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74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92화
66. 뒷이야기(2)
밀려오는 후원을 겨우 다 읽은 아몬드.
“아. 감사합니다. 찐 님.”
-찐ㅋㅋㅋㅋ
-ㅅㅂ 찐만두인뎈ㅋㅋ
-엌ㅋㅋㅋ
-만원 내고 찐되는 법
-짭보단 낫지 ㅋㅋㅋ
“자. 이제 후원은 여기까진 거 같고요. 미션금 받을게요. 아까 렉이 걸려서 안 받아졌거든요.”
미션 성공 버튼을 누르자, 걸려 있던 20만 원이 들어왔다.
-짭포좌 오열 ㅋㅋㅋㅋ
-살 줄 알았냐? 짭포야~
-짭포 개같이 멸망ㅋㅋㅋ
이렇게 모든 수금(?)을 마친 아몬드.
[주혁: 아직 지휘관님 오려면 좀 남았다]지휘관과 약속한 시간까진 아직 조금 남았다.
아몬드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런 제안을 한다.
“잠깐 시간이 뜨는데. 스토리 모드 관련된 거나 좀 찾아볼까요?”
-오 굳
-나무위키?ㅋㅋㅋ
-릴프로 가보자 ㅋㅋㅋㅋㅋ
조금 난해한 영화를 보고 나면 결말 해석 같은 걸 찾아보는 경우가 많지 않던가?
아몬드가 하려는 것도 그것과 비슷했다.
아직 스토리 모드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시청자들과 함께 결말이나 후일담에 대한 해석을 곱씹어보면 재밌을 것이다.
‘뭐야. 유상현 능숙하잖아. 이제.’
주혁은 아몬드의 선택을 보며 놀라고 말았다. 예전 같았으면 이렇게 시간이 붕 뜨면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을 텐데.
이젠 자기가 알아서 컨텐츠를 확장하고 있었다. 심지어 아주 자연스럽게.
그에게 조언 메시지를 보내려던 주혁의 손가락이 멈췄다.
‘필요 없겠네.’
아몬드는 이미 혼자서 잘해내고 있었다.
그는 나무위키부터 찾아가서 결말 해석을 읽어본다.
“여러분이 제일 궁금하신 게…… 루나가 글씨를 써놓은 게 맞냐 아니냐. 이런 건데…….”
아몬드는 사람들이 궁금해할 법한 걸 잘 찾아냈다.
‘이 자식도 고민을 많이 해놨구나.’
여기서 주혁은 깨달았다. 자신이 시상식에서 느꼈던 걸 역시 상현도 느꼈던 거라고.
‘우린 아직 갈 길이 멀어.’
방송 스타일도 컨셉도 점점 발전시켜야만 더 위로 갈 수 있다.
그렇다.
‘더 위로.’
이 한 가지 목표만 같아도, 이들은 동료일 수 있었다.
그렇기에 주혁이 팔자에도 없는 커뮤니티 탐구를 몇 시간이고 해댈 수 있었고, 상현이 성격에도 안 맞는 소통을 매일같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분석을 봐도 의견이 갈리는데. 전 루나가 썼을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ㄹㅇ?
-나도
-ㅇㅈ
-루나가 쓴거지 ㅋㅋㅋ
-하긴 그렇게 생각하니까 그렇게 빨리 찔렀짘ㅋㅋ
“고고학자의 기억을 봤을 때. 루나가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오 그렇네
-아 루나 시점이니까?
-앗 진짜???
-헐 루나 이 썅……
아몬드는 아몬드만의 결론이 따로 있었다.
“근데 루나가 썼냐 안 썼냐는 더 이상 주인공에게 중요하지 않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
-루나가 쓴거면 완전 나쁜 건데?
-ㅇㅈ
-그게 상관이 없다고?
-과몰입충들 ㅈㄴ웃기네
-맞지
“루나가 주인공을 이용하려 했든, 무슨 이득을 취했든. 주인공의 마음이 루나를 원했잖아요? 그때부턴 다 상관없는 거죠.”
-캬~
-크 알파식 마인드
-나 같은 찐들은 평생 모를 생각이군……
-이용당하는 거 극혐인데
-이용당할 일도 없는 찐들이 말이 많냨ㅋㅋ
-호구새끼들ㅋㅋ
“자. 싸우지 마시구요. 밴갑니다.”
