사실은 스위프트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자리로 이미 휘둘러지고 있는 아몬드의 회전격.
-???
-뭐야?
-?!!
-헐?
[회전격]촤아아아악!!
촤아악!
두 개의 검이 연이어 대미지를 준다.
[체력 0%]털썩.
스위프트가 쓰러진다.
아몬드의 체력은 여전히 100%를 유지한 채다.
와아아아아!
구경하던 화신들 사이에서 함성이 터져 나온다.
나무 위에서 구경하던 레이나도 어느새 물개박수를 치고 있다.
시청자들도 이제야 사태를 파악한다.
-ㄴㅇㄱ
-칼 바뀐거였어?
-아 아까 발로 찼을 때 칼 바꾼거야???
-와 미친 피지컬
-미쳤다 ㄹㅇ
-크 ㅈㄴ 깔끔하게 이겼네
-퍼펙트게임 와 ㅋㅋㅋㅋ
* * *
대련 공간이 사라진 후.
“이렇게 단숨에 날 이긴 건 처음이다. 망나니 용사. 기억해 두지.”
스위프트가 허탈한 듯 중얼거린다.
-망나니용샄ㅋㅋ
-아니 그거 기억하지 말라고 ㅋㅋ
-웃음벨이누 닉 ㅋㅋㅋ
“진짜 기억났다고 했잖아.”
아몬드는 아까 점멸검이 기억을 찾은 게 허세라고 했던 게 어지간히 열받았는지 또 언급한다.
-기억을 찾은 아몬드 ㄷㄷ
-뒤끝무쳤넼ㅋ
-난 뭔 말인가함ㅋㅋㅋ
-이제 npc한테도 치키챠함?ㅋㅋㅋ
“하. 그래 허세는 아니었군.”
스위프트는 쓰게 웃으며 다시 몸을 일으킨다.
“대련도 이겼으니. 내게 더 이상 용건은 없는 거겠지.”
그는 등을 슥 돌리며 묻는다.
“아니. 용건 있어.”
“?”
대련은 친밀도를 쌓기 위함이다.
스토리 모드로 진입하기 위한 친밀도.
이젠 스토리 모드로 진입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멘트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는데.
“너에 대해 궁금해졌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스위프트는 잠시 아몬드를 응시하더니 되묻는다.
“그 궁금증은 칼을 섞다 보니 생긴 것인가?”
“그렇지.”
“좋다.”
파직!
그는 어딘가로 갑자기 점멸하더니, 과일을 하나 내밀었다.
나무에서 과일을 따온 모양이다.
이는 친밀도가 상당히 높은 유저가 아니면 볼 수 없는 행동이다.
“입도 심심한데. 먹으면서 이야기하지.”
스위프트가 복숭아를 한입 크게 베어물며 말했다.
“우습게도 시작은 그냥 컴컴한 숲이었다. 그게 내 기억의 첫 시작이지.”
“……숲에서 태어났나?”
“뭐…… 기억이 존재라고 한다면, 난 그렇다고 봐야겠지.”
이때 스토리 모드가 열린다.
[스토리 모드에 진입하시겠습니까?]아몬드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스위프트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면서 세상이 시커멓게 물들었다.
-자 다들 아봉해라
-이제부터 스포 밴된다
-ㄴㅇㄱ
-와 난 모르는데 개꿀잼
* * *
어두컴컴한 곳이었다.
‘오두막?’
아몬드가 보기엔 오두막 같기도 했고, 천막이라고 불러도 이상할 건 없어 보였다.
‘너무 어두운데.’
눈이 어둠에 적응되어 가긴 하지만, 그럼에도 상당히 어두웠다.
‘불이다.’
타다닥…… 타악…….
천막 한구석에서 미약한 불씨로 타오르고 있는 모닥불이 보였다.
아몬드는 일단 그쪽으로 몸을 옮겼다.
덜그럭. 빈 병들이 발치에 치여 굴러다닌다.
‘뭔 병이…….’
그때 시야에 이런 게 떠오른다.
띠링.
==== ====
[클리어 조건]★: 마지막 층
★★: 기억
★★★: 이카루스
==== ====
‘아. 클리어 조건.’
각 단계별 클리어 조건이 표시된 창이었다.
란 스토리 모드 때와 마찬가지로 이름만으로는 알기 힘든 조건인데.
서당 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했던가?
아몬드도 이제 스토리 모드가 세 번째이다 보니 간략한 추리 정도는 가능했다.
‘일단 1별 클리어부터 집중하는 게 맞지.’
1별만 클리어해도 대강의 스토리는 다 알 수 있었다.
그러니 일단 그것에 집중하다 보면 나머지 분기점에서 다른 별들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 나올 것이다.
바꿔 말하면 가장 난이도가 어려운건 3별 클리어일지라도 가장 중요한 건 1별 조건인 셈이다.
그러니 그는 1별에 적힌 문구를 곱씹으며 고민해 본다.
‘마지막 층…….’
마지막 층이라는 게 뭘까.
