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80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98화
68. 실스터의 귀환(3)
무너질 뻔했던 바텀의 균형이 맞춰졌다.
가장 놀란 건 사실 진행자도, 시청자들도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들은 소리를 플레이하고 있는 게 아몬드라는 걸 알고 있지 않았던가?
[엥? 뭐야 뭐야~!] [나이스~~~!] [던지는 거 아녔음? 개 나이스!!]제일 놀란 건 팀원들이었다.
이들은 영락없이 이번 판 힘들게 시작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서포터가 대놓고 던지려 했던 바텀에서 킬이 나왔다. 그것도 2킬이나.
“이야! 팀 분위기 갑자기 엄청 좋아졌죠?!”
“아이언볼 서폿이랑 오늘 나온 신캐로 바텀을 이기고 있으니까요!”
“아. 물론 팀원들은 마지막에 아이언볼이 일부러 죽은 걸 모르고 있죠!?”
“그렇죠. 미니맵과 안내 메시지로만 상황을 파악하니까요.”
팀원들이 이렇게 신날 수 있는 이유는 아이언볼이 어떻게 플레이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마 아이언볼이 희생하기 위해서 처형당하고, 그사이 아몬드가 다 때려서 죽인 걸로 이해하고 있는 거다.
[워. 아이언볼님. 던진다더니. 제대로 하네. 이대로 이겨봅시다!]정글러의 목소리다.
그는 정말로 이 게임이 잘 풀리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저 아이언볼은 사실 한 게 없는데요.”
“이건 사실 트롤하지 말라고 달래는 거죠?”
-ㅋㅋㅋㅋㅋㄹㅇ
-꼬장 부리는 새끼라서 일부러 더 칭찬해주는듯
-ㅈ같은 놈이 칭찬도 더 받누 세상 참.
킹귤이 억울하다는 듯 대신 소리쳐줬다.
“아니! 아이언볼이 한 거라곤! 그냥 겜 던지려고 들이박은 게 전부입니다! 근데 칭찬은 아이언볼이 받나요!?”
“소 뒷걸음질하다 쥐 잡는다…… 뭐 그렇게들 말하는 상황 같습니다?”
“아뇨. 그보다 더하죠! 소가 주인을 뿔로 뚫어 죽이려고 달렸는데, 마침 주인을 향해 달려오던 오토바이를 쳐주고! 갑자기 올해의 용감한 소가 된 격이죠!”
-아닠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
-올해의 용감한 소 ㅋㅋㅋ
-엌ㅋㅋㅋㅋ
-올용소 ㅋㅋㅋ
“아. 그쵸! 그 정돈 돼야 비유가 맞겠네요. 사실 이 게임을 던지려 했으니까요?”
“맞습니다. 아. 제가 진짜 3년만 젊었어도, 저 서포터 친구에게 해줄 말이 아주 많습니다.”
“아…… 어, 어떤 거죠?”
-조상 슬레이어 킹귤의 귀환
-연좌제 개같이 부활!
-ㅋㅋㅋㅋㅋㅋ편집할테니까 ㄱㄱ
잠시 입맛을 다시던 킹귤이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비방용인 모양이다.
“하하. 아니 그냥 선배로서 인생의 조언 같은 거죠.”
그러는 사이, 이미 아몬드와 아이언볼은 다시 나란히 바텀 라인에 섰다.
* * *
바텀 라인에 도착 후.
아몬드는 일단 미니언 막타만 치면서 안정적으로 라인전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이런 보이스가 들려온다.
[바텀 갱킹 한번 가요. 이번에 스노우볼 확실히 굴리죠.]우리 팀 정글러였다.
그런데─
“수풀 시야 확보하러 들어감.”
지금 이건 아군 서포터, 아이언볼이 한 말이다.
‘갑자기?’
그는 마치 아까 일은 없었던 일인 듯, 서포터로서 할 일을 착실히 해주기 시작했다.
