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518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236화
81. 재능(3)
야구공을 던지는 자세를 완벽히 구현할 것.
이게 필살기의 발동 조건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첫 시도에 필살기를 발동시키는 건 어렵다.
“이건 당황스러울 만하죠! 지호태산!”
“아몬드으?! 이걸 어떻게 했죠!!”
-ㄹㅇㅋㅋㅋ
-어케했누 ㄷㄷ
-태산 당황 ㅋㅋ
-불야구공ㅋㅋㅋㅋ
-???: 제가 선수촌에 살았을 때…….
“필살기도 필살기인데, 날린 각도 아주 날카로웠죠?”
“그렇습니다! 말 그대로 데드스페이스 영역으로 밀어넣었어요! 이거 야구였으면 선수 퇴출감이죠!”
“맞은 선수는 인생에서 퇴출각이구요!”
-ㅋㅋㅋㅋㅋ
-선수 퇴출이 더 나은데?
-사각(물리) ㅋㅋㅋㅋ
야구공으로 지호태를 밀어내는 데 성공한 아몬드으.
그는 냅다 달려서 뛴 뒤. 건너편 옥상에 착지한다.
지호태도 벌떡 일어나, 가드를 올리며 그를 맞이한다.
“드디어 옥상에 착지합니다!”
“이제 진짜 난투전이 벌어질 것 같습니다!”
녹색의 우레탄 바닥 위로 날렵하게 움직이는 발.
슉, 슈슉!
지호태는 복싱 특유의 스텝을 밟으며 아몬드에게 다가왔다.
“갑니다. 지호태산!! 정말 판교의 태산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아몬드 역시 태권도 스텝을 밟으며 점차 다가갔다.
선공은 역시나 리치가 더 긴 태권도였다.
훙!
기본 콤보의 시작 발차기가 가볍게 먼저 날아갔으나.
“위빙! 좋습니다!”
훙!
아몬드으의 발이 지호태산의 머리 위로 스쳐 간다.
위빙이라는 복싱 특유의 회피기로 피한 것이다.
“복싱 젯은 발차기가 안 되는 대신! 저렇게 회피기가 있어요!”
회피기는 말 그대로 회피를 위한 기술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인간의 속도를 훨씬 뛰어넘는 보정을 받는다.
회피기를 썼는데도 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면 곤란할 테니까.
‘어.’
생각한 것 이상의 속도로 회피기가 발동됐으니. 아몬드는 휘청거렸다.
‘방금 뭐지. 피하는 각은 없었는데.’
당연히 맞거나, 막힌다고 생각했던 발차기가 아예 빗나가 버리니 무게중심이 흔들린다.
여러모로 생각했던 콤보가 꼬여 버린다.
그 틈을 놓칠 지호태가 아니었다.
타닥!
그의 스텝이 아몬드의 가랑이 쪽으로 파고든다.
“카운터 들어가나요?!”
퍼엉!
순식간에 빨간 글러브가 날아든다.
펑!
2연타는 눈 깜짝할 새였고.
퍼버벙!
복싱 젯의 기본 5콤보가 들어간다.
“제대로 적중!”
털썩.
아몬드는 5콤보에 적중당한 후, 바닥에 나뒹굴듯 쓰러진다.
“이야! 이번엔 퍼펙트 게임은 면했네요!?”
일단 젯펌프드 내 대부분의 젯은 쓰러진 상태의 적을 공격할 수단은 없었다. 그렇기에 콤보는 일단 5콤보로 끝이었다.
[체력 73%]게임 특성상 기본 콤보만으로 체력이 크게 달지는 않았다.
여기서 아몬드는 생각을 수정할 필요가 있었다.
‘이번 상대는 아까 같지가 않네.’
허원무를 생각하고 덤벼선 안 됐다. 지호태산은 확실히 그보다는 위였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불리함은 여전히 아몬드는 이 게임을 잘 모른다는 거다.
방금의 회피기 같은 것도 알지 못했기에 당한 것이다.
‘시간 끌리면 더 불리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알지 못하는 기술이나 노하우가 나올 것이다.
이 정도 단계에서 빠르게 끝내야 한다.
