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500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218화
76. 1 vs 42(1)
대회 시작 직후.
중계진들은 게임에 대한 설명을 준비했다.
“일단 이제 막 게임 시작했구요. 이 닌자 모드 말인데요. 설명 한번 부탁드립니다. 해설위원님.”
배틀로얄 장르는 게임 초반엔 별일이 일어나지 않으니, 게임을 보기 쉽게 설명을 하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들은 이 게임을 홍보하러 나온 거지 정말 대회 중계가 목적은 아니니까.
그들의 설명이 시작됨과 동시에 판타지아의 공식 채널 스트리밍이 시작됐다.
-오 판타지아 채널
-배틀라지 닌자모드 뭐임?
-신박하네……
-이거 대회여?
-지스타 시작했구나 ㄷㄷ
-치킨 100마리? ㅎㄷㄷ
중계진도 그것을 고려하여 멘트를 날린다.
“아. 지금 판타지아 공식 채널로 들어오신 분들. 여기서부터 보셔도 무방합니다~ 자, 해설위원님? 닌자 모드가 다른 게 뭘까요?”
“예! 닌자 모드! 배틀라지에서 선보이는 새로운 모드죠. 기존 게임과 배틀로얄적 성격 말고는 공유하는 게 없다고 봐도 좋습니다.”
“그 정도로 다른가요?”
캐스터와 해설은 대본이 짜여진 대로 열심히 게임 소개를 이어나갔다.
대본은 약 5분 정도를 떠들면 다 말할 수 있는 정도의 분량이었다.
그사이 별일이야 일어나겠느냐는 생각으로 만든 대본이다.
“예! 닌자 모드만의 특별한 아이템! 인술서입니다!”
“인술서요?”
“그렇습니다.”
“혹시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막 나선환! 치도리! 뇌절!? 이런 거 쓰나요?”
“아뇨. 그럼 정말 뇌절이죠.”
아하하하.
관중석에서 가벼운 웃음소리가 지나갔다.
유명한 닌자 만화에 대한 농담이었다.
-ㅋㅋㅋㅋㅋ나센간
-ㄲㅂ
-말 그대로 뇌절 개그네
-뭔 근선환이여
“배틀 라지의 닌자는 진짜 닌자입니다. 민첩 마법사가 아니라, 정말 닌자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닌자스러운 인술로만 승부한다~ 이 말입니다.”
“닌자스러운 인술이라면 변장, 은신, 바꿔치기술 분신술 이런 거일까요?”
“예! 그렇죠! 전 이 인술들이 닌자모드 전투의 핵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술에 대한 설명에 관객석에서의 웅성거림이 커진다.
분신술? 바꿔치기술? 그런 게 정말 배틀 라지에서 된다고?
그간 알던 배틀 로얄 형식 게임과는 많이 달라 보였다.
-오 바꿔치기술???ㅋㅋㅋ
-재밌어보이네
-분신술은 준마법 아니냐?ㅅㅂㅋㅋㅋ
-분신술쓰면서 배틀로얄을 해?ㅋㅋㅋ
-이러면 사실상 릴 생존전이랑 비슷한데?
“아, 상대를 교란시키는 데 중점을 둔 것들이군요?”
“예. 시선을 마주치는 것만으로 불태워 죽인다든가, 이런 마법 같은 건 없는 거죠.”
“어쨌든 배틀 로얄 장르에 인술이라니. 신선합니다. 다른 점 또 특별한 게 있나요?”
기존 배틀로얄 장르와 다른 건 인술의 존재뿐이 아니었다.
“그렇습니다. 이 닌자 모드에선 무기 간의 위계가 없어요!”
기존 배틀라지에선 희귀 – 영웅 – 전설 등급으로 무기가 나뉘어지는데.
닌자 모드엔 그런 계급 체계가 없었다.
수리검은 수리검.
환도는 환도.
대검은 대검이었다.
“그럼 파밍이 별로 안 중요한가요?”
