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6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87화
65. 이카루스(1)
스위프트 스토리 모드에서 스위프트가 죽어버린 초유의 사태.
“주…… 죽은 거야?”
무테안경 너머 주혁의 눈이 껌벅거린다.
“이래도 되나?”
스토리 모드 안에서의 일이 실제 릴에서도 영향을 끼친다는 걸 본 바가 있으니. 당연히 당황스럽다. 스위프트가 저리 죽어버리면 실제 있는 스위프트는 어떻게 된단 말인가?
그런데, 커뮤니티의 반응을 보면 별 상관없는 모양이다.
아니, 응당 원래 이래야 하는 모양이다.
[드리프트쉑 드디어 뒤졌네 ㅋㅋ] [아 속이 뻥~~~ 울컥울컥!] [캬 이게 겜이지] [정치인 컽!] [속보) 여의도 출신 정글러 스위프트 사망]스위프트가 죽은 것에 대해 오히려 축포를 올리고 있었다.
댓글 반응도 비슷하다.
-스위프트 죽이는 거 ㄹㅇ 간만 아님?
└ㅇㅇ스트리머들 중에선 진짜 간만임
└이 다음이 문제임 이 다음은 걍 헬 난이도
└전자파의 재림 ㄷㄷ
-여의도 출신 정글러 ㅋㅋㅋㅋ
└ㅅㅂㅋㅋㅋㅋ
-어딜 정치인 따위가 전투원한테 개기냐고~~
└나 땐 국회의사당에서 천하제일무술대회 열렸는데 뭘 모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ㄹㅇㅋㅋㅋ
└ㄹㅇ 필리버스터(물리) 찍던 곳인데ㅋㅋ 요즘 애새끼들은 모름
스위프트가 죽는 게 원래 전개라는 걸 이로써 대충 알 수 있었다.
“그럼 스위프트가 다른 사람인가?”
그렇다는 말은 현재 릴에서 화신 스위프트로 활동하고 있는 자는 다른 누군가라는 것이다.
아몬드 본체가 스위프트일 가능성이 제일 높을 것이다.
루나는 성별 문제로 스위프트일 가능성이 낮으니 말이다.
물론 만에 하나 성에 관해 매우매우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세계관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만.
란의 스토리 모드를 고려해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으니, 루나는 아닐 것이다.
“그럼 루나는 대체 뭐지.”
레이나의 데미안 같은 존재가 루나일까?
아니면 또 다른 흑막일까?
커뮤니티에서도 루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루나가 대신 칼 맞는 거 뭐냐??] [헐 루나 희생 뭔데] [루나! 나한텐 그러지 않았잖아!]대체로 루나가 아몬드를 위해 칼을 대신 맞았다는 것에 대한 감상이다.
이게 흔히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아니, 오히려 반대 상황이 보통인 모양이다.
-아니 저놈이 사람을 구해주기도 한단 말이야?!
└ㄹㅇㅋㅋ 첨알았누
└루나는 깃들어있는 존재의 얼굴을 볼 줄 안다는게 학계 정설
-나한텐 차가웠던 주제에 거기서는 뜨거운 사랑하는구나. 그래, 그거면 된거야……
└엌ㅋㅋㅋㅋㅋ
└발라드 한 3곡 뚝딱 ㅋㅋㅋㅋ
-앞에서 제안 거절했던게 스노우볼 굴러간 듯
└정확히는 거절하고 살았던거지.
└내 말이 그거임ㅇㅇ
릴프로 유저들의 말대로 루나의 제안을 거절했던 게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아마 루나는 신뢰도를 회복하려고 아몬드 대신 칼을 맞은 것일지도 모른다. 혹은 아몬드가 특별하게 느껴졌거나.
어느 쪽이든 아몬드는 지금 가지를 뻗은 수많은 경우의 수 중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가지를 고른 것이 틀림없었고.
이제 그 가지에서 꽃이 피어나는 것만을 보면 되었다.
[이제 큰 거 온다] [아몬드 vs 전자파 가나요] [이거 이기면 견과류 강점기 최소 1주 예상]커뮤니티의 유저들은 이제 마지막 남은 대결을 고대하고 있다.