놈은 복싱의 위빙 같은 회피기가 있으며, 이건 실제 움직임보다 훨씬 빠르다.
그리고 카운터를 날릴 수도 있다.
이 두 가지만 염두에 두고 싸울 수 있다면, 아몬드에게 승산이 있다.
다른 요소가 더 튀어나온다면, 또 승부를 볼 시점이 뒤로 더 미뤄질 것이다.
탁. 탁.
아몬드는 자리에서 털고 일어나며 주변을 살폈다.
‘번지가 역시 좋은 건가.’
젯펌프드에서 상대를 죽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번지시키는 거다.
떨어뜨려 죽인다는 말이다. 태권도는 다행히 기술 중에 2개가 상대를 멀리 밀어낸다.
그중 하나는 필살기이고, 나머지 하나가 뒤차기이다.
둘 다 시전 동작이 큰 편이라 상대측에서 회피하기 쉬웠다.
아몬드야 듣지 못하겠으나, 마침 해설들도 비슷한 말을 하고 있었다.
“뒤차기 혹은 태권도 필살기를 통해서 일발 역전을 하는 게 좋을 겁니다.”
“아. 왜죠?”
“복싱의 위빙이 태권도 발 공격을 피하기가 너무 수월하거든요. 늦게 반응해도 피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데, 태권도는 공격이 빗나갔을 때 리스크가 큽니다. 발차기니까요.”
발 공격은 대미지와 사거리가 긴 대신 빗나가거나 막혔을 때 위험이 크다.
그런 반면 복싱은 상대 공격을 수월하게 피할 수 있는 위빙 스킬이 있고, 아주 빠른 펀치 콤보를 욱여넣을 타이밍을 잡기도 용이하다.
“복싱 젯이 참 유용한 게 또 빠르게 다가가기도 좋거든요. 위빙 스킬이 곧 돌진 스킬이기도 해서요.”
“아. 굉장하네요? 그럼 사기 아닌가요?”
“아니죠. 유도 젯이나 레슬링 젯에 만나면 뼈도 못추리는 게 또 복싱 젯입니다.”
“아 그라운딩 기술에 약하군요!”
“그렇죠. 하체가 일단 무방비니까요. 거기로 달려들어서 잡아버리면 대책이 없습니다.”
“실제 격투기에서와 비슷하네요?”
“그렇습니다.”
“아. 아몬드으. 지금 다시 지호태산에게 다가갑니다. 지호태산은 지금 그냥 가만히 가드만 올린 채로 상대를 기다리죠?”
“먼저 다가갈 필요가 없다 이겁니다.”
“좋습니다. 아몬드! 빠르게 앞으로 달리면서 나래차기인가요?!”
나래차기.
태권도에서 쓰이는 돌진기다. 순식간에 달려가 왼발 오른발을 공중에서 2연타 시킨다.
제터는 달려감과 동시에 날아서 발차기를 하면, 나래차기로 보정된다.
굉장히 빠른 편이지만, 복싱의 위빙으로 피하기엔 충분한 시전 속도다. 일단 달려와야 하기 때문.
그래서 지호태산은 다시 위빙으로 가볍게 피하려는데.
붕─
“어……!? 너, 넘어가는데요?”
아몬드는 점프를 해버린다.
기본적으로 제터들의 점프력은 옥상 사이도 자유롭게 넘나들 정도로 굉장한데.
당연히 지호태산의 키 정도는 가뿐히 넘어버렸다.
그 후, 아몬드는 뒤로 휙 돌아서며 발차기를 시전한다.
“점프 발차기였군요!”
“일명 쩜발이죠!?”
물리법칙은 개나 주는 이상한 각도로 아몬드가 날아들면서 지호태산의 뒤통수를 가격해 버린다.
퍼억!
-오 ㅋㅋㅋㅋ
-태권도 젯의 꼼수를 벌써 ㅋㅋㅋ
-캬
컥!
지호태는 뒤통수를 얻어맞고 눈이 우스꽝스럽게 앞으로 튀어나와 버린다.
그사이, 아몬드는 빙글 돌아 뒤에 착지.
이게 태권도 젯의 점프 + 발차기 커맨드인 쩜발이다.
