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50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221화
77. 다시 만난 적(1)
풍스나의 등장은 풍선껌의 시청자, 그리고 아몬드의 시청자라면 누구나 반응할 만한 화젯거리였다.
그러니 판타지아 공식 채널에서만 알 수 있었던 이 정보가 금세 배라31에도 퍼져 나갔다.
[현재 배틀라지 챌린지 부스에 풍스나 등장 ㅋㅋ]안 그래도 닌자 모드에 대해서 이야기하던 터였기에 이 화젯거리엔 금세 불이 붙었다.
-풍스나 아직도 활동하냐? ㅋㅋㅋ
-저격충 새끼 관심 주지 마라
-저새끼 아몬드한테 처발리고 은퇴한 줄 알았는데.
└저격충 새끼가 뭔 은퇴여 ㅋㅋㅋ
└ㄹㅇ 뭔 근퇴여 철퇴나 처맞아
└근퇴 철퇴 ㅇㅈㄹㅋㅋㅋㅋ
-근데 풍스나 피지컬이 지리긴 해서 닌자 모드에서라면 가능성이 있을지도?
└ㅈㄹㄴ 아몬드가 아무리 배라 내다버리고 안했어도 개처바름
└ㅇㄱㄹㅇㅋㅋ
└애초에 저건 배라 전투가 아님 ㅅㅂ 드래곤볼 수준이지
풍스나 같은 저격러에게 관심을 주면 안 된다. 그런 쓰레기가 뭔 은퇴냐, 라고 입으로는 말하지만 조회 수는 솔직했다.
결국 풍스나에 관한 글은 계속 생성됐고.
제목을 적절하게 관심 가게 잘 지은 글 하나가 금세 이슈글로 가게 되었다.
8위) 속보) 풍스나 사상 최초 현피 저격
==== ====
일반인 시드들은 지원할 때 지원서에 각오랑 닉네임을 적는데.
한 놈의 지원서가 이렇게 되어 있었음ㅋㅋㅋ
[닉네임: 풍스나] [임하는 각오: 아몬드를 죽인다. 처음부터 그것뿐이었다.]==== ====
-미친 씹덕 말투 뭔뎈ㅋㅋㅋ
└낭만 그 자체인데?ㅋㅋ
└풍스나야 로그인해 ^^
-각오 도랏넼ㅋㅋㅋㅋ엌ㅋㅋㅋㅋ
풍스나에 각오에 대한 댓글도 다수였으나.
제목에 낚여서 들어왔다는 식의 댓글도 상당했다.
-현피 저격 ㅇㅈㄹ ㅋㅋㅋㅋ
-현피 맞긴하네 ㅋㅋㅋ 저기 같이 있는거 아냐? ㅋㅋㅋ
└진짜 현피면 아몬드 매니저한테 떡실신 당할 듯
└상상만해도 ㅎㄷㄷ
└호두가 날 떡실신? 오히려 좋아……
└???
어쨌든 이 제목 덕분에 배라31의 많은 유저들이 현재의 사건에 대해 금세 알게 됐고.
-이거 실시간 진행 중임?
-개꿀잼이겠누
-와 ㅠㅠ 과제만 아니면 당장 달려가는데
댓글에서 알 수 있듯이 풍스나와 아몬드의 2차 대전을 지금 라이브로 볼 수도 있다는 사실에 지스타 라이브를 볼 생각이 없었던 사람들도 하나둘 몰리기 시작했다.
-견과류야 부숴 버리자
-풍스나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네
-아니 ㅋㅋ 저격충 중에 젤 레전드 아니냐?ㅋㅋㅋㅋ 어떻게 지스타까지 ㅋㅋㅋ
-내가 아몬드였으면 풍스나 캡슐 열고 양궁으로 단련된 팔뚝으로 개같이 패버림 ㅋㅋㅋ
└ㄹㅇㅋㅋ
-아몬드 이겨라 제발 ㅠㅠ
처음 여론은 아몬드가 이기길 바라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당연한 일이다. 풍스나는 애초에 악질 저격러이며, 그가 풍선껌 방송에서 행한 만행은 지금도 올튜브에 하나하나 다 박제되어 있을 정도다.
