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49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213화
74. 시작되는 축제(2)
“정말?”
“네. 그렇다니까요? 매니저님이 갑자기 메시지가 오셔서…… 저도 깜짝 놀랐어요. 방금까지 그 방에서 살펴보고 있었는데.”
“음.”
직원의 말을 듣고 있는 여자는 폴리스 코리아 마켓팅 부서의 팀장이다.
그녀는 며칠 전, 아몬드의 매니저에게서 쪽지가 왔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있었다.
“되게 주도적이네. 우리 매출까지 신경 써주고 말이야.”
“팀장님이 생각하신 게 맞는 거 같아요. 소리가 잘 팔리게 하려고 그때 그런 컨텐츠 하는 거 아니냐고 하셨잖아요?”
사실 아몬드 방 염탐을 지시한 건 팀장이었다.
“아, 어. 그랬지. 굳이 시청자 불러서 참교육을 하는데 그 주제가 우리 방송이 주작이냐 아니냐…… 뭐 그런 거였잖아.”
“네. 결국 소리 성능에 관한 거였죠. 전 그냥 방송 컨텐츠인 줄 알았는데…….”
처음 팀장에게 그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만 해도 단순히 스트리머의 컨텐츠라고 생각했다.
악질 채팅 남기는 시청자를 불러서 패는 건 꽤 흔한 컨텐츠다.
져도 웃기고 이겨도 통쾌하기 때문이다.
다만 아몬드 방송에선 처음 있던 일이고.
팀장은 그게 소리 매출 때문에 내린 결단이라고 여겼었다.
“알고 한 거였구나~ 어쩐지 생방에서도 알아서 기름칠을 잘하더라. 윤기 좔좔 나게.”
주혁의 메시지를 받은 담당자는 이제야 깨달았다.
그들은 소리의 매출에 관해 신경 쓰고 있었고, 그에 관한 계획이 다 있었다는 거.
“음. 확실하네? 이 메시지를 보면 말이지.”
팀장도 끄덕인다.
“덩치는 곰 같은 게 하는 짓이 아주 여우네.”
“어어? 매니저님도 실제로 보셨어요?”
“응. 촬영장에서.”
“와. 그렇구나. 어때요? 매니저분 광고 나온 거 봤는데…….”
“내 취향이던데.”
“앗…… 역시!”
“얼굴 말고. 일하는 게.”
“에이. 제가 팀장님 취향 다 아는데요~?”
“뭐래. 이것아. 일이나 해.”
“윽. 네.”
말 안 해도 알아서 잘해주는 직원만큼 이쁜 게 없다.
일하다 보면 말을 굳이 안 하는 경우도 있고, 말을 해선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엔 후자였다.
스트리머 쪽에는 이게 회사 매출과 관련된 일이라는 걸 전달하지 못한다.
그거야말로 성능 조작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쪽 사정을 잘 아는 프로게이머들 위주로 섭외한다.
혹은 스트리머를 섭외하더라도, 프로 출신이다.
근데 이번엔 릴을 메인으로 하지도 않는 스트리머가 선정됐다.
내심 이게 잘될까 걱정하긴 했는데, 기대 이상이다.
“다음에 우리 쪽에서 일 있으면 또 쓰자고 건의해 보자. 굳이 프로게이머들 돈 더 얹어주고 쓸 필요 없어 보이네.”
처음 입릴의 화신에 스트리머를 부른다 했을 땐 조금 의아했는데.
이런 식이면 굳이 고연봉 프로게이머들 바쁜 시간을 사올 필요가 없어졌다.
“그렇죠? 얼굴도 잘생겼고.”
“아니라니까. 그런 거.”
“전 아몬드 말한 건데요?”
직원도 팀장의 결정이 마음에 드는지 실실 웃는다.
“참내.”
팀장은 흥미로운 눈으로 메시지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김주혁…….’
그녀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의리도 있고, 머리도 좋고…… 파트너랑 위태위태해 보이던데. 나한텐 기회일까?’
그녀는 가려다 말고 말을 하나 더 전한다.
“아. 우리 편집본 올라오면 댓글이라도 달아둬. 왜 그…… 우리가 좀 서비스처럼 달아주는 거 있잖아.”
“아…… ‘그거’요? 괜찮을 것 같네요?”
흐흐.
기분 나쁘게 웃어대는 걸 애써 무시하며 팀장은 자기 자리로 사라졌다.
그들이 말하던 ‘그거’가 뭔지는 지스타 바로 전날이 되어서야 알 수 있었다.
띠링.
[입릴의 화신 – ‘은밀한 사냥꾼 – 소리’ 편]바로 이날 입릴의 화신 편집본이 업로드되었기 때문이다.
