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48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66화
58. 스위프트(2)
아몬드가 점멸검 스위프트의 스토리 모드를 시작했다.
이 이야기는 당연히 릴 커뮤니티인 릴프로에도 퍼져 나갔다.
[점멸검 본좌 스토리모드 시작ㄷㄷ]이 자극적인 워딩의 게시글이 신호탄이 되었다.
릴프로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게 무슨 자극적이냐, 라고 물을 수 있겠으나.
점멸검의 ‘본좌’라는 말은 사실상 남북관계로 치면 핵실험급의 도발이었다.
-??
-본좌는 그래서 어딨는데
-쟤가?
-점멸검 본좌는 무슨 스트리머 그만 올려쳐 ㅅㅂㅋㅋ
-캬 ㅇㅈ
-전자파 ㅇㄷ?
점멸검의 영원한 본좌는 전자파이기 때문이다.
일부 인정해 주지 않던 세력들조차 막상 전자파보다도 못한 명성을 가진 자가 이런 말을 쓰면 불같이 화를 토한다.
물론 이런 자극적인 워딩 덕분에 관심은 있는 대로 다 끌었다.
-얘 다시 릴함?
-아몬드 다시 릴로 왔다고!?!?!?!
-ㅈㄴ 개같이 달려간다
점멸검 본좌라는 말보다 아몬드의 릴 복귀에 초점을 맞춰 이해한 사람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소식은 일파만파 퍼져 나갔다.
[아몬드 릴 그만두고 안 보던 사람들은 빅 눌러라 ㅋㅋㅋㅋ] [본인이 릴도라애몬드가 오길 기다린 릴진구면 빅]등등.
이런 게시물들이 빅프로 상단에 위치하기 시작했고.
이건 곧 아몬드의 시청자로 이어졌다.
[현재 시청자 3.5만]쉽게 진출하지 못했던 3만 5천의 영역까지 뚫어냈다.
아직 1별 클리어의 각도 나오지 않았는데 말이다.
이는 단순히 아몬드가 릴을 다시 시작해서 나온 시청자 수는 아니었다.
[니들 말대로 본좌 전자파 형님이랑 맞짱뜨러간다잖아 ㅋㅋㅋ] [이거 그럼 전자파 vs 아몬드 되는거임?] [진짜 전자파 데이터 갖고 있는거면 개꿀잼각]점멸검 스토리 모드의 보스가 전자파의 데이터를 갖고 있다는 루머.
이 때문에 아몬드가 전자파와 대결하게 된다는 구도로 이해하게 된 릴프로 유저들이 많았던 것.
[전자파 vs 어쩌고 ㅋㅋㅋ 국밥 컨텐츠 간만이누]일단 전자파와 대결 구도가 되면 항상 관심을 받아서.
[전자파 vs 대충 어쩌고]이런게 밈처럼 쓰인 시기도 있었다.
그러니 아몬드에게도 당연히 관심이 쏠리는 거다.
물론 이렇게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데이터 쌓은 AI랑 전자파랑 같냐?ㅋ] [결국 진짜 대결은 아니잖아 설레발 뭐임] [전자파 기록 싸웠도르 ㅋㅋㅋ]물론 이들 말대로 아몬드는 직접 대결하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와중에 이런 주장이 등장한다.
전자파의 전성기 시절에 쌓인 기록.
그것과 대결하는 게 오히려 지금 전자파와 직접 대결하는 것보다 가치 있다는 주장.
이는 꽤나 설득력이 있었다.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설득력은 있지.”
주혁은 탁, 엔터를 치면서 이만 커뮤니티를 나왔다.
“관심은 많이 받았네.”
그의 눈이 만족스러운 듯 현재 시청자를 바라본다.
[현재 시청자 3.7만]그새 2천이 더 증가한 수치.
역시 이번 점멸검 스토리 모드 선택은 옳았다.
* * *
“야. 잠깐 서봐.”
아몬드는 이만 지나가려던 스위프트의 파티들을 불러세웠다.
정확히는 리더인 스위프트를 불러 세운 것이다.
“뭐냐.”
스위프트는 휙 돌아보며 물었다.
그에게 룬을 내밀어 보이는 아몬드.
“룬이다.”
룬을 사용해서 가속을 보여줄 수도 있었지만.
‘너무 아까워.’