주혁으로선 그게 이들이 항상 말하던 전자파와의 간접 대결이란 것만 예측할 수 있을 뿐.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는 알 수 없었다만.
‘마지막 보스구나.’
다음 대결이 마지막이 될 거라는 건 알 수 있었다.
아마 이곳에서 올튜브 각이 제일 많이 나올 것 같다.
* * *
털썩.
쓰러진 스위프트.
[체력 0%]체력이 확실하게 0으로 표시되고 있다.
죽은 거다.
빠바밤!
[루비소드 님이 3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헐헐! 대박 ㅠㅠ 축하해요!]보스 몬스터(?)를 잡은 만큼 후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루나소드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와! 스위프트 잡는 거 진짜 간만에 봄 ㅠㅠ] [가지볶음 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아니 그럼 릴에 나온 스위프트는 대체 누구임?! 아몬드 본체???]-???
-루나 소드 ㅋㅋ
-짭비소드 씹ㅋㅋ
-루나 소드 덕에 잡은 건 맞지~
-ㅊㅊㅊㅊ
-캬 스위프트 잡은게 ㄹㅇ 언제적이 마지막인지
-진짜 3별 각인데 이러면
“후원 감사합니다. 루비소드 님. 루나소드 님. 가볶 님.”
스위프트를 잡아내는 것조차 한동안 이뤄낸 사람이 매우 드물었던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게 난이도가 상당한 편이었다. 아몬드도 미리 레벨 업을 많이 해두고 무기를 제대로 강화해 두지 않았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스위프트 쉽지 않았네요.”
-ㄹㅇㅋㅋ
-컨셉이 무한 반복 던전이라 뒤지면서 잡게 만든거임
-아몬드가 인정한 적: 드리프트
아몬드조차 스위프트 잡는 게 쉽지 않았다는 걸 인정했다.
마지막에 루나가 달려들지 않았다면, 아마 잡는 데 한참은 더 걸렸을 것이다.
마침 루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아…… 난 괜찮아. 신경 써줘서 고맙네.”
“…….”
루나는 아몬드가 고맙다는 말을 안 해서 삐진 모양인지 비꼬듯이 말하고는 힘겹게 몸을 일으킨다.
탁. 탁.
먼지 묻은 옷을 털더니. 품 안에 숨겨뒀던 포션을 꺼내서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러자 칼에 찔렸던 상처가 깨끗이 나아버린다.
근데 뭔가 이상하다.
‘!’
아몬드는 뭔가 깨닫고 외친다.
“……잠깐. 너 아깐 포션 없다며!”
-어?
-ㄹㅇ이네 ㅋㅋ
-뭐냐 ㅋㅋㅋㅋ
마지막 층으로 오기 직전.
루나는 아몬드에게 분명 포션이 없다고 말했었다. 그때 아몬드는 체력이 20% 밑으로 떨어져 있었다.
시간이 흘러서 채워져서 망정이지 그대로였다면 아마 스위프트와 싸우다 죽었을 거다.
그때도 포션을 주지 않더니. 본인 먹을 건 있었다니.
“아. 없지. 너 줄 건 없단 말이야.”
루나가 피식 웃으며 뻔뻔하게 대꾸한다.
-ㅁㅊㅋㅋㅋㅋㅋ
-개호감이네ㅋㅋㅋ
-얘도 죽이죠. 형님?
“장난이야.”
루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남은 포션 하나를 던져줬다.
툭.
“오.”
아몬드는 얼른 받아 들이켰다.
지금 한쪽 팔을 거의 쓸 수 없는 상태라, 이 상태로 적을 만나게 되면 치명적일 테니까.
[체력 89%]체력도 상당히 채워지고, 팔도 멀쩡해졌다.
“고마워.”
“별말씀을.”
루나는 으쓱해 보이며 손을 내저었다.
잠시의 고요함이 성소를 뒤덮었다.
이제 어떻게 더 전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근데 여러분. 이제 어떡하죠? 왜 3별 클리어 안 뜨지…….”