굉장히 유용하게 쓰이는 견제기인데. 특이하게도 시전하는 방향으로 몸이 돌진해서 물리법칙을 상당히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쩜발 한 대 맥인 걸로 뭐가 바뀌진 않는데요? 물론 머리에 적중해서 대미지가 꽤 좋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한 대거든요?”
“예! 그래도 위빙을 무마할 방식을 파악했다는 게 중요하겠죠?!”
“아몬드으! 다시 달려옵니다!”
아몬드는 다시 지호태산에게 달려왔다.
“!”
이때 지호태는 깨닫는다.
두 갈래 길에 서 있는 자신을.
‘쩜발인지 나래차기인지…….’
쩜발이라면 뒤로 돌아서 막거나, 위빙을 한 박자 늦게 해야 하는데.
나래차기라면 바로 막거나 위빙 역시 바로 써야 한다.
붕─
아몬드가 날아오른다.
‘쩜발!’
이건 쩜발이다.
지호태는 씩 웃으며 뒤로 돌아 막아버렸다. 쩜발 같은 공중 공격은 위빙보단 막기가 더 수월하다.
근데…….
퍼억!
뒤통수에 타격이 온다.
그렇다.
그는 두 갈래 길에 있던 게 아니다.
‘정면 쩜발?!’
세 갈래 길에 있었다.
“아아! 이번엔 정면에서 쩜발!!”
“굳이 뒤로 다 넘어가서 발차기 할 필요 없었죠!?”
“낮게 점프한 거에 속아버렸어요!”
낮쩜발이라 불리는 고인물의 기술이다.
낮게 점프해서 발차기를 하는 커맨드인데, 이게 상당히 헷갈려서 막거나 피하기 힘들다.
‘미친.’
나래차기냐, 쩜발이냐, 낮쩜발이냐.
아니, 어쩌면…….
나래차기냐, 쩜발이냐, 뒤로 넘어가서 쩜발이냐. 낮쩜발이냐.
‘초보 맞아?’
이렇게 된 이상 카운터만 노리는 배짱 플레이는 할 수 없게 됐다.
퉁!
그는 주먹끼리 서로 한 번 부딪히더니.
아몬드으를 향해 달려갔다.
또 이쪽이 선택지를 골라야 한다. 선택지를 고르는 쪽이 되어선 이길 수 없었다. 선택지를 주는 쪽이 되어야 한다.
‘원투 넣고.’
지호태산은 원투 잽으로 간을 보면서 놈에게 선택지를 줄 것이다.
‘왔다.’
거리 안으로 상대가 들어왔다.
훙! 훙!
그의 주먹이 빠르게 나아간다.
상대는 피했다.
그 모습이 꼭 위빙 같았다.
‘?’
복싱 젯도 아닌 놈이 위빙 같은 자세로 주먹을 피하다니.
“아?! 전면 전투가 시작됐습니다! 지호태산이 먼저 걸었구요!”
“후회하지 않을까요?! 아몬드가 방금 피하는 자세 예사롭지 않은데요!”
지호태는 조금 놀랍긴 했으나.
상관없다 여겼다.
잽이라는 게 애초에 상대가 피하거나 막아도 별 상관 없는 아주 가벼운 공격이다.
게다가, 일단 상대는 이 복싱 젯의 사거리 안이다.
사거리가 장점인 태권도에겐 치명적이다.
“그런데 일단 복싱 젯의 사거리 안으로 들어가면! 태권도 젯이 이기긴 많이 힘들지 않던가요!?”
훙! 훙!
또 원투 잽이 들어가는데.
우연이 아니었던가?
상대는 또 피했다.
‘됐어.’
그래도 괜찮았다.
사거리 안으로 들어왔으니.
“근데 아몬드는 왜 사거리를 이렇게 쉽게 내어준 걸까요!?”
“어차피 멀리서 발로 차도 위빙으로 피해서…… 어엇!?”
그는 회심의 펀치를 날렸으나.
‘죽어라……!’
퍼엉!
되려 본인이 역습을 맞았다.
‘엥?’
순간 멍해지는 머리.
“방금 지호태산이 타격을 입었습니다?! 저 짧은 거리에서 어떻게 된 거죠?”
