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8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205화
71. 처형식(1)
[ㅁㅊ 입릴의 화신에 팝콘 뜸] [팝콘 vs 아몬드 ㄷㄷ] [뭐냐?? 스트리머 나오면 보통 스트리머 불러오잖아 ㅋㅋㅋ]팝콘이 입릴의 화신에 등장했다는 이야기는 커뮤니티에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그도 그럴 게 팝콘 역시 전자파처럼 프로 활동 이후로는 딱히 매체에 노출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의도적으로 숨었다기보단 그냥 귀찮아서, 혹은 자신의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느라 활동을 못 했던 것일 뿐이지만.
어쨌든 그는 오랜 기간 모습을 비추지 않았고.
간만에 등장한 ‘추억 속의 챔피언’은 당연하게도 꽤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아니. 작가님. 팝콘 어떻게 섭외했어요?”
쉽게 등장할 것 같지 않았던 팝콘의 등장에 신기해한 건 시청자들만이 아니다. 폴리스 직원들조차도 신기해하며 묻고 있었다.
“팝콘 님 탑 화신 새로 나올 때마다 섭외했었는데 한 번도 연락이 안 되셨었는데 말이에요.”
질문을 들은 작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한다. 그녀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는 듯.
“아. 그게. 신기하게도 먼저 이쪽으로 연락이 왔대요.”
“……예?”
“이유는 모릅니다만. 이번 게스트가 아몬드 님이라는 게 발표되고 나서 연락 왔다고 하더라구요.”
작가는 무슨 대단한 비밀인 양 속닥거린다.
“아무래도 아몬드 님이 전자파 님이랑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소문이 있잖아요? 그래서 팝콘도 아는 사이가 아닐까요?”
그러고 보니 아몬드는 전자파랑 친분이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룬스타그램 맞팔인 관계였으니까.
물론 이건 비밀도 아니다.
세간에선 ‘맞팔도르’라며 이 업적(?)을 낮춰 말하는 자들도 많으니. 알 만한 놈은 다 안다는 거다.
다만, 전자파가 왜 팔로우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상현 본인도 모른다.
어찌 됐든 전자파가 팔로우한 계정 자체가 매우 적고 그 이후로 또 다른 팔로우도 없었기 때문에 분명 유의미한 사건이긴 했다.
“음…… 팝콘도 같이 아는 사이인가. 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폴리스 직원의 눈이 아몬드가 들어가 있는 캡슐을 훑었다.
“그나저나 팝콘 님이 나온 건 좋은데. 소리를 플레이해 주는 메인 게스트가 아니라, 상대하는 입장인 서브 게스트라…… 이거 괜찮을까요?”
직원은 이번엔 함께 온 동료에게 물었다. 팔짱을 끼고 있던 자가 끄덕인다.
“음. 확실히 상대적으로 소리가 약해 보일 수 있겠네.”
“그렇죠. 아무래도 솔직히 클라스가 다른데요.”
“근데…….”
팔짱 낀 직원이 스크린을 가리키며 갸우뚱했다.
“이긴 것 같은데?”
“예!?”
그들은 멍하니 스크린을 감상했다.
팝콘 정도 되는 게스트가 상대로 나와서 이 프로그램에서 패배한 적은 솔직히 거의 없었다.
새로운 화신을 갖고 이미 익숙한 화신을 다루는 전프로 혹은 현프로를 이긴다는 건 어불성설이니까.
더군다나 늘 같은 팀인 킹귤도 프로 때에 비하면 광대나 다름없는 실력 -솔직히 그가 패배의 원인이 된 적도 많았다- 아니던가?
‘뭐 하는 사람이야?’
그들은 다시 한번 아몬드가 들어가 있는 캡슐을 바라본다.
* * *
치이이익……!
캡슐이 열린 후 아몬드가 나왔다.
아몬드는 조금 지쳤는지, 별다른 멘트 없이 땀을 훔치면서 이온 음료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광고 찍냐?
-존잘 ㄷㄷ
-스포츠 음료 광고 모델 ㄷㄷ
-주모 여기! 포카리 한 잔 더 줘! 먹던 걸로! 아니, 늘 먹던 거 말고! 저 사람이 먹던 걸로!