-글쎄여?
-글게
-말하면 벤당한하는데 왜 물어보냐고 ㅋㅋㅋ
-함정수사다 숙여!
시청자들에겐 답을 얻을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루나와 관련된 의문이 해소가 안 돼서 그런 걸까요?”
아몬드는 스스로 추측을 해보면서 루나에게 다가갔다.
“루나.”
“……응?”
“아까 스위프트가 했던 말. 그거에 대해서 할 말 없어?”
이 말을 꺼내자 루나는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이 되었다.
“무슨…… 설마 내가 네 몸에 글자를 썼다는 그 말?!”
“그래.”
“넌 그딴 말을 믿는 거야!?”
루나가 발끈한다.
“일리가 있긴 하던데.”
“이런 미친…… 씹…….”
루나는 거친 말을 뱉어대며 스위프트의 시체가 있는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퍼억!
안면을 걷어차 버렸다.
“이 빌어먹을 새끼는 죽어서도 지랄이네!”
“…….”
-ㄷㄷㄷㄷ
-ㅁㅊㅋㅋㅋㅋㅋ
-아니 개웃기넼ㅋㅋㅋ
“그게 대체 어디가 일리가 있단 거야!? 난 고고학자 같은 게 아니라고! 길잡이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거야!”
“근데 왜 넌데.”
루나의 얼굴이 시뻘게진다.
“그, 그야…… 난 길잡이로 제일 쓸모 있었으니까.”
길잡이가 아니면 스위프트가 파티에 잘 안 끼워줬던 모양이다.
그야 전투 능력이랄 게 딱히 없었으니.
“거 참 좋은 핑계네.”
“뭐야!?”
그때였다.
“저…… 얘들아.”
부스럭.
시체가 쌓인 곳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벤?”
목소리의 정체는 모닥불에서 얘기를 나눴던 벤이다.
그는 친구들의 시체에서 기어 나오며, 루나와 아몬드 사이를 막아섰다.
“싸…… 싸우지 마…… 이건 놈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거야…….”
“벤. 이건 내 일이야. 끼어들지 마.”
아몬드는 벤에게 물러나라 경고했으나.
벤은 물러나지 않았다.
“아몬드. 루, 루나는 그런 애가 아니야.”
-??
-니가 루나 이상하다며
-벤 친구 오열ㅋㅋㅋ
아몬드는 어이가 없어 반문했다.
“네가 먼저 루나가 이상하다며.”
“아니. 그, 그건 내 오해야. 너도 알잖아? 루나는 내가 처음 생각했던 그대로야. 천사 같은 심성이지.”
어떤 천사가 시체 안면을 걷어차면서 쌍욕을 할까?
-ㅁㅊㅋㅋㅋㅋ
-ㄹㅇ 태세변환 전문가들ㅋㅋ
-이 새낀 대체 몇 층에 물렸길래 기억을 조작하누
-아니 벤ㅋㅋㅋㅋ
-벤아 정신 차려 ㅠㅠ
-천샄ㅋㅋㅋㅋㅋ
“아무래도 벤이 루나를 좋아하는 게 맞는 거 같네요. 하하…….”
-ㄹㅇㅋㅋ
-아 좋아하면 별 수 없지~
-에구 ㅠㅠ
벤은 루나를 의심하면서도 루나를 좋아했었으니.
루나가 원흉이 아니었다는 게 다 밝혀진 지금은 당연히 루나 편일 것이다.
벤이 열심히 변호한다.
“아몬드. 너, 너도 봤잖아? 루나가 스위프트를 해치우는 거.”
“뭐? 누가 스위프트를 해치웠다는…….”
-??
-막타만 쳤는데 ㅋㅋㅋ
-해치운 건 아몬드야 이새끼야
-여자에 미쳐가지고……ㅉㅉ
-아몬드는 팔까지 잃었는데……
아몬드는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팔 하나 내주면서까지 스위프트를 죽인 건 자신인데.
벤은 루나가 죽였다고 주장한다.
근데 그게 또 아예 틀린 소린 아니다. 막타는 루나가 쳤으니까.