“주, 주먹! 손 공격이 들어가고 있어요!”
아몬드는 발을 포기하고 붙어서 손으로 싸움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퍼벙!
그의 손 공격이 지호태의 원투에 맞춰 정확히 카운터로 들어가고 있었다.
아무리 태권도 젯의 손 공격의 효율이 떨어진다고 해도, 이렇게 전부 다 카운터로 들어간다면 얘기가 달랐다.
‘뭐, 뭐야……?’
후웅!
주먹을 날려봐도, 상대는 맞지 않는다.
퍼엉!
눈 깜짝한 사이, 지호태의 턱이 위로 치솟는다.
어퍼컷을 허용한 것이다.
너무나 예리한 타이밍에 비집고 들어오는 카운터.
위빙을 쓰고 자시고 할 틈이 없었다.
“태, 태권도 젯이 복싱 젯을 손 공격으로 이기고 있습니다!?”
“발차기가 위빙으로 피하기 쉽다고해서 그걸 손 공격으로 극복하는 건 또 처음 보네요!”
-ㅁㅊㅋㅋㅋㅋ
-위빙할 틈도 없누 ㅋㅋㅋㅋㅋ
-ㄷㄷㄷ 이게 뭐임 대체 ㅋㅋㅋ
-???: 자 이제 누가 복서지?
-미친 농락 ㅋㅋㅋ
주먹 대결에서 태권도가 복싱을 이기다니.
이거 말로 표현하기도 힘든 실력 차가 둘 사이에 존재한단 뜻이다.
‘말도 안 돼.’
[체력 62%]체력을 너무 많이 내준 지호태. 그는 결국 실수를 범한다.
쉬이익……!
“지호태산! 뒤로 물러납니다!?”
“이, 이건 실수죠!?”
위빙을 뒤로 써버린 것이다.
‘아. 나도 모르게, 쫄았다.’
지호태도 실수를 인지한다.
태권도 젯을 상대로 스스로 거리를 벌려 버린 셈이다.
게다가 그냥 벌린 것도 아니고, 위빙을 써서 벌렸으니. 다음 공격을 위빙으로 피할 방법은 없었다.
이 기회를 놓칠 아몬드으가 아니었다.
휘이이익!
순식간에 자세가 바뀌며 발차기가 내질러진다.
간단하고, 완벽한 돌려차기다.
팅──!
[필살기]맑은 청음과 함께 발끝이 턱에 적중하더니.
퍼어억……!
지호태의 몸이 부르르 떨리며 경직된다.
해설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환호한다.
“필살기이이이이이이!!! 터졌습니다아아아아아!”
그사이 아몬드의 발차기 콤보가 눈으로 따라갈 수 없을 속도로 마구 상대를 타격한다.
퍼버버버버버벅!
-캬~!
-무다무다무다무다!!
-와 필살기 ㄷㄷ
-복싱 젯 상대로 이걸?
“아아아아……! 산이 무너져요! 지호태가 아니라! 산사태입니다아아!”
-산사태 ㅅㅂㅋㅋㅋ
-ㅋㅋㅋㅋㅋㅋ엌ㅋㅋ
-ㅁㅊㅋㅋㅋ
콰앙!
필살기 콤보의 마지막 일격이 타격된 후, 지호태산의 몸이 뒤로 쭈욱 날아갔고.
쏙.
옥상 끄트머리에서 이만 시야에서 사라졌다.
“번지 각도까지 완벽합니다아!”
“판교의 태산! 따운!!”
[승리]오늘 젯펌프드를 처음하는 아몬드는 두 번째 장애물도 순식간에 치워 버렸다.
“이게 재능입니다! 여러분! 보세요! 이게 오늘 게임 처음 하는 사람이라구요!? 믿기지가 않습니다아!”
-산사태…… 컽!
-아몬드는 산을 찢어! 아몬드는 산을 찢어!
-알고 계셨나요? 판교엔 사실 산이 없답니다! 알고 계셨나요? 판교엔 사실 산이 없답니다! 알고 계셨나요? 판교엔 사실 산이 없답니다!
-태산? 이 몸일 이기려면 화산 정도는 데려와라 이마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