그건 너무 아까운 짓이다.
무슨 능력인지도 잘 모를뿐더러, 룬은 일회용이다. 여기서 능력을 보여준다고 쓰는 건 바보짓이다.
보여주는 순간 그 능력을 잃어버릴 테니까.
대신, 아몬드는 룬을 보여주는 것으로 내가 미래에 쓸모가 있으리라 주장할 생각이다.
“……룬?”
스위프트의 눈이 조금 커진다.
뒤의 아이들도 웅성댄다.
‘역시.’
아몬드는 이게 먹힐 거라 생각했다. 스위프트가 그랬잖은가? 룬 박스는 성소의 영향력이 있는 곳에서만 나온다고.
대충 추측해 보면 성소라는 건 이 던전 지하 깊숙한 곳에 있어 닿기도 어려운 것인데.
이 룬 박스가 그 영향력 안에서만 나온다고 했으니 자연스레 이것도 희귀한 것이 된다.
그리고 그 희귀한 룬 박스에서 얻은 게 있는 거다.
“무기를 버리고 룬을 골랐나?”
“그래.”
“진짜 멍청한 선택이군. 차라리 신발이라도 고르지 그랬어?”
‘신발은 선택지에 없었는데…….’
아몬드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ㅋㅋ
채팅창이 웃음으로 도배된다.
“룬은 ‘허락된 무기’를 강화하는 용이다. 단독으로는 1회용 불장난에 불과하다. 효율이 안 나오지.”
“…….”
아몬드는 여전히 침묵 중이다.
그의 눈은 더 이상 스위프트가 아닌 채팅창을 보고 있었다.
-앗 조심해 밴 당한다 ㅋㅋ
-숙여!
-숙청 대상 몰색중ㅋㅋㅋ
적당한 시청자 하나를 잡아 일벌백계해볼까 궁리하던 중.
스위프트가 묻는다.
“그런 룬을 보여주는 의미가 뭐냐? 우리에게 상납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아니. 내가 쓸모가 있을 거라는 증명이지.”
“반대로 말했다면 확실히 증명되긴 했겠군. 우린 간다. 보아하니 수상한 놈도 아니고. 그냥 모자란 녀석이었던 것 같으니. 죽이진 않겠다.”
뒤돌아서 다시 걸어가던 스위프트.
툭.
그는 잠시 멈춰 서더니 이쪽을 돌아본다.
“날 다시 불러세우면 그땐 죽는다. 몇 번이고 죽여주지.”
“…….”
휙.
스위프트는 정말로 뒤돌아 사라져 버렸다.
아몬드는 이런 감상평을 뱉는다.
“마음에 안 드는 성격이네요.”
-님이 그렇게 만들었다고는 생각 안함?ㅋㅋㅋ
-ㅇㅈㅋㅋㅋㅋ
-원래 저렇게까지 조리돌림하진 않음
-웃긴데 왜 ㅋㅋㅋ
시청자들은 화신들에게 늘 칭찬만 받는 아몬드가 놀림당하자 신나 죽었다.
[저기요 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이제 설명을 읽지 않은 걸 후회하시나요? 깔깔]후원까지 해서 놀리는 시청자.
“예. 후원 감사합니다아.”
-예 후회합니다인줄ㅋㅋㅋ
-응~ 도네 꿀꺽~
-ㅁㅊㅋㅋㅋㅋ삐졌냐고
-으아아 깨물어주고 싶다 ㅠㅠㅠ
“그래도 방법은 있어 보입니다. 스위프트가 절 살려줬으니까요.”
-ㅋㅋㄹㅇ
-쌉대인배
-스위프트가 ㄹㅇ 대인배인듯ㅋㅋㅋㅋ
아몬드는 숨만 붙어 있다면 기회는 있다라는 자기계발서 명언 같은 말을 중얼거리며 스위프트 파티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 * *
스위프트와 그의 파티원들을 따라가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들은 아몬드를 철저히 얕본 것인지 별로 경계하는 듯한 행동도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미행을 알아낼 능력이 없었을 것이다. 어찌 됐든 그래 봐야 애들에 불과하니 말이다.
스륵.
아몬드는 역시나 수풀에 숨어서 그들의 동태를 관찰한다.
특별한 건 없었다.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는 것 같긴 한데. 정확한 루트를 알고 가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는 건지. 파악하기 힘들었다.