“정글 오면 내가 이니시 걺.”
너무나 확실한 태도 변화에 파일럿이 바뀐 게 아닌가 의심이 될 정도였다.
아무래도 아이언볼은 아몬드의 플레이를 보고 마음을 바꾼 것 같았다.
이런 경우는 많았다.
던지려다가도, 이길 것 같으면 은근슬쩍 다시 열심히 하는 경우 말이다.
진행자가 질문했다.
“아니. 킹귤 님. 저 사람 아까 일부러 포탑에 달려들어서 죽지 않았어요? 아몬드가 킬 땄는데도!?”
“맞습니다. 아까 처형당한 건 체력이 너무 없어서 일부러 죽은 거였던 걸까요?”
“아, 예, 처형당할 걸 계산하고 죽어준 거다?”
“일단 그래 보입니다. 지금은 승급하려고, 아주 열의에 넘치거든요!?”
“킹귤 님. 근데 저 서포터가 어떻게 이렇게 빨리 실력을 눈치챈 거죠? 사실 1킬 정도 먹은 건데요. 제가 보기에는 말이죠.”
“그야 티어가 좀 되면 실력 가늠하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가상현실 게임이잖아요? 특히 원딜러는 기본 공격 맞히는 것도 일이기 때문에…….”
옛날 마우스 키보드로 하던 시절과는 다르게, 가상현실 게임에선 실력을 알아내기가 훨씬 수월하다.
온몸으로 하는 게임이다 보니, 활을 잡는 방식이나 쏠 때의 흔들림 등.
실력적인 요소가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훨씬 많으니까.
지금 서포터도 아몬드의 실력을 쉽게 눈치챈 것이다.
그리고 태도가 싹 변한 것이다.
“아. 마스터 티어 정도 되니까. 아무래도 대충 딜하는 모양만 봐도 실력이 가늠이 되는군요?”
“그렇죠.”
“이야. 이거 얄미운데요? 이길 것 같으니까 없던 일로 하자?”
아몬드도 비슷한 생각이다. 이럴 거면 앞에 던지겠다고 한 건 뭔가?
결국 게임만 이길 수 있으면 상관없었던 거였으면서.
그렇게나 이기고 싶으면 열심히 할 것이지, 던지려 했다가 이길 거 같으니 다시 열심히 한다?
아몬드 입장에선 전혀 이해가 안 가는 태도다.
그러나, 별수 없다.
‘얄밉긴 해도…… 끌고 가야지.’
이 서포터가 트롤이건 초보이건 어쨌든 내 팀이다.
그럼 끌고 가야 하는 거다.
좋든 싫든.
[갑니다!]정글러 쪽에서 보이스가 왔다.
바텀을 도우러 온다는 말이었다.
[여기로 갑니다.]피잉!
상대 듀오의 뒤편으로 핑이 찍힌다.
아직 상대 바텀 듀오는 눈치채지 못한 상황.
“시동 건다.”
아이언볼은 수풀 안에서, 적들에게 보이지 않게 스킬을 시전했다.
[데굴데굴 쾅!]이이이잉……!
제자리에서 회전하며, 이동 속도를 올리고 있는 아이언볼.
적들도 수풀에 같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면 볼 수 없었다.
지이이잉!
이동 속도는 점점 정점을 향해 치솟았다.
“아. 아이언볼! 지금 속도를 끌어올려 놓고 있습니다! 한 번에 확! 덮치려는 거죠!?”
“예. 적이 대처할 수 없도록 최대 속도로 올린 후에! 달려가기 시작하겠다는 겁니다!”
키이이이이잉!!!
아이언볼에게서 점차 허연 연기가 솟기 시작했다.
이제 최고 속도에 도달했다는 말이다.
“정글 오면 고.”
이제 정글러가 오면 아이언볼이 최고 속도로 튀어 나가며 적에게 부딪칠 거다.
