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68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86화
64. 마지막 층(5)
스위프트를 죽이고 싶었던 건 아몬드뿐이 아니었다.
“스위프트! 우릴 속였어!”
벤이 울먹이며 소리쳤고.
그 외 아이들도 다 버럭버럭 고함을 내질렀다.
“개자식! 죽여 버려!”
“이런 쓰레기 새끼 3번을 골랐어! 이건 이견의 여지가 없어!”
스위프트의 동료들 대부분은 전투원이었다. 이들도 뭉치면 만만찮은 병력인데.
스위프트는 금방 치워 버릴 수 있다는 듯한 기세다.
“버러지 같은 놈들. 어차피 내가 아니었으면 여기 오지도 못했을 새끼들이.”
스위프트가 두 개의 칼을 꺼내 들며 양방향으로 던져 버렸다.
그리고, 무수한 전격이 터져 나왔다.
파지지지지지직!!!
[점멸] [점멸] [점멸] [점멸].
.
.
-ㄷㄷㄷ
-완전 봉인 풀렸나
-성소 바로 앞이라 이제 ㅈㄴ 셈
-노쿨 점멸 ㅅㅂㅋㅋ
어떻게 된 건지 이해하기도 힘든 속도다.
촤라라라락!
삽시간에 아이들이 죽어 나갔다.
“끄아아악!”
“커헉……!”
아몬드가 여태 싸워왔던 스위프트와는 차원이 다른 전투 능력이었다.
‘이게 뭐야.’
화살을 쏴봤으나 쿨타임도 없이 점멸을 써대는 존재를 화살로 맞힌다는 건, 활을 잘 쏘는 것과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였다.
-어케 맞힘
-노쿨전 ㄷㄷ
-무한 드리프트
그사이에 이미 아이들은 절반 이상이 죽어 나갔다.
“끄으으윽……!”
“끄어억!”
끈적하게 피범벅이 되어버린 성소.
게임이 아니었다면 비릿한 철분 향이 코끝에 진동했을 것 같았다.
“미, 미친 새끼……!”
루나가 눈을 부라렸다.
여태 같이해 온 아이들을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전부 썰어버리다니.
파지직!
[점멸]다음은 그녀였다.
카아앙──!
“?”
루나는 그의 검격을 막아냈다.
“역시 오래 굴러먹은 보람이 없진 않네. 루나.”
스위프트가 얼굴을 들이밀며 웃어 보였다.
“넌 역시 이 성소에 꼬옥 집어처넣어야겠다. 너만 넣는다면 아마 다 차오를 수도 있으니까.”
“으으윽……”
루나는 이를 악문 채 그가 실은 무게를 견뎠다.
‘지금.’
아몬드는 스위프트가 잠시 건방 떠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피융!
푸른 궤적이 스위프트를 뚫고 지나간다.
그러나 잔상이다.
파직!
[점멸]스위프트는 어디론가 날린 검으로 다시 점멸해 버린 것이다.
필시 빗나갔다.
그러나─
‘잡았다.’
이 점멸은 너무나 예측 가능했다.
되레 완벽한 기회였다.
날아간 푸른 화살은 스위프트에게 제대로 박혔다.
푹!
“!?”
심지어 약점에 박혔다.
[불꽃놀이: 급소 타격 시 화살이 크게 폭발합니다. 이 폭발은 0.2초의 경직을 일으킵니다.]콰앙!
불꽃놀이 효과로 큰 폭발이 일어났다.
곧바로 점멸을 써서 도망갈 줄 알았으나, 스위프트는 순간 경직되었다.
-맞았다 ㄷㄷ
-드디어!
-이제 한 발 ㅠㅠ
시청자들은 이제 한 발 맞았다며 걱정했으나.
‘이거다.’
아몬드는 여기서 해답을 찾았다.
놈이 점멸을 더 쓰지 못하게 하는 법.
‘0.2초 경직.’
0.2초의 경직 시간.
이 시간 동안 스위프트는 점멸을 쓰지 못한다.
이 0.2초 사이에 계속 급소를 맞힌다면?
‘영원히 못 쓰게 할 수도.’
기리릭.
아몬드는 재빨리 활시위를 놓는다.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았다.
그에겐 매번 0.2초뿐이다.
퍼엉!
그 역시 적중.
