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52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239화
82. 마왕 김이서(3)
매화검존, 최서연과의 치열했던 결투.
[이걸 이겨??] [와 ㅅㅂ 발차기 정확도 뭐임?? 기계 아님??] [매화검 피울 때 ㄹㅇ 질 줄 알았는데. 결국 이기네 ㄷㄷ] [점점 잘해지누]치열했던 만큼 아몬드의 기량이 이렇게나 드러난 적은 처음이었기에, 젯펌프드 가든에선 찬사가 쏟아져 나왔다.
[저게 진짜 초보???] [ㅈ버그네 존재가 ㅈ버그임] [개발자들이 익숙지 않은 기본젯 끼는 거 감안해도 랭킹에 들겠는데]오늘 튜토리얼을 진행했는데, 랭킹에 들 거라는 말이 오간다.
-랭킹은 오바임. 젯펌은 젯에 대한 적응력이 가장 중요한데. 아직 태권도젯만 했잖아
└ㄹㅇ 게다가 상대가 기본젯 끼고 나올 리도 없고 ㅋㅋㅋ
└기본전 랭킹은 가능할듯 ㅋㅋ
└다른 젯 끼면 또 모르지 ㅅㅂ 얘 점멸검 영상 못봄?
└너네 아몬드 레이나 영상은 보고 말하냐?
└ㅅㅂ 살아숨셔는 들어봤냐 급이네 그놈의 레이나 ㅂㄷㅂㄷ
└ㄹㅇㅋㅋ
실제로 아몬드가 랭킹에 들 수 있든 없든 큰 상관이 없다.
그는 이제 막 젯펌프드를 시작한 유저가 아닌가?
애초에 이런 걸로 토론이 진행된다는 것 자체가 사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이며, 의미가 있는 것이다.
-븅신들아 오늘 처음 시작한 놈이 이 정도면 ㅅㅂ 한 달만 하면 1위도 털겠다
└ㄹㅇㅋㅋ
└내말이 ㅋㅋㅋ 핀트를 못잡네 애들
└근데 약간 그런 경우도 있음 천재는 아닌데 머리가 빨리 커서 영재인 경우
└지랄ㄴ 아몬드 머리 ㅈㄴ 작은데?
└???
└ㅅㅂㅋㅋㅋㅋㅋ
아몬드가 나중에라도 랭킹전을 한다면, 1위를 할 수 있느냐 마느냐.
이런 주제도 분명 재밌는 이야깃거리이다.
하나, 역시나 젯펌프드 가든의 주요 쟁점은 이거다.
[드디어 나온다 ‘그 새끼’가……] [가즈아아아아아아!] [모두…… 내게 힘을 줘!]드디어 김이서가 나왔다는 것.
오늘 자칫했다간 얼굴도 못 볼 줄 알았던 마지막 주자가 등장했다.
이제 저 녀석만 쓰러뜨리면 밸런스를 맞출 권리를 얻게 된다.
근데, 김이서는 나오자마자 특이한 제안을 하나 한다.
아몬드에게 기본전 말고 총력전을 하자는 것이다.
그러니까, 펌핑을 있는 대로 다 한 젯으로 싸우자는 제안이다.
물론 김이서는 현질 없이도 쓸 수 있는 젯을 가져온단다.
이게 원래 챌린지의 취지에는 맞는 말이지만. 유저들은 그에 대한 불신이 너무 높아 뭔가 탐탁지 않았다.
[저 새끼 또 뭔 소리함???] [마왕의 꾀임에 말려들지마라 용사여……] [ㅋㅋㅋ그래 그냥 갈 리가 없지] [천만원을 준다고??]그에 대해 아몬드가 물었다.
“거절해도 천만 캐시는 주는 건가요?”
* * *
김이서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거절해도 천만 캐시는 주는 건가요?”
이 말이 메아리처럼 머릿속을 맴돈다.
