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7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97화
68. 실스터의 귀환(2)
아이언 볼 서포터를 고르고, 트롤을 선언했다.
“아. 아이언볼. 성소에서 안 움직여요~”
진행자가 한탄한다.
이에 킹귤이 이런 말을 꺼냈다.
“이게 딱 이런 심리예요. 노력해서 실패하느니, 아예 내가 의도해서 실패한 것처럼 보이려는 거.”
“아~ 그거 알죠.”
“자기 무능을 들키지 않으려는 회피 성향인데요.”
“근데 회피한다고 무능이 사라지는 건 아니거든요? 오히려 가속되죠!?”
“예. 맞습니다. 그게 사실 랭크 올리는 데 도움이 하나도 안 되는 마인드거든요. 인생도 마찬가지구요.”
-ㄹㅇㅋㅋ
-맞말추
-ㅋㅋㅋㅋ “릴은 인생이다” by. 킹귤
-ㅇㅈ합네다
그때, 진행자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아. 말씀드리는 순간! 아이언볼 구릅니다!? 그냥 멈춰 있는 게 아니었나요!?”
아이언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가만히 있는 걸 넘어, 적에게 죽어줄 셈이었던 것이다.
“아니, 이 친구 한술 더 뜨는데요!?”
“이러려고 아이언볼 골랐나요!”
아이언볼은 ‘데굴데굴 쾅!’ 스킬을 썼을 때 릴에 존재하는 화신들 중 제일 빠르다.
즉, 그는 누구보다 빠르게 이 게임을 지게 하기 위해서 아이언볼을 고른 것이며.
현재 최고의 속도로 게임을 던지고 있었다.
“이거 초강속구예요오오!!”
“아몬드 이제 눈치챘죠!?”
지이이이잉!
요란한 소리로 달려오는 아이언볼을 돌아본 아몬드.
‘어…….’
그러나 이미 막기엔 늦었다. 애초에 막을 수도 없고 말이다.
치익!
아이언볼은 순식간에 아몬드의 어깨 뒤를 치고 지나며, 적을 향해 돌진했다.
적 바텀 듀오는 처음엔 당황했다.
“어?! 뭐야!?”
“미친 왜 오지?”
갑자기 저렇게 돌진해 오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니까.
그러나 그것도 잠시다.
여긴 마스터 티어다.
모두 다 눈치가 상당한 편이다.
상대 서포터가 아이언볼이다? 근데 초반부터 냅다 달려온다?
이유는 뻔하다.
‘던지는구나!?’
‘꽁승……?’
씨익.
둘의 표정은 급변했다.
돈 주고서라도 올리는 릴 랭크인데. 지금 그걸 공짜로 던져주는 놈이 등장했다.
“아아! 이빨이 만개한 적 바텀 듀오!! 적이 던진다는 걸 눈치챘습니다!”
원딜, 소총수는 총구를 겨눴고, 서포터인 방패 전사는 방패로 후려칠 준비를 한다.
그들은 굳이 스킬을 쓸 생각은 없었다.
그냥 기본 공격만 써서 때려잡을 생각이었다.
어차피 적은 죽을 생각이니, 굳이 마나가 들고 쿨타임까지 있는 스킬을 소모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마디로, 이 와중에도 최대 효율을 뽑으려는 것이다.
그들은 꿈에도 몰랐다.
이 욕심이 그들의 패착이 될 거라는 걸.
* * *
키이이이이잉!
엄청난 속력으로 굴러가는 아이언볼.
‘부딪힌다.’
아이언볼이 그 속도 그대로 방패 전사에게 부딪혔다.
콰앙!
아이언볼의 ‘데굴데굴 쾅!’ 스킬에 맞게 되면 잠시 공중에 떠버린다.
소위 에어본이라 하는 이 cc는 릴에서 가장 강력한 판정을 받는 cc였다.
에어본 상태에서는 어떤 스킬도 행동도 취할 수 없고, 이 에어본을 풀 방법도 존재하지 않았다. 일단 뜨는 수밖에 없었다.
한마디로 맞으면 굉장히 치명적인 cc인데.
