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50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223화
77. 다시 만난 적(3)
“인술서만 주면 정말 살려준다니까?”
“…….”
점점 포위망은 좁혀오고, 나무 위에 선 닌자는 초조해졌다.
‘무, 무슨 저런 뻔뻔한…….’
저 나무 아래에서 죽인다고 협박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지가 어떻게 날 죽인다는 거야?
분명 저쪽이 날 죽이긴 힘들다.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심장이 날뛰는지는 모를 일이다.
쿵. 쿵. 쿵.
아직도 놈이 분신 3명을 단칼에 처리하던 장면이 눈에 선했다.
그리고 지금의 저 여유로운 모습까지…….
놈은 엄청난 실력자였다.
‘하지만 진정해. 실력이 좋아도, 안 싸워주면 그만이야.’
파악하기로, 이 닌자 모드에선 도주자가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도망가는 사람이 마음먹고 도망가면 추격자 입장에선 놓칠 만한 요소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막탄만 봐도 그렇다. 추격하는 입장에선 써봐야 별 소용없는 아이템이지만. 도망갈 때 쓴다면 매우 유용하다.
그러니까, 실력 관계없이 그냥 도망치면 못 잡는다.
이렇게 결론을 내린 뒤.
“죽이려면 죽여봐!”
콰앙!
그는 대나무와 발 사이로 운용하고 있던 챠크라를 터뜨리며, 다른 나무로 건너뛰어 버렸다.
-아니 ㅋㅋㅋ 도망가면서 왤케 당당함
-36계같이 줄행랑!ㅋㅋㅋㅋㅋ
-당당함 원툴ㅋㅋㅋㅋ
파앙!
그러자, 아몬드 역시 챠크라를 방출하며 달려나갔다.
그의 신형이 순식간에 대나무를 박차기 시작한다.
쾅! 쾅!
그가 밟는 나무마다 우지끈 소리를 내며 부러진다.
그 요란한 소리가 점점 뒤에서부터 가까워지고 있었다.
‘뭐, 뭐야……?’
분명 챠크라 총량에는 차이가 없을 텐데. 계속 거리가 따라잡힌다.
이는 운용 능력에 따라 효율이 다르기 때문이며, 밟는 동선에서도 차이가 나고 있기 때문이다.
랜덤하게 배치된 대나무들을 어떤 식으로 밟고 나가야 가장 효율적인 속도가 나올지.
둘의 해석 능력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
‘제, 제기랄…….’
도망치던 닌자는 허리춤에서 연막탄을 꺼낸다.
‘이건 나중에 쓰려 했는데.’
그가 연막탄 뚜껑을 까려는 순간.
스릉.
수리검을 꺼내 드는 소리가 들리더니.
잔상밖에 보이지 않는 아몬드의 신형에서, 수리검들이 튀어나간다.
푹!
연막탄을 쥔 손목에 수리검이 연달아 꽂힌다.
“!?”
연막탄은 대나무 숲 저 아래로 떨어졌다.
퍼엉……!
허망한 소리를 내며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
“아……!”
연막탄은 물 건너가 버렸다. 손목에 부상도 심해서 한쪽 손은 쓸 수가 없었다. 인도 맺지 못해서 분신술을 다시 쓸 수도 없는 상황.
쾅!
한편, 뒤에서 다시 한번 대나무를 박차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파바바밧!
수십 개의 수리검이 날아와 하체를 난자해 버렸다.
“큭!”
[오른 다리 부상] [왼 발목 부상]이건 분명 하체 부상을 노린 것이다.
삐걱.
‘찰 수가 없어!?’
결국 그는 다음 대나무를 박차지 못한 채, 추락하기 시작한다.
떨어지는 닌자의 신형을 아몬드가 지나쳐 간다.
휘이이익──
그가 지나간 길로 붉은 직선이 깔끔하게 그어졌다.
몸을 벤 것이다.
──촤아악!
[1 → 33] [46/60]수리검으로 이미 체력이 바닥까지 떨어졌던 그는 결국 사망했다.
-ㄷㄷㄷ
-캬
-분신술까지 겟도다제~
-찢었다또~ 미쳤다라~시!
이로서 아몬드는 인술서를 하나 더 넣었다.
* * *
“우선, 티밍이 될 리가 없잖아요?”
아몬드는 아까 분신술을 쓰던 닌자의 시체를 뒤적이면서 시청자와 대화 중이었다.
“원래도 4인 티밍은 보기 힘든데. 짜고 들어올 수도 없는 챌린지에선 말이 안 되죠. 제작진도 다 보고 있고.”
-아
-ㄹㅇ글킨함
-솔직히 4인 티밍ㅋㅋㅋ 좀 과함ㅋㅋㅋ
-두 명이면 차라리 믿었을 듯
그는 어떻게 분신인 걸 알았냐는 질문에 대해 설명을 늘어놓고 있었다.
“그래서 이거 티밍은 아니고. 뭔가 다른 수를 쓴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고…….”
배틀로얄 게임의 장점 중 하나이다. 초중반엔 비는 시간이 많아서 시청자와 대화할 여유가 생긴다.
