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9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210화
73. 최초의 시참(2)
백설공주와일곱호미들.
그는 아몬드의 플레이를 꽤 오랜 기간 지켜봐 왔다.
그러니 그는 아몬드를 잘 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뭐에 강점이 있고 뭐에 약점이 있는지.
매일매일 그의 방송은 거의 빠지지 않고 시청했다.
왜일까. 그의 팬이라서?
전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솔직히 잘하는지 모르겠어. 릴이 피지컬로만 하는 게임도 아니고.’
팬심은커녕 질투에 가까웠다.
‘게임 이해도까지 실력으로 치면 내가 더 좋지 않나?’
그 역시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이기 때문이다. 겨우 100명 언저리가 봐주는 스트리머.
아몬드보다 훨씬 오랫동안 방송을 해온 스트리머.
아몬드가 잘 나가기 시작한 뒤로, 그는 아몬드 방송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대체 뭐가 그리 잘나서 이렇게들 보는 건지.
내가 얘보다 잘하면 날 봐줄까?
따위의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러던 중, 기회가 왔다.
평소처럼 악담을 퍼붓는 채팅을 쳤을 뿐인데.
떡하니 자신을 지목한 것이다.
천운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늘 꿈꿔왔다. 아몬드를 어떻게든 저격해서 승리하는 것.
그리고 아몬드의 실력이 거품이었다는 걸 알아챈 시청자들이 진짜 실력자인 그의 방송으로 오는 것.
말 그대로 꿈 같은 일이다.
그런 부푼 기대를 안고 그는 나락 결투장 위에 섰다.
* * *
게임 시작 약 2분 후.
그의 몸은 꽁꽁 얼어붙어 있었고.
“치키챠!”
아몬드는 옆에서 여유롭게 구호마저 외쳤다.
‘아.’
그는 자신의 포탑을 쳐다봤다. 마치 잃어버린 고향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이, 이렇게 멀었나.’
저기까지 가는 게 이렇게나 먼 거리였던가?
아니다.
이 정도면 금세 돌아갈 수 있을 텐데.
왜 계산과 다른 걸까.
‘죽을 수준은 아냐.’
이 딜교환으로 죽지는 않으리라. 그럼 다음 희망이 있을 거다.
팡!
[빙결 해제]그는 빙결 상태가 해제되자마자 그는 죽어라 포탑 쪽으로 뛰었다.
‘일단 좀 살자!’
뒤로는 꼬마별을 난사하고.
[유성우]그렇게 숨기고 안 보여주던 유성우도 그냥 되는대로 써버렸다. 일단 이번 턴을 사는 게 중요했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다 빗나가……?’
유성우는 그렇다 치더라도 기본공격에 가까운 꼬마별마저도 하나도 맞지 않았다.
심지어 아몬드는 그 공격을 전부 피하면서도 앞으로 따라붙어, 바로 옆에서 따라 뛰고 있었다.
-앜ㅋㅋ 같이 뛰는 거 개웃기넼ㅋ
-ㅋㅋㅋ 악질이다
-견과류…… 지독하다!
아몬드는 보란 듯 웃으며 묻는다.
“와. 저 스킬 뭐야?”
그는 유성우가 떨어졌던 흔적을 가리킨다.
“저게 뭔가 비장의 무기인가?”
‘젠장.’
괜히 유성우까지 써서 적이 스킬의 존재를 알아버렸다.
‘일단 살자. 아직 완전히 안 건 아냐.’
어찌 됐든 젠은 계속 뛰어서 드디어 자신의 포탑 사거리 안쪽으로 들어간다.
아몬드는 따라오는 걸 멈춰야 했다.
‘이러면 살았나?’
분명히 포탑 사거리 안으로 들어오면 따라오는 걸 멈춰야 했는데.
“뭐, 뭐야 왜 따라와!”
그는 포탑에 맞는 걸 불사해서라도 뛰어 들어왔다.
콰앙!
포탑이 아몬드를 치기 시작했고.
‘이건 오히려 기회다!’
백설공주가 그렇게 생각하며 반격의 꼬마별을 날리는 순간.
덜그럭!
아몬드의 화살통에 화살이 충전됐다.
그와 거의 동시에 화살이 맞았다는 감각이 함께 전해졌다.
