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8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204화
70. 못 먹어도 고(3)
“이거 어쩌면 소리의 단점이 잘 드러나는 상황 같습니다……!”
진행자의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소리는 얼핏 보면 굉장히 좋아 보이는 스킬셋을 갖고 있으나.
그의 가장 큰 아이덴티티인 4발의 제한, 이게 원딜로서 굉장히 치명적이다.
“4발 중에 하나라도 빗나가거나, 상대에게 막히면 너무 뼈 아파요!”
4발이 적절하게 적에게 다 적중하지 못한 경우. 소리는 솔로 캐리(*혼자서 게임을 이끌어가는 행위)가 안 된다.
즉, 소리는 보조 성격의 원딜러이지, 잘 큰 레이나나 소총수처럼 혼자 다 때려잡는 스타일이 못 된다는 것이다.
이런 화신들은 팀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 꽤 잘 컸는데! 방어력이 높은 잘 큰 탑라이너한텐 별 소용이 없어요! 4타를 다 박았는데도 30% 남짓 깎였거든요!? 하나를 튕겨내는 바람에요!”
-ㄹㅇ……
-근데 지금이 원딜 약한 타이밍임
-숟가락이 뭐 그렇지 ㅋㅋㅋ
-원딜 버프 좀 ㅠ
-하나만 막아도 딜이 1/4로 줄어
소리는 화살 한 발 한 발의 가치가 소중했다. 다시 쏘려면 시간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화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원소 화살을 팝콘이 튕겨내 버렸으니.
딜이 제대로 박힐 리가 없다.
“팝콘이 화살을 튕겨낸 거 완전 슈퍼 플레이에요! 보이지도 않는 데서 쏜 걸 튕겨내지 않았습니까? 빤히 보여도 패링하기 힘든 게 원거리 공격인데요!”
-ㄹㅇ
-저거 하나로 게임 다 뒤집혔다
-이게 전자파 담배셔틀의 실력이라니……
-미친놈임
“이거 어렵습니다……! 지금 단체로 여기까지 이동한 것만으로도 큰 투자인데! 여기서 한 명이라도 죽거나, 적을 한 명조차 못 잡으면 너무 큰 손해예요!”
팝콘을 잡아도 본전인 상황.
그런 와중에 설상가상…….
“근데 섀도우존까지 왔습니다!”
적 미드라이너까지 합류한다.
충분히 절망적인 상황인데.
“아아!? 아몬드! 웃고 있어요! 웃고 있습니다!”
아몬드는 웃고 있었다.
-??
-실성인가?
-치타: ???
-뭐지
-오
* * *
로프 어쌔신, 카이.
아몬드는 이 화신을 자주 해보진 않았지만 특징은 잘 이해하고 있다.
‘도망가기 쉬운 화신이지.’
로프를 자유자재로 쓰면서 왔다 갔다 하며 적을 농락하고 틈을 봐서 ‘교살’을 노리는 화신이다.
어쌔신이라는 이명을 갖고 있긴 하지만, 대미지보다는 적을 유린해서 혼란을 유도하는 식으로 더 많이 쓰인다.
즉, 지금 로프 어쌔신이 체력이 낮은 건 별문제가 안 된다.
[잠깐 뺄게요!]지이이이익!
그는 로프를 아군 포탑 쪽으로 쓰면서 도망가 버린다.
휘릭!
섀도우존이 따라가 보려 하지만─
[포식] [용 ‘카리스’가 상대를 물어뜯습니다. 상대 체력이 7% 이하라면 섭취해 버립니다. 7% 이상이라면 적을 문 채로 천천히 끌어당깁니다.]콰드득!
킹귤의 용이 섀도우존을 깨물어버리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못 먹어도 고!”
킹귤이 그게 무슨 주문이라도 되는 듯 외쳤다.
-진짜 먹음ㅋㅋㅋ
-용 ㅈㄴ 커엽네 ㅋㅋ
-그 먹는게 이 먹는거였냐고 ㅋㅋㅋ
덜그럭!
그 순간 아몬드의 화살통엔 다시 화살이 가득 찼다.
누가 보면 킹귤의 주문 덕인 줄 알겠다.
“워~ 워~! 원딜러는 나랑 놀아!”
기리릭.
아몬드가 활시위를 당기자, 팝콘이 가로막는다.