‘나도 속도를 좀 높여놔야겠는데.’
아몬드도 이동 속도를 높일 방안 생각해 봐야 했다.
아이언볼이 혼자 튀어 나가는 것보다 원딜도 같이 뛰어가는 게 좋다.
기리릭.
그는 활시위를 당기며 미니언 하나를 조준한다. 그리고, 시위를 놓는다.
파바방!
거의 동시에 가까울 정도로 빠르게 연이어 날아가는 화살.
순식간에 네 발이 미니언의 머리에 연이어 다 박히고.
그 미니언은 불타오름과 동시에 골드로 환전됐다.
그뿐이 아니다.
우웅……!
아몬드의 몸 주변으로 희미한 빛이 솟구치며 이런 메시지가 뜬다.
[이동 속도 증가]서포터도 아몬드의 의도를 눈치챘는지.
“간다아!”
키이이이잉──
상대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무시무시한 속도였다.
“어…… 어!?”
“튀, 튀어!”
바텀 듀오는 갑자기 뛰어드는 둘에 당황하여 뒤돌아 뛰기 시작했는데.
당연히 최고 속도로 달려오는 아이언볼을 피할 수는 없었다.
──콰아앙!
“아아! 맞았어요!”
“저 속도의 아이언볼을 피하는 방법은 그냥 아이언볼이 운전을 잘못해서 이상한데 박는 것뿐이거든요!?”
방패 전사가 공중에 떠버렸다.
이때 정글러가 난입한다.
“이이이쿠우우우!”
정글러는 수도승이었다.
[눈먼 수도승 – 쟈가르]“하압!”
[진동파]그는 등장과 동시에 진동파를 날렸다.
공중에 떠 있었던 방패 전사를 맞히는 건 너무 쉬운 일이다. 당연히 결과는 적중.
그러나─
[방패 막기]텅……!
공중 체류 시간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방패 막기를 써서, 진동파를 무효화해 버린다.
“방패 막기는 처음 맞는 스킬은 아예 없던 일로 쳐버리거든요!? 지금 우리 서포터가 아까 있던 일 없던 일로 치는 것처럼요!”
-ㅋㅋㅋㅋㅋㅋㄹㅇ
-엌ㅋㅋㅋㅋ
-이걸 이렇게?ㅋㅋ
진동파는 없던 일이 됐다.
‘이런.’
수도승은 당황했다. 이러면 딜이 모자랄 수도 있었다.
“진동파를 맞아야 다음 콤보가 이어지는 게 수도승인데요! 어떡하나요!?”
적 소총수가 가만히 있는 게 아니었다.
“아! 소총수가 프리딜!”
탕! 타앙! 타다당!
연사 스킬을 써대면서, 수도승을 타격하기 시작했다.
총알이 수도 없이 박혔다.
[눈먼 수도승 – 쟈가르] [체력 32%]순식간에 체력이 2/3만큼 날아가 버린다.
앞으로 조금 더 맞으면 죽을 수도 있다.
그때였다.
‘응?’
탁!
방패 전사의 어깨너머로 어떤 갈고리가 걸린다.
“아몬드! 로프 이동 씁니다!? 처음 쓰는 거죠!?”
로프 이동 스킬이다.
로프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아몬드의 신형이 무서운 속도로 날아온다.
휘이이익──
방패 전사는 깜짝 놀라 멈칫했으나.
기리릭.
도착한 아몬드가 시위를 당긴 방향은 방패 전사 쪽이 아니었다.
파앙!
화살 한 발이 날아가, 소총수의 머리에 적중한다.
──퍼억!
[빙결의 화살]빙결 화살이었다.
[빙결]소총수는 1초간 얼어붙어 버렸다.
네 번째 화살도 아닌데, 어떻게 원소 화살일까?
“아니!? 이거 왜 원소 화살이죠!? 킹귤 님?”
“이거 로프 이동 스킬 때문이죠!”