-저거 사면 땀방울도 주나요!?
-목젖 무엇……
다들 땀 흘리는 아몬드의 등장에 대해 이야기할 때.
치이이익!
킹귤이 튀어나왔다.
그는 채 나오기도 전에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고함을 질렀다.
“크아아아아아아! 괴물 정글러! 킹규우우울!”
-시밬ㅋㅋㅋㅋ
-또라이냨ㅋㅋㅋㅋㅋㅋ
-지가 말한거임 지금?ㅋㅋㅋㅋ
-엌ㅋㅋㅋ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어이가 없는지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일단 승리 축하드립니다. 킹귤 님. 그리고 아몬드 님. 아, 근데 사실 아몬드 님의 승리라고 봐야겠죠?”
“앗…….”
진행자의 말에 킹귤은 갑자기 벙어리가 됐다.
너무 맞는 말이라서.
-ㄹㅇㅋㅋㅋ
-맞짘ㅋㅋ 킹귤 한 게 뭔데 해설?
-입으로 턴 게 전부임ㅋㅋㅋㅋ
“이번 승리의 주역이 되신 아몬드 님.”
“예.”
“소리를 사용해 본 소감이 어떻습니까?”
“음. 확실히 재장전 공백이 길긴 한데요. 저도 몰랐는데 레벨이 높아질 때마다 그 시간도 줄어들고…… 일단 스킬의 선택지가 많다는 게 큰 장점이라 좋은 것 같습니다. 다방면으로요.”
“아. 그럼 레이나보다 좋은가요?”
“……?”
-ㄷㄷㄷㄷ
-앗
-그녀가 보고있다……
-와이프는 왜 건드려?
레이나가 더 좋다고 하면 소리 판매량이 내려갈 것이고, 레이나가 더 안 좋다고 하면…….
시청자들에게 맞는 후폭풍이 두려웠다.
이때 킹귤이 끼어들었다.
“자, 입으로 흥한 자 입으로 망하거든요? 아몬드 님. 말씀 잘하셔야 돼요!”
“예? 킹귤 님. 본인이 입으로 흥했다고 아몬드 님도 그런 줄 아세요? 아몬드 님은 스트리머치고 말수가 많진 않으신데요.”
“아. 그 입이 아닌데요.”
“?”
“레입도…….”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
-ㅅㅂㅋㅋㅋ
-그, 그게 그입에……
크흠.
아몬드는 헛기침을 한 후, 주의를 환기시켰다.
“아, 예! 아몬드 님. 말하시죠.”
“보편적으로는 소리가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스킬 가짓수도 많고 변수도 많고.”
-두둥……!
-ㄹㅇ?
-헐
-레이나는 이미 니 여자다 이거냐!?
-이 사태를 데협이 용서치 않을……
“그런데, 잘 다룰 수만 있다면 역시 레이나가 더 폭발력이 좋죠. 그러니까 저한텐 레이나가 더 좋죠.”
-캬
-ㅋㅋㅋㅋㅋ
-수상할 정도로 레이나를 ‘잘 다루는’ 플레이어
-무빙보소
아몬드는 어찌어찌 곤란한 질문을 넘어갔다.
“아. 그렇죠. 아몬드 님의 의견 잘 알겠습니다. 그럼 팝콘 님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핑.
스크린에 팝콘의 얼굴이 커다랗게 떠올랐다.
“예. 소리 어떻냐구 말씀하신 거죠?”
“그렇습니다.”
꿀꺽.
제작진과 게임사 직원들이 마른침을 삼켰다.
팝콘의 말에 따라 소리에 대한 평판이 많이 갈리게 될 것이다.
비록 지금은 실력이 쇠퇴했다고 해도, 그는 전자파와 함께 세계를 재패했던 탑라이너이니까.
“솔직히 처음 스킬셋 봤을 때는 이 정도일 줄 몰랐는데…….”
그의 말은 상당히 영향력이 있다.
아마 말하는 순간 해외 커뮤니티에 곧장 박제될 것이다.