“대신 인술서 파밍이 중요할 겁니다.”
본래 배틀로얄 장르에선 파밍 중에 얻는 장비로 차별화가 되는데. 이 닌자 모드에선 장비 간 격차가 줄고 인술서 파밍이 좀 더 중요해진다.
“전투 방식도 아주 특별합니다.”
“뭐죠?”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칼로 목을 제대로 베면 바로 죽는! 그런 즉사 판정까지 있습니다! 배틀로얄에는 처음 도입되는 시스템이죠. 진짜 전투가 순식간에 끝날 수도 있습니다!”
“즉사요!?”
즉사.
기존 배틀라지에도 물론 헤드샷 맞고 즉사한다든가 이런 상황이 나오긴 했으나.
그건 헤드샷의 대미지가 체력 총량을 넘기 때문이지, 시스템적으로 즉사를 보장해 준 적은 없었다.
즉사는 도검류 전투로 넘어오면서 생긴 판정이다.
멀리서 쏘는 총과는 다르게, 칼과 같은 근접무기는 자신이 벤 곳이 잘리지 않는다거나, 목을 베었는데도 상대가 체력 숫자만 날아가고 멀쩡하면 현실감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즉사ㄷㄷ
-이거 고이면 망할듯
-즉사라고?
-와씨 ㅋㅋㅋ
“물론 받기 굉장히 어려울 겁니다!”
“아 그렇죠! 헤드샷도 어려운 마당에 완벽하게 상대 목을 제대로 힘을 실어 벤다는 건…… 많~~이 어렵죠!”
“예. 절단 정도는 쉬울 수도 있는데, 즉사는 제가 해봤습니다만 좀 어렵…… 엥? 잠시만요. 저거 뭐죠!?”
게임 시작 5분.
벌써 사상자가 발생했다.
“아니, 즉사 어렵다고 하기가 무섭게! 즉사 판정이 나왔습니다!”
“그것도 게임 첫 킬로 나왔어요!? 이게 무슨…….”
그리 어렵다 했던 즉사 판정이 이 게임의 첫 킬이었다.
“아…… 이거 설마 ‘그분’인가요?”
“음. 누구죠?! 옵저버님. 그 화면으로 한번 돌려주세요!”
-그분?
-뭐야.
-누군데.
웅성웅성.
중계진이 말한 ‘그분’이 누굴지.
채팅창과 관객석에서 말이 많아졌다.
“42번인가? 그 감튀?”
“걔 닌자 게임 고인물이라 아마 맞을 듯.”
“즉사? 이거 아마 감튀지?”
그러는 사이.
옵저버가 해당 플레이어의 화면을 재생시켜줬다.
“아. 지금 옵저버님이 보여주시네요! 리플레이랍니다! 배틀 라지 닌자 모드의 닌자 액션이 어떤지 한번 보시죠!”
리플레이로 나오는 화면.
제3자 시점으로 내려보는 식으로 보는 장면이었는데.
한 닌자가 칼을 휘두르자 저잣거리에 있는 행인들이 너도나도 도망가기 시작했다.
-???
-뭐야 행인들?
-와 이게 배틀라지라고??
-헐ㅋㅋㅋㅋㅋ
-ㅈ된다
이제 막 들어온 시청자들은 행인들이 넘쳐나는 배틀라지의 풍경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미쳐 보지 못했다.
콰앙──!
한 닌자가 쏜살같이 달려들기 시작하는 시점을.
-저게 뭐여
-사람임?
-??
검은 신형이 순식간에 행인들 사이를 요리조리 파고들며 달리더니, 칼이 번쩍! 하고 빛났다.
그 후, 반 박자 늦게 시뻘건 피가 뿜어졌다.
행인들은 기절초풍하며 더욱 더 빠르게 사방으로 내달렸다.
-???
-죽은거?
-아니 무슨 빨리 감기함?
-ㄷㄷ
원본 속도로는 도저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도 없었다.
