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5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52화
18. 뜻밖의 관중(2)
[아몬드 → 풍스나] [처치하였습니다!] [20/100]-???
-뭐여.
-????????
채팅창엔 수많은 갈고리가 걸리기 시작했다.
아몬드가 보여준 플레이는 단순히 ‘와’ 하고 감탄하며 지나갈 정도가 아니었다.
느낌표보다는 물음표가 어울리는 장면이다.
대체 어떻게 저런 플레이가 가능한 건지 말 그대로 의문이 드니까.
-수류탄을 화살로 다시 튕겨 올린 거야?
-미친ㅋㅋㅋㅋㅋ
-암살 수류탄도 개쩔었는데. 그걸 또 튕겨서 돌려보낸 아몬드…….
-와, 진짜 개쩔었다 이번 거.
-하…… 역시 아몬듀ㅠㅠㅠㅠ
-장난 없네. 말 그대로.
스톤즈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상대의 실력도 굉장했었다. 게임을 좀 아는 사람의 눈에는 보였다. 수류탄의 정교함이.
소위 말하는 ‘암살 수류탄’이라고 하는 고인물들의 잔기술이었다.
우연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정확한 위치, 정확한 시간이었다. 최소 다이아 이상들이 보여주는 퍼포먼스다.
그렇기에 아몬드의 대처가 더 빛났던 것이다.
이제 겨우 두 번째 판을 진행하고 있는 아몬드가 저런 고인물의 공격을 받아내고 반격까지 완벽하게 했다. 심지어 채팅창을 보다가 방심한 상황에서.
이는 사실상 벌어질 수 없는 일이었다.
“와. 드디어 뚝배기 얻었네요. 비록 희귀 등급이지만.”
그러나 막상 그 당사자인 아몬드는 뚝배기를 얻었다는 것에 기뻐할 뿐.
적에 대해선 아무런 감상이 없었다.
그저 ‘채팅창 너무 오래 보면 안 되겠다’라고 생각하며 방탄모를 쓸 뿐이다.
척.
[30초 후 블루존이 줄어듭니다.]이제 그는 채팅창 대신에 미니맵을 쳐다본다.
“역시나. 가장 멀고.”
곧 축소될 블루존의 위치가 아몬드와는 매우 멀었다. 사실상 가장 먼 곳이었다. 늘 그렇듯이.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젠 익숙…….
-뭐야, 이 태연함은ㅋㅋ
-사실상 블루존 VS 아몬드
아직 30초가 남았지만.
“바로 갈게요.”
아몬드는 남들보다 훨씬 더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빌어먹을 블루존 때문이다.
다만 이 게임에서 블루존 말고는 아몬드를 저지할 수 있는 존재는 없었다.
점점 활동 범위가 좁아질수록, 아몬드의 화살에 죽는 사람의 숫자는 늘어났고.
[아몬드 → 레드윈] [처치하였습니다!] [19/100] [아몬드 → 롤래128] [처치하였습니다!] [7/100] [아몬드 → 토르르르] [처치하였습니다!] [5/100]아몬드뿐 아니라, 다른 유저들끼리도 난전이 펼쳐지며 순식간에 남은 사람은 단 다섯뿐이었다.
그리고 그중엔 그 유명한 스트리머, 풍선껌도 포함이었다.
[30초 후 블루존이 줄어듭니다.]또다시 울리는 알람에, 아몬드는 미니맵을 확인했다.
그는 역시나 움직여야 하는 쪽이었다.
“이제 슬슬 끝내러 갑니다.”
단 다섯 명이 남았다.
아마 5분 안에 게임은 끝날 것이다.
* * *
[블루존이 줄어들기 시작합니다!]이 알림이 울리는 순간.
평범한 스톤즈 유저인 풍선껌은 겨우겨우 얻은 소중한 8배율 스코프에 오른쪽 눈을 가져다 대었다.
“자. 여러분. 이걸로 블루존 피해서 이 길목으로 오는 사람들 죽일게요?”
