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50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68화
59. 루나(1)
아몬드는 이런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가속룬 효과가 생각보다 굉장한데.’
무기에 쓴다면 영구적인 버프를 주는 걸 일회용으로 불태우는 것이라서 그럴까?
룬을 자신에게 사용했을 때의 폭발력은 엄청난 느낌이었다.
가속의 룬이라고 해서 그냥 조금 더 빨라지는 건 줄 알았는데. 막상 달려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전 속도의 3배는 되었다.
간단한 스쿠터 정도의 속도는 낼 수 있었던 것이고, 가속이 붙으니 당연히 점프력, 이어지는 찌르기의 파괴력까지 상승했다.
다만 모든 게 좋아지기만 하는 건 아니었다.
-와 가속룬을 이렇게까지 쓰나?
-이거 너무 빨라서 컨 안되는디
-무친 컨트롤
너무 빠른 대신 제대로 컨트롤하기가 어려웠다.
당연한 얘기다. 시속 100킬로로 달리는 차와 시속 30킬로로 달리는 차의 코너링 능력을 떠올려본다면. 당연히 후자가 훨씬 수월하다.
이 가속의 룬도 마찬가지였다. 평소의 3배 속도로 움직이는 걸 제어할 수 있느냐가 이 룬 활용의 관건이며.
그렇기에 스위프트는 이걸 쓰레기 취급했던 것이다.
단독으로 사용해선 제대로 다룰 수가 없는 룬이니까.
“가속의…… 룬을 쓴 건가?”
그런데 순식간에 골렘을 박살 내고 자신의 눈앞에 유려하게 착지한 남자가 아몬드였고. 그는 명백하게 가속의 룬을 쓰고 있었다.
스위프트는 그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고 있다.
“이럴 수가 없는데…… 이상하군…….”
혼자 중얼거리기까지 한다.
왜일까?
놀라서? 아니면 시기심?
아몬드로서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마음 한구석에 계속 이런 궁금증이 떠돌 뿐이다. 왜 스위프트의 이름이 쓰여 있는지. 그것도 심장의 바로 위 가슴 한복판에.
문신을 새기는 사람들의 심리를 알 수는 없지만. 이런 곳에 새기는 문신은 과시용이라기보단 당연히 자신에게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을 새겨놓을 거라 보인다.
“이봐. 너. 내가 가속의 룬을 쓴 거냐고 물었다.”
대체 이 녀석이 왜.
그렇게나 중요했던 걸까?
“그래. 맞다.”
“그걸 어떻게 통제했지?”
“어떻게 하긴. 잘.”
-초딩몬드 ㅋㅋㅋ
-스위프트 그만 싫어해!
-레이나 때랑 너무 다른데. 착각인가요?
“……허.”
“난 이제 레벨도 올랐어.”
“뭐?”
“저거 잡았잖아. 레벨이 올랐어. 3으로.”
그렇다.
[레벨이 올랐습니다!]이런 메시지와 함께 레벨이 상승했다.
레벨이 상승한다고 해서 뭐가 되는지는 모르지만. 릴의 특성상 당연히 굉장히 강해질 것이다.
“그러니까 분명히 쓸모 있을 거다.”
“그래서?”
아몬드가 쓰러져 있는 몇몇 아이들을 가리킨다. 더 이상 전투에 참여할 수는 없어 보인다.
이미 시체도 알아볼 수 없는 아이들도 있다.
“넌 숫자도 모자라졌는데. 같이 가는 게 어때?”
“넌 어지간히도 성소가 찾고 싶은가 보군?”
스위프트가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묻는다.
아몬드는 어깨만 으쓱해 보일 뿐이다.
이에 스위프트는 뒤로 돌아버리며 말한다.
“이 녀석에게 네 무기를 줘라. 루나.”
아무래도 아몬드의 말을 납득한 모양이다.
띠링.
[파티에 합류했습니다!]파티에 등록이 됐다.
“하지만 스위프트?”
여자 아이 하나가 걱정스러운 듯 아몬드와 스위프트를 번갈아본다. 그녀는 창이 꽤나 소중하다는 듯 만지작거린다.