[1 → 28] [즉사] [59/60]한발 늦게 떠오르는 이 텍스트만이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설명해 준다.
“와 속도감! 미쳤죠!? 근데 이, 이거 좀 느리게 볼 수 있나요?”
캐스터의 요청에 다시 약 0.3배속으로 재생된 장면.
“이제야 좀 정상 화면 같네요.”
-ㅋㅋㅋㅋㄹㅇ
-주변 행인들 아니면 정상인줄 알 듯
-와
-이거 왤케 빠른거임?
“그나저나 엄청 빠른데요. 이것도 인술의 일종인가요?”
“제가 한번 보겠습니다.”
해설로 초청된 프로게이머 유지호가 분석을 시작했다.
그는 저배속으로 재생된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묻는다.
“아니. 이분 나뭇잎 마을 출신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
-분석할 것처럼 말하더니 ㅋㅋ
-분석 끝?ㅋㅋ
“일단…… 챠크라 방출을 엄청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고 있구요. 거기에 사이사이 달릴 때 닌자 달리기를 활용해서 계속 가속을 배로 붙여서 최대속도까지 순식간에 도달한 모습입니다.”
“아…… 차로 치면 제로백이 굉장한 거군요?”
“예. 그 와중에 코너도 완벽하게 돌아버린 거죠? 행인들이 있는 와중에 이런 플레이를 보여줬으니까요.”
-걍 닌자 그 자체네
-존멋이다 ㄹㅇ
-이 사람 누구임? 실루엣부터 잘생겼는데.
-나뭇잎마을 출신이 맞나보다
-이거 아몬드 같은데? 지금 라방 보고옴
채팅창에선 플레이어가 아몬드라는 게 조금씩 누설되고 있었으나.
현장에선 아직 언급되지 않았다.
“역시 감튀.”
“닌자 하난 기깔나네.”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가 감튀라는 게이머라고 생각 중이었다.
닌자의 복장 특성상 얼굴이 제대로 드러나지도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상대를 색출해 내고 확신하는 시간이 굉장히 짧습니다. 행인들과 움직임이 다르다는 걸로 바로 안 것 같은데…… 이 사람이 지금 행인들이랑 거의 다를 게 없는 외관이거든요?”
“어? 이게 혹시 그 인술인가요?”
“예. 변장술로 보입니다. 근데 그걸 너무 쉽게 들켜 버렸네요.”
“그렇습니다. 잠깐 어? 한 사이에 목이 날아가 버렸어요!”
사람들은 아직도 그가 감튀인 줄 알고 있는 중에…….
캐스터가 지나가듯이 이렇게 말한다.
“자, 지금까지 1번 플레이어의 화면이었습니다!”
관중석이 순식간에 고요해졌다가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1번?”
“42번 아니라?”
“헐. 쟤 누군대?”
“감튀 아니라고?”
그들은 대체 1번이 누군지, 어리둥절해했는데.
판타지아 공식 계정 방송 안의 시청자들은 그 광경이 고소하다는 반응이었다.
-아몬드라는데.
-ㄴㄴ 1번 아몬드 아님. 호두임.
-1번 아몬드임???
-인싸쉑들아 사회생활 좀 그만하고 인터넷 좀 보고살아! 아몬드 라방 보면 바로 알잖아!
-쟤네 아몬드 있는줄도 모르고 배팅한 거 아님? 1번 배당률 미쳤는데?ㅋㅋㅋ
-하긴 저기까지가서 이거 켜서 보겠냐 눈 앞에 라이브로 초거대 스크린으로 보이는데……
-ㅈㄴ 꼴좋다 인싸놈들ㅋㅋㅋ
“다음은 가장 많은 베팅을 받은 쪽으로 가 볼까요?”
“예. 42번이죠? 이 선수도 지금 비슷한 곳에 있네요. 저잣거리가 핫플레이스인가 봅니다.”
“아. 여기가 오리지널 모드의 무기고 같은…….”
* * *
한편, 즉사 판정으로 한 명을 끝장낸 아몬드.
