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50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227화
78. 치킨 게임(4)
풍스나의 멱살을 잡아챘던 아몬드는 곧장 포위망 시스템을 향해 뛰기 시작했는데.
“아몬드, 포위망으로 몸을 던집니다!?”
“이, 이게 뭔가요!”
“너무 당황하면 가끔 저런 경우 있긴 하거든요?!
해설들은 당연히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저 포위망 시스템은 플레이어를 죽이기 위해 만든 것이니. 들어가면 죽는다.
삐이이이이──!
아몬드에게도 이런 알림이 떠오른다.
[포위망 영역에 들어섰습니다! 포졸들의 공격을 피해 최대한 빨리 도망치세요!] [포졸들의 스탯은 플레이어를 한참 상회합니다. 맞서지 말고 도망치세요!]포위망의 가장 최전선엔 포졸들이 배치되어 있는데.
겉보기엔 그냥 조선시대의 포졸 복장을 하고 있어 평범해 보일 터지만.
“게에섯거라아아아아!!!”
엄청난 고함 소리와 함께 삼지창 혹은 환도를 휘두르는 속도를 보아라.
후웅! 훙!
‘오우.’
공기층이 찢어지는 소리가 살벌하게 들릴 정도였으며, 정확도도 굉장했다.
그런데─
“아, 아몬드!? 포졸들의 공격을 피하고 있습니다!?”
아몬드는 그 와중에 그들의 공격을 피하고 있었고.
위협해 오는 포졸들의 진영 안쪽으로 오히려 뛰어 들어가 버렸다.
그것도 모자랐는지…….
“어어어!?”
턱!
그는 가는 길에 포졸이 허리춤에 차고 있는 무기까지 빼앗았다.
-뭐야 이런 것도 됨?
-도랏네 ㅅㅂ
-이게 뭔뎈ㅋㅋㅋ
-아니 죽으라고 만든 곳에서 ㅋㅋㅋㅋ
-그래도 이제 죽을 텐데 ㅠㅠ
무기를 빼앗은 후, 아몬드는 포졸들의 공격의 일부를 쳐내기도 하면서.
훨씬 더 여유롭게 포위망의 안쪽으로 진입했다.
‘더 들어가야 돼. 안 그러면 살아 나올 수도 있어.’
삐이이이이!
[포위망의 경계선을 넘었습니다! 이 이상 체류하면 겸사복이 등장합니다.]최전방에 배치된 포졸은 사실 아몬드에겐 별것 아니었으나.
그걸 알고 있다는 듯, 포위망 시스템은 겸사복까지 등장시켰다.
붉은 도포에 커다란 갓, 그리고 무시무시하게 거대한 풍채와 호통.
“네 이놈! 여기가 어디라고!!!”
포졸이 주던 압박감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스탯도 아마 몇 배로 더 높은 것은 물론이고 이들은 ‘기’까지 다루고 있었다.
-검기까지 펼치네
-무협인들이여?ㅋㅋ
-와개무섭
-견과류야 뭐하냐 ㅠㅠㅠㅠ
겸사복들의 검엔 검기가 아른거리고 있었는데. 아마 저들의 검격을 막는다고 해도 대미지를 입을 것이다.
“놈을 잡아라!”
“잡아라아!”
그런 힘을 가진 겸사복들이 수십.
즉, 살아 나간다는 건 문자 그대로 의미의 불가능이었다.
씨익.
아몬드는 그럼에도 웃었다.
이게 오히려 그에게 더 좋은 상황이라는 듯.
“아몬드!? 웃고 있어요!”
-뭐염
-월클병ㅋㅋ
-드디어 미쳐 버린 견과류
-치타: ???
다음 상황을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오는 걸 어떡하나?
그렇게 생각하며 아몬드는 인을 맺었다.
[위치 변환술]* * *
한편, 포위망 안으로 사라진 아몬드를 멍하니 보고만 있던 풍스나.
“설마……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건가…….”
그는 그가 생각하는 그 경우의 수만 아니기를 빌며 되뇌고 있었다.
거의 기도에 가까운 절실한 중얼거림이었는데.
“제발. 제발.”
우습게 보일 수는 있어도, 사실 이거 말고는 풍스나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애초에 공격할 누군가가 포위망 영역 밖에 남아 있는 게 아니고. 아몬드를 따라 포위망으로 들어가는 것도 자살행위니까.
그러니 할 게 기도밖에 없다는 표현이 딱 맞는 상황이었는데.
신도 무심하지. 불길한 예상은 적중하고 만다.
“!?”
쉬이이익!
갑자기 풍스나 쪽의 신형이 노이즈가 낀 것처럼 흔들거리기 시작하더니.
“이, 이런 씹…….”
풍스나의 얼굴이 팍 일그러져 버리면서.
[위치변환술]탁.