아무래도 섀도우존을 쏘려는 화살을 대신 맞거나 막으려는 듯했다.
만약 일반적인 원딜 플레이어였다면 지금 팝콘의 플레이가 상당히 거슬렸겠다.
아니, 아몬드조차 그가 일반적인 원딜을 골랐다면 곤혹스러울 상황이다. 그만큼 팝콘의 포지셔닝이 뛰어나다.
그러나, 지금의 아몬드에겐 소용없는 짓이었다.
그는 활을 들고 있잖은가.
‘커브로 쏘면 그만.’
파앙──
화살이 쏘아졌다.
팝콘은 여의봉을 들어 올렸다.
‘반응하고 있어.’
놈은 놀랍게도 경로를 예측하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반응속도로, 눈이 화살을 진짜로 쫓고 있었다.
이런 케이스는 아몬드는 거의 보지 못했었다.
대부분 플레이어들은 상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격 경로를 예측해서 대응한다.
그건 프로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은 줄 알았는데.
‘역시 다른가. 하지만…….’
팝콘은 다른 부류였다. 그러나 그가 다른 부류라고 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어차피 못 막는 경로니까.
“어?!”
어이없는 루트로 날아가는 화살을 보며 팝콘이 입을 떡 벌린다.
“아니. 내가 못 막게 하려고 화살을 아예 빗…….”
퍼엉!
저 뒤에서 섀도우존의 뒤통수에 화살이 박혀 버리는 소리가 났다.
“!?”
[칼날 망토 – 섀도우존] [체력 57%]첫발을 맞고 남은 체력을 본 아몬드는 미소 지었다.
‘이거지.’
암살자류 화신들은 대미지가 센 만큼 본인의 몸도 약하다.
킹귤의 ‘포식’과 아몬드의 화살 한 발에 이미 절반 체력이 날아간 모습을 보아라.
이어서 나머지 세 발의 화살이 연달아 쏘아졌다.
파바방!
크게 돌며 섀도우존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들.
“어…… 어?”
팝콘은 닭 쫓던 개마냥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
퍼엉!
두 번째 화살을 맞으니.
[체력 29%]체력이 20%로 간당간당 하다.
현재 아몬드는 3킬을 먹고 포탑 골드까지 챙긴 괴물 원딜.
적은 0킬의 암살자이다.
답은 이미 나와 있었다. 놈은 여기에 함부로 와선 안 됐다.
퍼벙!
나머지 화살까지 다 꽂힌 뒤.
[바람의 화살]바람의 화살이 주는 체력 비례 추가 대미지까지 폭발했다.
[체력 0%]그는 마치 여기에 없었던 사람처럼 사라졌다. 바람처럼.
[적을 처치했습니다!]“와아아! 이럴 수가아아! 이거 뭔가요!? 커브샷으로 완벽하게 섀도우존 네 발 적중시키면서 아웃시킵니다!”
진행자가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시청자들도 마찬가지다.
-와 이걸??
-ㅈㄴ 쎄네 ㅅㅂ
-캬! 속이 뻥~~! (진짜 뻥 뚫림)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적의 등장에 당황하지 않고 곧바로 그를 죽이는 판단으로 이어간 것.
“이걸 뒤도 안 돌아보고 섀도우존을 때리는 선택을 합니다! 역시 판단력이 장난이 아니에요! 날이 서 있네요! 아몬드!”
-곧바로 타겟팅 변경 무엇?
-ㄷㄷㄷ
-무친 판단
-도랏네
거기에 더해 소리를 소개하는 오늘 입릴의 화신에 성격에 걸맞게, 아주 시원한 대미지를 선보였다.
“게다가! 소리 대미지가 제천대성이 아니라 암살자한테 들어가니까 미쳤습니다. 지금 마지막 화살은 사실상 필요도 없었죠!?”
-ㄹㅇㅋㅋ
-ㅈㄴ 셈
-데미지 미쳤다 ㄹㅇ
-대포로 처맞는 기분
“이러면 팝콘! 어떻게 하나요!”
팝콘은 현재 아몬드의 화살을 막아주러 왔다가 애매한 포지션이 되었다.
뒤쪽은 아몬드 팀의 포탑이 있고.
앞엔 아몬드가 있으며, 옆엔 킹귤이다.
사실 답은 정해졌다.