점점 채팅이 과열되자, 주혁은 몇몇 악질들을 밴해버렸다.
-앗.
-숙여!
-숙청ㅋㅋㅋ
-목 뽑 드가자~!
그러자 채팅창의 과열은 금세 정리됐고. 아몬드는 화제를 전환한다.
“자. 그럼 릴프로에서 언급된 거 몇 개 읽어보겠습니다.”
그는 이제 나무위키가 아니라 릴프로로 향했다.
“일단 첫 글이…… 아몬드 루나 찌르는 반응 속도 실화냐…… 나 같으면 5분은 망설였을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ㅋ
-너무하긴했음
릴프로에선 루나가 죽어버린, 아니, 루나를 죽여 버린 것에 대한 충격이 컸는지 그에 관한 게시물이 많이 보였다.
[논란 님이 1천 원 후원했습니다.] [???: 주인공의 마음이 루나를 원했잖아요? 그때부턴 찔러도 상관없는거죠.]-엌ㅋㅋㅋ
-그렇게 말한게 아닌데?ㅋㅋㅋ
-이게 이렇게되나
-갑자기 사이코패스ㅋㅋㅋㅋ
아몬드가 했던 말이 이상하게 편집되어 버린다.
“크흠. 저거 그냥 시간이 너무 촉박하고. 루나를 찌르는 게 너무 정답이라 별수 없었어요.”
이렇게 아몬드는 논란 하나를 넘어간 후. 다시 릴프로를 읽는다.
“아…… 루나 얘기가 많네요?”
스토리 모드에서 비중이 큰 만큼 루나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욕도 많고 칭찬도 많았으나. 아무래도 눈에 띄는 건 특전과 관련된 이야기다.
[아몬드가 받은 루나 칼. 이거 해외 커뮤에 물어봄]-와 새딧에서도 모르네??
-이거 설마 최초임?
└ㄹㅇ그럴수도
-캬~! 국뽕 원샷~ 두유노 아몬드? 아몬드 두유노? 쏴랑해요. 연에이과 중괴~!
└ㅁㅊ놈ㅋㅋㅋㅋ
-아직 있는 사람 안나타난거겠지.
└있을법하긴함ㅇㅇ
내용을 보자면, 아몬드가 받은 루나 이름이 새겨진 새로운 칼은 어쩌면 세계 유일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게임 관련 커뮤니티인 새딧이란 곳에서도 그 존재 유무조차 모르고 있었다.
“음. 제가 특이한 걸 얻은 모양입니다.”
막상 아몬드는 그렇게까지 신나 보이진 않았다.
그야, 원래 이런 특전 같은 건 게임에 시간을 많이 갈아 넣은 사람한테나 의미가 있는 거지.
아몬드는 스토리 모드가 이번이 겨우 3번째이고, 노데스 클리어라 딱 1번의 시도로 깨지 않았던가?
큰 의미가 있을 리가 없다.
-견과류 쉑 반응 보면 루나 팬들 오열하겠누 ㅋㅋㅋ
-아~ 아몬드한테 최초가 별거냐고~ㅋㅋ
-이게 이 입에…… 세상 참.
-ㅋㅋㅋㅋㅋㅋ기만
-가치를 모르는 놈에게 특전이 ㅋㅋㅋ
기만에 대한 장난 섞인 비난들이 우르르 올라오고 있을 때.
이런 후원이 들어왔다.
[루비소드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아몬드님~ 아몬드님~ 이제 1부 겜 뭐해요?]“아. 그건 왠지 젯펌프드일 것 같은데요. 그때 투표도 잘 나왔고.”
-???
-에?
-릴 더 안함?ㅠㅠ
[왓?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투표 잘나온 건 킹덤이고, 젯펌프드는 꼴찌인데요. 선생님.]“앗…….”
-앗 ㅇㅈㄹㅋㅋㅋ
-그게 끝?
-킹덤 멸시 ㅅㅂㅋㅋㅋ
“사실 다른 잡다한 게임들도 할 생각 있습니다.”