“끅!”
경직되어 또 스킬을 못 쓴다.
그뿐이 아니다.
[콩콩이: 2번째 사격마다 2발의 화살이 쏘아집니다.]퍼벙!
보너스 화살이 하나 더 박힌다.
[스위프트] [체력 92%]아몬드는 2발을 맞혔는데, 판정상으론 3발을 맞힌 게 된다.
[삼타필승: 3번째 타격마다 이동 속도와 공격 속도가 크게 증가합니다. 지속 시간 10초. 중복 가능.]이러면 3타 필승 능력도 활성화된다.
[공격 속도 증가] [이동 속도 증가]우우웅……!
몸이 한결 가벼워진 게 느껴진다.
‘이러면……’
이렇게 되면 0.2초 안에 화살을 계속 욱여넣는 게 가능해진다.
그는 지체할 거 없이 화살을 연이어 더 쏴댔다.
퍼버벙!
화살은 또다시 스위프트에게 적중했다.
[스위프트] [체력 86%]불꽃놀이가 터지고, 스위프트는 여전히 경직이다.
활시위를 당기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졌고.
‘10초 안에 승부다.’
[이동 속도 증가 30%] [공격 속도 증가 30%]퍼어엉!
퍼벙!
불꽃놀이 효과가 계속 터져 나왔다.
[체력 76%]3타 필승의 효과도 계속 이어졌다.
[이동 속도 증가 30%] [공격 속도 증가 30%] [이동 속도 증가 30%] [공격 속도 증가 30%].
.
.
활시위를 당기는 아몬드의 손이 점점 더 빨라졌다.
그만큼 스위프트의 체력도 빠르게 깎여 나갔다.
[체력 70%] [체력 63%] [체력 58%].
.
.
-ㄷㄷ
-공속 어디까지 늘어나
-와 미친
-와 스위프트 딴딴한 거 보소 ㅅㅂ
-화성 가요오오오옷!
-스토리 모드라 리미트가 없네
스토리 모드에선 스탯의 제약이 없다.
늘어나면 늘어나는 대로 쓸 수 있다.
제약은 오로지 플레이어의 컨트롤 능력뿐.
아몬드의 손이 현실에선 불가능한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퍼버버버벙!
‘죽어라 좀.’
그럼에도 스위프트의 체력은 여전히 50% 위였으나.
아몬드는 개의치 않았다.
본인도 멈춰 있고, 스위프트도 멈춰 있다.
이론상 한 발도 빗나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1초에 10발을 쏘든 100발을 쏘든 상관없었다.
쏘는 자와 맞는 자가 멈춰 있는 한.
‘빗나가는 일은 없어.’
아몬드의 화살이 빗나갈 일은 없었다.
그의 손은 계속해서 활시위를 튕겼다.
대체 몇 발인지도 모를 정도의 속도로 푸른 화살이 쏟아부어졌다.
화살의 푸른 궤적은 모이고 모여 물줄기가 되었다.
이내 콸콸 쏟아지는 폭포수가 되었다.
콰아아앙!
그 폭포가 내리꽂히는 지점에선 바다가 되어 사방을 푸르게 물들였다.
“……!”
스위프트의 눈이 하얗게 까뒤집어졌다.
[체력 5%]이제 거의 끝.
이렇게 생각할 무렵이었다.
-ㄷㄷㄷㄷㄷ
-와 이걸 원콤에!??
-개쩐닼ㅋㅋ
-스위프트…… 컽!
-??
콰직!
스위프트의 몸에서 금빛의 아우라가 터져 나왔다.
[최후의 저항] [체력이 5% 이하로 떨어졌을 때 모든 제어기와 원거리 공격에 면역 상태가 됩니다. 모든 스탯이 80% 상승하며 피해량의 40%를 체력으로 전환합니다.]-앗 페이즈 2다
-아 ㅡㅡ
-이거 터지기 전에 한 번에 죽여야 하는데 ㅠ
-ㅈ댔다
-이제 진짜네
스위프트가 으르렁댄다.
그는 더 이상 제어기에 걸리지 않는다.
“이 새끼. 넌 뒤졌다.”
파직!
스위프트의 신형이 금빛과 함께 사라졌다.
점멸이다.
그러나, 아몬드가 현재 빨라진 건 공격 속도만이 아니었다.