엎친 데 덮친 격.
루나가 씩 웃으며 덧붙인다.
“들었지? 아몬드. 이상한 오해는 그만둬.”
-엌ㅋㅋㅋ
-개얄밉네
-루나 개호감ㅋㅋㅋ
더 이상 대화를 이어나갈 순 없었다.
무슨 말을 해도, ‘이상한 오해는 그만둬’만 반복한다.
NPC들이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는 대화를 진행하려 할 때 보여주는 현상이다.
‘그럼 3별 클리어는 뭐지…….’
머리가 아파왔다.
그럼 3별 클리어는 어떻게 한단 말인가?
“그나저나 얘들아. 우리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어떻게 나갈지를 생각해야지.”
벤이 하늘을 가리킨다.
성소가 있는 곳은 뿌리, 줄기, 이파리 층 위까지 쭈욱 뚫려 있었다.
마치 깊은 우물처럼 말이다.
“저기로 나가야 하잖아.”
“하지만 어떻게?”
루나가 볼멘소리를 한다.
“하늘을 날기라도 하란 말야?”
하늘을 날아?
아몬드는 순간 3별 클리어 조건 이름을 기억해 냈다.
‘이카루스.’
이카루스.
미궁에서 날개를 만들어 탈출한 신화 속 인물이다.
날개를 어떻게 만들었냐고?
새를 죽여서 만들었다.
그때였다.
끼이이이이이이!
소름 끼치는 고주파 소리가 귀를 관통한다.
저 위에서부터 울리면서 내려오는 소리였다.
성소 위 우물의 상층 끝에서부터, 검은 그림자가 덮쳐왔다.
──쿠우웅!!!
“이런. 이게 무슨 일인가.”
거대한 어깨 위로 펼쳐지는 날개.
촤아악!
깃털 하나하나가 칼날처럼 벼려진 괴물체.
“본신을 불러오게 하는 것도 모자라…….”
새였다.
이곳의 관리자였다.
이번엔 환영이 아닌 진짜다.
“유일한 계약자를 죽였나?”
그의 눈썹이 노한 듯 치켜 올라갔다.
아무래도 선택받은 계약자였던 스위프트를 죽였으니, 화가 날 것이다.
적어도 루나와 벤은 그렇게 생각하며 얼어붙어 버렸다.
그러나 새는 전혀 예상외의 말을 뱉었다.
“좋다. 셋 중 하나가 남을 때까지 싸워라.”
남은 인원더러 서로를 죽이라고 한다.
“남은 하나가 이 성소를 차지할 것이다”
그렇다.
애초에 이미 새는 룰을 말한 적이 있었다.
「남은 계약자가 없을 경우엔 계약되지 않은 인원 1명이 우승한다. 계약되지 않은 자의 동료는 취급하지 않는다.」
계약자가 아니라면, 이곳에선 오로지 혼자서만 나갈 수 있었다.
기리릭.
아몬드는 활시위를 당겼다.
“아…… 아몬드? 진심이야?”
루나가 놀라 그에게 되묻는다.
“나, 날 주, 죽이겠다고?”
루나의 눈에 눈물이 고여 그렁거린다. 배신당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니.”
아몬드는 고개를 까닥이더니, 활 시위를 놓았다.
후우웅!
빠르게 튀어 나간 화살은, 루나에게 가는 듯 하다 휙 꺾여 새에게 꽂혔다.
카앙!
새는 재빨리 칼날 날개를 접어 화살을 쳐낸다.
“흥미로운 선택이군.”
새가 눈을 꿈틀거렸다.
루나와 벤의 얼굴이 파리해졌으나.
아몬드는 이게 유일한 길임을 이미 확신했다.
“루나. 벤. 이 녀석을 죽이고. 여기서 나가자.”
세 번째 별을 얻는 길은 이 녀석을, 이 새를 죽이는 것이다.
그리고 날아가는 것이다.
신화 속의 이카루스처럼.
* * *
[초보자 Tip: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심연에서 조상님들의 가르침을 함부로 사용하지 마세요. 가만히 있었던 사람들은 전부 다 죽었으니까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