물론 덕분에 재밌었던 영상도 있지만. 저격러는 여전히 저격러다. 풍스나는 그중에서도 악질이고.
절대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었다.
그런데, 여론이 뒤집히는 사건이 일어났다.
[실시간 현장에서 풍스나 디스하는 아몬드의 팬.jpg]루비소드로 추정되는 사람의 모습이 배라 31에 올라온 것이다.
이는 판타지아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캡처한 것인데.
루비소드는 ‘풍스나 나가 죽어’라고 쓰여진 팻말을 흔들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
-와 ㅅㅂ
-존예네 ㅁㅊ
-루비좌 현장 방문 ㄷㄷ
└네임드임?
└ㅇㅇ 아몬드 방 큰손 랭킹 5위 안에 들어감
└ㄷㄷ
└애초에 풍스나 처음 발견한게 저분일걸?
-웃는거 진짜 이쁘다ㅠ
-보통 카메라 보면 피하는데 오히려 신나서 리액션해주네 그저 갓비소드
루비소드의 등장은 그녀 본인에 대해서는 많은 찬사를 낳았으나.
아몬드에 대한 여론을 좋게 만드는 데에는 전혀 일조하지 못했다.
오히려 반대의 효과를 낳았다.
-미호랑 커플 화보에 이어서 이젠 팬까지?? 이건 진짜 용서 못함. 선 씨게 넘네
└얜 진짜 화났누 ㅋㅋㅋㅋ
└ㄹㅇㅋㅋㅋㅋㅋ
-지상 최악의 스트리머 아몬드! 지구상에서 사라져라!
-아몬드의 퍼스트 팬이네
-???: 아몬드를 죽인다…… 처음부터 그 생각뿐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ㅋㅋㅋㅋㅋㅋ이제야 이해하가누 ㅋㅋㅋㅋ
└나…… 풍스나를 이해해버렸어
-아. 꽃이 지고야 봄인 줄 알았습니다. 풍스나 the GOAT…… RIP
└왜 벌써 죽이냐고 ㅋㅋㅋ
└Greatest 저격러 of All Time ㄷㄷ
-풍스나 화이텡!!!
-지옥 가즈아! 풍스나! 가즈아아!
-ㅁㅊ넘들ㅋㅋㅋㅋㅋㅋ
이로써 배라 31의 거의 모든 남성 유저들은 아몬드가 지기를 바라는 쪽이 되어버렸다.
* * *
아몬드를 응원하든 질투하든. 둘 다 관심이다.
‘늘었어.’
그렇기에 늘었다.
주혁은 아몬드의 시청자가 눈에 띄게 늘어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시청자 3.1만]2만대 초반으로 챌린지를 시작했던 아몬드 채널의 시청자는 이제 3만대였다.
‘여기서 1등 찍고 다른 챌린지도 더 한다면 점점 늘 거야.’
주혁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스타는 실력파 스트리머들의 홍보의 장이다.
아몬드 역시 실력파 스트리머라는 걸, 여기서 확실히 각인시켜 줄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역시 굉장하네요.”
“……?”
갑자기 주혁의 옆으로 다가온 한 사람이 중얼거린다.
“아몬드 님의 기본적인 게임 센스는 역시 김치워리어가 똑바로 본 듯합니다.”
“!”
주혁은 놀랐다.
만나리라 생각지 못했던 인물이 여기 와있었기 때문이다.
“쿠키 님……?”
“아, 네.”
현실에서 만난 그를 알아보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시빌 엠파이어 국내 지휘관 랭킹 1위.
국대 총지휘관.
쿠키라는 닉네임의 이 남자는 게임 안에서 보였던 초췌한 인상이 현실에도 그대로 담겨 있었다.
다른 게 있다면 말투와 성격.
다소 딱딱하게 고압적으로 보이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지스타에 오신 겁니까?”
“예. 저도 이래 봬도 랭킹 1위니까…… 시빌 엠파이어 부스에서 일손 좀 돕고 있죠.”