팝콘은 잠시 눈을 데구르르 굴리더니 느낀 그대로를 말했다.
“그냥 사기 아닙니까?”
-ㄷㄷㄷ
-팝콘 피셜 소리 개사기 화신
-솔랭 주의보 울려야겠구만ㅋㅋㅋㅋ
-ㅈ됐다
-ㅅㅂ 충 존나 양상되겠네
-ㄹㅇ
채팅창의 스크롤이 와르르 올라갔다.
제작진과 게임사 직원들은 올라가는 입꼬리를 굳이 감추려 하지도 않았다.
“왜 그렇게 느끼신거죠?”
“일단 원소 화살이 3가지. 강신기도 무려 3가지죠. 상대하는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가짓수가 대체 몇 가지에요? 예측이 안 됩니다.”
“아. 그렇죠. 확실히……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습니다.”
“예. 게다가 로프 이동은 킬 관여시 쿨이 다시 돌아서, 이것도 예상을 벗어난 변수가 되구요.”
팝콘은 아까 쌓인 게 많은지 계속 말을 이었다.
“그리고 솔직히 4발만 쏴서 핸디캡이 있는 것도 잘 못 느끼겠어요. 재장전 2초? 이거 물론 원딜에겐 치명적인데. 이속이 너무 증가하잖아요. 그냥 잠시 전장에서 나갔다가 다시 와서 싸우고, 이런 플레이가 가능하니까.”
“아아. 그러니까 소리가 너무 사기라서 졌다고 말씀하고 싶으신 거죠?”
킹귤이 정확히 그의 의중을 간파한다.
-ㄹㅇㅋㅋㅋㅋ
-내가 진 건 소리가 ㅈ사기인 탓이다!
-핵심 간파 ㅋㅋㅋ
-앗……
“아, 아니. 그게 아니라니까요. 귤형? 소리 저거 문제 있어요!”
팝콘이 억울했는지 킹귤만큼 말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대미지 미쳤지, 속도 미쳤지, 왔다 갔다 와리가리 쏠까 말까 바람 물 불? 골라 골라 오늘만 날이 아니야!”
-랩 속도 뭐임
-팝콘만 2배속으로 돌린거임?ㅋㅋ
-ㅁㅊㅋㅋㅋㅋ
-리듬감 무엇ㅋㅋ
-엌ㅋㅋㅋㅋㅋㅋㅋ
-야바위형 원딜러 ㄷㄷ
“이 지랄 하는데 이걸 어떻게 대처하냐구요!”
팝콘의 말에 킹귤은 져주는 척 씨익 웃었다.
‘됐다.’
팝콘을 자극해서 소리가 제대로 사기 치는 화신인 것마냥 연출됐기 때문이다.
‘이쯤이면 다 뽑았다.’
편집본에 들어갈 분량 다 뽑았다는 느낌.
진행자도 그런 생각을 했는지 이쯤에서 말을 끊었다.
“자. 소리가 상당히 마음에 드셨나 봅니다! 팝콘 님!”
슬슬 프로그램 마무리 타이밍을 잡았다.
“이로서 우리 소리라는 화신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알아볼 수 있었는데요? 저는 두 번째 검증마저 성공적으로 통과했다는 점에서 상위권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예. 아무래도 실전 데이터가 쌓여야 알 수 있겠지만. 꽤 괜찮죠?”
“예. 그럼 입릴의 화신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너무 수고해 주신 우리 메인 게스트 아몬드 님. 감사합니다.”
“제가 감사하죠.”
“그리고 팝콘 님도 감사합니다!”
“예? 아니, 아직…….”
핑.
팝콘은 할 말이 더 있는 것 같았는데, 연결이 끊겼다.
-아닠ㅋㅋㅋ 너무하넼ㅋㅋ
-편집입니다 ^^
-컷!
그렇게 녹화가 마무리되는가 싶었다.
진행자도 인이어를 제거하고, 자리를 정리하는 모양새였으니.
그런데, 그때 피디 뒤편에 앉은 작가 한 명이 팻말을 들어 보인다.
[아직 끝 아니에요! 인이어!]프로그램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는 귀 쪽을 가리키며 인이어를 껴달라고 부탁한다.