체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아몬드를 향해 달려야 한다. 그게 어차피 본진으로 가는 길이기도 했다.
“팝콘! 뚫어내려 합니다아!”
콰득.
팝콘은 손가락을 깨물며 각오를 다졌다.
언제든 강신기를 쓸 준비를 마친 것이다.
타다다닥!
그는 우선 아몬드부터 죽이겠다는 생각으로 달려들었다.
그런데, 아몬드는 전혀 그에게 따라잡혀 주지 않았다.
‘이속 증가……?’
화살통이 현재 비어 있는 상태라 이동속도가 빠른 것이다.
“팝콘! 이속 증가된 아몬드를 따라가기 힘들죠!? 그러자 옆으로 드리블!”
여기서 팝콘은 판단을 바꿔 갑자기 옆으로 틀어 정글로 진입했다. 적을 죽이는 대신 도망을 선택한 거다.
“애초에 도망치려던 걸까요!? 아몬드를 공격하는 척하면서 살아가는 판단!”
-경로 선택 ㄷㄷ
-이거 진짜 살겠는데?
-아 쟤 살아가는 거 오바……
-제발 살아라 ㅠㅠ
‘내가 살아가면 본전이야.’
적들이 투자한 게 많아서 자신이 죽어주지 않으면 그래도 본전 혹은 이득일 수도 있다는 계산이 이미 끝난 것이다.
“아! 킹귤 쫓아가지만 용조련사는 좀 느려서…….”
팝콘은 살아 돌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로프 이동]쉬이이이익!
등 뒤쪽에서 로프가 날아온다.
겨우 도망가고 있던 팝콘의 등을 향해서 쏘아진 로프.
철컹!
갈고리가 그의 등에 정확히 걸린다.
“아아악! 그렇죠! 로프가 있었습니다! 킬 관여로 다시 쓸 수 있었죠!!”
‘이런.’
갈고리가 등에 걸린 이상, 도망가긴 글렀다. 어디로 가도 쫓아올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막는다. 막고 강신기로 카운터 치면서 역으로 킬각 보는 거야.’
팝콘은 반사적으로 여의봉을 들어 올렸다. 화살을 쳐낼 생각이다.
그리고 아몬드의 로프가 끝까지 당겨지면 후두려 패줄 생각이다.
‘감히 물몸 원딜러가 탑라이너에게 돌진을 해?’
지이이익……!
아몬드의 로프가 감기기 시작하고, 아몬드가 빠르게 날아온다.
그리고 역시나 그는 활시위를 당겼고, 빠르게 놓았다.
피융!
팝콘은 그 경로를 쫓기 위해 눈을 부릅떴다.
‘?’
그러나, 화살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었다.
생각해 보니 아몬드는 아직 화살이 없었다.
‘페이크였어……!?’
팝콘을 향해 직선으로 날아오던 아몬드.
[로프 이동] [중지]탁!
그는 중간에 로프를 끊어내고, 미끄러지듯 착지해 팝콘의 퇴로를 막았다.
기리릭.
이번엔 진짜 화살이 시위에 걸렸다.
파앙!
팝콘의 뒤통수에 하얀 서릿발 같은 화살이 박혔다.
[빙결]그는 결국 또 얼어붙었다.
“아몬드! 미쳤습니다! 페이크에 이어 중간에 로프를 끊고! 뒤통수로 가서 사격! 이게 무슨 전투 능력인가요!?”
1.5초간 얼어버린 팝콘.
그를 향해 한 어두운 그림자가 나타났다.
스윽.
음흉한 웃음과 함께.
“자. 드라칸? 저 형님 담뱃불 좀 붙여드려라!”
“……!”
그는 킹귤이었다.
그의 용 중에서 불을 뿜는 ‘드라칸’이 튀어나와 입을 쩌억 벌렸다.
“담배가 좀 크네! 불도 크게 붙여야겠어!?”
킹귤은 아마 여의봉을 보고 그리 말한 것이다.
-ㅁㅊ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
-물과 불의 싸움ㄷㄷ
“크아아아아!”
화르르륵!
뜨거운 브레스가 팝콘을 뒤덮었고.
이어서 아몬드의 나머지 화살이 쏘아졌다.
퍼엉!
펑!
팝콘의 머리에 두 발의 화살이 적중한 것은 물론─
[빙결의 화살]──파앙!
