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52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241화
83. 메카 레그(2)
젯의 유통기한이 6개월이란 거.
김이서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모든 유저가 다 알고 있는 걸 그가 모를 리는 없었다.
-쓰레기 쉑 알고도 이러는거임ㅋㅋ
-이래야 팔리니까
-ㅉㅉ 돈에 미췬넘……
그렇기에 욕을 더 많이 먹었다.
알면서 이렇게 방치하는 거라고, 모두가 확신했으니까.
그들은 일부러 젯을 오래 못 쓰게 만든다. 그래야 새로 나오는 젯을 계속 살 테니까.
새로 나온 젯이 더 강하다.
이건 명백한 팩트다.
그런데, 예외가 있다. 오래된 젯이 가끔씩 제대로 쓰이는 경우가 있다.
-저게 언제적 겨울검이여
-캬! 겜머니로만 맞출 수 있어서 낭만템이었는데
-설마 저거 카운터인가?
-?? 겨울검 실화냐?
-카운터인가 ㅅㅂ??
젯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개발자들 혹은 고랭크의 유저들도 미처 예상하지 못하는 상성 관계가 등장한다.
예를 들어 바로 어제 출시되어 주가 고공행진을 하는 젯의 카운터가 알고 보니 2년 전에 출시된 젯이었다든가.
이런 건 올드 유저들도 찾아내기 힘든 상성이다.
그저 유저의 숫자가 워낙 많고, 진행되는 게임 숫자도 상당하다 보니 결국에 발견되는 식이다.
그래,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수많은 유저들이 상성 관계를 우연찮게 밝혀내는 것일 뿐.
개발자는 상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마구잡이로 뽑는 거라고.
“웃기는 소리.”
김이서가 푸르스름한 냉기를 뿜는 검을 뽑으며 말했다.
“다 계획대로인데?”
콰아아아아아아──!
그의 눈앞엔 아몬드가 고배기량의 엔진을 분사하며 날아오고 있었다.
[엔진 추진력 40%] [엔진 추진력 56%] [엔진 추진력 78%].
.
.
긴 거리인지라, 순식간에 차오르는 추진력.
‘와라.’
김이서는 기다렸다는 듯, 허연 냉기를 줄줄 흐르는 검을 뽑아 든다.
무서운 속도로 날아오는 아몬드를 노려보며 그가 되뇐다.
‘지금이다!’
김이서가 검을 휘두를 때.
아몬드는 기다렸다는 듯 엔진을 역분사한다.
콰아아앙!
빠른 속도로 날아오던 아몬드의 신형이 갑자기 멈춰 선다.
[역분사!? 멈췄습니다!!]훙!
앞을 지나치는 김이서의 검.
‘피했어?’
이후, 아몬드는 다시 위로 치솟는다.
콰과광!!
[무슨 UFO처럼 움직이네요! 대단한 컨트롤!!] [심지어 추진력도 거의 다 채웠습니다!]치솟았던 아몬드의 시야에 이런 글자가 떠올랐다.
[엔진 추진력 99%]거의 풀차지가 된 추진력.
‘됐다.’
아몬드는 밑에 보이는 김이서스의 정수리를 노렸다.
치이이익!
마지막 분사로 오른발을 높이 들어 올려, 위에서 내리찍는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시전되는 찍기 공격.
“미친……!”
콰아아아앙──!
김이서스는 검을 들어 올려 막았으나.
메카 시리즈의 특징상 막아도 엄청난 압력으로 인해 대미지가 크게 들어온다.
“컥!”
[김이서스] [체력 89%]막았음에도 체력이 10% 이상 날아가 버린 김이서스.
[컨트롤 미쳤습니다아아!!!] [첫타부터 추진력 100으로 풀차지 어택!!!] [대, 대체 엔진 분사 방향을 몇 번 바꾼 겁니까?!]첫 타를 성공시키자, 엄청난 환호성이 장내를 뒤덮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진짜! 진짜 이기냐!!?”
“씨발! 아몬드으으으! 믿고 있었다구우우우우우!!”
아무도 건드리지 못했던 만년설에 인간의 발자국이 처음 찍히는 듯한 쾌감.
