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5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74화
61. 규칙(1)
루나.
이 녀석의 정체는 대체 뭘까?
“게임이나 현실이나. 여자는 알 수가 없구만.”
하아.
넋 놓고 게임을 지켜보던 주혁은 의미심장한 말을 중얼거린다.
그도 루나의 정체가 궁금한 것이다.
그는 어차피 지아에게 참조할 커뮤니티 반응도 캡처해서 보낼 겸.
릴프로에 들어가서 루나에 대해 알아보려 했다.
아몬드야 스포당하면 곤란하지만, 자신은 상관없지 않은가?
“어?”
그런데, 애초에 굳이 찾아볼 것도 없었다.
이미 빅프로 최상단에 뜬 글이 이런 식이니까.
빅!) 루나 선택 안하고도 안죽는게 레전드인 이유
==== ====
루나한테 살아남은게 단순히 살아서 다행이다 정도가 아님.
그 이유를 알려면 일단 이걸 알아야함.
루나는 플레이어를 인지하고 있음.
루나가 하는 대사 중에서 이거 기억남?
“이런 적은 없었는데. 이번엔 까탈스러운 놈이 들어왔나.” 이거.
루나는 현재 그 아바타가 되고있는 아무개 A의 몸에 계속 플레이어들이 들어와서 스토리모드를 하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는 거임.
여기서 질문.
엥? 그럼 왜 루나는 자기 부탁 거절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거임?
여태 거절한 사람이 몇인데?
이게 궁금할 거임.
딱 말해줌.
왜냐?
거절하면 뒤지고 다시 시작하니까! ㅋㅋㅋ
플레이어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시작하고, 돌아오면 결국 자기 제안을 받아들여.
루나는 플레이어가 죽어서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것까지는 인지를 못하고.
그럼 루나는 여태 들어온 플레이어는 전부 자기 제안을 받아들인 게 되는 거지.
이후 더 복잡한 얘기가 있는데. 스포니까 넘기고.
중요한 건 어쩌면 거의 최초로 아몬드가 루나 부탁을 거절한 사람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는 거임.
ㅇㅋ?
2줄 요약
1. 날 거절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2. 루나 입술 도둑 칭호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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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ㅈㄴ 스포해놓고 ㅋㅋㅋ
-장문 때문에 릴 줌
└국평오
-ㄷㄷㄷ뭔 npc가 그런걸 구별함???
└걍 이스터에그 같은거 아님?
└ㄴㄴ보면안다
└3별 클리어 안하면 걍 이스터 에그 맞음ㅋㅋ
-루나 한글도 알던데 국뽕 캬
└아 벤이 말한거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그거 개웃겨
└나라마다 대사가 다른데 한글은 국뽕 낭낭하게 넣어줌ㅋㅋㅋ
-요약이 뭔가 이상한데?ㅋ
여기까지 본 주혁은 기가 찼다.
“허. 루나는 플레이어가 나가고 들어오는 걸 인지한다고? 이거 요즘 게임 뭐 소름 돋아서 하겠나.”
NPC가 자신이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고, 플레이어가 계속 바뀌는 걸 인지한다니. 뭔가 기분이 묘하다.
“뭔가 불쌍하잖아.”
세상이 무한히 반복되고 있다면 얼마나 지루할까? 저 글쓴이의 말이 맞다면 루나의 제1목적은 당연히 여기서 탈출하는 것이겠다.
이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할 거다.
‘굴레라…….’
지아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쳇바퀴는 문제가 아니야. 내가 쳇바퀴라는 걸 알아버린 게 문제였지.」
그녀와 회사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흘러나온 말이다.
자기를 둘러싼 세상이 거대한 쳇바퀴였다는 걸 알아버린 지성체는, 그걸 견딜 수 있는가.
그녀의 대답은 ‘아니’였다.
* * *
“전부 반복되고 있다?”
“그래. 쳇바퀴처럼.”
루나가 앞서가며 고개를 끄덕였다.
첨벙. 첨벙.
그녀는 축축하게 젖은 늪지대 위로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걸어간다.
“문제는 여기 참가한 모두 중에 나만 그걸 인지하고 있다는 거지.”
“왜 너만인데?”
“그건 말 못 해. 아직 널 완전히 믿지 못하거든.”
“…….”
할 말이 없다.
