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52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240화
83. 메가 레그(1)
“아. 활!”
굳건이는 커다란 머리를 끄덕인다.
“물론 그렇겠습니다! 아몬드 님한테 아주 잘 어울리겠습니다!”
확실히 아몬드하면 활이지.
그렇고말고.
“하지만!”
굳건이는 머리에 비해선 한참 작은 손을 들어 올리며 설명을 시작한다.
“젯펌프드는 활 관련 젯은 없습니다! 그리고! 원거리 젯도 거의 없습니다!”
“아…….”
“기본적으로 격투 게임의 장르 특성을 잃지 않기 위함입니다!”
“그 원거리 젯이 거의 없다는 건…… 있긴 있단 건가요?”
“아, 네! 있긴 있습니다! 중수까지는 아주 잘 먹힙니다! 다만…….”
굳건이는 커다란 머리를 긁적인다.
“굉~장히 효율이 떨어집니다! 최상위권으로 갈수록 그렇습니다! 그리고 제가 겪어본바! 김이서는 최상위권의 실력자이고 이 게임의 설계자입니다! 당연히 효율이 떨어집니다!”
-ㄷㄷㄷ
-글쿠나
-말하는거 들어보면 거의 ‘신’이랑 싸우러가는 거?ㅋㅋㅋ
-젯펌 원거리 효율 별로맞음 ㅇㅇ
-근데 아몬드가 든다면?
효율이 별로라고 해도 아몬드가 든다면 다르지 않을까?
이런 의문이 생길 수도 있었으나.
다음 설명을 듣고는 그런 상상은 접어둬야만 했다.
“무엇보다! 원거리를 무력화시키는 건 굳이 김이서가 아니어도 너무 쉬운 일입니다!”
“?”
“바로 원거리 면역 펌핑입니다! 이 펌프를 추가하면 원거리 면역 기능을 얻습니다!”
-헐ㅋㅋㅋ
-???
-방어력도 아니고 걍 면역??
-이게 젯망겜이다 이마리야~
“아마. 김이서는 아몬드 님이 뭔 젯을 들었는지 보고 이 기능이 들어간 젯으로 바꿀 겁니다!”
원거리 면역이라니. 원거리 공격이 아예 안 먹힌단 말인가.
이래서는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제가 추천드리는 건 따로 있습니다! 요즘 최대로 유행 중인 ‘메카’ 펌핑입니다!”
메카 펌핑?
아몬드는 고개를 갸우뚱했는데.
채팅창에선 난리가 나고 있다.
유명한 건가 보다.
-ㄷㄷ
-이게 애초에 밸런스 무너진 원흉임ㅋㅋㅋ
-캬~ 드디어 이거로 김이서를 팰 수 있는거냐???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ㅠㅠ
아. 이 메카 펌핑이라는 게 애초에 이 챌린지가 나오게 된 경위인 모양이다.
‘젯펌프드 아는 시청자가 많이 생겼네.’
아몬드의 기존 시청자들은 젯펌프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 채팅창 분위기는 대체로 아는 듯한 분위기이고, 최소 반반이다.
‘응?’
혹시나 해서 시청자 숫자를 확인한 아몬드는 깜짝 놀란다.
[현재 시청자 4.8만]어느새 5만이라는 개인 신기록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었다.
앞선 배틀라지 닌자 모드 챌린지 달성 그리고, 젯펌프드 유저들 모두의 염원이 담긴 마왕(김이서) 퇴치 챌린지를 눈앞에 두고 있기에 나올 수 있는 시청자 수였다.
“예. 지금 채팅창에서 반응이 오시죠? 바로 이 메카 펌핑이 밸런스 파괴의 주범입니다!”
굳건이 본인도 젯펌프드의 열렬한 팬이기 때문일까?
격양된 목소리로 부르짖었다.
“이걸로 그 새…… 아니, 김이서를 패야 뭔가 이 챌린지의 끝이 아름답다 할 수 있겠습니다!”
주먹을 치켜 올린 채 부르르 떠는 굳건이.