아몬드가 등장했다.
-ㅋㅋㅋㅋㅋㅁㅊ이거였냐곸ㅋㅋ
-왘ㅋㅋㅋㅋㅋ
-위치변환술로 진화해서 사람까지바뀌누
-도랏맨ㅋㅋㅋ
-캬~!
아몬드는 잠시 풍스나가 죽는 걸 기다리더니.
대충 타이밍이 됐다 싶었을 때.
척.
엄지를 치켜세웠다.
“치킨챠~”
빠밤!
그러자, 정말 거짓말처럼 이런 메시지가 떠올랐다.
[1등]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와아아아아아악 위, 위치변환술! 이 변수를 생각을 못 했네요!”
“칼이 사라졌는데 이런 엔딩을 보여주다니! 정말 타고난 지능형 플레이어입니다!”
이제서야 상황이 파악된 중계진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고.
중계방송, 아몬드 개인 방송 할 거 없이 채팅창은 마비가 될 정도로 엄청난 수의 채팅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치킨이닭!
-전자파 나와! 아몬드가 간다아!
-아몬드! 무친넘아! 그만 잘해! 아몬드! 무친넘아! 그만 잘해! 아몬드! 무친넘아! 그만 잘해!
-아몬드! 아몬드! 아몬드! 아몬드! 아몬드! 아몬드!
-오직 아몬드만이 이 세상의 결말을 알고있다! 오직 아몬드만이 이 세상의 결말을 알고있다! 오직 아몬드만이 이 세상의 결말을 알고있다!
.
.
.
* * *
[게임 종료]팟.
사방으로 펼쳐져 있던 가상 세계가 접히고, 아몬드는 다시 캡슐의 검은 배경화면을 보게 됐다.
‘끝났구나.’
위이이이잉.
한참 솟아오른 열 때문에 캡슐의 냉방장치가 거세게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마 이렇게 돌아가게 된 지 한참일 것 같다.
‘맞춤형이 아니니까. 무리하면 안 되겠네.’
이마를 살짝 건드려보니 수분기로 촉촉하다. 냉방장치 덕에 땀이 흥건하게 젖는 사태는 면했지만 물기는 남은 것이다.
피잉.
검은 바탕마저 사라지고, 캡슐의 유리가 반투명해지면서 밖에 모인 사람들의 실루엣이 보인다.
웅성웅성.
사람들이 우승자인 아몬드를 보려고 모여든 것 같았다.
‘어딨더라…….’
아몬드는 USB처럼 꽂아뒀던 고글 다리를 다시 고글에 붙인 후, 그것을 착용한다.
그러자 바로 뜨는 알림.
띠링.
[축하합니다! 챌린지 성공!] [보상: 비비쿤 치킨 100마리 증정]그에 이어서 아직도 수도 없이 이어지고 있는 채팅도 눈에 들어온다.
-와아아
-아몬드! 아몬드! 아몬드! 아몬드!
-유상현! 그만 잘생겨! 유상현! 그만 잘생겨! 유상현! 그만 잘생겨!
-세상은 포유류가 아닌 견과류가 지배한다! 세상은 포유류가 아닌 견과류가 지배한다!
.
.
.
채팅만큼이나 밖의 웅성거림이 커지고 있었다.
“후.”
아몬드는 잠시 냉각 기능이 최대로 돌아가는 중인 등받이에 기대었다.
‘좀만 쉬었다 나가자.’
땀은 그럭저럭 잘 식혀줬을지 몰라도, 피로도는 그대로 누적된다.
몸 안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열기는 아직 잠재우지 못했다.
아몬드의 눈이 잠시 감겼다.
한 10초만이라도 몸을 더 식히고 나가고 싶은 것이다.
* * *
“아, 아몬드 님? 왜 안 나오시지?”
“잘못된 거 아냐? 원래 맞춤 캡슐 쓰시잖아.”
“아몬드 님!?”
아몬드 앞에 모인 수많은 관중들은 휴대폰 카메라를 들이댄 채 웅성거렸다. 다른 모든 플레이어가 나온 뒤에도 아몬드가 한참 나오지 않아 불안한 것인데.
사실 아몬드가 지체한 시간은 채 3분도 되지 않았다. 그들의 마음이 조급한 것일 뿐.
잠시 후.
치이익──
유압기 소리가 울려 퍼지며, 캡슐의 유리가 완전히 투명해진다.
“어?! 나오신다!”
“와아아아!”
“축하합니다아아!”
뚜껑이 열린 후. 아몬드가 몸을 일으켜 나오자.
퍼버벙!
코스프레 모델들과 중계진까지 내려와서 축포를 쏴주었다.
-캬
-축하 제대로 해주네 ㅋㅋㅋ
-팬들 개많네ㄷㄷ
여기 판타지아의 관계자들뿐 아니라, 그들 주변으로 빙 둘러싼 팬들도 있었다. 눈대중으로만 봐도 머릿수가 상당했다.