관중들은 그런 전율을 느끼고 있다.
[현재 시청자 5.1만]덕분에 시청자 수 역시 5만을 돌파했고, 당연히 채팅창 역시 눈으로 읽기도 힘든 속도로 올라간다.
-캬
-속이 뻥!
-정수리 일격ㄷㄷ
-와 방금 무빙 뭐냐??
-UFO여?
.
.
.
[김이서스! 반격합니다아!]휘이이익!
김이서의 얼음검이 아몬드를 향해 휘둘러졌다.
냉기가 수증기를 하얗게 얼리며 떨어뜨렸으나─
[소용없군요! 다시 위로 뛰어오르며 피했어요!]아몬드를 떨어뜨릴 순 없었다.
공중에 붕 떠올랐던 아몬드는 다시 엔진을 분사시키며 방향을 바꿨다.
콰과광!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아몬드의 신형이 곧장 김이서의 뒤로 이동한다.
[엔진 추진력 57%]이동 거리가 길어, 순식간에 추진력이 50% 이상으로 치솟았다.
[엔진 컨트롤이 자유자재!입니다!?] [이걸 처음 보는 분들은 얼마나 저게 어려운 일인지 모르실 텐데…….] [말하는 중에 돌려차기!!]콰앙──!
두어 바퀴 더 돌아 나타난 아몬드. 그의 전신이 휙 돌아가면서 김이서를 타격했다.
김이서는 검을 휘둘렀으나. 막기엔 역부족이었고. 이번엔 정타로 맞아버린다.
[엔진 추진력 100%]이번에도 추진력 100%의 대미지였다.
“──커억!”
그의 몸은 빨려가듯이 날아가 넘어졌다.
-와 씹
-정타다!
-ㄷㄷㄷ
-속이 뻥~! ㅋㅋㅋ
-캬!
[김이서스] [체력 72%]와아아아아아아!
또 울려 퍼지는 엄청난 함성.
[으아아아! 거의 20퍼센트가 날아가요!!] [이번엔 못 막았죠!?] [그렇습니다! 그리고 아까 하던 설명 마저 해주시죠! 이 메카 레그를 저렇게 다루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요!] [예! 비유하자면 물속에서 당구를 치는데 매번 쓰리쿠션을 넣고 있는 겁니다! 지금!] [아니! 그 정도의 정확도입니까!?] [예! 그런 정확도를 저런 순발력으로 발휘하고 있죠!]-ㄷㄷㄷ
-듣기만해도 어지럽누
-ㄹㅇ임
-처음하면 멀미함
-정보) 아몬드는 오늘 메카레그가 아니라 젯펌프드가 처음이다 ㅋㅋ
설명이 들어가는 순간에도 아몬드는 마치 성가신 파리처럼 김이서 주변을 날아다니며 풀차지 공격만을 넣었다.
[김이서스! 칼을 열심히 휘둘러 보지만, 공격을 막는 데 급급합니다!]김이서는 파리를 꼭 잡겠다는 듯 파리채마냥 검을 마구 휘둘렀으나.
아몬드에게 타격되는 경우는 없었다.
-개모태 ㅋㅋㅋ
-매화검존을 차라리 다시 데려와라 이서야 ㅋㅋㅋ
-아 너무 좋다 ㅋㅋ 맨날 보고 싶다 ㅋㅋㅋ
열심히 휘둘러 봐야 한 대도 아몬드에게 닿지 않고 있는 겨울검.
김이서가 워낙에 비호감인 개발자라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오히려 아몬드가 욕을 먹을 정도로 처참한 광경이었다.
-너무 일방적이네 ㄷㄷ
-솔직히 좀 불쌍해 보이면 개추 ㅋㅋ
-이게 개발자?? 개밟자!
[아아아! 김이서스!? 무슨 계획이 있던 게 아니었나요!] [저런 무력 앞에서 계획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예!?] [이번엔 뒷차기이이이이이!!!]파리처럼 김이서의 사방을 날아다니던 아몬드가 기습 공격을 가한다.