“녀석의 전투 능력이 너보다 우월하다. 네 창은 그거에 비해 너무 좋아. 넘겨라.”
“알았어…….”
루나라 불린 소녀는 조금 파리해진 얼굴로 아몬드에게 무기를 건넸다.
그리고 그녀는 다른 무기를 주워 든다.
그것까지 확인한 스위프트가 아몬드에게 말했다.
“우리 파티에 들어온 이상 내 명령을 듣는다. 그게 네 생존에도 최적의 길일 거다. 아몬드.”
“알겠어.”
이로써 아몬드는 스위프트의 파티에 어찌저찌 참여하게 됐다.
“다음 층으로 가겠다. 따라와.”
스위프트는 이렇게 말하며 터져 버린 골렘의 핵이 있던 자리로 다가갔다.
그 자리엔 이제 시뻘건 마법진 같은 게 둥둥 떠 있었다.
사람이 다가가자 그것은 발광하며 문의 형태로 바뀌었다.
문지기 골렘이 죽고 난 자리엔 문이 생기는 모양이다.
스위프트가 아무런 망설임 없이 안으로 들어간다.
스윽.
녀석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이들도 잠시 웅성거리더니, 뒤따라 들어간다.
“이게 스위프트가 말한 그 문이구나.”
“와…….”
스위프트는 이 입구에 대해서 이미 아이들에게 말한 적이 있는 모양이다.
‘뭔데 그렇게 잘 알고 있지.’
아무래도 스위프트가 이전에 던전을 탐사했던 경험이 있는 것 같았다.
‘이 애들한테 나중에 좀 물어봐야겠어.’
스윽.
아몬드가 문 안으로 발을 내밀자, 그의 모습도 사라졌다.
* * *
스토리 모드에서는 전투만큼이나 정보도 중요하다. 정보의 습득만으로도 클리어되는 조건들이 있다.
예를 들어 ‘기억(★★)’ 조건의 경우 그냥 어떤 기억을 갖고 있었는지만 되찾아도 클리어가 될 것이다.
이 기억은 아무래도 몸에 새겨진 문신과 연관이 깊을 것이고.
이 문신을 해독하려면 룬을 더 얻어야 한다.
룬은 성소의 영향력이 강해질수록 잘 나타난다고 했으니…….
[심연 – 지하 1층]지하 1층으로 내려온 지금.
룬을 발견할 확률이 조금 더 올라갔다.
[성소의 기운이 느껴진다]아니나 다를까. 이런 메시지도 함께 떠오른다.
이제부턴 성소의 영향권 아래라는 것이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탐사다.”
스위프트가 비장한 목소리로 말한다.
“다음 층으로 가는 친절한 문 따위는 이제 없다.”
문이 없다고? 그럼 어떻게 된다는거야?
아몬드는 일단 스위프트의 말을 경청한다.
“때가 되면 심연이 우리에게 제시할 것이다. 어떤 게 문이 될지. 그전까지 우리는 계속 몬스터를 잡고 룬 박스를 열어서 우리를 강하게 만들어 대비해야 한다.”
그런 거구나.
듣자하니 상당히 고된 일이 될 게 분명했다.
“몬스터들의 질도 양도 다르다. 여기서 낙오되면 손 쓸 도리가 없어. 정신 똑바로들 챙겨라.”
“알았어!”
“그래!”
아이들은 어지간히도 스위프트를 따르고 있다.
“자. 루나. 결정해 봐.”
스위프트는 자신이 길을 정하는 대신, 루나라는 아이를 부른다.
그녀는 스위프트와 함께 양 갈래길에 섰다.
“어차피 여기서부턴 아무도 아무것도 몰라. 이 심연이란 곳은 늘 형태를 바꾸거든. 부담은 갖지 마라. 네 능력은 진짜니까.”
“……그, 그렇지.”
“한번 골라봐. 성소의 기운이 어디서 더 잘 느껴지는지.”
루나는 잠시 눈을 감았다.
아몬드는 그런 그녀를 우두커니 보다가 본인도 한번 느껴보기로 했다.
‘저 둘 중에 어디가 더 잘 느껴지냐고……?’