하하.
쿠키는 머리를 긁적이더니 웃어버린다.
그런 쿠키를 보며 주혁은 의아해했다.
‘근데 왜 왔지?’
같은 지스타라고 해도 굳이 이 시간에 배틀라지 부스로 올 이유는 없지 않은가?
“매니저님이시죠?”
“예.”
“시상식 때 봐서 알고 있습니다. 실물이 훨씬 좋으시네요.”
갑작스러운 외모 칭찬.
불신으로 물들었던 주혁의 표정이 상당히 밝아진다.
“제가 꽃미남이라뇨. 무슨 또 그런 말씀을! 아하하하!”
“아하하…….”
유상현 옆에 붙으면 거의 못 듣는 말이니 귀에 정확히 새겨둬야 한다는 생각이다.
‘꽃미남이라고 한 적은 없는데…….’
쿠키의 시선을 느낀 걸까? 주혁은 무안한지 잠시 넥타이를 고쳐맨 후 다시 진지한 어투로 물었다.
“근데 이 부스엔 어쩐 일로 오신 겁니까?”
“아. 아몬드 님이 여기 있다고. 치승이가 알려줘서 잠시 구경 왔습니다. 시빌 엠파이어 부스는 한산~한 편이라서요.”
“아…….”
정말 아몬드를 구경하러 왔구나.
그나저나 시빌 엠파이어는 여전히 비인기 게임인가.
뭔가 딱하다는 느낌이 든다.
비인기 게임의 랭킹 1위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느낌일지…….
주혁의 시선을 느낀 건지, 쿠키가 손을 내저으며 말한다.
“아, 동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희 팀은 아몬드 님 덕분에 점점 전투력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
주혁은 짐짓 놀란 표정이 되었다.
‘아몬드 덕분에…… 전투력이 상승해? 시빌 엠파이어 국대팀이?’
주혁이 아몬드의 능력을 알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쿠키가 아몬드의 능력을 인정했다는 게 놀라웠던 거다.
아니, 인정했다는 말도 정확한 표현은 아니었다. 그는 마치 당연한 일처럼 말했다. 아주 예전부터 그렇게 생각했던 것처럼.
‘알고 있었구나.’
그럼에도 굳이 아몬드를 모두가 보는 앞에서 인정해 준 적은 없었다.
왤까…….
쿠키를 빤히 쳐다보는 주혁.
그의 안경에 비친 쿠키는 아몬드가 나오고 있는 챌린지의 스크린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아몬드 님 덕분에 이번 국가대항전은 느낌이 좋아요. 제가 생각할 때 최고 성적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 중입니다. 스크림은 뭐 그리 대단치 않은 성적이지만요. 아, 그리고 치승이에게 들었습니다.”
“?”
빤히 보고 있던 주혁이 눈을 껌뻑인다.
뭘 들었다는 걸까.
“매니저님께서 연결해 주셨다고 들었다구요. 귀인을 주셔 감사드립니다.”
“아…… 하하. 예. 별말씀을…….”
이런 말은 아몬드에게 직접 해주면 더 좋아할 텐데. 주혁은 계속해서 아쉽다고 느낀다.
“그…… 우리 역사를 보면 말입니다.”
“?”
그때 쿠키가 돌연 이런 말을 한다.
“뛰어난 장군이나 인재들은 언제나 조정에 오래도록 자리를 잡지는 못했습니다. 그 능력에 비하면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빨리 사라지더라구요.”
“…….”
“대체로 시기와 질투, 그리고 정치적 이유 때문이었죠.”
“아…….”
“전 어렸을 땐 그게 그 시기 질투하는 열등한 종자들 탓이라고 생각했었죠.”
“그들 탓이 아닌 겁니까?”
“그렇게 물어보신다면 그들 탓이 맞지만. 태풍이 휩쓸고 갔다고 태풍을 원망해서는 다음 해결책이 없지 않을까요? 태풍을 대비해서 건물을 보강하고 물길을 파내고…… 대책을 세울 수 있어야죠.”
“…….”