[엔진 추진력 100%]이번에도 역시나 100%의 추진력으로 때리는 일격이다.
콰과광!!!
요란한 굉음, 그리고 로켓 발사마냥 화려한 불꽃이 터져 나오며 체력이 뭉텅이로 날아간다.
[김이서스] [체력 55%]장내는 축제 분위기.
“오오~~~ 오오오오~~!”
“승~~리를 위하여~!”
어깨동무를 하고 응원가를 부르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이미 승기가 넘어갔다고 확신하는 것이다.
그러나─
‘됐다.’
옥상 바닥에서 먼지를 털고 일어나는 김이서의 눈빛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제부터다. 봐라.’
콰득.
겨울검을 쥔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사실, 이미 젯펌프드 최상위의 고수들은 이런 예감을 말한 적이 있다.
-겨울검은 휘두를 때마다 냉기가 강해져서 전투 시간이 좀 긴 편인 메카한테 좋을 거 같기도…….
-설마 이거 세팅이……??
-냉기에 성애 옵션 끼고 고압축 펌핑까지 해서…… 안 없어지는 거 아님??
휘이이잉……!
겨울검이 심상치 않은 울음소리를 낸다.
마치 먼 곳에서부터 오는 태풍 같은.
[어?]해설자들 중 하나도 눈치챈다.
[이거 설마…….]하얗게 변해버린 옥상.
옥상 곳곳에 퍼진 냉기 때문이다.
아까 아몬드와 전투할 때 검을 휘두르며 퍼뜨려놓은 것이다.
겨울검의 냉기는 계속해서 쌓이며, 그 공간을 좀먹는다.
치이이익…… 치익!
날아다니던 아몬드의 엔진이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어? 메카 레그 왜 저러죠!? 벌써 연료 다 떨어졌습니까!?] [내, 냉기가 엔진 열을 방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 [냉기에 애초에 둔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열 관련 펌프를 무력화시키는 기능도 있거든요!]아몬드도 느끼고 있었다.
‘어?’
아까부터 엔진 추진력이 끝까지 쌓이지 않고 있었다.
‘왜이러지.’
상성 관계 따위를 알 리가 없는 아몬드는 100이 찰 때까지 때리지 못하고 빙빙 돌 뿐이었다.
‘버그인가.’
-ㅈ버그터졌나??
-뭐임 더 빨리 날아야하나??
-이거 냉기 효과임!!
-아 ㅅㅂ 이렇게 되네???
유저들조차 모르던 상성 관계.
제대로 대처가 될 리가 없었다.
메카 레그의 엔진은 점차 제 역할을 못 하기 시작했고.
푸슈…… 퓨우웃……!
김빠지는 소리와 함께 아몬드는 추락했다.
그 와중에 엄청난 순발력으로 제대로 착지했으나.
촤아아아악!
“이제 내 차례!”
내려오자마자 반기는 건 고철 짐 덩어리가 된 메카 레그와 김이서의 날 선 검격.
[아몬드으] [체력 94%]메카 시리즈처럼 괴랄한 대미지는 아니지만, 초식이 콤보로 들어오면서 연이은 대미지를 준다.
-ㄷㄷㄷ
-이때만 기다렸나
-아 ㅠㅠㅠ ㅁㅊ ㅠㅠㅠ
-설마 이거 지냐???
아몬드의 체력이 무서운 속도로 빠지기 시작했다.
‘막을 게 없어.’
검격을 막을 만한 구석이 없다.
젯의 공격은 젯으로 막아야 하는데. 메카 레그는 엔진 가속 없인 너무 느려 김이서의 검격을 막을 수가 없었다.
후웅!
메카 레그가 헛발질을 하며 허공을 휘젓고, 김이서스의 검격이 사이로 파고든다.
“죽어라아!”
푸욱!
냉기가 몸 깊숙한 곳을 찌른다.
눈앞이 하얘지며 뿌연 증기가 피어오른다.
‘냉기…….’
냉기였다.
이 냉기가 점점 한자리에 오래 쌓이고 있었다.
‘여기서 나가야 하는구나.’
[계, 계속 검격에 맞습니다아아!] [아아아……! 너무 아픈데요!?]촤아악! 촤악!