-얜 걍 킹덤만은 할 생각없음ㅋㅋ
-잡다한 게임 = 킹덤은 아님
-막상 킹덤하면 ㅈ노잼이라 다 탈주함
-젯펌프드 그거 요즘 핫한 겜인데(논란으로 핫함ㅋ)
그렇게 시청자들과 잠시 놀아주던 중.
[주혁: 시간 다 됐다.]시빌 엠파이어 솔로 랭크를 시작할 시간이 왔다. 아몬드를 지휘해 줄 S급 지휘관이 도착한 것이다.
[죠스바: 안녕하세요. S+까지 가는 급행열차입니다 ^^]확실히, 본투비와 할 때와는 다른 게임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 * *
한편, 늦은 시각, 송하나의 연구실.
그녀는 퇴근도 못 한 채로 데이터를 만지작거리면서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연구실엔 그녀와 거의 똑같은 표정으로 눈을 부릅뜨고 있는 연구원들이 보인다.
그들은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었다.
그 시뮬레이션의 데이터베이스에 쓰인 이름은 ‘최사랑’ 그리고 ‘유상현’이었다.
“1번 모델은 어떻게 됐어.”
송하나가 가장 좌측에 앉은 연구원에게 묻는다.
“음…… 호전되는 것 같지도 않구요. 악화 속도가 느려지는 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럼 투영식 플레이는 패스.”
송하나는 홀로그램 어딘가에 줄을 찌익 그어버린다.
“다음 2번.”
“호전 없습니다만. 악화 속도 변화 없습니다.”
“파장 변경식 플레이도 패스.”
하아.
송하나의 입가가 무거워진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식인데.’
뇌파를 이용하는 풀다이브 방식 중에 앞선 두 가지가 가장 게임에 많이 활용되는 방식이었다.
특히 두 번째 방식은 좀비스쿨에서 사용된 방식인데.
‘왜 효과가 없지.’
좀비스쿨을 할 때 분명 악화가 멈췄었는데. 막상 시뮬레이션을 굴려보니 효과가 없었다.
“3번.”
“없습니다.”
“4번.”
“없습니다.”
“……5번?”
“안 됩니다.”
“확인.”
송하나는 무기력하게 확인을 외친 후.
시뮬레이션들을 둘러본다.
특정 방식의 게임을 무한대 시간으로 했을 때. 어떤 영향을 받을까?
이걸 시뮬레이션으로 실험하는 중이다.
물론 현재까진 악화시키면 악화시켰지, 장애를 나아지게 하는 경우는 없었다.
‘이러면 처음부터 다시인가…….’
게임의 뭔가가 상현의 오른팔 악화를 잠시나마 막았다고 생각한 건 어쩌면 틀린 가설이다.
우연의 지독한 장난일지도 모른다.
“잠깐.”
데이터 흐름을 쭉 살펴보던 송하나는 멈칫했다.
그녀가 뭔가를 툭 가리킨다.
“이거. 좀비스쿨 쓸 때랑 같은 방식인 거. 이거 그래프 늘려봐.”
“아. 네. 2번, 5번. 그래프 늘립니다.”
긴 시간을 압축해서 보여주던 그래프들이 확대된다.
“…….”
송하나의 눈이 조금 커진다.
“이 5번이 완전 좀비스쿨을 그대로 시뮬한 거지?”
“예.”
“이거 봐. 초반 부분.”
“어?”
연구원도 조금 놀란 모습.
“왜 몰랐지? 초반 부분엔 악화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어.”
몇 년, 몇십 년 단위의 시뮬레이션에서 1회차 플레이는 너무 작은 파트였기에, 일일이 살피지 못한 것이다.
심지어 2회차로만 넘어가도, 이 치료 효과(?)는 전무해지니 그럴 만하다.
“효과는 1회차 클리어까지입니다. 그러니까…… 해본 걸 또 하는 게 효과가 없는 걸까요?”
송하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냐.”
그런 추상적인 요인이 이런 확실한 효과를 갖고 있을 리 없었다.
송하나는 잠시 손톱을 깨물더니.
“자극.”
이런 결론을 내린다.
“예?”
“처음 머리에 새로운 지도를 넣을 때. 새로운 스킬 정보를 넣을 때. 자극.”
“!”
연구원들이 놀라 얼어붙는다.
송하나가 패드를 바쁘게 두들긴다.