-ㅋㅋㅋㅋㅋㅋㅋ걍 줘ㅋㅋ
-견과류의 견이 개 견자라는게 학계 정설~
-양애취 쉑ㅋㅋㅋ
젯을 펌핑해서 오라고 주는 천만 캐시를 그냥도 주냐고 묻고 있는 상대.
‘뭐래는 거야?’
비록 조건이라고 직접 말하진 않았지만, 당연히 조건이 붙는 천만 원이었다.
누가 봐도 풀세팅으로 붙어보자는 취지에서 주는 천만 원이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견과류식 화법에 당황 ㅋㅋㅋ
-ㅉㅉ 이서야 처음이지? 이제 익숙해져라
-ㅈ뉴비 김이서쉑 당황한 거 보소 ㅋㅋㅋ
-캬 이게 ‘나 혼자 뉴비’인가 뭔가 하는 그거냐?
-엌ㅋㅋㅋ
김이서는 이걸 제 입으로 굳이 말해야 한다는 게 불편했지만. 어찌 됐든 물어봤으니 말해준다.
“크흠…… 아뇨. 그냥 줄 수는 없죠.”
“아…….”
우우우우우.
관중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엄지를 내리며 야유한다.
“우우우! 비겁하다!”
“아깐 뭐 튜토리얼 오늘 한 사람이 올라온 게 기특해서 준다더니!?”
“나가 뒤져라! 김이서!”
“대인배인 척하더니!”
그래. 대인배인 척 좀 해봤다.
근데 말꼬리 잡혀서 생돈 천만 원이 뜯기게 생겼으니. 이제라도 접는다.
강력한 야유에도 김이서는 뻔뻔하게 생각하며 고개를 저었다.
“어허. 안 된다니까?”
천만 원을 그냥 줄 순 없었다.
돈 문제가 아니라, 상대가 풀세팅전으로 가주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보니까 기본 젯 전투로는 승산이 없거든…….’
기본 젯은 철저하게 격투게임의 기본기에 입각해서 싸우게 된다.
이런 경우 아몬드으의 선천적인 전투 능력이 너무 크게 작용한다.
그러니 차라리 젯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더 유리한 전투로 가야 한다.
즉, 펌핑이 풀로 다 된 젯으로 싸우는 거다.
“그냥 천만 원 드릴 순 없습니다. 풀젯으로 가는 데 쓰라고 드리는 돈이니까요. 그냥 줘버리면 게임 경제가 망가질 수도 있다구요.”
개소리다.
젯펌프드는 RPG 게임이 아니라, 게임 내 경제 같은 게 없다.
설사 있다고 해도 고작 천만 원으로 경제가 무너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응하시겠습니까? 아몬드 님? 대신 챌린지 내용에 나와 있듯이 전 게임머니로만 펌핑한 젯이고. 아몬드 님은 캐시로 펌핑해서 싸울 수 있습니다. 무려 천만 원이나 쓸 수 있다구요?”
이는 함정이다.
젯펌프드는 객관적으로 뜯어봐도 현질 만능 게임은 절대 아니다.
한 젯에 천만 원을 쓸 수도 없고.
만약 그걸 다 쓴다고 해도 천만 원만큼 강해지지 않는다.
다양한 재미를 즐길 수 있을 뿐이다.
아몬드는 여전히 대답이 없었는데.
김이서는 재촉하기 위해 덧붙인다.
“이렇게 싸워야 밸런스가 안 맞는다는 증명이 됩니다.”
이 말이 나오자 관중석에서 폭발적인 반응이 터져 나왔다.
당연히 욕설과 야유였다.
“야! 그건 진작에 말하든가!”
“우우우우우우우! 속 보인다 새끼야!”
기본 젯으로 쭉 플레이하게 해놓고 이제 와서 챌린지의 본질을 흐린다니.
김이서 본인이 생각해도 우스운 핑계였다.
‘이렇게까지 올라올 줄 누가 알았냐고…….’
챌린지의 본질이고 뭐고 그냥 기본 젯 전투를 허락했던 이유는 간단했다.
아몬드가 사실 지호태 선에서 끝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허원무는 몰라도 지호태는 기본 젯 전투에도 꽤 일가견이 있는 플레이어인데.