이러는 새에도 체력은 계속 깎여서 어느새 절반이다.
[아몬드으] [체력 48%]아몬드는 엔진으로 움직이는 건 포기한 채, 그냥 뛰었다.
[연료 다 떨어진 메카 레그처럼 뛰고 있습니다! 아몬드으!]메카 시리즈는 연료가 다 떨어지면 사실상 젯의 성능이 30% 이하가 된다.
물론 아몬드는 연료가 다 떨어진 게 아니라 그냥 엔진이 작동을 거의 못 하는 것일 뿐이었으나. 결과적으론 그게 그거다.
쿠궁……! 치이이익!
그래도 조금씩이나마 작동시키면서 도망가려는 아몬드.
다만 이걸 김이서가 그냥 둘 리가 없었다.
“어딜!”
피잉……!
겨울검의 필살기가 발동된다.
검을 휘둘러 일직선상의 모든 것을 얼리는 기술이다.
콰드드드드득!
살벌한 소리로 생겨나는 얼음이 아몬드를 치고 지나간다.
저 빙산 안에 갇혀 얼려지지 않고, 치고 지나갔다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다. 아몬드는 몸을 굴려 그 필살기만큼은 겨우 피한 것이다.
[피했습니다!?] [와중에 저걸 피하네요!]다만, 도망가는 일이 지체됐다.
타악─
김이서가 아몬드 바로 앞으로 따라와 경로를 막았다.
‘한 번이다.’
아몬드는 날카롭게 눈을 뜨며 되뇌었다.
‘지금은 냉기가 별로 없어.’
지독한 냉기가 깔린 지역에서 벗어나니 그나마 엔진을 조금 분사할 수 있었다.
‘쟤는 모르는 거 같아.’
그러나 아직 티 내지 않는다.
김이서가 방심해서 큰 공격을 가할 때, 미리 카운터를 친다.
고철이 된 메카 시리즈로 인해 둔화된 몸으로 카운터를 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반응이 아니라, 예상해야 했다.
이 게임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이 상대의 공격을 예상한다?
불가능하다.
아몬드도 그건 진즉에 포기했다.
다만─
‘집중하면 될 거야.’
아몬드는 초월적인 자신의 반응속도를 믿어보기로 한다.
상대의 검이 아닌 어깨와 허리를 보기로 했다.
그곳부터가 움직임의 시작이니까.
‘온다.’
검격이 오고 있었다.
김이서스 아바타는 입을 크게 벌린 채 헤벌쭉 웃고 있었다. 이미 승리를 예감한 것이다.
이때가 기회였다.
[엔진 추진력 28%]지이이이이이잉!
고속으로 휘감기는 소리와 함께, 엔진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엔진 추진력 55%]순식간에 20% 이상 끌어올린 추진력.
‘더.’
한자리에서 추진력을 최대한 많이 얻으려면 단순한 돌려차기로는 안 된다.
아몬드의 몸이 빙글, 한 바퀴 돌아버린다.
스윽!
검격은 등을 타고 스쳐 지나간다.
[피, 피했습니다!?]급격한 회전력에 더해, 다리가 위로 휙 치솟는다.
‘회축이라면…….’
회축, 뒤돌려차기이다.
‘대미지가 꽤 되겠지.’
[엔진 추진력 84%]비록 100%는 아니지만, 제자리에서 돌며 쌓은 추진력치곤 최선이다.
휘이익!
회전력과 함께 발이 튀어나온다.
[뒤, 뒤돌려차기이이이이!]콰아아앙!
시뻘건 불꽃과 함께 엔진이 터질듯 열을 뿜는다.
“!?”
김이서스의 아바타가 엔진 분사를 눈치채고 눈알을 부라렸으나, 늦었다.
쿠우웅──!
그 우스꽝스러운 얼굴 옆을 어느새 메카 레그의 발꿈치가 치고 있었다.
[적주우우우우우우웅!] [계속 당하던 아몬드으가! 갑자기 카운터를 날립니다!] [뒤돌려차기로 카운터예요! 이거 굉장히 큰데요!?]