뭔가 전달 사항이 있는 모양이다.
“아…… 잠시만요. 여러분? 지금 제작진이 뭔가를 전달해 주고 있는데요.”
진행자가 황급히 다시 인이어를 끼며 익숙한 솜씨로 방송을 연장했다.
진행자 외에는 인이어를 끼지 않아, 무슨 말이 오가는지 알 수 없었다. 아몬드는 그냥 가만히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뭐지.’
게스트 쪽으로는 전달되지 않았다. 그는 진행자의 입만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 그 아까 서포터! 아이언볼 기억하시죠?”
“!?”
킹귤이 멈칫한다.
설마 그 얘기가 나올 줄이야.
아까 아몬드가 솔랭 검증할 때 만났던 트롤러다.
“그…… 그 자식 말하시는 거죠? 트롤러!”
-그 자식ㅋㅋㅋㅋ
-바로 그 자식 됐누 ㅋㅋ
-엌ㅋㅋㅋ
-뭐지?
“예! 저희가 그 트롤러의 아이디를 찾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심지어 지금 제작진이 공개한답니다!”
-???
-ㄹㅇ?
-ㅁㅊ
-이래도 되나?
-범죄자 신상공개 ㅋㅋㅋ
-엌ㅋㅋㅋㄹㅇ?
-뭔 생각이 있겠지……
* * *
핑.
연결이 끊어진 후. 팝콘은 캡슐에서 나왔다.
“와…… 킹귤 이 형 진짜 나한테 무슨 원한 있나.”
그의 중얼거림을 들은 누군가가 대답했다.
“야. 네가 먼저 자극했잖아. 2등이라고.”
소파에 앉아서 바나나를 까먹고 있는 청년.
과거 전자파의 동료이자, 정글러인 ‘바나나’였다.
그 역시 이미 은퇴한 상태다만. 팝콘과 워낙 친해 거의 그의 집에 살다시피 한다.
팝콘은 무슨 소리냐며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진짜 2등이잖아?”
“아니. 그러니까 문제지.”
“???”
팝콘은 이해 안 간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탑신병자 새끼들은 몰라. 아무리 말해줘도.”
쯔쯧.
바나나가 혀를 차며 바나나를 마저 입에 털어넣었다.
“아니. 개백정 정글러 주제에 어?!”
둘은 이제 릴도 안 하면서 아직도 서로의 포지션을 갖고 말다툼을 해댄다.
그리고, 늘 그냥 넘어가거나 져주는 건 정글러다.
“그건 그거고. 아까 소리라는 화신 그거 별로 좋은 거 아니야. 너도 알고 말한 거지?”
“별로 좋은 게 아니라고!?”
팝콘은 또 입이 근질거려 터질 것 같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 너 패시브 설명 제대로 안읽었지? 그거 공속 상승 적용 못 받아.”
“……?”
팝콘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게 공속 적용…… 뭐 어쩌구 저째? 너야말로 잘못 읽은 거 아니냐? 무, 물론 내가 스킬 설명 잘 안 읽긴 하는데.”
팝콘은 직감으로 플레이하는 데 익숙한 스타일이다.
일일이 머리로 계산하면서 뭘 하는 게 아니라, 세 줄 이상의 스킬 설명이 나오면 넘어가게 마련이었다.
특히 지금처럼 릴을 하지도 않는데, 굳이 새로 나온 화신 스킬 설명을 줄줄이 읽었을 리가 없다.
“그럴 줄 알았다. 너 이제 뒷감당 어떻게 할래. 이미 새딧에 네 의견 다 박제됐는데.”
“……아니. 그거 개사기 맞다니까? 공속 상승 안 된다는 건 네가 잘못 본 거 아냐? 너도 경기 봤잖아? 그게 어떻게 공속 보정이 안 들어간 건데?”
“참내. 진짜라니까. 대신 대미지가 엄청 센 거라고.”
“아니, 그럼 내가 본 공속은 뭐…….”
“그건 아몬드의 순수 피지컬이지.”
“?!”
순간 머리에서 ‘띵~’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 듯했다.
“그, 그게 순수 피지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