이 장르의 게임이 스트리머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 나간 것도 이 때문이고.
아몬드 역시 그런 장르의 장점을 활용하고 있는 셈인데…….
[의문 님이 1천 원 후원했습니다.] [근데 견과류 쉑 갑자기 왤케 말 많이함? ㅋㅋㅋ]-ㄹㅇㅋㅋ
-이긴 썰 푸는건 좋아함 ㅋㅋㅋ
-자랑할 때랑 광고할 땐 말 많이하는데. 뉴비냐?
-흥분해서 말 많아진거 ㅈㄴ 커엽네 ㅋㅋㅋ
“그냥 물어봐서 대답한 건데…….”
한참 열중해서 말하던 아몬드는 뻘쭘한지 머리를 긁적인다.
그럼에도 그는 말을 이어나가는데…….
“여튼 이어서 말하자면, 티밍이 아니라 뭔가 다른 수라는 생각이 드니까. 옷차림새뿐 아니라 체형까지 똑같은 게 보이더라구요.”
-꿋꿋이 설명 ㅋㅋㅋ
-오구구 잘했다 아아가야
-그냥 ㄹㅇㅋㅋ랑 캬!만 치라고 ㅋㅋ
아몬드는 그들의 체형과 키까지 전부 똑같다는 게 의심스러웠고. 닌자들이 쓰는 인술 중에 분신술 역시 대표적인 요소이기에 추측할 수 있었다.
“그래서 분신술인 걸 눈치채고 일부러 도발해서 속일 기회를 주고 잡은 겁니다. 제가 보는 앞에서 분신 셋을 완벽히 다 컨할 순 없을 테니까. 쉽게 잡힐 거라고 생각했죠.”
나름 굉장히 머리를 써서 잡아낸 셈이다. 그런데 보는 사람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나 보다.
[광견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아몬드 특) 말도 안 되는 미친 피지컬로 잡아놓고 머리 써서 잡은 척 함]-ㅁㅊ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
-개맞말ㅋㅋㅋ
-ㄹㅇ사실 걍 때려잡은거면서 ㅋㅋ
[팩트폭풍닌자 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팩트) 사실 저게 진짜 티밍이었어도 다 잡았다]-팩트)다.
-엌ㅋㅋㅋㅋㅋㅋㅋ
-그건 그럼ㅋㅋㅋ
-오히려 좋지 파밍이 4배!
-ㅅㅂㅋㅋㅋㅋ
“…….”
크흠.
아몬드는 한 번 헛기침으로 후원에 대한 답을 퉁쳐준 뒤.
“파밍은 끝났구요. 분신술이랑 연막탄 하나 챙긴 거 말고는 크게 대단한 건 없네요.”
이만 게임을 더 진행한다.
[포위망이 좁혀옵니다.]이제 이 대나무숲도 포위망에 포함되기 시작했으니.
또 움직여야 했다.
* * *
분신술과 바꿔치기술, 그리고 변장술까지 터득한 아몬드는 더 이상 거칠 게 없었다.
“뭐, 뭐야!?”
퍼엉!
아몬드의 분신에 속은 유저들은 비명을 지르며 당황했고, 보통 그게 그들의 유언이 되었다.
푸욱!
[1 → 31] [41/60]점점 남은 사람의 숫자가 줄어가고.
[1 → 11] [36/60] [1 → 9] [31/60]아몬드의 킬 수는 계속 올라갔다.
[11킬]죽은 사람 30명 중 1/3을 아몬드가 죽인 셈이었는데.
아직 포위망이 그리 많이 좁혀지지 않은 걸 고려하면 굉장한 수치였다.
[수줍은여포 님이 5만 원 후원했습니다!] [자, 자네…… 이것만 받고 끝낼 생각은 없나?]-ㅋㅋㅋㅋㅋ협상시도 ㅋㅋㅋ
-수포좌 오열 ㅋㅋㅋㅋ
-어이. 밑장빼기냐?
“감사합니다. 안 됩니다~”
수포좌의 미션은 계속 유지됐고. 아몬드는 슬슬 생존 게임이 아닌 추격 게임을 시작했다.
그 덕에 인술은 점점 더 강해졌다.
[변장술 3개를 모아 상위 인술로 진화합니다!] [변장술 → 변신술] [이제 사물 포함 무엇으로든 일정 시간 동안 변신할 수 있습니다.]변장술은 이제 변신술로 바뀌어, 아몬드는 빗자루나 커다란 바위 등 상상도 할 수 없는 물건으로도 변신할 수 있었고.
[바꿔치기술 3개를 모아 상위 인술로 진화합니다!] [바꿔치기술 → 위치변환술] [시전 시간이 매우 빨라집니다. 사물이 아닌 것과도 위치를 바꿀 수 있습니다.]바꿔치기술은 나무 토막이나 수리검 따위를 넘어 다른 NPC나 다른 사람에게도 사용 가능했다.