퍼억!
‘무슨……?’
뭐가 뭔지 눈으로 잡히지가 않는다.
그저 시야가 잠시 하얗게 되더니. 두 번째 세 번째 화살이 우르르 와서 꽂혔다.
퍼벙!
적어도 맞는 사람 입장에선 그랬다.
‘이, 이게 무슨 속도야.’
맨날 방송으로 봤을 땐 미처 알지 못했다.
아몬드가 쏘는 화살이 이렇게나 빠른지. 그의 회피력이 얼마나 어이가 없는 수준인지.
느껴보기 전엔 절대 모른다.
체감할 수 없다.
내 심장과 내 손 내 눈으로 직접 겪어보니 완전히 다른 레벨에 있었다.
‘내 건 다 빗나갔어.’
포탑까지 맞고 있길래, 최대한 빨리 꼬마별을 날렸는데.
이번에도 빗나갔다.
반면, 놈이 쏘는 화살은 빗나가는 법이 없었다.
릴에는 전자파가 남긴 이런 명언이 있었다.
「운영이고 뭐고. 이 게임은 그냥 다 피하고 다 맞히면 이겨요.」
AOS 장르 게임의 복잡한 운영을 깡그리 무시한 듯한 발언이지만, 핵심이었다.
‘씨발.’
그걸 진짜로 하는 놈이 있다니.
“치키챠!”
마지막 화살이 쏘아지는 순간까지도 백설공주는 그의 공격을 제대로 읽지도 못했다.
치키챠라는 말이 들리지 않았다면, 이번이 마지막이란 것도 몰랐으리라.
[바람의 화살]퍼엉──!
찢어지는 굉음과 함께 전신이 터져 나가버렸다.
‘아…….’
하얗게 타오르며 생각했다.
그래도 녀석은 죽겠지.
포탑에 저렇게 처맞았는데. 죽을 거야.
체력도 30% 이하로 떨어졌고, 여기까지 따라왔으면 포탑한테 적어도 두 대는 맞으면서 나가야 된다고.
그러니 죽을 거야. 죽으면 일단 동점 처리된다. 그럼 다시 대결해야 돼.
그러나─
아몬드는 상대 계약자를 죽임과 동시에 큰 경험치를 얻어 레벨 2가 되었고.
[로프 이동]로프가 포탑 사거리 한참 밖으로 쏘아져 갈고리가 걸렸다.
철컹!
쉬이이이익!
로프가 다시 감기며 소리의 인영은 순식간에 포탑 사거리 안에서 사라졌다.
‘…….’
백설공주는 영혼이 된 상태로 그 장면을 지켜봤다.
‘벽…….’
딱딱한 벽을 만지는 느낌이었다.
이후, 이런 문구가 시야 한가운데에 떠올랐다.
[패배]나락 결투 모드답게 부활 따윈 없었다.
여긴 성소조차 없으니까.
-개같이 패뱈ㅋㅋㅋㅋㅋㅋ
-Schooled!
-오늘 벌써 개강했나요!? 왜 참교육이!
-3분도 못버틸거면서 왜 나댄거얔ㅋㅋㅋ
-원딜사관학교 군기 빡세누 ㅋㅋㅋ
-얘야! 넛츠 펑크 세계관에선 학교가 12월에 개강이란다!? 얘야! 넛츠 펑크 세계관에선 학교가 12월에 개강이란다!? 얘야! 넛츠 펑크 세계관에선 학교가 12월에 개강이란다!?
-ㅁㅊㅋㅋㅋ 아니 1레벨에 컷당하누
-왜이렇게 빨리 끝나나요! 백설공주!
-내 컵라면보다 빨리 끝나면 어쩌라고 ㅋㅋ
* * *
“자, 자~”
채팅창에선 쉴 새 없이 백설공주와일곱호미들에 대한 조롱이 쏟아졌다.
아몬드는 그들을 잠시 진정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여러분 조금만 진정하세요. 그래도 시청자분인데. 너무 심한 말 하시면…….”
[루비소드 님이 1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와! 참교육!ㅋㅋㅋ 근데 대체 뭐가 카운터인 거죠? 진짜 몰라서…….]“감사합니다! 루비소드 님! 카운터는…….”