-커엽누 ㅋㅋㅋ
-진짜 킹받게 생겼다
-정보) 여러분을 입대시키던 굳건이는 대가리 크기로 인해 맞는 방탄이 없어 공익이다.
-굳건이 쉑ㅋㅋㅋ
아몬드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
“백문이 불여일견! 메카 시리즈를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
철컥!
그는 순식간에 어떤 젯을 착용했다.
“일단 익숙하신 태권도 젯부터! 메카 펌핑에 이어서 아이언, 엔진, 고밀도 펌핑까지 마친 ‘마하 메카 레그 엔진’ 젯입니다!”
-이름이 뭐저리 길어 ㅋㅋㅋ
-마하 메카 레그 엔진ㅋㅋㅋ
-이게 ‘격투겜’입니다~^^
지이이잉……! 치킹!
무슨 SF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사운드가 튀어나오더니.
지하 세계의 아이언맨이 쓸법한 로봇 다리가 장착됐다.
“이 다리 사방에 달린 엔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고속 컨트롤도 가능해서 아몬드 님한테 딱일 거라고 보여집니다!”
굳건이는 시범 삼아서 젯을 가동시켜 보인다.
“허수아비!”
팅!
굳건이의 외침과 동시에 저 멀리에 허수아비가 하나 생겨난다.
“일단 대시 공격부터!”
쿠우우우우웅!
로켓 발사하는 거처럼 시뻘건 불이 쏘아지더니.
잠시 후─
‘엥?’
그의 신형이 순식간에 흩어지더니.
──콰과과과광!
음속을 초월할 때나 나오는 소닉붐이 터져 나온다.
“!?”
아몬드도 깜짝 놀랄 정도의 속도로, 저 멀리 있던 허수아비가 산산조각 난다.
콰광!
“자! 이게 ‘나래차기’입니다!”
-???
-나래차기요? k-9 자주포 발사가 아니라?
-나래 한 번 더 찼다간 건물도 부술듯
-이딴겜이었구나 씹ㅋㅋㅋㅋㅋ
-이, 이게 태권도???
-태권도(100년 뒤) ㅋㅋㅋㅋ
유저들이 왜 불만이 있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모든 공격이 이렇게 센 건 아닙니다! 메카는 엔진 추진력을 통해 파워를 얻습니다! 엔진을 계속 가동시켜서 추진력 100%가 됐을 때 때리면 이런 파워가 나오는 겁니다! 이걸 추진 컨이라고 합니다!”
-가속력으로 때리는 거네
-그럼 좀 어려워 보이는디
-아하……
“엔진 추진력은 엔진을 얼마나 오래 분사하고 있었느냐입니다!”
즉 연타로 때리면 이런 대미지가 안 나온다는 뜻이다.
최대한 추진력을 얻었다가 한 번씩 때리는 게 메카 레그의 전투법이 되겠다.
“물론 엔진 추진력 100%가 아닐 때 때려도 일반 공격보다 훨 강력하지만! 역시 기왕이면 추진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패는 게 좋습니다! 다만!”
“?”
“추진력이 높아질 때마다 속도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집니다!”
그럼 좋은 거 아닌가.
“컨트롤이 안 될 겁니다! 그걸 어떻게 최대한 잘 제어해서 상대를 타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아…….”
“이 메카 레그는 메카 시리즈 중에서도 제일 어렵습니다. 다리에서 엔진이 분사되는데 중심 잡기가 쉬울 리 없잖습니까? 이거 외에도 다른 메카 시리즈를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
굳건이는 유도젯 기반의 메카 그랩, 검도 젯 기반의 메카 소드 등등을 꺼내 보여줬다.
“어떤 게 좋으신지?”
“음…….”
“일단 초보자가 쓰기엔 메카 글러브만 한 게 없습니다! 추진력도 빠르게 모이고 일단 주먹으로 패는 게 직관적이지 말입니다!?”
아몬드는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그렇긴 해.’
굳건이의 말에 동의하는 듯 끄덕이던 그는…….
“메카 레그.”
결국 메카 레그를 택한다.
“앗…….”
굳건이는 곤란한 표정이다.
“정말……입니까? 왜냐고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제일 좋아 보여서요.”
“아…….”