또다시 얼어버렸다.
“어!? 이번엔 빙결 2타 빙결 콤보가 들어갔습니다! 어떻게 된 거죠!? 아깐 4번째 화살이 날아가기 전에 빙결이 풀렸었잖아요!?”
이건 진행자가 하는 말이 아니었다.
킹귤이 팝콘을 눈앞에 두고 외치고 있는 말이다.
-ㅁㅊㅋㅋㅋ
-넘 자연스러운 해설이었고~ㅋㅋㅋ
-진짜 광기 ㄷㄷ
-2등을 놀리면 이렇게 됩니다 여러분
-ㅅㅂㅋㅋㅋ
“아 그거 말입니까!? 그건 제천대성의 cc기 저항능력 때문인데요! 그 패시브는 반경 30미터 안에 적이 여럿 있어야만 인정이 되거든요!? 근데 소리의 사거리가 딱 30미터란 말이에요!?”
“…….”
팝콘은 어이가 없어 킹귤의 뒤끝을 다 보고 있었다.
아니, 사실 선택권이 없었다.
그는 얼어붙어 있었고.
킹귤의 말은 cc기가 풀리는 속도보다도 더 빨랐다.
“아몬드님은30미터경계에서빙결화살을쏘고뒤로물러난거죠!그리고빙결의화살이꽂힐때쯤엔!30미터를벗어난겁니다!”
아몬드가 30미터 밖에 있다고 인식시키는, 시스템의 판정을 교란시킨 일종의 편법이었다.
그러니까 팝콘은 순수하게 3초 내내 얼어붙어 있어야 했다.
“그리고이3초빙결이풀릴때쯤엔……!”
씨익.
킹귤이 웃으며 다시 말 속도를 조절했다.
“제 포식 쿨이 돕니다.”
[포식]송곳니가 날카로운 용, 카리스가 나타나 팝콘을 물어뜯었다.
콰드드득……!
포식으로 제천대성을 물고 늘어진다.
설상가상.
덜그럭!
아몬드의 화살통에 다시 화살이 차올랐다.
“이제 소리가 화살을 다시 쏩니다아!”
아몬드의 화살 네 발이 거의 동시에 날아왔고.
퍼엉!
퍼버벙!!
모든 화살은 팝콘의 머리를 꿰뚫을듯이 강하게 적중시켰다.
[불의 화살]마지막 마무리는 신기하게도 바람이 아닌 불의 화살이었다.
-아니 이거 킹부러 아냐?ㅋㅋ
-전자파의 담뱃불ㅋㅋㅋ
-갑자기 불?ㅋㅋ
불의 화살은 시간 차를 두고 크게 폭발하며 주변에 대미지를 준다.
“겜 터져오오오옷! 뻐어어엉!”
킹귤이 꽥 소리치자.
화르르륵!
불의 화살이 발동되며 화려하게 타올랐다.
[적을 제압했습니다!]전장에서 뛰어난 플레이를 보여주던 플레이어를 죽이면 이런 메시지가 뜬다.
처치가 아닌 제압. 거기에 보너스 골드는 덤이다.
여기서 게임은 기울었다.
* * *
“쥐~~ 쥐~~!”
결국 게임은 아몬드 팀의 승리로 끝났다.
후반부엔 아몬드의 로프 쿨 초기화로 전투 내내 날아다니는 장면만 서너 번이었다.
폴리스 직원들은 신나서 히히덕거렸으나.
-아……
-ㅠㅠㅠㅠ
-팝콘 무자식아ㅠㅠ
-내 포인트 ㅠㅠ
-이게 다 정부 탓이다
채팅창은 눈물바다가 됐다.
아몬드 팀의 패배에 베팅한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간간이 좋아 죽는 채팅도 주르륵 올라오고 있긴 했다.
-정배들아 정신이 들어?! 정배들아 정신이 들어?! 정배들아 정신이 들어?!
-ㅋㅋㅋㅋㅋ개같이 역배 성공!
-와 몇배냐 이겤ㅋㅋㅋ
-엄마 나 부자됐어!
-저, 옛날에 담뱃불이나 붙이던 김역배가 아닙니다?
-전자파 담배셔틀 컷! 전자파 담배셔틀 컷! 전자파 담배셔틀 컷! 전자파 담배셔틀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