* * *
한편 지스타 준비위원회는 오늘이 모든 야근의 클라이맥스였다.
각 게임사의 마케팅 담당들은 팬더 같은 다크서클과 헝클어지고 떡 진 머리를 서로 자랑하며 회의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여서 서로 스트리머나 투자사 정보를 공유하며 윈윈을 하자는 취지로 회의를 하고 있었다.
이게 지스타의 묘미라면 묘미다.
“이제 해외 투자 관련은 파악되었으니까. 국내 광고로 넘어가 보죠.”
그들의 관심사는 두 가지다.
게임에 대하여 투자를 받는 것과 이 게임을 알리기 위한 광고를 하는 것.
지스타에선 이 두 가지가 전부 동시에 일어난다.
투자자들은 게임의 흥행성을 관찰하러 올 것이고.
광고를 받아줄 스트리머들은 이 게임이 나한테 광고비를 얼마 줄지 간을 볼 것이다.
다만, 스트리머들 중에서도 탑급은 단순히 돈만으로 광고를 받지 않는다.
“조금 규모가 있는 스트리머들부터 보겠습니다. 우선 음악 관련 게임에선 절대자적 위치입니다. 큐티파이.”
엄청난 광고료가 나가겠지만, 음악 관련 게임에선 비유가 아닌 말 그대로 절대자.
그녀가 업계에선 신이나 다름이 없었다.
“만약 음악 게임이 남성향이라면 더더욱 말할 것도 없구요. 그게 아니어도 충분히 커버 가능한 이미지입니다.”
“우리 회사 게임이 저거에 딱인데. 주머니 사정이 참…….”
하하하.
중소 게임사 마케터가 내뱉은 한탄에 사람들이 가볍게 웃는다.
다들 겪어본 적 있는 고충이니.
이어서 큐티파이 밑 티어의 스트리머들이 몇 소개 된 후.
“풍선껌. 두말할 것도 없이 게임 광고계 탑 티어입니다.”
풍선껌의 얼굴이 스크린에 큼지막이 뜬다.
벌써 그것만으로도 웃는 자들도 있었다.
“아. 좀 개그감 있는 게임은 이 분이 맡아주면 제일 좋죠.”
“아니면 난이도 센 게임도 좋고.”
“맞아. 맞아. 맛깔나게 해주던데.”
“난이도 그냥 맥스로 어렵게 해서 드리면 게임 광고 시간 더 오래 해주기도 해. 깨는 데 한참 걸리거든.”
으하하하.
업계 농담을 서로 주고받으며 웃는 마케터들.
발표자는 반응이 좋자 씩 웃으며 설명을 이어갔다.
“예. 풍선껌은 당연한 말씀이지만 광고 액수뿐 아니라 게임의 사행성이나 불건전성에 예민하게 반응하여, 적합한 게임을 광고로 추진하는 게 옳습니다.”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끄덕이며 그 말에 얼추 동의했다.
“우리 게임사 제품이 사행성까진 아닌데…….”
“우리는 물 건너갔지 뭐.”
“하긴 광고 되게 가려 받는다더라고.”
“저쪽 풍엔터 소속 스트리머들이 대체로 그래.”
발표자가 끄덕인다.
“네. 그렇다고 게임사의 이익추구에 거부감을 느끼시는 건 당연히 아니고요. 사행성이냐, BM 설계가 좋으냐. 한 끗 차이입니다. 결과적으로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차이겠죠.”
“그렇죠. 다음 스트리머는요?”
“아…… 다음은…….”
발표자가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도 테이블에 있는 직원들끼리 이야기가 더 오갔다.
“남성향은 미호가 먹어주는데.”
“그쪽은 이미 계약한 부스가 있다던데.”
“젤로는 안 와?”
“젤로는…… 원하는 액수가 모이신 모든 게임사분들의 케파를 한참 넘어서요. 게다가 여기에 오실지도 잘…….”
하아.
테이블에 둘러앉은 사람들의 한숨이 이어진다.
그러던 중 발표는 아몬드까지 이어졌다.
“아몬드입니다. 화제성도 좋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아몬드 님이 이번 스트리머 광고계 매출 점프 대어입니다.”
애매모호하게 말한 느낌인데 이미 파다한 소문이었는지, 다들 아는 분위기다.
“찌라시 나도 들었어. 아직 릴 쪽에서 언급이 없던데.”
“아. 그거? 아직 오피셜이 없잖아.”
“음. 그건 너무 최근 거라…… 오히려 부정확할걸.”
아몬드가 릴의 신규 화신 매출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소문이었다.
역대급 매출을 찍어 올렸다고 하는데, 그게 솔직히 업계인들끼리는 믿기가 힘들었다.