잠시 눈을 감고 있던 아몬드.
‘뭐야.’
눈을 감으니 성소의 기운이 시각화돼서 안개처럼 펼쳐졌다. 어느 한 곳이 기운의 밀도가 조금이라도 더 높을 텐데.
아몬드는 뚫어져라 기운을 응시하며 그 둘을 저울질했다.
그러더니 방송 마이크 채널로 외친다.
“오른─”
“왼쪽이야.”
루나는 왼쪽을 골랐다.
“왼쪽!”
아몬드도 왼쪽을 골랐다. 결과적으론.
-ㅁㅊㅋㅋㅋㅋ
-스위프트: 너 나가
-오른왼쪽은 어딘데?ㅋㅋㅋ
-바로 바꾸냐곸ㅋㅋㅋㅋ
-그새 반응해서 바꿔?ㅋㅋㅋ
-드래곤볼식 가위바위보네
[의문의 장인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그…… 모든 걸 그렇게 피지컬로 해결하려고 하면 안돼! 호두도 자꾸 써야 늘지!]“의문의 장님. 만 원 후원 감사합니다. 새겨듣겠습니다.”
-???
-장님ㅁㅊㅋㅋㅋ
-볼 수는 없으니 새겨듣긴해야지 ㅋㅋㅋ
-“the unknown blind”
“왼쪽이라.”
스위프트는 루나의 말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느낌이 좋네.”
그는 루나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는 왼쪽으로 걸었다.
‘아이들한텐 잘해주는 건가.’
아몬드는 스위프트가 자신에겐 모질게 굴었지만 아이들에겐 잘해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레이나도 그랬었다.
만약 그런 거라면, 스위프트도 레이나와 같은 거라면.
현재 그가 거슬리는 이 감정이 조금은 사그라들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따라 걷던 중.
앞서가던 스위프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몬스터다.”
크르르.
늑대의 형상을 한 것들이 숲 사이사이에서 우리를 노려보고 있다.
[블루 울프] [Lv. 4]레벨이 무려 4.
아까 문지기 골렘을 잡느라 그 고생을 했던 걸 감안하면, 상당한 레벨이다.
심지어 숫자도 많았다.
조심스레 주변을 빙빙 도는 게, 지능까지 갖추고 있는 듯했다.
왼쪽을 고른 루나의 판단이 틀렸던 걸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확실히 골랐나 보군.”
스위프트는 이렇게 말했다.
“성소의 기운이 강할수록 몬스터의 등급도 올라간다. 이건 좋은 징조야. 이 근처에 룬 박스도 있다는 거지.”
그러면서 그는 창을 꼬나쥐고 앞으로 나섰다.
“다 죽여!”
* * *
너저분히 깔린 늑대들의 시체.
허억. 허억.
아이들의 지친 숨소리가 사방을 메웠다.
아몬드만이 가장 지친 기색 없이 서 있었다.
[레벨 5]아몬드의 레벨은 이제 5다.
무려 2단계나 또 오른 것이다.
그야, 대부분의 늑대를 그가 잡았으니까.
“……뭐지.”
“어떻게 된 거야? 우린 왜 레벨이…….”
아이들 대부분은 2-3레벨에 머물고 있었고. 아까 큰 부상을 당했던 아이들은 겨우 따라만 오고 있었기에 심지어 레벨이 1이었다.
-뭘 해야 오르지 ㅋㅋㅋㅋ
-눈뜨고 코배였네 ㅋㅋㅋㅋ
-어리둥절ㅋㅋㅋ
-이 타이밍에 레벨이 5라니 ㄷㄷ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이곳에선 서로의 정보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아몬드가 혼자 레벨이 5가 됐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다.
그 급박한 전투 중에 누군가 아몬드만 보고 있던 게 아니라면 말이다.
[탑솔러 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아니. 견 쉑아! 왜 아군들 상대로 디나이를 함?]디나이.
릴 공성전에서 상대방이 미니언 막타를 못 치게 해서 경험치와 골드 수급을 방해하는 것이다.
이 행위를 왜 아군에게 하느냐고 묻는 거다.