이동속도도 포함이다.
쿵!
아몬드가 발을 박차자, 신형이 흩어지며 사라진다.
파앗!
어디선가 튀어나온 스위프트가 휘두른 검.
후웅!!
그건 아몬드의 잔상만 갈라놨을 뿐이다.
스위프트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뭐야 이 속도는──”
──파앙!
어디선가 아몬드의 화살이 날아온다.
스위프트는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하?”
[점멸]파직!
그는 두고온 검으로 점멸한다.
그쪽에도 화살이 날아온다.
“어림도……”
카앙!
화살을 쳐낸다.
“없지!”
스위프트는 재빨리 검을 다시 던지며 아몬드에게 점멸한다.
[점멸]파지직──
스위프트는 등장과 동시에 검을 내질렀으나. 아몬드는 이미 도망가고 없다.
“쥐새끼! 죽어!”
스위프트는 도망가는 아몬드를 향해 계속 검을 내던지며 점멸한다.
파지직!
파직!
[점멸] [점멸]연이은 점멸로 빠르게 따라가는 스위프트.
그를 향해 아몬드는 허리를 돌려 활을 쏴댄다.
파바방!
엄청난 공격 속도로 인해 인간이 일일이 쳐낼 수 없는 화살의 개수였다.
카가가강!
그럼에도 스위프트는 전부 쳐낸다.
‘뭐야.’
아까부터 뭔가 위화감이 든다.
이상할 정도로 빠른 속도와 정확도다.
마치 자동인 것처럼.
시스템적으로 원거리 공격을 차단한다는 느낌.
아몬드는 스위프트가 현재 원거리 면역 상태라는 걸 직감한다.
‘아. 원거리 면역이구나.’
급박하여 지나쳐 버린 최후의 저항 설명에 쓰여 있다.
원거리 공격과 제어기에 면역이라고.
‘뭐 이런 게 다 있어.’
그러는 새 스위프트는 코앞에 왔다.
파직!!
“안 된다니까!?”
스위프트가 비릿하게 웃으며 칼을 내리긋는다.
후웅!
아몬드는 몸을 틀어 피한다.
스위프트는 계속 칼을 휘두르고.
후웅! 후우웅!
아몬드는 빨라진 스피드를 활용해 손쉽게 피해냈다. 아직까진 놈보다 아몬드가 더 빨랐다.
그러나, 중첩되어 있던 ‘3타필승’ 버프가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하면 아몬드는 스위프트에게 죽게 될 것이다.
‘근접 무기가 있어야 하는데.’
챙겨놓은 칼이 없었다.
해방의 활은 화살조차 없어 화살로 찌를 수도 없다.
치익!
스위프트의 검격이 피부를 스쳤다.
슬슬 중첩되어 있던 버프가 사라지기 시작한 거다.
스위프트에 비해 스피드가 느려진다.
[점멸]파직!
점멸 후 곧바로 베는 공격.
촤아아악!
어깻죽지에서 피가 솟구친다.
스위프트의 공격이 적중한 거다.
‘아.’
이때 아몬드는 기억해 냈다.
자신이 어떻게 스위프트에게서 처음 벗어났는지.
타악.
그는 사지 중 하나쯤은 내줄 생각으로 자세를 고쳤다.
베기 딱 좋은 자세.
스위프트는 옳다구나 하며 곧바로 점멸하며 베어온다.
촤아아악!
아몬드의 왼팔이 잘려 나갔다.
“아, 아몬드!!”
루나가 비명을 지르는 게 희미하게 들려온다.
아몬드는 개의치 않고 상체를 틀며, 하체에도 회전을 주었다.
근접거리라서 그때처럼 발차기는 못 넣는다.
그는 무릎을 쓴다.
스위프트의 점멸 지점 정중앙으로!
뻐어어억──
“!?”
스위프트의 가랑이 사이로 들어간 니킥.
“──커억.”
묵직한 타격감에 스위프트의 눈이 튀어나오려 한다.
“죽었…….”
이 정도면 거의 죽었겠지.
생각했으나.
“다?”
[체력 8%]피해량의 30%를 체력으로 흡수하는 특성 때문이다.
아몬드를 공격하면서 얻은 체력이 아직 남은 거다.
“헐.”