-너무 심한 말 하시면 감사합니다?ㅋㅋㅋㅋ
-심한 말 감사합니닼ㅋㅋㅋ
-이게 자본주의지!
-심한말이고 뭐고 루비 공주는 못참지~
아몬드는 루비의 질문에 대답해 주려 했는데.
‘카운터?’
음? 그러고 보니 모른다.
대체 뭐가 카운터였던 거지?
“어…… 뭐가 카운터였는지 정확히는 모릅니다.”
-ㅁㅊ 아무것도 못보여주고 죽어서 ㅋㅋㅋ
-엌ㅋㅋㅋㅋ
-근데 ㄹㅇ 뭐가 카운터였던 거?ㅋㅋ
이미 이겼으니까. 굳이 그 카운터 원리를 알아야 하는 건 아니다만.
그래도 10만 원이나 후원하고 질문했는데, 아몬드는 대답을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라도 볼까 했는데.
“혹시 그분을 인터뷰해 볼까요?”
인터뷰가 성사될 리가 없었다. 백설공주는 이미 방송에서 사라져 버렸다.
“아. 나갔다고?”
주혁에게 온 메시지에 아몬드가 갸웃거렸다.
-빤스런ㅋㅋㅋㅋ
-벽 느꼈쥬?
-ㄹㅇ?ㅋㅋㅋ
보통 시청자라면 여기서 그냥 유쾌하게 머리 박고 넘어가거나, 오기를 부려서 몇 판 더 하자고 하는데.
‘뭐지. 너무 심했나.’
아몬드는 괜히 미안해져서 머리를 긁적였다.
“치키챠는 하지 말 걸 그랬나…….”
-너무 농락하긴함ㅋㅋ
-본캐까지 치키챠해버리기~ ㅋㅋ
-정신 데미지가 컸다
-나 같아도 나간다 이마리야
너무 농락한 탓인지 뭔지 당사자가 나가버려서 결국 왜 카운터인지는 여전히 모르게 됐다.
“루비소드 님. 왜 카운터인지는 나중에 찾아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10만 원이나 줬는데 결국 대답은 못해준 셈이다.
띠링.
그때 마침 주혁에게 메시지가 온다.
[주혁: 얘넨 다 어떡하냐?]그가 지칭하는 ‘얘넨’은 악질 채팅을 친 시청자들이다.
그사이 목록이 업데이트됐다.
이들은 백설공주가 대신 맞아주는 바람에 피바람을 피해갔으나. 사실 이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자들이었다.
씨익.
아몬드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백설공주가 너무 빨리 나가버려서 아쉬웠는데.
이 녀석들이 남아 있었구나.
“아. 그러고 보니, 아직 제가 해소시켜 드려야 할 시청자분들이 남아 있었어요.”
-???
-앗……
-ㅋㅋㅋㅋㅋ
아몬드는 주혁이 보낸 메시지를 시청자들이 볼 수 있게 띄워줬다.
-데스노트인가요?ㅋㅋ
-처형명단ㄷㄷ
-살생부 ㄷㄷ
그 명단을 보자 시청자들은 데스노트라느니 살생부라느니 무시무시한 비유를 해댔다.
그야 아몬드가 백설공주에게 보여줬던 퍼포먼스를 생각하면 당연하다.
어지간한 녀석은 덤벼봐도 놀림거리로 평생 박제되는 게 불 보듯 뻔하니 말이다.
“자, 여기 목록에 있는 분들. 닉네임 불러주세요.”
단독으로 따로 띄워놓은 살생부 명단의 시청자들의 창엔 아무런 채팅도 올라오지 않고 있었다.
-누가 하겠냐고 ㅋㅋㅋ
-???: 다음!
-ㅁㅊㅋㅋㅋㅋ
-다음 처형자? 없나?
패기 있게 채팅을 치던 몇 분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안 그럼 밴한다?”
기어코 아몬드는 닉네임을 말하지 않으면 그냥 밴할 거라는 선전포고를 날렸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빠바밤!
[뿌리큼 님이 무려 1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형님. 죄송합니다. 소리는 우주 최강입니다. 이게 다 국가를 위한 일이란 걸 미처 몰랐습니다.]누군가 먼저 백기를 들었다.