설마하니 오늘 튜토리얼 하는 놈에게 질 거라고 예상이나 했겠는가?
이건 마치 웬 초등학생이 길 가다가 장난감 칼로 결투를 신청하길래 ‘아저씨는 뿅망치로 싸울게’라고 하며 놀아줬더니. 갑자기 그 아저씨가 플라스틱 칼에 반으로 갈려 죽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다.
아저씨들의 동료들까지도 차례로 반으로 갈렸고, 이젠 김이서 자신이 그 아저씨가 될 차례였으니. 어차피 서로 죽고 죽일 거면 진검으로 싸우자 하는 것이다.
‘그나저나 저놈 왜 대답을 안 해.’
아몬드는 아직도 풀세팅전을 하겠다는 말을 안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 마지막 수다.
“자. 그럼 저는 그냥 펌핑 풀로 해서 싸울게요. 천만 원 받고 풀세팅하시든가. 아니면 그냥 기본 젯으로 오시든가.”
우우우우우우!
엄청난 야유가 다시 쏟아져 나온다.
“미친놈이냐!?”
“사람 새끼냐!”
“죽어주세요! 제발!”
김이서는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아니. 저희가 ‘선의’로 기본 젯 대전해 준 거지. 원래는 이게 룰인데요?”
맞는 말이다.
그러나 아몬드는 여전히 기본 젯으로 그냥 가고 싶은 모양이다.
“전 그럼 그냥 기본 젯으로 갈게요. 할 줄 아는 게 이거뿐인데.”
-ㅋㅋㅋㅋㅋㅋ
-캬
-이게 상남자지
-상 특) 걍 함
“…….”
김이서는 할 말을 잃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기본 젯 전투는 안 된다.’
김이서는 아몬드 역시 풀세팅으로 덤벼줘야 했다.
그래야 패치에 설득력이 생긴다.
결국 김이서는 상대의 니즈에 맞는, 맞춤형 협상을 시도한다.
“혹시 자신없으십니까?”
“?”
“자신이 없어서 기본 젯으로 밑밥 깔려는 거냐구요.”
-와 ㅋㅋㅋ 니가 사람이냐 김이서!
-싯팔ㅋㅋㅋㅋㅋㅋ
-캬 저 혀를 그냥~
실력에 프라이드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힘든 말이다.
“야! 자신 없는 건 너잖아!”
“우우우우우!”
김이서는 관중들을 조용히 시키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워. 워. 진정하세요! 젯펌프드는 이름부터가 젯에 펌핑을 하는 게 전제된 게임이죠. 기본 젯 전투는 ‘진짜 실력’이 아닙니다? 풀세팅 대전이야말로…….”
“콜.”
아몬드는 그렇게 말하곤 바로 캡슐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음?’
벌써?
도발 작전을 세운 김이서 본인도 놀랄 속도다.
-???
-이야
-단순 그 자체 ㅋㅋㅋㅋㅋ
-상 특) 안 쫌
-도랏누
단순하네.
김이서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
“좋습니다~ 아주 좋네요!”
관중들 사이에선 이런저런 탄식이 터져 나왔으나.
이미 결정된 것을 바꿀 순 없었다.
* * *
아몬드는 일단 캡슐로 들어간 후.
시청자들에게 말했다.
“제일 사기 조합 추천받습니다.”
그래. 까짓거 진짜 실력이 풀세팅전이라고 하면, 그걸로 해준다.
-ㅋㅋㅋㅋㅋㅋㅋ
-역시 ㅋㅋㅋ
-또 우리가 나서야 돼!?
-도발에 단단히 걸렸누 ㅋㅋㅋ
-사기 조합ㅋㅋㅋ
애초에 오늘 젯펌프드를 처음 하기 때문에 뭘 어떻게 펌핑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건 어차피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 거다.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는 없었고.
아몬드는 김이서를 반드시 풀템전으로 이겨주고 싶었기 때문에 가장 사기라고 불리는 조합을 추천받았다.