비장한 그 말에 풍선껌의 시청자들이 배꼽을 잡았다.
-ㅋㅋㅋㅋㅋ풍스나 업!
-이건 신종 개그인가여?
-차라리 주먹을 쓰십쇼 형님.
-ㅋㅋㅋㅋㅋ저격 총으로?ㅋㅋㅋ
-어 풍스나는 아까 킬 로그에 죽었다고 나오던뎈ㅋㅋ
-풍스나가 왜 여기서 나와?
저격 소총은 매우 좋은 아이템이다. 특히나 지금의 풍선껌처럼 좋은 자리를 선점할 경우엔 거의 무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격 소총으로 플레이어들을 처치하겠다고 하는 게 이상한 말은 절대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못들을 말을 들었다는 듯이 웃어댔다.
[여러분 님이 ‘1천 원’ 후원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채팅은 물론이고, 후원으로도 웃는다.
단순히 ‘ㅋㅋㅋ’만 치기 위해 후원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만큼 웃기다는 거다.
“아. 여러분. 또 무시하세요? 그러다 저 1등 해버립니다?”
또다시 채팅창엔 웃음으로 도배된다.
이들이 웃는 이유는 간단하다.
실력.
[으엌 님이 ‘2천 원’ 후원했습니다.] [정보. 풍선껌의 1등 확률은 0.04%다.]풍선껌의 실력이 극악이기 때문이다.
100명 중 한 명이 하는 1등을 할 확률이 0.04%라…….
그야말로 흔치 않은 실력이다.
“아, 보여드린다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풍선껌은 넉살 좋게 웃으며 집중했다.
나름대로 꽤 진지하게 게임에 임하는 편이긴 하다. 그는 숨까지 참으면서 에임을 조절했다.
‘드디어 1등 한 번 할 수도 있어.’
지금 위치가 너무 좋다.
이미 블루존 정중앙을 차지하고 있었고, 고도도 높았다. 게다가 8배율 스코프의 저격 총과 수풀 위장 기능이 달린 길리 슈트까지 착용 중이다.
그야말로 파밍, 블루존, 뭐 하나 안 따라주는 게 없는 판이었다.
운의 끝판왕이다.
“오, 온다.”
저 너머에 흐린 인영이 몇 보이기 시작한다.
파지직.
블루존의 이동을 피해서 급하게 뛰어오고 있는 사람들이다.
-오, 진짜 온다.
-3명이나 돼?!
-와, 씨…….
-저거 다 죽이면 바로 1 대 1 상황 아님?
-아니, 설마 풍 우승하나?
풍선껌의 실력을 무한 신뢰(?)하는 시청자들도 불안해질 만큼 풍선껌이 유리한 상황이다.
다섯이 남았는데, 사격 범위 안에 3명이나 들어왔다.
저들만 처치하면 1 대 1이다.
더군다나 셋 다 풍선껌의 존재는 모른 채, 서로를 견제하면서 뛰는 중이었다.
-쓰으읍. 이제 모든 탄창을 털어내고, 한 발도 못 맞힌 후. ‘운이 없군’을 시전하는 풍선껌을 볼 수 있겠군!
-제발 ㅠㅠㅠ 배라의 신이여! 풍 형을 한 번만 죽여주세요.
채팅창엔 악의에 찬 기도들이 올라온다.
풍선껌은 긴장에 찬 얕은 숨을 뱉는다.
후우-
살짝 숨을 머금고, 개머리판을 견착했다.
포커스가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한자리에 고정되고, 상대가 뛰는 방향을 따라 횡보한다.
지금이다.
심장 소리마저 죽이고, 조심스레 눌러지는 방아쇠.
타아앙!
귀청이 뚫려 나가는 듯한 총성과 함께 상대 하나가 쓰러진다.
털썩.
-???
-왜 갑자기 쓰러지냐
-설마 껌 형이 맞힌 거야? 한 번에?
-에반데 ㅋㅋㅋ
-?
풍선껌이 저격 총을 쏘고, 노리던 상대가 쓰러졌다. 누가 봐도 풍선껌이 죽인 상황.