“축하합니다! 아몬드 님!”
스쳐 가는 실루엣만 봐도 미인인 누군가가 다가와서 꽃다발을 건넨다.
‘미호구나.’
어디서 듣던 익숙한 목소리다 싶었는데, 미호였다.
“아…… 무슨 꽃다발까지…….”
아무래도 60명이나 참가하는 챌린지다 보니 우승자 대우가 꽤나 각별했다.
그녀가 꽃다발에 이어서 커다란 뭔가를 또 건넨다.
“끝이 아니에요~! 이것도 받으시죠!”
[비비쿤 100마리 증정]이런 글자가 커다랗게 쓰인 팻말이었다. 기부하면 인증 사진용으로 주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이어서 곧바로 마이크가 치고 들어온다.
척.
“비비쿤 치킨 100마리를! 시청자분들에게 증정하실 수 있게 됐어요! 기분이 어떠신가요?”
친숙한 편인 미호가 인터뷰 담당이라 그나마 말하기 편했다.
“아, 네. 시청자분들에게 치킨을 드릴 수 있게 돼서 영광입니다. 저도 미션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어서 좋았구요.”
“미션이요?”
“네. 킬당 미션을 받았는데. 제대로 수행한 것 같아서 기쁘네요.”
-???
-수포좌 오열ㅋㅋㅋ
-얼마 받는거임ㅋㅋㅋ
-ㅅㅂㅋㅋㅋㅋ
“아아아!”
중계진은 그제야 마지막 행동이 이해가 간다는 듯 소리쳤다.
“그럼 설마 마지막에 뛰어나간 게 한 명이라도 더 죽이기 위해서였던 건가요!?”
해설자가 다가와서 미호 대신 묻자 아몬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이야기를 모르고 있던 관중들이나 중계방에 있던 팬들은 까무러친다.
-아닠ㅋㅋ 만원 더 받겠다고?
-ㄹㅇ 무친넘이네 이거
-이게 남자지 ㅋㅋ
-도랏넼ㅋㅋㅋㅋ
미호가 다시 마이크를 들이대며 인터뷰 주도권을 가져온다.
“좋습니다. 아몬드 님! 아몬드 님다운 판단이었어요! 치킨 100개는 지금 기프티콘으로 하나씩 쏘아지는 중이구요!”
미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채팅창에 한 명씩 함성을 지르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와 ㅠㅠㅠㅠ 나 치키뉴ㅠㅠ
-크으으으아아아! 당첨!
-쉣……!
-얘들아! 아빠가 치킨 사간드아아아!
채팅을 흘끔거린 후, 미호는 질문을 던진다.
“아몬드 님. 이번에 마지막 상대 중 18번 플레이어가 풍스나라는 걸 아셨나요?”
간단한 인터뷰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기네. 생각하던 중.
그녀의 질문을 제대로 못 들었다.
“풍…… 누구요?”
상현은 눈을 껌벅거리며 되물었다.
사실 풍스나인 걸 알았지만, 그냥 놀리기 위함이다.
풍스나를 두 번, 아니, 세 번 죽여 버리는 상현의 대답이었다.
“와아! 이걸로 충분한 대답이 된 것 같습니다! 그렇죠!?”
푸하하하하!
관중석엔 커다란 웃음이 지나갔고.
중계석 카메라엔 루비소드가 높게 치켜든 ‘풍스나 나가 죽어’ 팻말이 커다랗게 비춰졌다.
카메라에 자신이 나오자 루비소드는 더 신나게 팻말을 흔들어줬다.
이어서 미호가 마지막 질문을 건넨다.
“마지막으로! 판타지아 챌린지에 참가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아몬드 님! 혹시 다음 챌린지로는 혹시 생각해 둔 게 있으세요!?”
“아. 다음 챌린지…….”
아몬드는 잠시 고글 시야에 뜬 챌린지를 확인해 본다.
게임을 하는 사이 많은 챌린지가 도착해 있었는데.
흥미를 잡아끄는 건 이거였다.
[젯펌프드) 니가 해라 개발자!]개발자와 싸워서 이기는 게 목적인 챌린지였다.
[최근 밸런스 패치에 대한 비판에 뿔난 개발자가 직접 나섰다! 개발자와 직접 전투를 펼쳐 밸런스가 엉망이라는 것을 증명하라!] [보상: 밸런스 패치 참정권, 랜덤한 젯 1,000개, 펌핑권 1,000개, 치킨 100마리]뭔진 몰라도 보상이 엄청나다.
그리고 내용이 재밌다. 개발자랑 대결을 해서 게임을 바꿀 수 있다니.
어이없으면서도 흥미가 생긴달까.
“이거 재밌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