빠밤.
[루비소드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추천 그냥 받지 말고 아이디 물어보고 받아요!]루비소드의 조언이었다.
사실 그리 잘하지도 못하면서 추천하는 경우도 허다했으니, 정확한 지적이다.
“아. 루비 님. 감사합니다. 그래야겠네요. 채팅창에 아이디 써주시면, 골라보겠습니다.”
-마블애플 <<<< 검색
-나는벌레<<< 검색 저 개고수임ㄹㅇ
-류수암쇄권<<<< 바로 설계해드립니다
-잡살개! <<< 검색좀
.
.
.
수많은 채팅이 올라왔지만. 그중에서 가장 랭킹이 높은 사람은 따로 있었다.
[젯펌초고수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그건 제가 압니다! 굳건이<<<검색 ㄱㄱ]“오…….”
채팅창에 올라온 모든 아이디를 검색할 순 없었지만.
[랭킹 3위] [굳건이]무려 랭킹 3위가 등장했으니, 그 이상이 나올 것 같진 않았다.
“무려 랭킹 3위시네요. 잠시 초대해서 펌핑 어떻게 갈지 설계 받겠습니다~”
* * *
요즘 대부분 가상현실 게임이 그렇듯, 젯펌프드에도 유저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그 공간에선 그냥 대화를 하거나, 유저와 연습도 가능했다.
이곳을 ‘제터스빌’이라 부른다.
[제터스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제터스빌은 휘황찬란한 네온 빛깔의 도시 모양이었는데.
제터들의 마을답게 실사 그래픽이 아닌 굉장히 만화스러운 그래픽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초대 중…….]굳건이를 초대해서 잠시 기다리자.
슝.
[굳건이]오늘의 게스트가 등장했다.
-생긴거 뭔뎈ㅋㅋㅋ
-닉값ㅅㅂ ㅋㅋㅋ
-엌ㅋㅋㅋ
-스킨 뭐야 ㅋㅋㅋ
젯펌프드는 다른 게임과 다르게 스킨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데.
이 덕분에 별의별 괴랄한 스킨들이 난무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의 캐릭터를 스킨으로 쓰는 건 물론 역대 대통령들의 얼굴까지도 만들어서 쓰고 다닌다.
운이 좋으면 도널드 트럼프와 주먹을 겨뤄볼 수도 있는 게임이 젯펌프드였다.
“오…….”
지금 튀어나온 ‘굳건이’의 스킨도 그 못지않게 특이했는데.
엄청나게 큰 머리, 그리고 지나치게 해맑은 표정으로 입대를 권유하는 병무청의 캐릭터 굳건이를 정말 그대로 따라 한 모습이었다.
“빰! 빰! 빰빰빰~! 빰빠라밤빰~ 빰빠라밤빰~~~ 빰빠라밤~~~~!”
스스로 기상나팔을 부르며 인사를 건넨다.
“조국이 당신을 원한다! 입대하라! 대한의 아들이여!”
-???
-시발ㅋㅋㅋㅋㅋ
-나가 이 새끼야
-ㅂㄷㅂㄷ
-ㅁㅊㅋㅋㅋㅋㅋ
꾸벅.
커다란 머리가 인사를 거낸다.
“~라고 할 뻔! 안녕하세요! 굳건이입니다!”
-아몬드 표정 보고 바로 태세전환ㅋㅋㅋ
-아닠ㅋㅋㅋ
-드리프트 실력을 보니 카트라이더 프로 아님?
“아. 네.”
“보시다시피 전 랭킹 3위구요! 펌핑 조합 설계에도 일가견이 있습니다! 어떤 스타일을 원한다 이런 게 있습니까?”
“저는…….”
아몬드는 잠시 고민했다.
그래도 역시 제일 잘할 수 있는 건 그거 아닐까?
“활 관련이 좋은데요.”
-ㄷㄷ
-활ㅋㅋㅋ
-김이서를 얼마나 팰 생각이냐
-엌ㅋㅋㅋ
-가차없누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