-인술 부자 ㄷㄷ
-와우
-위치변환술 미쳤네 ㅋㅋㅋ
-적 입장에선 얼탱이가 없겠누;
인술서 파밍이 워낙에 중요하다 보니, 기존의 배틀라지보다 오히려 이런 여포식 운영이 훨씬 더 빛을 발했다.
인술서를 많이 가진 쪽이 무조건 유리하게 전투를 이끌어갈 수 있었으니까.
물론, 이런 원리를 깨우친 게 비단 아몬드만은 아니었다.
* * *
“이야 18번! 풍스나?! 파죽지세로 죽여 나갑니다! 생존 게임처럼 플레이할 생각이 없어 보이죠?!”
“예! 18번뿐 아니라 1번도! 아니, 전부 전투 모드입니다! 이제 남은 닌자들 중에 실력자들은 굳이 숨는 전략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예! 아무래도 인술서 파밍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일까요?”
포위망은 점점 줄어들고, 슬슬 실력자들만 살아남는 시간이 오고 있었다.
“아아! 4번 따운!! 비로소 탑 10이 결정됐습니다!”
11명째였던 4번이 죽게 되면서. 이제 그 많던 닌자들 중 단 10명만이 남았다.
소위 ‘탑 텐’이라 하는 상황인데.
여기서부턴 게임의 성격이 많이 달라진다. 전투가 싫어도 전투를 계속해야 하며, 심지어 그게 일대일이 아니라 일 대 다수 혹은 다수 대 다수가 되는 경우도 있다.
“닌자 모드의 탑 텐. 어떤 모습일지 정말 궁금한데요!”
“이쯤 돼서 다들 킬 수가 어느 정도인지 한번 볼까요?”
애초에 실력자들 위주로 참가하는 챌린지인데, 그 60명 중에 남은 10명.
그들의 실력은 모두 의심할 여지가 없었으나. 그럼에도 격차는 있었다.
그중에서도 유독 높은 킬을 기록하는 두 플레이어가 있었으니.
한 명은 18번, 풍스나.
“18번 선수 14킬째 기록 중! 이 사람 왜 스트리머를 안 하고 저격러나 하는 겁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1번은 몇 킬이죠?”
남은 한 명은 1번.
아몬드다.
“……!”
옵저버가 화면을 바꾸어 기록을 보여주자 모두 말문이 막혔다.
[27킬]그의 킬 수는 27킬.
현재까지 죽은 사람 50명 중 절반…… 아니, 전체 60명 중 절반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그 60명 중 하나가 자신이니까.
“!?”
“아, 아니. 많이 죽인 것 같긴 했는데! 이 숫자가 이게 말이 되나요?”
와아아…….
관중석에서 탄성이 흘러나온다.
-???
-ㄹㅇ나뭇잎 마을 출신인가 ㅋㅋ
-사람이 아닌데
-진짜 닌자아니냐?
“100명이 참가하는 오리지널 모드에서도 27킬은 말도 안 되는 숫자인데. 여긴 60명이 참가하는데 27킬! 사실상 절반을 1번이 손수 죽였다는 말이 됩니다! 이건 놀랍네요!”
“닌자 모드가 속도감이 좋아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만. 그럼에도 너무 대단한데요?”
“예. 대, 대단합니다! 근데 이거 킬 올리는 게임이 아니라! 살아남는 게임이거든요!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릅니다! 아직 50 대 50이에요! 반반입니다!”
-엄대엄ㅋㅋㅋㅋㅋ
-절반을 죽인 놈인데 반반 ㅇㅈㄹ
-반반은 무슨 ㅋㅋㅋ 치킨이나 양념반 후라이드반으로 준비해놓으셈ㅋㅋ
해설자의 말대로 이게 킬 수 높다고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 더 지켜봐야 하긴 하지만.
킬이 높을수록 아이템이 좋은 경우가 태반이라 50 대 50이란 그의 말은 사실 완전히 맞다고 볼 순 없었다.
사실 해설자는 단순히 보는 사람의 재미를 위해 균형이 맞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일 뿐이었다.
“아아아! 55번 따운! 9명 남았고요!”
“아몬드! 또 즉사 판정받아내면서 39번 따운!!! 여덟 명! 포위망 점점 좁아지구요! 이제 슬슬 서로가 보일 수도 있거든요!?”
점점 게임이 과열되면서, 아몬드를 응원하는 쪽과 아닌 쪽으로 나뉘기 시작했다.
-게임까지 알파메일한테 뺏길거냐! 풍스나 힘내라!
-아. 풍스나여. 제발! 저 인싸 새키가 우승하는 것만은……!
-아몬드 이겨라 ㅠㅠ
그리고, 마침내 일곱 명이 남았을 때.
“아아아! 또 즉사! 1번! 가차 없습니다! 눈 마주치면 죽어요!”
“이제 딱 일곱 남았습니다!?”
남은 공간이 슬슬 500미터 안으로 줄어들었고.
[마을 골목길]굽이진 골목길을 따라 수많은 초가집들이 늘어선 공간에 들어섰을 때.
“그리고! 드디어 둘이 서로 보이거든요!?”
아몬드와 풍스나는 서로를 발견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