그런데도 불구하고 물음표가 난무했다.
풍선껌의 실력이 그만큼 신뢰도(?)가 높기 때문이다.
“뭐, 뭐야. 진짜 내가 맞힌 거예요?”
그러니 저 스스로도 그걸 믿지 못하는 상황이다.
[풍선껌 → 노잡인생] [처치했습니다!] [4/100]킬 로그를 보고서야 풍선껌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
그의 떡 벌린 입만큼 채팅이 쏟아져 나온다.
-와 ㅁㅊ ㅋㅋㅋㅋ
-풍스나!
-설마 해내나?
-헐, 당신 누구야!
-이게 머선129!!
-엥?ㅋㅋㅋ 버그 아님?
-ㅋㅋㅋㅋㅋㅋㅋ
-당장 껌 형 내놔!
풍선껌은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셋 중에 둘이 처리됐다.
‘다, 다음 놈…….’
덜덜 떨리는 에임과 함께 다음 사람을 조준한 풍선껌.
그는 이번에도 방아쇠를 당긴다.
타앙!
총성이 울림과 동시에, 쓰러지는 신형.
털썩.
-??
-에엥?
-무슨…….
-헐
-??????
이번에도 역시나 채팅창엔 갈고리가 난무한다.
“하하. 어때요. 제가 할 땐 한다고 했잖아요. 여러분.”
이번엔 기고만장해진 풍선껌이 흥분하며 침까지 튄다.
[아몬드 → 레몬비트] [처치했습니다!] [3/100]그러나 킬 로그를 본 후, 그는 할 말을 잃었다.
“어……?”
내가 죽인 게 아니었어?
풍선껌은 바로 다음으로 뛰어오던 사람을 주목했다.
저 사람이 죽인 거다.
채팅창은 ‘ㅋㅋㅋ’로 도배된다.
-ㅋㅋㅋㅋㅋㅋ
-그럼 그렇지 ㅋㅋㅋ
-전설의 풍선껌이 이럴 리가 없지!
-6탄창 노 킬의 사나이
-0.04%! 0.04%! 0.04%! 0.04%! 0.04%! 0.04%! 0.04%! 0.04%!
-0.04%의 사나이!
풍선껌을 대표하는 0.04% 승률을 연호하는 시청자들.
“아…… 대체 누가 내 킬을…….”
킬을 뺏어간 사람은 활을 들고 있었다.
컴파운드 보우다.
“저놈이구나. 웬 활 맨이죠? 저놈 죽이고 1등 가겠습니다.”
이제 20명 아래로 남은 시점에 활을 들고 돌아다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계속 한 자리에 숨어 있다가 이제 겨우 활동을 시작한 부류인 듯했다.
그렇다면 죽이는 게 쉽다.
‘내가 유리해.’
활을 든 적이라면 한두 번쯤 빗나가서 전면전으로 가더라도 풍선껌이 더 유리할 거다.
풍선껌은 다시 열심히 스코프를 조준해서 에임을 맞춰가고 있었다.
슬슬 에임이 들어맞는다고 느낀 순간.
“!”
상대와 눈이 마주쳤다.
거리가 몇인데…… 불가능하다.
‘어, 어떻게 알았지?’
8배율 스코프만큼의 거리에 길리 슈트까지 입었는데.
이걸 어떻게 본단 말인가?
‘알았어도 어쩔 거야. 당장…….’
당장 쏘면 그만이다.
저격 소총의 사정거리가 훨씬 길다.
제아무리 컴파운드 보우가 도르레로 장력을 강화시켜 슈팅한다지만.
저격 소총에 비할 수는 없다.
먼저 쏘는 데다가, 더 여러 번 쏠 수 있다. 압도적으로 저격 총이 유리했다.
심지어 상대는 가만히 멈춰 선 상태다.
“멈춰……?”
기리릭.
상대는 오히려 풍선껌을 조준하고 있었다. 컴파운드 보우로는 얼토당토않은 거리였다.