아몬드 본인도 루나를 완전히 믿지 못하니 말이다.
대신 다른 질문을 좀 더 해본다.
“계속 반복해 봐서, 네가 미래를 알고 있다고 한 건가?”
“그래. 하지만 매번 똑같이 반복되는 건 아니야. 늘 변수는 있어.”
변수가 있다?
그래서 아마 큰 줄기의 미래만 안다고 한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상한 게 하나 있잖은가?
“결과적으로 넌 항상 성소에 도착한다며?”
“……그래.”
루나는 뭔가 찔리는 게 있는 듯 시선을 피한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그다지 능력이 있어 보이진 않는데. 변수까지 늘 있잖아.”
“뭐야?! 네가 나에 대해서 뭘 안다고 그렇게 말하는데! 내가 이걸 몇 번 했는데 당연히 매번 최종까지 가는 게 정상 아니야?!”
능력이 안 좋다는 말에 발끈하는 루나.
그래. 뭐 그건 그렇다고 치고.
“그런데─”
이때 아몬드는 기습적으로 핵심을 질문한다.
“이런 얘기를 나한테 하는 이유는 뭔데. 네가 유일하게 회귀를 인지하고 있다는 둥. 이런 거 위험한 정보잖아.”
이는 커뮤니티 글을 읽은 주혁이라면 되려 답해줄 수도 있었을 질문인데.
아몬드는 아직 그 내용을 모르기에 물은 것이다.
“…….”
루나는 마치 질문을 들은 적이 없다는 듯 늪지 위 징검다리 위로 걸었다.
아직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인 셈이다.
그때.
쿠웅──!
묵직한 굉음이 울려 퍼진다.
“어…….”
징검다리를 걷던 루나가 휘청인다.
아니, 이 세상이 전체가 다 휘청인다.
펄──럭.
저 하늘 위로 거대한 새가 하나 지나갔다.
‘새……?’
어찌나 큰지 거의 사람만 하다.
아니, 사람인가?
핑!
갑자기 화면이 암전해 버렸다.
시각만 사라진 게 아니다.
청각, 촉각, 후각.
전부 사라졌다.
아무것도 없었다. 남은 게 없었다.
심장 소리조차 삭제됐다.
완전한 어둠.
그러던 중, 밝게 빛나는 글자들이 생겨났다.
치이익…….
모든 감각을 박탈당한 와중에 유일한 자극이다. 절로 눈이 가버렸다.
머리에 글자가 쑤셔박혔다.
[다음 층의 입구는 임의 1인 몸 안에 생성되었다.]스윽.
그 글자는 이내 사라진다.
그리고 다음 문장이 떠오른다.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정확히 20명이다.]두 번째 문장도 이내 사라진 후.
다음 문장이 떠오른다.
이게 핵심이었다.
[입구를 가진 1인을 죽인다면 입구를 탈환할 수 있다.]확실하게 뇌리에 새겨졌다.
잠시 후─
“허억……!”
헛숨을 들이켜는 소리와 함께 다시 모든 감각이 돌아왔다.
“대체…….”
-ㄷㄷㄷㄷ
-뭐냐 공포겜??
-개무섭누
아몬드는 어리둥절해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루나가 설명한다.
“심연의 규칙이야.”
“규칙……?”
“그래. 층마다 고유의 규칙이 있어. 다만 어떤 규칙이 어떤 층에서 나올지는 몰라.”
랜덤으로 룰이 생긴다는 얘기다.
‘이래서 과거가 완전히 반복되진 않는 건가.’
결국 루나가 이 심연을 몇 번 반복했든, 이런 변수가 있다는 거다.
-이런식이면 루중혁이어도 별수없누
-랜덤 요소가 있구나 ㄷㄷ
-회귀자가 아니라 n수생 같은 거 아니냨ㅋㅋㅋ
시청자들의 표현이 맞았다.
회귀를 했다고 해도 미래를 정확히 아는 게 아니니까, 심연 n수생인 셈이다.
심연의 n수생 루나가 바닥을 가리킨다.
“이 규칙은 그나마 나은 편이야. 일단 입구를 빨리 찾을 수 있거든. 바닥을 보면 빛이 만들어준 루트가 보일 거야.”
확실히 그랬다.
RPG 게임에서 퀘스트 루트를 알려주는 것처럼 바닥에 길이 그려져 있었다.