릴 같은 메이저 중의 메이저 게임에서 스트리머가 갖는 영향력이 그렇게 클 리도 없을뿐더러.
이런 소문이 증권가 찌라시로 도는 게 한두 번이어야지 믿지 않겠는가?
양치기 소년의 비애라고 하면 딱 맞는 상황이었다.
“그, 그러게요……. 하지만 그거 외에도 준수한 외모와 국민적 공감을 살 수 있는 배경…….”
아몬드에 대한 이야기가 다 끝날 때까지도 반응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정도였다.
앞서 규모가 큰 스트리머들부터 나열해 왔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인생은 타이밍이라 했던가?
이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는 이 날이 입릴의 화신 업로드 날이었고.
주혁을 좋게 본 팀장이 시킨 ‘그거’의 정체가 드러나는 날이었다.
“이봐요. 그거 찌라시 아닌 모양인데?”
누군가 폰을 들어 올리며 말했고.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그게 뭔데.”
“입릴의 화신?”
“아. 저 방송에서 나온 거 맞아. 근데 그게 뭐……?”
폰을 들어 올린 남자는 영상 말고 댓글을 보라며 가리킨다.
[폴리스 Korea Official: 얼굴 실력 둘 다 존잘 @아몬드님! 덕분에 소리 판매량 역대급! 꺄아! 다음에 꼭 다시 해요!]흔히 광고를 준 후에 올튜브 계정끼리 서로를 언급해 주는 댓글이었는데.
-ㄷㄷㄷ 오피셜 언급
-소리 좋다는 악질 소문의 원인이 여기구나 ㅅㅂ ㅋㅋㅋㅋ
-해석) 다음에 또 사기쳐요 꺄아! 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
└꺄아 ㅇㅈㄹㅋㅋㅋ
-우당탕탕 사기단 ㅋㅋㅋ
-아몬드…… 내가 본 타짜 중에 최고였어요.
밑으로 댓글 반응도 그렇고, 오피셜 계정임이 틀림 없어 보였다.
“이야. 이 정도로 말해줄 정도면 일단 오피셜인데?”
“음. 그러게요. 오피셜이 이런 워딩은…… 잘 안 할 텐데. 역대급 매출.”
갑자기 회의 테이블이 조용해진다.
서로 눈치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 * *
입릴의 화신의 편집본.
역시 라이브보단 편집본이 훨씬 깔끔하게 나왔다.
이에 인상적인 점을 꼽아보자면, 오피셜 계정의 언급 등 외적인 요소도 있겠으나.
역시 조회 수다.
홍보 영상이니만큼 조회 수가 높은 게 장땡인데.
#게임 카테고리 실시간 화제 영상 55위
업로드와 거의 동시에 실시간 화제 영상 순위에 들 정도였다.
100위 근처에서 시작하는 것도 아닌 바로 50위권 스타트다.
이는 입릴의 화신 측에선 고무적인 성적이었다.
일단 이 영상은 광고 영상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광고를 굳이 시간 내서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화신 공략을 소개해 주는 듯한 포맷으로 광고를 하는 것이긴 하다만.
그럼에도 엄연히 광고는 광고.
일반적인 조회 수 잣대를 들이댈 순 없었다.
그런데 입릴의 화신은 마치 광고 영상이 아닌 듯이 치솟는다.
원인은 댓글에서 금세 알 수 있었다.
-오 신캐 나옴?
-캬 개꿀 이거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게 문제의 그 영상이냐?ㅋㅋㅋㅋㅋ
└뭔 말?
└이 방송 보고 릴프로 쉑들이 주작이라고 ㅈㄹ하다가 아몬드한테 머가리 깨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웃기네 링크점
-아선생 참교육 영상부터 보고 온 사람 개추
└22222
└3333
└일단 나부터~ ㅋㅋㅋ
-아선생님 다시는 깝치지 않겠습니다. 아선생님 다시는 깝치지 않겠습니다. 아선생님 다시는 깝치지 않겠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을……
└ㅁㅊㅋㅋㅋㅋㅋㅋ
아몬드 채널에 업로드됐던 시청자 참교육 영상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이 화력이 고스란히 입릴의 화신으로 옮겨진 것이다.
그렇게 이 영상이 차트 1위로 열심히 달려가는 사이.
“VIP는 이쪽이에요!”
상현과 주혁은 VIP 초청 목걸이를 건 채로 지스타가 열리는 전시관으로 입장했다.
수근수근.
VNS 수치를 적용받지 않는 현실에선 조금 둔한 편인 상현은 몰랐으나.
‘음?’
주혁은 입장과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업계인들의 은근한 시선을.
‘…….’
그는 그 시선이 단순한 착각이 아닌 진짜임을 잠시 후에 실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