로프 이동 스킬을 쓴 직후 쏘는 화살은 원소 화살이 된다. 이 스킬의 부가 기능을 아몬드가 활용한 것이다.
“이제 소총수를 계속 쏘나요…… 아니면!?”
아몬드의 다음 화살은 소총수를 향하지 않았다.
다음 화살은 방패 전사의 뒤통수를 향했다.
“방패 전사를 쏩니다!”
원딜이 딜을 못 하게 얼려놓고, 방패 전사가 방패로 못 막는 뒤에서 패는 전략이다.
소총수가 너무 멀어, 수도승과 아이언볼이 같이 때릴 수 없기 때문이다.
“방패 전사는 지금 3명이서 같이 팰 수 있으니까! 타겟팅 바꾼 거죠!? 판단 좋네요!”
“이게 훨씬 확률이 높으니까요!”
화살 2개가 연사로 방패 전사의 뒤통수에 박힌다.
퍼벅!
여기에 아이언볼과 수도승의 콤보까지 더해진다.
퍼버벅!
방패도 이미 내려간 터라, 순수하게 다 박히는 대미지.
[방패 전사 – 크레이브] [체력 23%]‘지금.’
아몬드는 손을 살짝 틀어, 원소를 바꾼다.
[바람의 화살]체력 비례 대미지와 더불어 가장 빠르게 날아가는 화살.
퍼어엉……!
[방패 전사 – 크레이브] [체력 0%]그것이 방패 전사의 목숨을 앗아갔다.
막타를 치기 위해 일부러 타이밍을 살짝 늦춘 것이다.
“원소 화살 활용! 막타까지 완벽합니다!”
[적을 처치했습니다!]아몬드는 곧장 소총수를 향해 돌았다.
“아, 소총수까지 노리나요? 하지만 도망가고 있어요! 이미!”
그는 이미 빙결이 풀려서 도망가고 있었다.
“저거까지 고?”
“음…….”
거리가 좀 멀었다.
서포터와 정글러는 망설였으나. 아몬드는 그냥 뛰었다.
[이동 속도 증가]화살통이 비어서 이동 속도 증가 버프를 받았으니. 따라잡을 수 있을 거란 계산이다.
타다다닥!
“아!? 아몬드! 혼자 한 번 더 고! 합니다!?”
“근데 화살이 없지 않나요?”
“상대 체력이 80%나 되는데요!?”
확실히 따라잡는 데에는 성공했다만, 화살이 없다.
‘너 화살 없잖아.’
소총수는 기회라고 여기며 아몬드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
“아! 이, 이건…….”
이때 킹귤은 눈치챘다.
소총수가 그냥 도망갔어야 한다고.
타앙!
“이속 빨라진 아몬드거든요!”
치익.
당연하다는 듯 총알이 어깨를 스치며 빗나간다.
‘빗나가?’
그럴 수는 있다.
아무리 마스터 티어라도, 에임이 완벽할 수는 없다.
피하는 상대도 마스터니까 말이다.
그런데, 연이어 다 빗나간다?
타앙!
타아앙!
‘이게 뭐야.’
소총수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 수밖에 없었다.
한 발이면 모를까 다 빗나갔다는 건. 저놈이 진짜로 총구를 보고 피하고 있다는 거다. 보통 예상으로 피하거나, 몸을 대충 흔들어서 혼란을 주는 식인데.
보고 피하는 레벨은 챌린저에서나 느낄 수 있는 경지다.
‘저 자식 피지컬이 챌린저라고?’
그냥 도망갔으면 살았을걸.
망했다.
“아 소총수! 아몬드 체력 깎아서 못 쫓아오게 하려 한 건데! 이거 악수가 됐어요!”
꼬여 버렸다.
“이런 씹──”
──덜그럭!
그러는 사이, 아몬드의 화살통에 화살이 다시 생겼다.
“아.”
나지막한 탄식.
그게 유언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