이건 아몬드가 계산하지 못한 영역이다.
-ㅠㅠ
-헐
-에바야ㅡㅡ
-???
-아
채팅창에서 탄식이 흘러나온다.
회심의 일격이 들어갔음에도 이길 수 없으니.
파직!
스위프트가 다시 점멸해 오며 번뜩이는 칼날을 들이밀었다.
“죽는 건…… 너다!”
이제 이걸 피해도 계속 피하기만 반복하다가 결국 죽는 일만 남았다.
애초에 이런 류 게임은 노 데스로 한 번에 깨라고 만든 게 아니니, 그냥 납득해야 할 수도 있다.
스위프트의 페이즈 2 같은 반전은 솔직히 몇 번 당해보거나 공략을 미리 보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것이다.
그런 것 치곤 아몬드도 이미 잘해줬다.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끝내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스위프트의 칼날이 꽂힌다.
“커어억……!”
──푸욱!
아몬드가 아닌 다른 존재에게.
“……루나?”
작은 등이다.
금발이 흘러내리는.
그 옆구리에서 피가 철철 흘러나오고 있었다.
터억.
그럼에도 루나는 스위프트의 팔을 부여잡고 더 강하게 자신 쪽으로 끌어당겨 버렸다.
“뭐야……!”
스위프트는 일순 당황했다.
루나가 역수로 쥔 검을 들어 올린다. 푸른 기운이 일렁이는 검이다.
[검강]푸욱!
푸른 기운이 스위프트의 목을 꿰뚫었다.
검강은 잃은 체력에 비례하여 대미지를 준다.
체력이 얼마 없던 스위프트에겐 당연히 치명적이다.
[체력 0%]10%에 가까웠던 체력이 한 번에 날아간 채.
털썩.
스위프트는 쓰러졌다.
-???
-와
-루나가 이걸?
-ㅁㅊ
-헐 ㅠㅠ
스위프트가 죽었다.
아몬드는 살았고.
루나도 부상이 크지만 살았다.
털썩.
루나가 숨을 헐떡이며 주저앉아, 거칠게 내뱉는다.
“씨…… 씨발…… 죽였다…… 개자식…….”
그때 뒤늦은 후원이 들어온다.
[수포좌 님이 1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3별 클리어가 이렇게 어렵습니다~ 미션금 꺼억~]아몬드가 죽었다고 생각해서 보낸 후원이다.
-뭐여?
-ㅁㅊㅋㅋㅋ
-ㅋㅋㅋㅋㅋㅋ
-???: 느려
-타이밍 존나웃기넼ㅋㅋ
-짭포좌 오열ㅋㅋㅋ
-스스로 능욕당하누
그에 아몬드도 피식 웃고 말았다.
* * *
“뭘 그렇게 보고 있냐? 이제 영화 곧 시작하는데.”
와그작.
팝콘을 먹으며 한 남자가 묻는다.
그의 옆자리는 사실 좌석이 없이 비어 있었다.
휠체어가 자리 잡을 수 있는 곳이다.
이만 휴대폰을 거둔 사랑은 고개를 젓는다.
“그냥.”
“신경 쓰이나 보다?”
팝콘은 이미 곁눈질로 그녀가 보던 걸 알고 있었다.
그녀가 아몬드를 의식한다는 것도.
평소 그녀의 성격을 잘 아는 그이기에 더욱이 알 수 있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사랑은 얕게 한숨을 내쉬며 그냥 있는 그대로 말해 버린다.
“하아. 내 데이터가 있다고들 하니까. 다 봤으면서 뭘 물어보는 거야?”
그녀의 날 선 목소리에 팝콘이 웃는다.
푸하핫.
“그래. 말 그대로 네 데이터지. 너 아니잖아? 게다가 다른 플레이어들 데이터도 다 있다고. 너 그때가 언젠데?”
“내가 점멸검 하나만 하던 시절이지. 프로 전.”
“그래. 아마추어 때잖아? 그게 무슨 너냐. 아, 영화 시작한다.”
팝콘은 콜라를 후르릅 마시며 스크린으로 고개를 돌렸다.
사랑도 이만 휴대폰에서 눈을 떼었다.
사실상 이제부터가 그녀의 데이터가 대결할 차례일 텐데.
굳이 그걸 눈으로 보고 싶진 않았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