그래. 제일 포텐이 높은 젯인 건 맞을지도 모른다. 일단 다리에 엔진이 달려서 스피드, 파워, 공중을 날 수 있는 유틸까지 챙기니까.
하지만, 다리에‘만’ 엔진이 달린 느낌이 어떤 건지 전혀 모르니까 할 수 있는 소리다.
자연스럽게 뛰어다니는 건 고사하고, 멀미가 안 나게 하는 것조차 처음엔 어려운 게 메카 레그다.
“일단 알겠습니다.”
이 많은 단점들을 굳이 설명하면 뭐 하겠는가?
‘일단 장착하면 생각이 바뀔 수도.’
직접 해보는 것과 보는 건 천지 차이다.
“만들어 봅시다.”
굳건이는 더 이상 군말없이 메카 레그 제작에 들어갔다.
* * *
요즘 게임이라는게 그렇다.
게임적 설계는 뒷전이어도, 비즈니스적 설계는 기가 차게 해놓지 않던가?
젯펌프드는 극단적인 페이 투 윈(*pay to win: 이기기 위해서 돈을 써야만 하는 구조) 스타일의 게임은 아니지만.
어찌 됐든 비즈니스 모델에 굉장히 신경을 쓴 게임이었다.
그 말은 무엇이냐?
돈 쓰는 걸 어렵게 만들어놨을 리가 없단 거다.
“오. 금방이네요.”
“그렇습니다! 세상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젯을 펌핑한다는 게 게임 초창기에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으나.
이젠 적절한 돈과 설계도만 있다면 금세 이뤄져 버렸다.
[메카 레그]아몬드는 순식간에 기본형의 메카 레그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여기에 추가적인 펌핑을 더 해준 후.
[마하 메카 레그 엔진]콰광!
몇십만 원의 돈이 순식간에 증발하자, 비로소 아까 전 봤던 그 젯이 탄생했다.
-돈지랄겜ㅋㅋㅋ
-돈이 녹네 녹아 ㅋㅋㅋ
-블랙 택시 미터기급 지갑 딜링 ㄷㄷ
-젯밀레~ 젯밀레~
돈을 녹여 만든 젯, ‘마하 메카 레그 엔진’의 성능은 과연 어떨까?
아몬드는 직접 착용 후 잠시 시험해 보기로 했다.
8방향으로 쏠 수 있는 고밀도의 엔진을 분사하면서 싸우는 방식이다.
가속력으로 상대를 찍어누르는 방식인지라, 굉장한 속도와 대미지를 자랑한다만, 단점은 역시나 컨트롤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
“자. 이게 처음엔 컨트롤이 조금 어려…….”
굳건이는 벌써 장착하고 연습을 감행하려는 아몬드에게 무어라 말하려했으나.
콰과과과광!!!
아몬드는 이미 튀어 나갔고.
“!?”
굳건이는 양쪽 눈이 튀어나와 바닥을 구르려는 걸 부여잡고 막아야만 했다.
-굳건이 ㅋㅋ 표정 ㅋㅋㅋ
-혹시 저거 마하 메카 아이즈 엔진임?ㅋㅋ
-캬~
-잘하는데??
-ㅅㅂ 역시 재능충인가
* * *
잠시 후.
드디어 경기가 재개됐다.
“자아아아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아!”
중계진이 한껏 들뜬 목소리로 외치자, 관중들이 강렬하게 환호했다.
와아아아아!
“드디어 아몬드님이 새로운 젯을 만들었고! 준비를 마쳤다고 합니다!”
“그렇죠! 메카 레그를 들고 왔습니다? 이거…… 오늘 처음 사용인데. 가능할까요?”
“아몬드 님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저는 불가능합니다.”
-아 ㅋㅋㅋㅋㅋ 아몬드는 모르겠고 일단 난 안 된다고 ㅋㅋㅋ 엌ㅋㅋ
-ㅁㅊㅋㅋㅋ 본인도 젯펌 꽤 잘하지않나?
-그 정도야?
“그렇군요. 사실 저도 저 젯을 갖고 있는데. 장롱 면허라고 하죠? 적응을 못 해서 그냥 돈만 버리고 썩고 있어요!”