[공중에 뜸]맞아주는 서포터의 표정은 함박 웃음이었다.
“아이고~ 무슨 안타까운 사연인지 모르겠지만~ 잘 받아먹겠…….”
이런 도발적인 말까지 건넬 정도였는데.
아몬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극도로 방심한 상대를 놓치지 않고, 물어뜯는 것.
그건 릴에서 상대적으로 초보였던 아몬드가 익숙하게 쓰던 전술이다.
“……어?”
서포터의 표정이 희한하게 바뀐다.
‘뭐야. 저 자식은.’
아이언볼의 그 너머, 아몬드가 정확하게 이쪽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고 있었다.
기리릭……!
‘새로 나온 화신인가? 뭐, 뭔 스킬 쓰려는 거지?’
새로 나온 화신을 바로 플레이했을 때의 특장점 중 하나.
그들의 스킬을 적이 잘 모른다는 것.
활시위는 놓아졌고.
파앙!
‘어!?’
순식간에 날아오는 화살.
퍼억!
화살이 얼굴 정중앙에 명중해 버린다.
‘바로 헤드샷? 그런데 이걸로 날 어떻게 죽여.’
그러나, 화살은 하나로 끝나지 않았다.
퍼버벙!
3개의 화살이 더 날아와 꽂혔다.
“아아아악! 4발 다 명중!”
방패 전사 대신 킹귤이 비명을 내질렀다.
“심지어 다 얼굴에 명중됐어요!! 체력이 아예 거덜났습니다아!”
얼굴이나, 익히 알려진 급소를 때리면 릴 시스템상 치명타 확률이 올라간다.
운이 따랐던 걸까? 3대 중에 2대가 치명타로 터졌다.
방패 전사의 체력이 순식간에 팍 깎여 나갔다.
거기에, 이미 아이언볼이 부딪히면서 준 대미지도 꽤 된다.
[체력 17%]쿵.
공중에 떴던 방패 전사가 다시 바닥으로 떨어진 후.
“야. 시발 그렇게 많이 닳으면 어떡해!”
상대 원딜러가 어이없어 외친다.
남은 체력은 17%.
방패 전사도 당황하여 중얼거린다. 한 발 한 발 대미지가 왜 이렇게 센 거야?
“아. 씹…… 대미지 뭐야?!”
그는 몰랐다.
이게 평생의 공속을 희생하고 얻은 대미지라는 거.
그리고, 얻은 건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화르륵──
마지막에 꽂힌 화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어……?”
놀란 방패 전사의 동공에 비친 시뻘건 화살촉.
점점 더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콰아아앙!!!
이내 폭발한다.
“아아아아아! 화염의 원소를 던졌군요! 저건 시간 차 폭발을 일으키는 화살이죠!?”
옆에 다가왔던 원딜러까지 함께 피해를 입었다.
[체력 2%]남은 체력은 단 2%다.
방패 전사는 깜짝 놀라 뒤늦게 방패를 들어 올리며, 스킬을 시전하려 했으나.
쿵!
아이언볼이 날린 주먹에 턱이 돌아간다.
“어!?”
눈이 부릅떠진 방패 전사.
‘이 새끼. 던지는 거 아니었어?!’
억울한 표정을 짓는 방패 전사지만.
별수 있나?
이미 죽었다.
[퍼스트 블러드!]짤랑.
그는 게임 속 300골드로 전환되어 버렸다.
“아니! 이게 저 입에 들어가나요!?”
킹귤이 절규했다.
진행자도 어이가 없어 외쳤다.
“아니! 아이언볼 사실 던지려던 게 아니었나요!? 갑자기 킬을 먹어버렸어요?!”
“아니죠! 이건 어차피 죽을 테니까 아몬드가 먹을 바에 지가 먹겠다고 먹은 거예요!!”
“아……!”
-와 씨바
-ㄹㅇ ㄱㅅㄲ네
-욕 나온다
-메모장 켜라……
-와 ㄹㅇ 제대로 악질이누
“자, 아이언볼! 킬 먹고 한 번 더 들이댑니다!?”