‘성소를 찾는 방법이란 게 있긴 한 거야?’
여기는 ‘1층’이라고 표현됐지만.
아몬드의 눈엔 어둡고 황량하며 드넓은 숲이다.
여기 어디에 다음 층으로 내려가는 입구가 있는지…….
[ㅋㅋㅋ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그냥 다시 하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ㄹㅇ
-아 그냥 무기 고르라고 ㅋㅋㅋ
-어이. 내게 룬은 살인이다. 닥쳐라.
“……만 원 감사합니다.”
아몬드는 간단하게 그렇게 대답하고는 다시 시선을 스위프트에게 고정했다.
‘한 번만 기회가 와라.’
그는 기회를 옅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첨벙.
“!?”
실수로 물웅덩이를 밟아버린다.
“…….”
아몬드는 숨을 죽이며 자세를 납작 엎드렸다. 상체가 물에 다 젖어들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모르는 건가?’
엎드린 덕분일까? 다행히 적(?)들은 눈치채지 못했다.
여기 이곳저곳에 워낙 몬스터가 많으니, 이런 잡다한 소리는 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휴.’
아몬드는 괜히 시청자들에게도 말을 하지 못한 채로, 물웅덩이를 살폈다.
‘어디까지 이어진 거야.’
더 이상 물을 밟고 싶지 않았는데.
가만 보니 물웅덩이가 아니라, 연못, 아니, 호수 정도의 크기는 된다.
유리 거울처럼 매끈한 호수 위로, 아까 아몬드가 일으킨 호수의 파문이 천천히 번져 나가고 있다.
그는 그때서야 처음으로 볼 수 있었다.
자신의 얼굴을.
“……?”
아니, 몸을 볼 수 있었다고 하는 게 맞겠다.
얇은 천이 젖어 비치는 몸.
그 안쪽으로 부드러운 느낌의 잔근육들이 보였다.
애들치곤 너무 좋은 몸이었다.
이것부터가 조금 이상했는데.
‘이건 무슨 문자야.’
몸에 문자가 새겨져 있는 게 아닌가?
-*#*%&
-오
-문신충이었누
-*#(*@@
-래퍼 릴 마더뻐킹 스위프트라고 합니다만?
스포일러성 채팅들이 가려지고 있다.
‘뭔가…….’
아몬드는 그렇게 직감했다.
이건 뭔가 있다.
오히려 스위프트를 만났을 때보다도 더.
그는 주머니에서 미약하게 빛나는 룬을 꺼내 든다.
ԽՀՁՂծՐծֆբՀՁ
유심히 들여다본 문자.
‘비슷한데.’
룬의 문자를 읽을 줄은 모르지만.
느낌이 비슷했다.
‘어?’
아몬드는 뭔가 발견한 듯. 정보창을 살펴본다.
[가속의 룬 – 윈페레스틴(Winferestin)]‘윈페레스틴 알파벳…….’
그는 알파벳에 주목했다.
11글자다.
ԽՀՁՂծՐծֆբՀՁ
이 문자 역시 11개다.
그리고, e가 2개 n이 2개 i가 2개.
위치까지 일치한다.
즉, 이렇게 대응된다.
“이거 알파벳이랑 일대일 대응되는 거 같은데.”
아몬드는 이렇게 말하고는 주변에 있는 나뭇가지로 바닥에 그려본다.
W → Խ
I → Հ
N → Ձ
F → Ղ
E → ծ
R → Ր
S → ֆ
T → բ
역시나.
일대일로 알파벳과 대응되는 모습.
이러면 문자 해석이 어렵지 않았다.
-ㄷㄷㄷ
-호두 마하 스핀
-아몬드 낼 휴방하는 거 아니냐?
-캬
-ㄹㅇ이네?
-아니 룬 얻어서 이걸 벌써하넼ㅋㅋ
크흠.
아몬드는 잠시 웃으며 채팅창을 감상한 후.
다시 자신의 몸을 바라본다.
“이걸로 해석할 수 있는 게 있나 볼게요.”
그의 눈이 한참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더니 찾아낸 한 글자.
ֆԽՀՂբ
S W I F T
“스위프트?”
스위프트.
점멸검의 이름.
그게 왜 이 몸에 적혀 있는 걸까?
띠링.
[기억(★★)에 한 발 다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