“그걸 따라가면 입구를 갖고 있는 사람이 나올 거야. 이로써 우리는 은신이 풀려도 추적당하지 않게 됐네.”
그녀는 씩 웃으며 위를 가리킨다.
은신의 룬이 씌워주고 있던 막이 어느새 사라졌다.
이제 아몬드가 루나와 동행할 이유도 사라졌다.
“자, 이제 어쩔 거야?”
척.
루나는 걸음을 멈추며 묻는다.
“내 얘기를 다 들었고. 이젠 은신의 룬도 없어서 나랑 같이 있을 필요도 없어.”
그녀는 선택권을 주고 있다.
“조금은 나랑 같이 갈 생각이 들었니?”
루나는 어떤 대답이 나올지 초조해하며 마른 입술을 핥았다.
‘어쩌지.’
아몬드는 시청자들에게 물었다.
“아무래도 이번엔 같이 가야 하는 거겠죠?”
루나의 부탁을 거절하면 죽는다.
아몬드는 결국 살아남았지만, 게임사에서 그렇게 만들었다.
그 말은 어쨌든 저 녀석과 함께 가야 뭐가 진행된다는 소리였다.
나중에 배신당한다고 하더라도 여기선 선택권이 별로 없었다.
-ㅇㅇ 가자
-까짓거 지옥 가즈아!
-짭포좌 지금 거절하라고 기도중ㅋㅋ
-ㄱㄱㄱㄱ
“그래. 좋아. 일단 같이 가자.”
루나의 표정이 밝아진다.
“잘 선택한 거야.”
그녀는 한껏 신나는 걸음걸이로 길을 앞장섰고.
아몬드는 잠시 자신이 하고 있던 질문을 잊어버렸다.
* * *
입구를 찾아서 걸어가는 건 당연히 어렵지 않았다.
바닥의 빛으로 너무나 명확히 표시되고 있으니까.
게다가 루나는 심연 탐사의 전문가나 다름없었다.
“어떤 녀석들은 자신이 입구라는 걸 이용해서 함정을 파기도 하니까, 무작정 땅만 보고 따라가면 안 돼.”
경우의 수들이 술술 나온다.
-캬 역시 n수생의 심연특강
-ㅋㅋㅋㅋ4점짜리 문제 연도별로 꿰고 있죠?
-역시 이론왕 ㅋㅋㅋㅋㅋ
-재수학원의 고인물
-재수생 그만 놀려ㅠㅠ
시청자들이 한참 n수생 밈으로 루나를 놀리던 중.
루나가 아몬드에게 넌지시 묻는다.
“근데 너 지금 레벨이 정확히 몇이야?”
“안 알려줘.”
-???
-국가 기밀이냐 ㅋㅋㅋ
-이건 잘한듯ㅋ
-쪼잔몬드
“치이. 우리한테 맞는 몬스터를 사냥하려고 하는 건데…….”
“몬스터 위치도 다 알아? 매번 바뀐다며.”
“몬스터마다 습성이 있거든. 지형의 생김새를 보면 누가 나올지 알지.”
“그럼 그냥 나오면 잡아.”
“그러다가 10레벨 몬스터라도 나오면?”
10레벨이면 아몬드보다 몇 레벨이나 위다.
아마 사냥할 수 없다.
“도망쳐야지.”
“너무 빠르면?”
“괜찮아. 너보다만 빨리 달리면 되지.”
“…….”
-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
-재능충 의대생의 문제해결력
-루나 삐진다ㅋㅋ
“여태 봤던 놈들 중에 제일 짜증 나네.”
여태 봤던 놈들이라.
이 표현을 들으니 뭔가 생각나는데.
“그러고 보니…….”
아몬드가 뭔가 물어보려 했는데.
“어. 몬스터. 나온다.”
이 말과 거의 동시에 저쪽 정글 숲의 나무들이 우지끈 부러졌다.
쾅!
그리고 튀어나온 거대한 그림자.
[우드슬래터 Lv. 7]키이이이잉……!
전기톱을 들고 있는 거대한 트롤의 형상. 무려 7레벨의 몬스터 우드슬래터였다.
“끼이이이야아아아하!”
놈은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며 눈을 까뒤집고 나무를 베어대기 시작했다.
쿵. 쿵.
아직 이쪽에 사람이 있다고 인지하지 못한 것 같다.