“탑솔 님 감사합니다. 디나이가 아니라 쟤네가 너무 못 잡아서 제가 빨리 잡은 거예요.”
-너무해 ㅋㅋㅋ
-미니언 멸시
-ㅉㅉ 뼛속까지 계약자인 견과류놈
-이제 정신계열 디나이까지……ㄷㄷ 지독하다! 견과류!
-엌ㅋㅋㅋㅋㅋㅋ솔랭식 화법
아몬드는 이렇게 말했지만.
‘레벨이 내가 더 높아야 될 거 같아.’
사실 레벨을 더 빨리 높이기 위해 다분히 신경 쓰고 있었다.
그는 룬이 필요했다.
즉, 룬 박스를 원했다.
이 파티원들이 룬 박스를 발견하면 어떻게 될까?
아마 스위프트부터 차지할 것이다.
그거까진 인정.
그럼 그다음은?
‘나지.’
그가 차지해야 했다.
그러려면 레벨이 높아야 주장에 힘이 실릴 거다.
아무래도 그는 이 파티에 늦게 합류했으니까.
“다들 레벨 말해라.”
전투가 끝나자 스위프트가 각자의 레벨을 묻는다.
“나는…… 2.”
“3.”
“……1.”
듣는 스위프트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듣는다.
아이들이 차례로 레벨을 말하고, 그의 시선이 아몬드에게 도달한다.
“넌. 몇이야.”
“난 3. 그대로야.
“아깐 운이 좋았던 건가 보군. 분발해라.”
스위프트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길을 나섰다.
-묘수 ㄷㄷ
-일단 스위프트한텐 걍 진실을 말을 안해주넼ㅋㅋㅋ
-뒷끝 무쳤곸ㅋㅋㅋㅋ
시청자들은 아몬드가 스위프트에게 욕을 먹어서 레벨을 숨겼다고 생각했으나.
아몬드는 뭔가 캥기는 게 있었다.
“일단 말 안 하려구요. 그리고 생존전 어차피 최후 1인이라면서요.”
-그건 그럼
-근데 여기도 그러라는 보장은 없는딩.
-ㄹㅇㅋㅋ
“똑같진 않아도, 기본 구조는 비슷할 거라…… 결국 못 믿죠.”
단순히 생존전의 개념 때문만이 아니다.
‘진짜 이상하거든.’
정말로 뭔가 수상하다.
스위프트뿐 아니라, 여기 모든 것들이 말이다.
‘특히 이 창.’
아몬드는 자신이 건네받았던 창을 다시 살폈다.
「부엉이 소리가 세 번 들릴 때 모닥불로」
창대에 적힌 글자다.
누군가를 몰래 불러내는 내용이다.
대체 왜?
단순하게 생각하면 애정의 밀회라고 볼 수 있겠지만. 현재 굴러가는 상황상 그럴 확률은 적었다.
누가 누굴 불러내던 걸까?
아몬드일까?
아닐 확률이 높았다.
애초에 그에게 오게 될지 아무도 몰랐는데. 이런 메시지를 준비해 놨을 리가 없다.
이 창은 스위프트의 명령으로 루나가 건네준 것이다.
‘일단 나한테 보낸 건 아닐 거야.’
아몬드는 자신에게 보낸 건 아닐 거라고 믿었다.
이 창대에 적힌 글자는 칼로 긁은 것이다.
아몬드는 알다시피 가속의 룬을 통해 순식간에 합류했다.
이들은 아몬드가 다시 합류할 걸 모르고 있었다.
‘그러면 누군가에게 보내려던 메시지를 내가 받은 거 같은데.’
가장 합리적인 추론은 이 메시지를 어떤 아이들끼리 주고받았다는 거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있을 테지만.
머리에 슬슬 과부하가 오는 터라 아몬드는 이렇게 결론냈다.
‘뭔가 벌어지고 있어.’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것.
이들도 서로를 믿지 않을 거라는 것.
* * *
[초보자 Tip: 계약자들은 화신을 위해 언제나 성소를 찾으러 다닙니다. 하지만 막상 성소를 정말 찾을 수 있는 건 계약자가 아니라는 소문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