아이언볼은 이제 소총수에게 달려간다.
제발 자기를 죽여달라고.
“야! 제대로 때려 병신아!”
타앙!
소총수가 아이언볼을 향해 쏘지만, 빗나간다.
“으…… 으으.”
소총수의 총구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예상치도 못하게 갑자기 자기 서포터가 공중에서 폭사해 버렸으니, 제대로 당황한 것이다.
이에 아이언볼은 외친다.
“아! 제대로 맞히라고! 퍼줘도 못 먹냐!”
그는 소총수에게 더 가까이 뛰어갔다.
‘뭐야 저 새끼. 던지는 거 맞아?’
그의 입장에선 헷갈렸다. 던지는 척하고 죽이는 작전은 아닐지. 의심스러웠다. 와중에도 아이언볼은 계속 뛰어온다.
체력은 매우 낮다.
제대로만 맞히면 죽일 수있다.
여기서 저놈을 죽이고 살아나가면, 라인전은 내가 이긴다.
이런 생각이 복잡하게 머리를 어지럽혔다.
“주, 죽어어!”
결국 그는 더욱더 성급하게 방아쇠를 당겨댄다.
타앙! 타당!
몇 개는 맞고 몇 개는 빗나가고.
정확도가 개판이었다.
“이 병신아 제대로 맞히라고!”
아이언볼은 소총수의 바로 앞까지 와서 고함친다.
-이야 저새끼도 진짜 징하다
-그렇게나 지고싶냨ㅋㅋ
-나 좀 봐달라고! ㅋㅋㅋㅋ
그런데, 소총수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든다.
뒤쪽에서 뛰어오는 아몬드를 본 것이다.
속도가 상당해서 이미 굉장히 근접했다.
“네 발 쏜 후에 이속 증가! 그걸로 지금 엄청 따라붙었죠!?”
달그락.
그의 화살통엔 다시 화살이 채워졌다.
그 화살은 곧장 시위에 메겨졌고.
“미친.”
소총수는 낌새를 느끼고, 이제 킬이고 뭐고 뒤돌아 뛰기 시작했으나.
“아몬드! 화살 생겼죠!? 지금 거리도 이미 다 좁혀져서 소총수 어떻게 될까요!?”
파바바밧!
아몬드가 연사로 네 발을 쏘아버린다.
1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들어간 연사. 아무래도 하나하나 공들인 화살보단 정확도가 떨어져야 한다. 적어도 소총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
퍼버버벅!
도망가고 있던 그의 뒷통수에 나란히 정렬되는 화살.
[체력 30%]순식간에 체력이 털렸다. 거의 100%에 가까웠는데.
순식간에 70% 날아간 것이다.
‘무슨 대미지가…….’
공속 제한이 있는 대신 대미지가 남다른 소리의 특성상 그냥 기본 공격 네 발을 다 맞는 것만으로 굉장한 대미지다.
‘그래도 도망가면 돼. 소리는 장전 시간 있으니까.’
그래도 소총수는 죽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그는 이미 소리의 패턴을 파악한바.
4발 쏜 후, 2초의 재장전 시간이 있다는 걸 알아냈다.
이 사이에 계속 뛰어서 도망가면, 살 수 있다.
아군 서포터가 죽는 사고가 났지만, 그 킬은 서포터인 아이언볼이 킬을 먹었다.
이후 라인전에서 큰 차이가 벌어지진 않을 것이다.
여기서 살기만 한다면!
‘어?’
그런데, 몸이 안움직인다.
[빙결]꽈드드득……!
몸이 얼어붙어 버렸다.
‘대체 이건 뭐야!?’
아몬드가 쏜 네 번째 화살이 이번엔 ‘빙결’이었던 것이다.
‘조금만 더 가면 포탑인데!’
몇 발짝만 가면 포탑인데.
적이 무서운 속도로 뛰어온다.
“아몬드! 빙결 화살을 고르는 판단! 엄청 좋았어요! 어차피 한 콤보에 안 죽을 것 같으니까! 얼려놓은 거죠!?”