“그래서 전 나이를 먹으니 전 그게 왕의 탓으로 보이더군요.”
이 말을 듣고서야 주혁은 느꼈다.
‘그런 거였군.’
쿠키가 공개적으로 그의 업적을 말하지 않는 이유.
그는 사실 공개적으로 누구의 업적도 말하지 않는 것이다.
200이나 되는 인원을 단결력 있게 끌고 가려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분명 팀 때문이었다.
심지어 아몬드는 굴러들어온 돌이고, 그의 능력이 설사 팀의 전력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해도…….
오히려 아몬드를 위해서 말할 수 없는 거다.
주혁은 옛날의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
별로 좋지 않은 기억.
「제가 한 일이 별거 아닌 것처럼 말씀하시지만. 저도 바보가 아니니까 압니다. 제 제안서가 인턴 중에, 아니, 사원들 중에서도 제일 뛰어났다는 거요.」
그가 아버지 회사에서 인턴을 했을 적이었는데.
「세상 제일 바보 같은 말을 하면서 바보가 아니라니.」
아버지는 주혁의 업적을 인정해 주긴커녕, 되려 조소했다.
「착각하지 마라. 그 정도 성과로 대표가 널 공식적으로 인정한다는 건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일이다.」
아버지의 눈은 차갑고 단단했다.
딱딱한 얼음벽을 만지는 듯했다.
주혁은 쿠키의 얼굴을 바라본다.
‘게임이라도 사람 이끄는 일이니 사정은 같구나.’
비슷한 눈을 하고 있다.
차갑고 단단한 눈.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안 그래도 사람 없는데 저까지 없으면 운영도 안 하는 줄 알까 봐요.”
가벼운 농담을 남기며 이만 부스를 보러 간다는 쿠키.
주혁은 그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본다.
‘왜 이렇게…… 아파 보이지.’
그땐 보이지 않던 게 보인다.
* * *
타다다다닥.
닌자 달리기로 저잣거리를 벗어나고 있는 아몬드.
-ㅋㅋㅋ달리기 웃음벨이네
-아 비행기 뭔뎈ㅋ
-이거 계속해야함?ㅋㅋ
닌자 달리기에 대한 조롱 속에서도, 아몬드의 눈은 꿋꿋이 지도를 향했다.
‘어디로 가지.’
어디에 자리를 잡는 게 좋을지 찾아보는 것이다.
‘자리도 중요하거든.’
배틀라지를 해본 경험상, 사격 실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리를 잡는 게 절반 이상이었다.
아몬드도 자리 공략을 제대로 보고 나서야 랭크 점수가 급격하게 빨리 올랐었다.
‘여긴 공략은 없을 테고…….’
물론 닌자 모드의 이 맵은 이제 막 테스트로 나온 것이니 공략 따윈 없다.
‘막막하네. 뭘 모르니…….’
아몬드 본인은 공략이 없으니 막막하다고 느꼈으나. 막상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 닌자 모드는 오늘 처음 선보이는 게임이다. 아몬드뿐이 아니라 모두가 어떤 자리가 더 좋은지 알지 못한다.
즉, 아무도 지리적으로 전략적 우위에 서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리를 잡는 능력은 배제되고 오로지 전투 능력이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VNS 수치가 높고, 대체로 전투로만 게임을 풀어가는 아몬드에게 훨씬 유리한 것이다.
‘음?’
그리고, 그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적이잖아. 근데…….’
사사삭.
‘네 명?!’
사방에서 네 명의 플레이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끼리는 서로 공격할 생각이 없어 보였고.
심지어 누군가 하나가 손짓하며 이렇게 말한다.
“여어. 장비가 빵빵해 보이네? 대충 절반 두고 가라.”
그들은 팀을 맺은 채, 여기를 지나가는 개인 플레이어들을 상대로 무기를 뺏을 생각이었다.
-??
-뭐야 쟤네
-티밍??
-지랄났네 ㅋㅋㅋ 테스트 게임서부터 ㅋㅋ
-오우 쉣
-이게 배틀로얄이지 ㄹㅇ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