-국가 사업ㅋㅋㅋㅋㅋ
-갑자기?ㅋㅋㅋ
-엌ㅋㅋㅋㅋ
-캬 10만원?ㅋㅋㅋ
무려 10만 원의 후원.
아몬드는 잠시 그가 쳤던 채팅을 쳐다봤다.
==== ====
[뿌리큼]-주작 냄새 나는건 맞는데 ㅡㅡ
-아니 솔직히 광고잖아? 맞잖아?
-내가 소리했는데 성능 아는데
-솔직히 아몬드 여기서 팝콘은커녕 다시 소리하면 마스터랑 못비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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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큼 님. 사과에 진심이 느껴지네요. 알겠습니다.”
이로써 살생부에서 뿌리큼은 제외되었다.
-보석금ㅋㅋㅋㅋㅋ
-10만원은 인정이지~
-자! 자! 줄서요! 10만원 내려면 줄서라고!
그러자 앞다투어 후원을 해댔다.
빠바밤!
빠밤!
“앗…… 이러자고 한 건 아니었는데.”
-거 입꼬리 좀 내리고 말하시죠
-팩트) 이러자고 한 거였다
-빵배달시키던 실력이 어디가냐? ㅉㅉ
-???: 모, 몬드야 나 때리지 말아줘! 친구비는 낼게!
전부 10만 원씩은 아니었다.
대부분 2-3만 원 정도였고, 적은 사람은 5천 원도 있었다.
[평범한고등학생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형 ㅠㅠ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채팅 예쁘게 치겠습니다. 저는 진짜 고등학생이라 돈이 없어여……]“아. 미성년자시구나. 일단 채팅 한번 보겠습니다.”
살펴보니 채팅에서도 어린 티가 많이 나는 사람이었다. 안 좋은 쪽으로 말이다.
‘이건 좀…….’
살려두기엔 채팅 수위가 조금 높다.
-뭔 근등학생이여
-말하는 꼬라지 봐라 ㅋ
-어디 커뮤에 절여진 말투네 어휴 ㅉㅉ
-엄벌에 처하지 말입니다? 형님?
-식판 모서리로 후려패주고 싶누
“고등학교 몇 학년이세요?”
아몬드의 질문에 그는 1학년이라고 대답했다. 심지어 이제 고등학교 1학년으로 올라가는 거란다.
-저 자식 조금이라도 어려 보이려고 1학년이라는 거 아님?
-그럼 중3이잖아 새꺄 ㅋㅋㅋ
-고등학생(진)ㅋㅋㅋㅋㅋ
“아. 1학년.”
아몬드는 그의 아이디를 터치한 뒤, 개월 수를 정했다.
[36개월]-???
-뭐여 자동차 리스여?
-ㅁㅊㅋㅋㅋㅋ36??
“고1이시니까. 공부하라고 수능 때까지 밴해드리겠습니다~”
-아 형 ㅠㅠㅠㅠ 진짜
이게 그의 마지막 채팅이었다.
(알 수 없음)
그의 아이디는 이제 이렇게 처리되어버렸다.
-킹 수 없음 ㅋㅋㅋㅋㅋ 캬
-사회탐구 공짜로 배웠네
-캬!
-돈 없으면! 채팅을 가려치란 말이야! 새꺄!
-속이 뻥~
이로서 아몬드는 모든 악질 시청자들을 처리(?)해 내는 데 성공한다.
짝!
아몬드는 박수를 치더니.
“자. 여러분.”
방제가 있을 방향을 가리키며 말한다.
[릴) 세상에 나쁜 화신은 없다]“보셨죠? 세상에 나쁜 화신은 없습니다~ 나쁜 채팅도 없구요~”
-충성! ^^7
-ㅇㅈ합네다
-나쁜건 다 죽여서 그런건가요?
-니가 다 죽였잖앜ㅋㅋㅋ
이렇게, 아몬드는 소리에 대한 논란을 완벽하게 해소시켜 버렸다.
물론…….
‘계속 이야기는 나오겠지만.’
아몬드도 알고 있었다.
소리가 사실 정말로 성능이 마구마구 뛰어난 그런 화신은 아니기 때문에, 계속 딴소리가 나오긴 할 거라는 거.
그래도 적어도 초동 매출이 피크로 오르는 동안 급한 불을 껐다……라는 느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