“와! 진짜 그렇네요! 그리고 다시 이속 증가 받고 엄청 빨리 뛰어갑니다!?”
“예! 소리는 화살통에 화살이 없을 때! 재장전 중일 때 이속이 증가하죠!? 그걸 아주 잘 활용 중이에요!”
-와 ㅈㄴ 재밌어보이는데?
-ㅈㄴ 빨라 ㅋㅋ
-추격 지린다
타다다다닥……!
순식간에 뛰어와 거리를 아예 좁힌 아몬드.
빙결은 1초 지속이고 재장전 시간은 2초다.
즉 1초 정도의 도망갈 시간이 소총수에게 주어진 셈인데.
아몬드가 이미 너무 가깝다. 주먹으로 때려도 될 정도의 거리이다.
“아 무슨 공포 영화예요!”
킹귤의 표현이 딱 맞았다.
가까이 와서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쳐다만 보는 아몬드.
그는 화살이 채워지길 기다리는 거다.
-엌ㅋㅋㅋㄹㅇ
-귀신이냐곸ㅋㅋ
-사실 할게 없긴함ㅋㅋ
팡!
소총수는 빙결이 풀려 도망친다.
그러나, 아몬드는 애초에 이미 퇴로에 서 있다.
“……이런. 씹.”
이게 그의 유언이었다.
덜그럭!
아몬드의 화살통에 화살이 차올랐고.
다시 활시위가 당겨진다.
퍼버벅!
모든 화살이 순식간에 머리에 꽂힌다.
“아, 안 돼! 내가 먹어야 돼!”
아이언볼이 이번 킬도 먹기 위해 뒤뚱뒤뚱 달려온다.
그러나, 이미 대상은 죽은 뒤다.
퍼엉!
“와아아아아! 아몬드! 소총수까지 커어어엍!!!”
[적을 처치했습니다!]아이언볼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가만히 서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엌 표정ㅋㅋ
-맘대로 지지도 못하는 병신ㅋㅋㅋ
-존나 사이다다 시밬ㅋㅋ
“아! 이것마저도 캐리해 버리나요!?”
“예! 아몬드가 말하죠!? 넌 지고 싶어도 질 수가 없어!”
-캬~
-???: 지는 건 맘대로 되는 줄아냐?
-씹명언ㅋㅋㅋ
-ㄹㅇㅋㅋㅋ
-정보) 아몬드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아이언볼은 결국 뚜벅뚜벅 걸어서 상대 포탑에 들이받아 죽어버렸다.
[아군이 처형당했습니다.]그마저도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킬 판정이 아닌 그냥 처형 판정을 받았다.
푸하하하하!
이에 킹귤이 폭소했다.
“아니, 이것도 처형인데요? 처형은 그냥 혼자 죽은 판정이라, 적에게 돈이나 경험치가 안 들어갑니다!?”
“진짜 여러모로 징하네요.”
“던지는 것도 마음처럼 안 됩니다~ 릴에서는요~”
* * *
촬영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고 즐거웠으나. 거기서 유일하게 얼굴이 딱딱하게 굳은 자들이 있었으니.
릴의 제작사인 폴리스에서 나온 직원들이다.
“하아. 이러니 정병게임 소리 나오지.”
“저 자식 어떡하죠? 진짜 제대로 트롤인데요? 지금 당장 계정 정지시킬까요?”
이런 경우 긴급 정지 처분도 할 수 있는 게 폴리스의 권력이었다.
그러나, 상사로 보이는 여성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건 게임 끝나고 해. 지금 하면 오히려 특혜 소리 나오지.”
그리고, 그녀는 폰을 켜서 뭔가를 확인한다. 실시간 새로운 화신 ‘소리’의 판매량 그래프였다.
출시 직후빨이 조금 빠진 후. 아직까지는 횡보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조금씩 다시 반등하려는 기색이 있다.
“무엇보다, 재밌잖아? 어떻게 될지 궁금해. 만약 저런 애 달고도 소리로 이길 수 있다면…….”
그녀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엄청 반응이 좋을 거야.”
그녀가 말하는 반응은 아마 매출일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