마그마 베어가 레벨 6였는데. 그걸 스위프트의 파티원 총 10명과 사냥한 걸 고려하면, 둘이 레벨 7 몬스터를 사냥하는 건 어려울 수도 있었다.
n수생은 도망 판단을 내린다.
“음. 우드슬래터구나. 아직 둘이 상대하는 건 무리야. 요란하긴 해도 먼저 때리지만 않으면 그냥 지나갈──”
──파앙!
이미 활시위를 놓아버린 뒤였다.
“야!”
루나가 무슨 짓이냐며 버럭했다.
-ㅋㅋㅋㅋㅋㅋ버럭ㅋㅋㅋ
-버럭 커여워 ㅋㅋ
-n수생이 의대 현역을 어케 이해하누
-문제를 안풀고 넘기기만하니까 해결력이 안느는거잖아 루나야~
-역대 npc 중에 제일 화 잘내네 ㅋㅋㅋ
그런데, 루나가 화를 낼 땐 이미 우드슬래터의 명치에 화살이 박힌 뒤였다.
푹!
“저 멍청한……!”
그럼에도 루나는 화를 냈다.
그야, 우드슬래터는 저런 데를 맞혀봐야 소용이 없다.
되레 화만 돋운 셈이다.
“끼이이애애액!?”
우드슬래터가 목을 삐걱대며 이쪽을 돌아본다.
B급 호러 무비 살인마 같은 가면 속, 광기 어린 놈의 외눈이 번뜩인다.
트롤의 덩치. 거기에 전기톱.
키이이이이잉!
귀가 찢어지는 소리.
공포스럽다란 말을 형상화한 놈이다.
“끼야아아아아하아!”
놈은 괴성과 함께 이쪽으로 뛰어오기 시작했다.
퍽! 퍽!
그사이에도 목에 화살이 연달아 박히지만. 소용은 없다.
아몬드는 그제야 루나에게 묻는다.
“뭐지. 얘 어떻게 죽여?”
루나는 턱이 빠질 듯 입을 벌린다.
“그걸 이제 묻냐!? 쏘지 말랬잖아!”
-상 특) 일단 쏨ㅋㅋㅋ
-ㅁㅊㅋㅋㅋ
-바바리안식 딜교 ㅋㅋㅋ
-???: 트롤? 킹덤에선 한방이던데?
“빨리 약점이나 말해.”
“눈이야! 눈!”
루나는 죽어라 도망가며 외쳤다.
-루나 도망가누 ㅋㅋㅋㅋ
-빤스런ㅋㅋㅋㅋ
-아니 회귀자 맞냐곸ㅋㅋ
-모의고사 빤스런
그녀는 일단 자리를 피하면서 덧붙였다.
“근데 저 높이에 있는 걸 때리려면 비행 룬이 있어야──”
──푸욱!
푸른 화살이 우드슬래터의 눈에 박혀 버린다.
가면 위 딱 하나 있는 구멍으로 화살이 들어간 거다.
꿀럭.
피가 주룩 흘렀다.
“끄어어어어어어어!”
슬래터는 고통스러워하며 제자리에서 서너 바퀴를 돌아버렸고.
쿠구궁!
덕분에 주변 나무는 죄다 땔감으로 바뀌어버렸다.
-캬 견녀와 나무꾼
-ㅅㅅㅅㅅ
-정확도 역시 ㄷㄷ
“!?”
루나는 깜짝 놀라 멈춰 섰다.
“어, 어떻게…….”
그녀는 다시 한번 우드 슬래터를 올려다본다.
한참 높이 고개를 들어야만 보이는 높이에 달린 우드슬래터의 머리. 그 위에 덧씌워진 가면 안에 감춰진 작은 눈.
저런 걸 단 한 번의 시도로 맞혀 버린다니.
“어떻게 한 번에 맞혔지……?”
루나는 아몬드를 돌아보며 중얼거린다.
“그동안 봤던 녀석들이랑은 완전히 달라.”
-앗 이 눈빛은……
-루입도 1초 전
-???: 다 아는 전개들이구만.
-루나무 헬리콥터 대기중
-루나야~ 남자는 대학 가서 만나자~?
* * *
[초보자 Tip: 성소의 신비스러운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아무도 모릅니다만. 여러분의 뜨거운 열정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