“좀비스쿨은 새로운 지대로 나아갈 때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지형을 완벽하게 다운로드시키기 위해, 전기 자극 방식을 채택했어. 이건 효과는 강렬하지만, 뇌의 부하가 걸릴 수도 있어서 아주 제한적으로 쓰는 방식이야.”
“이, 이런 걸 게임에서 쓰고 있었어요? 제작자 미친 거 아냐?”
“그러니까 큰 용량을 어쩔 수 없이 때려 넣을 때만 쓰는 거라고.”
물론 제작자가 좀 맛이 간 것도 맞지. 송하나는 덧붙였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그 맛이 간 제작자를 껴안아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 전기 자극 방식 풀다이브로 시뮬 돌려봐.”
“예.”
드디어 꼬리를 물어버렸다.
이 두 사람의 엉키고 엉킨 실마리를 풀어버렸다.
“그리고, 이 미친 사람 데려와야 돼.”
* * *
“아. 누가 내 얘기 하나.”
김이서가 귀를 후비적거리며 진부한 농담을 중얼거리자, 옆에 붙은 덩치 좋은 직원이 조언한다.
“대표님 얘기는 항상 나오죠. 전 세계에서 나올 텐데요.”
하하하. 내가 유명하긴 해? 그치? 김이서가 좋아라 했으나.
“아니. 그런 말이 아닌데요.”
그는 오해를 정정하면서 ‘새딧’의 여론을 보여줬다.
“영어 잘하시니까. 굳이 번역은 안 하겠습니다. 직접 밸런스 만지신 거에서 참 말이 많아요.”
“극찬?”
“뭐…… 대표님 기준에선 그럴 수도 있죠.”
직원의 첨언과는 다르게, 댓글엔 온갖 쌍욕이 달려 있었다.
-fucking ruined whole game
(게임을 다 조졌어)
-my grandma’s yoga would be better balanced than this shit
(우리 할머니 요가 자세가 이 게임보다 더 밸런스 좋음)
-Jet Pumped -> Shit Pumped
(젯펌프드 → 똥퍼올린)
-He thinks himself as Elon Musk lol
(지가 일론 머스크인 줄 알아ㅋㅋ)
.
.
.
전 세계인이 가지각색으로 욕을 퍼붓고 있었는데.
이는 그가 제작하고, 밸런스를 주도했던 게임 ‘젯펌프드’에 대한 이야기다.
캐시템과 관련해 밸런스를 잘못 맞췄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아. 난리들 났네.”
김이서는 다시 귀를 긁적거리더니.
“지스타 때. ‘그거’ 해버려.”
“……정말 ‘그거’를 합니까?”
“그래.”
“또요?”
“그래.”
“……위험할 텐데.”
“뭐가 위험해. 이 새끼들 꼬우면 덤비라 해.”
명령을 받은 덩치 좋은 남자는 비장한 눈빛으로 일어나더니 다시 한번 확인했다.
“제작자를 이겨라. 챌린지. 진짜 하는 거죠?”
“그래. 내가 밸런스 맞는 거 보여준다고.”
그렇다.
그는 지스타에서 플레이어들과 직접 겨루면서 밸런스가 맞다는 걸 증명할 생각이다.
“난 노캐시템으로 갈 테니까. 뭐든 들고 오라고 해. 공지 올려. 당장.”
지스타.
한국에서 열리는 게임 박람회지만, 우리나라가 게임 강국인 만큼 세계인들이 몰려오는 축제이기도 했다.
새딧에서 난리 친 저놈들 중 몇은 분명히 한국 지스타에 올 것이다.
김이서랑 한 판 뜨기 위해서라도.
“이 자식들 간간이 기강 잡아줘야 한다니까?”
하하하하!
김이서는 자신만만한 듯 웃어 보였다.
그야, 그는 이 지스타의 챌린지 ‘제작자를 이겨라’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었다.
그는 제작자이면서 동시에 뛰어난 플레이어이기에, 늘 이런 식으로 밸런스 논란을 피해갔던 것이다.
“하아. 뭐든 그렇게 주먹으로 해결하면 안 되는데요.”
“잔말 말고 해.”
“예.”
그러나, 김이서는 몰랐다.
이번 지스타에 새로 등장할 챌린지 사냥꾼의 존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