그는 이후 저잣거리에서 훔친 돈으로 여러 무기를 추가로 구매하고 든든하게 장비를 갖췄다.
포위망은 여전히 저잣거리는 피해가고 있었기에, 저잣거리에 계속 머물 수 있었다.
배틀라지 식으로 표현하자면, 자기장 운빨이 터진 셈.
자리를 잘 잡았다는 뜻이다.
[40 → 4] [수리검] [50/60] [46 → 39] [과다 출혈] [49/60]이제 생존자도 40명대로 접어들기 시작했고. 아몬드도 적당한 무장을 갖췄으나.
여전히 얻고 싶은 게 남아 있었다.
‘……인술서는 더 없나?’
바로 인술서다.
즉사로 죽인 닌자의 품에서 발견된 책이었는데.
[인술서 – 변장술] [변장술은 다른 사람으로 완벽하게 변장하는 닌자들의 기술, 즉 인술입니다. 이 인술서를 소지하고 있다면 변장술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같은 인술서 3개를 모으면 다음 단계로 진화 가능합니다.]변장술의 인이 쓰여진 인술서였다.
‘변장술…….’
이제야 왜 닌자의 차림새가 아니었는지 알게 됐다.
그는 변장술을 쓰고 행인들 사이에 숨어 있던 것이다.
그러니까 아몬드가 눈을 부릅뜨고 봐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고.
행인들과 완전히 행동이 갈렸을 때에야 눈치챌 수 있었다.
‘3개를 모으면 진화한다고라…….’
직감이었다.
이 인술서는 이 게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았다.
“이 변장술…… 아까 걘 어디서 얻은 걸까요.”
-그러게요……
-근처일듯??
-이 근처 아닐까? 게임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래. 근처다.
아몬드도 그렇게 생각하고 물었던 것이다.
이 게임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어디 멀리서 가져온 것은 아닐 거다.
‘인술서 상점이 있나.’
아몬드는 저잣거리를 좀 더 돌아다니면서 상점이 더 있는지 살폈다.
그러나 저잣거리에서 쓸 수 있는 상점은 잡화점뿐이었다.
아무래도 여기에 모든 게 다 모여 있다면 밸런스가 너무 안 맞을 테니.
‘그럼 상점이 아니라…….’
아몬드는 주변에 있는 기와집 안으로 들어가봤다.
“뭐, 뭐야!? 누가 담을 넘어오래!?”
NPC들이 발작을 하듯이 소리치긴 했으나. 아무도 제지하진 않았다.
아몬드는 집 안을 뚜벅뚜벅 걸어 다니면서 책이랑 책은 다 살펴본다.
“이, 이놈이! 어르신이 과거 공부를 하는게 보이지 않는게야!?”
척.
그는 양반으로 보이는 NPC가 읽고 있는 책까지 뺏어 확인했는데.
[풀고 또 풀어 일백 번 고쳐 풀어…… -이황]인술서는 아니었다. 문제집이었다.
-제목 ㅋㅋㅋㅋㅋ
-과거 특강ㄷㄷ
-뭔데 저 철퇴 맞아 죽을 것 같은 제목은ㅋㅋㅋㅋ
-충신식 공부법 ㅋㅋㅋ
“이렇게 하는 게 아닌가…….”
이런 식이면 인술서를 어느 세월에 찾을지 알 수 없었다.
파밍할 수 있는 아이템이 이렇게 애매하게 표현되어 있진 않을 거다.
좀 더 눈에 잘 띄게 해놨을 것이다.
‘어?’
아몬드는 이곳의 책장으로 눈을 돌렸는데.
우우웅…….
미약하게 파란빛으로 빛나고 있는 게 있었다.
인술서 같았다.
그가 책장으로 걸어가려는 순간.
퍼엉──!
기와집 마당에서 뭔가 터졌다.
쉬이이이이이익!
연기를 뿜어내는 연막탄이었다.
‘적?’
42번 플레이어가 기습을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