옛날에 잠깐 맛보듯이 해봤던 RPG에서 보던 던전의 층 같은 걸 말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럼 여긴 던전인가?’
어두운 걸 보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어 보였다.
‘그럼 이 천막은 뭐고.’
그가 하던 RPG 게임 던전 안엔 이런 오두막이 준비되어 있진 않았다. 아마 스토리 모드라서 조금 더 현실처럼 구현한 것일 수도 있긴 했다만.
-어이. 아몬드. 너 방송중이라고.
-똑똑? 아사장? 어디갔어?
-왜 숨죽이고 암말도 안하냨ㅋㅋㅋ
-아. 몬. 드.
-견견견견
아몬드가 가만히 입 다물고 속으로 추리만 하자 채팅에서 불만이 쇄도했다. 말을 해달라고 계속 요청해도 무시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아…… 못 들었네요. 여러분.”
-??
-채팅이 원래 안들리지 ㅋㅋㅋ
-도네로 하란 말이냐?ㅋㅋㅋ
-자낳견
-큰 소리로 말하란 말야!
“크흠. 잠시 추리를 하느라 말을 못 했습니다.”
-추리?
-오
-추리 뭐했느뎈ㅋㅋ
-호두 고속 스핀
“제 생각엔 여긴 던전이고. 마지막 층까지 가는 게 가장 기본적인 클리어 조건인 것 같네요.”
그는 자신의 추리가 맞는지 슬쩍 채팅창으로 눈길을 돌린다.
-ㅔ
-확인하는거 개킹받넼ㅋㅋㅋ
-아아가는 천재야! 아아가는 천재야!
-“아”가사 크리스티 ㄷㄷ 역시 같은 아씨누
-캬
-견탐정 코난
-“천재견”
사실 추리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의 기본 지식이었지만. 아몬드가 게임에 별로 익숙하지 않은 걸 고려한 건지 시청자들은 그를 추켜세워줬다.
-입꼬리 승천중 ㅋㅋㅋ
-표정 뭔데 ㅋㅋ
-아아가 커여워
무엇보다 사실 그의 추리는 반만 맞는 거였지만.
무슨 상관인가.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거다.
아몬드는 흥얼거리며 오두막을 돌아다녔는데.
“던전이면 상자 같은 데서 아이템도 나오고 그러지 않나…….”
뭔가 얻을 거라도 있는지 찾으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게 던전이라면 몬스터를 사냥해야 하는데. 막상 그에게 주어진 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이건가?’
아몬드는 구석에 있는 수상한 상자 2개를 발견한다.
하나는 열려 있고. 하나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
그는 열린 상자부터 체크한다.
[포션×1]포션이 하나 들어 있다.
“오.”
포션을 기본적으로 하나 주고 시작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다음 열리지 않은 상자로 시선이 돌아간다.
“이 상자. 수상한데. 열어보겠습니다.”
-ㄷㄷ 아몬드 방송 최초 언박싱 ㅋㅋ
-ㄷㄱㄷㄱㄷㄱㄷㄱ 이제 터진다
-함정 카드! 발동!
-You Just Activated My Trap Card
-제발 폭탄이어라
“뻥.”
아몬드는 장난삼아 입으로 폭탄 터지는 소리를 냈지만, 그런 건 아니었다.
-뻥 뭔데 ㅋㅋㅋ
-엌ㅋㅋㅋㅋㅋ
-뻥쳤네 ㄹㅇ
-엌ㅋㅋㅋ부장님 나죽엌ㅋ
뻥은 아니고.
우우웅…… 이었다.
‘어?’
열린 상자 안에서 밝은 빛이 새어 나왔다.
그리고 세 가지 아이템이 나왔다.
아니, 세 가지 선택지가 떠올랐다는 게 맞을 것이다.
[룬] [무기] [포션]-오.
-아. 이거 ㅋㅋ 그거였네
-앗 역시……
-오 뭔데?
-룬은 뭐여 어쩔티비……
시청자들 중 일부는 뭔가를 눈치챈 모양인데.
아몬드는 알 수가 없었다.
“오. 뭔가 시작되려는 거 같은데요. 이게 뭔지…….”
-설명 읽어보셈
-설명있음
-옆에 설명 ㄱㄱ
설명을 읽어보라는 채팅들이 쭈욱 올라왔으나.
늘 그렇듯이 채팅은 한발 늦고 말았다.
[‘룬’을 선택하셨습니다.]-???
-?
-아니ㅋㅋㅋ
-으악!
-ㅁㅊㅋㅋㅋㅋ
-상남자 특) 걍 1번 고름
-캬 이거지. 이게 아몬드 방이지.
-설명? 그딴건 죽고나서 읽어라.
* * *
[초보자 Tip: 생존전의 전장 곳곳엔 무시무시한 몬스터와 야비한 적들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여러분께 이로운 ‘룬 박스’도 기다리고 있답니다. 룬 박스는 항상 세 가지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상황에 맞게 신중히 선택하여 생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