“예. 그만큼 다루기 어려운 젯입니다. 아몬드 님이 저걸 골라서 왔다는 게…… 뭐, 엄청나게 의외는 아닌데.”
-엌ㅋㅋ 견잘알
-그치…… 아아가라면 고를 수 있지…… ㅋㅋㅋ
-보나마나 걍 세보인다고 골랐을듯
“다루는 데 난관이 분명 있을 거라는 거! 그건 팩트입니다! 이제 전송 시작됐구요!”
[전송 중…….]준비를 마친 두 제터가 맵으로 전송되기 시작한다.
“맵이 뭘까요? 만약에 지하철 맵처럼 비좁은 맵이면 메카 레그가 되게 불리하거든요!?”
젯의 성능이 서로 좋아질수록 어떤 맵이 나오느냐도 굉장히 중요해진다.
아몬드의 경우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맵을 최대한 넓게 쓰면서 상대를 괴롭혀야 하는데.
지하철같이 갇혀 있는 맵이 나온다면 굉장히 불리해진다.
[옥상]“오오오오!”
중계진이 감탄사를 날린다.
옥상 맵은 위가 뻥 뚫려 있으며, 4개의 옥상 건물을 날아다니며 싸울 수 있는 맵이었다.
즉, 메카 레그에게 굉장히 유리한 맵.
“아니, 적어도 맵으로 주작하진 않았습니다?!”
“그러게요! 의외네요!”
-ㅋㅋㅋㅋ십ㅋㅋ
-주작 안한게 의외 ㅋㅋㅋ
-신뢰도 바닥이네 ㅋㅋㅋㅋㅋ
-주작 안했다고 놀라는거임?ㅋㅋ
“하지만 카운터는 쳤겠죠? 비겁하게 아몬드 갠방으로 다 봤을 겁니다!”
“예! 물론이죠! 자, 지금 같은 건물로 전송된 거 같은데요?”
지호태 때와는 다르게 아몬드와 김이서는 같은 건물 옥상으로 전송됐다.
[김이서스]아몬드는 저 끄트머리에 나타난 김이서를 발견하고는 생각한다.
‘어떤 젯이지.’
어차피 이름을 알아봐야 뭐 하는 젯인지 알 수 없겠지만. 적어도 어떤 방식으로 싸우는지는 파악하고 싶었다.
얼추 겉모습으로 추측이라도 할 수 있지 않겠나?
‘검?’
멀리서 보고 있자니, 김이서스의 손엔 검이 들려 있었다.
하얀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검인데.
굉장히 차가운 냉기를 뿜어낼 것 같다.
“김이서스! 굉장히 매니아틱한 젯을 들고 왔습니다!?”
“예! 한때 유행했던 겨울검이라는 닉네임의 젯이죠?”
“실제 모델명은 ‘초고압축 냉기 마법공학 검’!”
“그렇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젯들이 그렇듯이 한 1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거의 못 쓴다고 봐야 하거든요?”
“이게 1년이나 됐나요?”
“아뇨. 약 8개월 정도입니다! 그래도 맛이 갔다고 봐야죠!”
6개월만 지나도 레더에선 못 쓰는 게 젯이다. 1년이 지나면 일반 게임에서도 즐기는 용도로 전락한다.
“이러면 아몬드가 유리할 수도 있겠는데요?”
반면, 메카 레그는 최신젯이다.
못해도 5개월은 더 팔팔할 것이니, 단순 비교하자면 김이서의 젯보다 훨씬 유리한 셈이다.
“그럴까요? 김이서가 아무 생각 없이 갖고 왔을 리는 없는데요?”
김이서는 이 게임의 설계자.
그가 젯의 그런 유통기한적 특성을 모를 리가 없었다.
뭔가 준비한 바가 있을 터다.
“아아아! 지금 아몬드! 탐색전도 없이 곧바로 달려듭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몬드와 김이서의 싸움은 시작됐다.
“달려가는 게 아니라 날아가는데요!? 커, 컨트롤 엄청납니다! 메카레그가 다루기 쉬운 젯이 절대 아닌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