잘 보이지도 않는 거리에 있는 상대를 어떻게 활로 맞힌단 말인가?
“사거리도 못 재네. 저분, 초보 같군요. 죽이겠습니다. 여러분.”
자신감이 넘치는 말과 함께 움직인 방아쇠.
타아앙!
총성이 터져 나오고, 적도 화살을 쐈다.
“!?”
카앙!
이상한 소리가 나면서 화살이 부러져 나갔다.
그것도 허공에서.
그리고 적은 멀쩡했다.
“……바, 방금 제가 뭘 본 거죠?”
-???
-설마 총알이 막힌 거임?
-에이…….
-ㅋㅋㅋㅋㅋㅋㅋ
-버그 수집가 풍선껌
-뭐임 ㄹㅇㅋㅋㅋㅋ 개웃기네
이때만 해도 단순히 우연 혹은, 버그라고 생각했다.
“아. 그지 같은 일이 벌어지는군요.”
풍선껌은 이런 특이한 일을 많이 겪는 스트리머다 보니 그저 웃어넘길 뿐이었다.
“다시…….”
상대는 아직 풍선껌을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활을 겨눈 채로.
거기에 풍선껌이 다시 방아쇠를 당긴다.
타아아앙!
다시 한번 울린 총성.
“됐나?”
느낌이 왔다. 분명 맞았다.
파앙!
그런데 또 공중에서 이상한 스파크가 튀며 공격이 무산됐다.
적이 멀쩡하게 뛰어오고 있다.
“……아?”
믿기지 않지만. 두 번이나 일어난 일을 부정할 순 없었다.
“지, 지금 제 총알을 맞힌 건가여? 저분이?”
-에이 설마 ㅋㅋ
-근데 그거 맞는 듯ㅋㅋㅋ
-화살로??
-미친ㅋㅋㅋㅋ
처음엔 당연히 부정했지만.
한 번 더 그 일이 일어난다.
파앙!
-헉 진짜 같은데.
-ㄹㅇ인듯
-돌았네.
-세 번이나? 그럼 실력 아녀?
-버그 같은데.
-와…….
-스톤즈 맞아?
-에바얔ㅋㅋ
약 5만에 달하는 시청자들이 흥분한다.
“다시 쏴볼게요. 지금 또 일직선으로 뛰어오는데.”
풍선껌은 그렇게 말하며 얼른 다시 스코프에 눈을 가져다댔다.
이제 슬슬 에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 이제 거리가……?’
어느 순간 거리가 너무 좁혀졌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이었다.
파앙!
소중한 8배율 스코프가 깨져 버렸다.
푹.
스코프를 깨부순 화살은 그대로 풍선껌의 오른쪽 눈을 관통해 버렸다.
“컥!”
풍선껌의 아바타는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고 쓰러졌다.
[아몬드 → 풍선껌] [처치하였습니다!] [2/100]방탄모를 쓰고 있었지만, 영웅 등급 이하의 것으로는 안면을 보호할 수 없었다.
헤드샷 판정이 나면서 그대로 게임 오버.
[3등]3등이었다. 그만큼의 파밍을 해놓고…….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것이다.
허탈하기 그지없었지만, 풍선껌은 노련하게 하하 웃어 보였다.
“와. 여러분. 3등도 잘한 거야~”
-ㅋㅋㅋㅋ
-아, 맞지 그럼
-동메달도 잘한 거야!
-근데 방금 그 사람 뭐임? 시청하자!
-형 관전 좀ㅋㅋㅋ
-아오…… 진짜 할많하않…….
-바드득. 바드득.
-이가 너무 아파여! 형!
이를 악무는 시청자들도 꽤 됐다.
풍선껌은 얼른 화제를 돌리고자 했다.
“아, 그래. 아까 그 활맨 뭐지? 관전 좀 볼게요.”
아까 이상한 플레이를 보여준 활맨을 관전하기로 한다.
약 5만 명의 시청자가, 아몬드의 첫 개인전 결승을 구경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